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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고, "신흥강호에서 전통의 강호로 이미지 변신중"
기사입력 2015-03-28 오전 11:14:00 | 최종수정 2015-04-02 오전 11:14:22

▲최근 들어 전국 고교축구 '신흥강호'로 자리 매김한 경기도 군포시 당동에 위치한 용호고등학교 축구부원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2000년대 한국 고교축구는 신흥 세력들의 거센 반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쏟아지는 성과물은 기존 명문 팀들 못지 않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놀라운 마법으로 고교축구에 신선함을 제공한다. 고교축구의 신흥 강호로 급부상하고 있는 용호고(경기)도 그 중심에 있는 팀 중 하나다.

2000년 창단한 용호고는 최근 각 종 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물을 올리며 고교축구를 주름잡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One Team(한 팀)'-'One Spirit(한 정신)-'One goal(한 목표)'의 세 가지가 기막힌 조화를 이루며 상승 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각 포지션 별로 우수 유망주들이 쏟아지는 등 인재 양성에서도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만년 중위권 이미지 벗고 최근 전성기 열어젖히고 있는 용호고, '미완의 대기'들 잠재력 폭발로 새로운 '유망주 사관학교' 군림

▲지난 1월 전남 광양시에서 열린 백운기 고교축구대회 8강 탈락의 아쉬움을 권역리그 우승으로 보답 받겠다는 용호고 3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사실 2000년대 후반까지 용호고는 고교축구에서 인지도가 뛰어난 팀이 아니었다. 창단 초창기 선수 수급에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은데다 대회 때마다 번번이 8강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힘이 모자랐다. 기복이 심한 경기력도 용호고의 발목을 붙잡았다. 매번 '냉-온탕'을 오가다 보니 상대 팀들에 그저 그런 팀이라는 인식이 박혀있을 수 밖에 없었다. 만년 중위권의 이미지를 지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 용호고에게도 반전의 계기는 찾아왔다. 과거 부평고(인천) 전성기를 열어젖힌 명장 임종헌 감독(前 울산 현대 코치)이 2010년 부임하며 팀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선수 개개인의 테크닉 완성에 포커스를 맞춘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기량과 자신감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거기에 어느 팀과 대결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만큼 팀의 전체적인 짜임새도 더해졌다. 기량과 자신감 향상은 좋은 성적으로도 자연스럽게 직결됐다.

용호고는 2011년 추계연맹전에서 3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전국대회 입상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2011년 추계연맹전 3위는 용호고의 입상 행진에 날개를 달아줬다. 2012년 백록기 저학년부에서 수원공고(경기)를 비롯한 강팀들을 줄줄이 연파하고 정상에 오르며 팀 이미지가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2013년 부산MBC배 준우승, 지난 시즌 백록기 3위 등 확실한 '입상 보증수표'로도 입지를 탄탄히 했다.

올 시즌에도 용호고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은 변함이 없다. 시즌 첫 대회인 백운기 대회에서 영등포공고(서울)에 버저비터 골을 얻어맞고 8강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빠른 패스웍을 바탕으로한 조직력은 여전히 상대 팀들에 큰 공포감을 심어준다. 거기에 선수들의 테크닉과 경기 경험, 코칭스태프의 지략 등도 다른 팀과 견줬을 때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도 충만하다.

'죽음의 권역'인 경기 RESPECT 29 권역에서 수원공고와 과천고, 초지고, 서해고, 광문고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한 권역에 속했지만, 부상 선수들이 하나씩 팀 전열에 합류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부상 선수 속출로 백운기 대회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시즌 첫 대회인 백운기 대회의 아쉬움을 씻고 고등리그 왕중왕전과 하계 전국대회에서 또 한 번 입상권에 이름을 내밀겠다는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올 시즌 기존 수원공고, 과천고 뿐만 아니라 초지고, 서해고, 광문고 등 다양한 팀들과 같은 권역에 속했다. 백운기 대회 이후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늦어지는 상황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면서 팀 분위기를 다시 정비하는 중이다. 7경기로 왕중왕전 진출이 가려지기에 패배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초반 2~3경기만 잘 치르면 권역 리그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들 복귀 전까지 많은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주전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용호고 2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지난 시즌 왕중왕전이 늦게 끝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동계훈련 일정이 짧아지고 대회가 일찍 시작하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백운기 대회에서 부상 선수가 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줬다. 지금 코디네이션과 전술 훈련 등을 하면서 적절한 휴식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지난 시즌 마지막 고비에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왕중왕전에서는 최근 3년 동안 계속 16강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16강 징크스'를 깨고 4강 이상을 노려보고 싶다. 하계 전국대회는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백운기 8강 탈락 이후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부상 선수들만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잘 나가는 팀에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기 마련이다. 중학교 시절까지 에이스급 선수들에 가려있던 '미완의 대기'들이 용호고 진학 후 잠재력이 폭발하며 '화수분 축구'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이는 용호고가 최근 5년 동안 꾸준한 위용을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대표로 활약한 설태수(울산대)와 지난 1월 러시아 친선대회 득점왕인 U-18 대표 강지훈(용인대)이 대표 케이스다.

