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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고 출신 여봉훈, 포르투갈 2부 길 빈센테 입단
기사입력 2015-07-26 오후 7:03:00 | 최종수정 2015-07-28 오후 7:03:58

▲포르투갈 2부 리그 세군다 리가 소속의 길 빈센테구단 에입단한 안동고 출신의 여봉훈 선수의 모습 ⓒ 사진 길 빈센테구단 제공

머나먼 이국 땅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축구 명문 안동고(경북) 출신 미드필더 여봉훈(21)이다. 약 1년 동안의 스페인 생활을 접고 포르투갈에서 축구인생 '제2막'을 열었다.

여봉훈은 최근 포르투갈 2부 리그(세군다 리가) 길 비센테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연봉 및 계약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동양인 선수에게 보수적인 유럽 축구의 추세를 고려하면 여봉훈의 길 비센테 입단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경북 문경이 고향인 여봉훈은 축구교실을 통해 축구와 인연을 맺다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축구화를 신었다. 엘리트 축구의 길로 들어서며 안동으로 전학온 여봉훈은 안동중(경북)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각 종 대회에서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많은 고교팀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패싱력과 드리블, 슈팅력, 볼 키핑, 경기운영 등을 두루 갖춘데다 또래에 비해 정신력도 잘 갖춰져 일찌감치 대성할 재목으로 각광받았다. 여봉훈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한 것은 축구 명문 안동고 진학부터였다. 전통적으로 '까까머리'에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중시하는 안동고 특유의 팀 스타일은 여봉훈의 기량 발전에 제격이었다.

김진규(FC서울)와 백지훈(수원 블루윙즈) 등을 스타 선수로 키워낸 최건욱 감독의 여봉훈을 향한 신뢰도 두터웠다. 지나가는 개가 부럽다는 말처럼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하는 최 감독은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된 마인드를 갖춘 여봉훈의 인품에 훌쩍 반했다. 이런 여봉훈은 스승의 기대에 최고의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1학년때부터 선배들 틈 바구니 속에서 출전 시간을 늘린 여봉훈은 김동진(대구FC)과 함께 팀을 2010년 대통령금배 준우승으로 이끌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라운드 전체를 훤히 꿰뚫는 노련한 경기운영은 완숙미가 철철 흐를 정도로 팀 플레이에 든든한 시발점이었다. 고교 3학년 직전 발목골절을 입으며 1년을 통째로 날렸지만, 여봉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는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일념이 힘든 재활도 묵묵히 견딜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부상으로 1년 유급한 여봉훈은 고교 3학년 때 축구인생의 '리즈' 시절을 맞이한다. 백운기와 대통령금배 대회에서 두현석(연세대), 김동원(중앙대) 등과 함께 팀을 3위로 이끌며 절정을 누렸다. 각 종 대회에서의 활약상을 토대로 많은 축구 명문 대학들의 스카웃 0순위로 군림했다.

▲포르투갈 2부 리그 세군다 리가 소속의 길 빈센테 선수들과 함께 한 여봉훈(앞줄 맨 우측)의 모습 ⓒ 사진 길 빈센테구단 제공
 
많은 팀들을 놓고 저울질하다 여봉훈이 택한 곳은 신흥 강호 광주대였다. 당시 춘계연맹전 우승 등으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광주대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탁월한 기동력을 바탕으로한 압박축구로 대학축구 판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민우(부천FC1995)와 류범희(경남FC) 등 무명 선수들을 화려한 '보석'으로 캐낸 정평열 감독의 조련도 여봉훈에게 큰 매력이었다.

결과적으로 여봉훈의 선택은 적중했다. 1학년때부터 류범희와 전기성(서울 이랜드FC), 이제길(김해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하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정평열 감독도 여봉훈의 기량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을 만큼 팀내 입지도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유럽 진출이라는 꿈은 여봉훈의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학교 측의 만류에도 불구,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마음을 꿈틀댔다.

결국, 학교 측의 허락 하에 유럽 진출을 택한 여봉훈은 스페인 2부리그 AD 알크로콘과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원하는 바를 이뤘다. 그럼에도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좋지 못한 스페인 하부리그의 경영 사정과 팀 적응 부재 등으로 또 한 번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하부리그인 탓에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더 이상 팀에 있을 형편이 아니었다. 거기에 숏패스 위주의 세밀한 축구를 중시하는 스페인 리그의 스타일도 여봉훈과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불과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팀을 나온 여봉훈은 여러 팀을 물색하다가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준 포르투갈 길 비센테에서 또다른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 유럽에서도 중-상위권 수준인 포르투갈 리그는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뒤 최고의 상품으로 유럽 빅리그에 선수들을 판매하며 대표적인 '바겐 세일' 리그로 손꼽힌다. 아직 20대 초반의 약관인 여봉훈에게는 '코리안 드림'을 위한 더 없이 좋은 장소이기도 했다.

여봉훈이 활약하게 될 길 비센테는 1924년 창단해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팀으로 1990년 프리메이라리가(1부리그)에 처음 승격돼 세군다리가 2회 우승(1998-1999, 2010-2011)을 일궈냈으며, 2011-2012시즌에는 포르투갈 리그컵인 타사다리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던 길 비센테는 지난 시즌 17위에 머무르며 올 시즌 2부 리그로 강등의 굴욕을 맛봤다.

최근 메디컬 테스트를 마무리한 여봉훈은 오는 8월 리그 개막에 맞춰서 몸 컨디션을 착실히 끌어올릴 방안이다. 다행히 팀 분위기에도 잘 녹아들고 있어 스페인 시절의 아픔을 잘 떨쳐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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