"(강)지훈이는 공격 포지션에서 활동량이 굉장히 많은 선수다. 많이 뛰면서 동료 선수들에 찬스를 만드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스피드와 골 결정력도 겸비했다. (설)태수는 어린 시절부터 워낙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다. 배짱이 있고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할 줄 안다. 지훈이와 태수 모두 상당히 성실하고 코칭스태프의 요구 사항을 잘 받아들인다. 자기 계발과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들이라 잔소리가 필요없을 정도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설태수와 강지훈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의 미래를 꿈꾸는 선수들이 용호고에 즐비하다. U-18 대표 수문장 홍진웅을 비롯, 김범기, 김주헌, 성찬우 등 각 포지션 별로 알짜배기들이 즐비하다. 이들 모두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만큼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가지고 있는 재능들이 많아 여러모로 활용 가치가 크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스트라이커 (하)재훈이는 부상으로 전열에 이탈했지만, 골 결정력이 뛰어나고 움직임과 볼 터치, 슈팅력 등이 나무랄데 없다. (홍)진웅이는 골키퍼로서 작은 키를 순발력과 판단력으로 극복한다.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 기술도 갖췄다. (김)범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큰 키에 제공권 뿐만 아니라 발 밑 기술과 테크닉이 출중하다. (김)주헌이는 좋은 피지컬과 스피드, (성)찬우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 크로스 등이 탁월하다. 올 시즌 우리 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다."

◇자율축구와 활발한 소통, 테크닉 위주의 훈련 프로그램이 완벽한 하모니 연출

                            ▲용호고 축구부 미래들인 1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선수단 전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운동하는 용호고의 '자율축구'는 최근 상승세의 큰 지름길이다. 고참 선수들이 야간에 솔선수범하면서 운동하는 모습을 후배 선수들이 고스란히 따라오며 '원 팀'으로서 강력한 위력을 뽐낸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활발한 소통은 필수다. 소통을 통해 팀의 발전 방향을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며 가족같은 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 팀 선수들은 시키지 않아도 개인 운동을 열심히 한다. 선배들이 해온 것을 보고 후배들이 그대로 따라와준다. 선수들 간의 팀워크도 단단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수들을 보면서 코칭스태프들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야간에는 개개인 별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원 포인트 레슨'의 형식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면 슈팅과 헤딩력, 드리블 등을 1주일에 한 가지씩 훈련한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기량이 상당히 발전했다."

"저학년 때는 개인 전술을 위주로 훈련을 많이 한다. 개인별로 테크닉이 뒷받침되면 3학년 때는 팀 조직력과 전술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전임 임종헌 감독님께서 팀보다는 선수를 위한 축구를 많이 하셨다. 나도 그 영향을 받아서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필요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짚어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하면서 팀 분위기도 어느 팀 못지 않게 좋다."

2008년부터 용호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황정하 감독은 전임 임종헌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시즌부터 용호고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부임 첫 해 팀을 백록기 3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황 감독은 빠른 패스웍이라는 기존의 색깔을 입히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덧칠하고 있다. 패스의 숫자를 늘려서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황 감독은 선수들의 배짱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요즘 현대축구는 플레이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우리 팀은 대체적으로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패스 타이밍을 빨리 잡고 양쪽 측면 오버래핑에 의한 크로스를 입히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항상 결정적인 순간 슈팅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데 슈팅 숫자가 많아야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항상 페널티지역 안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대담하게 플레이를 펼칠 줄 알아야 한다."

"퍼스트 터치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드리블과 패스 과정에서 첫 터치가 잘 이뤄지면 좋은 부분으로 흘러간다. 용호고가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팀으로 상대에 알려져있다. 기존 색깔은 변함없지만,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과감한 돌파, 문전 앞 집중력 등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기존 습관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 하나씩 성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초보 감독' 꼬리표 뗀 황정하 감독 "부평고 라인에 버금가는 라인 만들어서 한국축구 발전 꿈꾼다"

    ▲코치에서 감독으로 오랜 기간 용호고 축구부와 함께 한 황정하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용호고는 기존 팀들과 달리 선수들의 유니폼에 개개인의 이름을 부착하며 상품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도 선수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확실한 무기다. 선수들도 용호고 축구부라는 자긍심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어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를 양산하고 있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펴면서 학원축구는 선수들의 유니폼에 등번호만 부착되어 있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다.

"유니폼에 등번호 부착을 처음 도입하게 된 것은 아마추어 선수라도 자기 이름을 알리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홍보 차원에서도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축구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았다. 요즘은 프로 산하 유스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유니폼에 이름을 새기려고 한다. 그 중 우리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만족감을 느낀다."

감독 2년차를 맞은 황 감독에게 안효연 코치는 든든한 '보디가드'다. 이영표(KBS 해설위원), 김남일(교토 퍼플상가) 등과 96학번 동기인 안 코치는 U-19, 20 대표는 물론, 올림픽대표와 A대표팀도 거치며 남부럽지 않은 선수 생활을 보냈다. 교토 퍼플상가(일본)와 부산 아이파크, 성남 일화, 수원 블루윙즈, 전남 드래곤즈, 싱가포르 유나이티드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풍부한 커리어를 쌓았다. 안 코치와의 만남은 황 감독 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에게도 큰 행운이다.

"안 코치는 대표팀과 프로, 해외에서도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들에게 자기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 코치가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많이 하면서 훈련도 같이 병행한다. 팀 분위기도 확실히 좋다. 프로와 대표팀 시절 안 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 등을 얘기해주며 선수들의 목표 의식을 돋구게 한다. 나 역시도 안 코치의 존재가 큰 플러스 요인이다."

군포시청과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용호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촉매제다. 군포시청은 용호고 운동장이 비교적 협소한 것을 감안해 매일 운동 시간 때마다 시민운동장을 무료로 제공하며 선수들의 안락한 훈련 환경을 만들어준다. 학교와 교육청 등에서 운동부 지원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지자체의 막강한 지원은 '가뭄의 단비'다. 학교 측도 협소한 운동장 여건에도 인조잔디를 신설하는 등 부족한 훈련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는 메리트도 용호고만의 차별화된 요소다.

"학교와 교육청 지원금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군포시청에서 매번 많은 지원을 해주신다. 학교 훈련비와 보조금, 기증픔 등을 기증해주셔서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학부모님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다른 팀들보다 덜하다. 학교에서도 협소한 운동장 사정에도 인조잔디를 신설해주셨다. 학원축구는 아직까지 부모님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교와 교육청 등에서 지원만 좀 더 뒷받침되면 선수들도 운동에만 더욱 전념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이제는 전국 무대에서 용호고를 모르는 팀이 없을 만큼 인지도와 실력 등 모든 면에서 용호고는 이전보다 한 뼘 높아진 입지를 자랑한다. 좋은 성적과 함께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맞춤형 프로그램'은 중학교 선수들에게 확실히 다가갈 수 있는 '애프터 서비스'다. 대학 진학률에서도 전국 정상권을 달리는 등 내실도 알차게 다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축구의 토양을 더욱 맑게 만들어서 '일류 트렌드'를 완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동안 용호고가 축구부가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축구 변방에 가까운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축구계에서 용호고를 모르는 분들이 없을 정도다. 주변에서 항상 우리 팀이 좋다고 얘기해주실 때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 전국에서 모든 팀들이 알아주고 용호고하면 축구부라는 인식을 더욱 정교하게 심어주고 싶다. 용호고를 앞으로 상대하기 껄끄럽고 피곤하다는 팀으로 만들겠다. 장기적으로 A대표 선수들을 육성해서 과거 부평고 라인에 버금가는 명문 라인을 구축하겠다." -이상 용호고 황정하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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