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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대표팀 황기욱 "막내의 역습은 이제부터 시작!, 출전기회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겠다"
기사입력 2015-12-31 오전 10:47:00 | 최종수정 2016-01-14 오전 10:47:43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 및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본선을 앞두고 '차-포'를 모두 뗀 신태용호. 일부 선수들의 부상과 소속팀 차출 거부 공백으로 막대한 출혈을 입으며 적지않은 우려를 낳고 있지만, '원 팀' 정신을 앞세워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1996년생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함께 막내인 멀티플레이어 황기욱(연세대)의 담대함은 대표팀의 숨은 '엔진'으로 손색없다. 자신보다 2~3살 위의 형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잃지 않으며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185cm의 좋은 신장에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하는 황기욱은 빼어난 제공권 장악능력과 커버플레이, 수비 리딩력, 패싱력, 슈팅력 등을 고루 겸비하며 일찌감치 '될 성 부른 떡잎'으로 각광받았다. 상대 선수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파이터 기질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1차 저지선 역할을 다해내는 등 '마당쇠' 정신이 발군이다. 오류남초-중동중(이상 서울)-오산고(FC서울 U-18) 시절부터 각 급 대표팀의 '단골손님'으로 칭송받은 황기욱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예리한 왼발 킥력과 함께 위협적인 공격 가담도 장착하며 '미친 존재감'을 자랑했다.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스스로를 독하게 단련시키는 성실함과 축구에 대한 열정 등은 자연스럽게 그의 기량 발전을 덧칠해줬다.

고교시절부터 많은 명문 대학들의 스카웃 표적이었던 황기욱은 올 시즌 '신촌독수리' 연세대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화려하게 꽃피웠다. 신재흠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찬 황기욱은 4-1-4-1 포메이션에서 '원 볼란테'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내실을 확실하게 기했다. 고교보다 템포와 몸싸움, 압박 등이 월등한 대학무대의 특색에 대비해 벌크업을 착실히 진행하며 소프트웨어를 튼실하게 세웠고, 포백 수비라인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넓은 수비 영역으로 김동준(성남FC), 김민재(1학년) 등 기존 선수들의 어깨도 가볍게 했다. 이와 함께 파트너 한승규, 전주현(이상 1학년)과도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을 연출하는 등 '오케스트라'를 더욱 세련미 넘치게 완성했다.

신재흠 감독의 두터운 믿음도 황기욱의 성공적인 성인 무대 연착륙을 이끈 요소였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간의 신뢰를 중시하는 신 감독은 갓 대학에 입학한 초짜인 황기욱에 질책보다는 자신감을 최대한 북돋아주는데 많은 투자를 거듭하며 힘을 실어줬다.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때부터 황기욱에게 과감하게 '원 볼란테' 자리를 맡겼을 만큼 황기욱에 대한 애정공세는 남달랐다. 지난 7월 추계연맹전에서 팀의 준우승 달성에도 일조한 황기욱은 팀이 주축 선수들의 잔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와중에도 영양가 높은 플레이로 척추를 바로 세우며 최후의 보루 노릇을 다해냈다. 연세대가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을 털고 강팀의 본색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도 황기욱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1년 동안 성인 무대에 대한 면역력을 확실하게 키운 황기욱을 U-23 대표팀이 그냥 지나칠리 만무했다. 마친 대표팀이 처한 상황도 황기욱에 큰 기회였다. '파이터' 이찬동(광주FC)과 멀티플레이어 김민태(베갈타 센다이)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것.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들의 대체자 찾기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코칭스태프의 레이더망에 쏙 들어온 선수가 황기욱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안정된 플레이가 돋보이는데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고루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카드였다. 결국,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진 U-23 대표팀 제주 소집훈련 명단에 당당하게 포함되며 기존 프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확을 이뤘다.

지난해 U-19 대표 이후 대표팀 승선의 기회가 전무했던 황기욱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소집훈련 기간을 통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쏟아냈다. 제주 서귀포시(7~15일), 울산(17~25일)으로 이어지는 고강도 훈련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뛰어난 축구 센스와 안정된 커팅 능력 등을 바탕으로 '캡틴' 연제민(수원 블루윙즈), 이창민(전남 드래곤즈), 박용우(FC서울) 등 기존 선수들과 공존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막내의 반란'을 연출했다. 개인보다 팀 플레이에 포커스를 맞추는 희생정신은 나머지 선수들의 활동 영역까지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뚫고 최종엔트리 23인 명단에 당당하게 포함되는 좋은 씨앗이었다.

"고교시절까지 각 급 연령별 대표팀을 고루 거치면서 대표팀 합류를 늘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U-16, 19 대표 때 세계 무대를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내로라하는 형들과 같이 엔트리에 뽑히게 되서 기분이 너무 좋다. 국내에서만 훈련하다가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고, 형들의 경험과 노련미 등이 월등하다. 그런 측면에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하다보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짜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신 감독 부임 이후 딱딱한 틀을 벗고 자율적인 분위기로 팀 문화가 개편된 대표팀의 내부 구조도 황기욱에 큰 동기부여였다.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득실거리는 와중에도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팀 결속력을 다지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촉진했다. 대표팀 최종엔트리 중 유일한 대학생 선수인 황기욱에게 중동중 2년 선배 권창훈(수원 블루윙즈) 뿐만 아니라 연제민, 이창민, 박용우 등 프로 선수들의 노하우와 경험 등은 엄청난 자산이었다. 프로 무대의 거칠고 빠른 템포를 몸으로 체감하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기존 선수들의 조언을 빠르게 흡수하며 플레이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형들 모두 성인이고, 감독님께서 자율 속에 규율을 중시하신다. 형들과 코칭스태프 분들이 분위기 좋게 잘 만들어주셔서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소속팀 스타일과 내가 추구하는 축구가 잘 맞았는데 이번 대표팀도 감독님 스타일을 잘 이해하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된다. (권)창훈이 형을 비롯한 프로팀 형들이 자율적인 분위기에도 스스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플레이의 템포도 상당히 빨랐다. 앞으로 빠르고 거친 템포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될지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공부가 됐다. 소집훈련 기간은 짧아도 나에게는 엄청난 플러스 알파였다."

연세대 입학 첫 해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아올린 황기욱은 20대 초반의 선수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내면의 성숙함이 몸에 배어있었다. 이찬동과 김민태 등의 대체자로서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소처럼 우직한 자세로 대표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욕망이 활활 타오른다. 연제민과 이창민, 박용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상황임에도 20대 특유의 당찬 패기로 경쟁에 임하는 황기욱의 '긍정 마인드'는 대표팀에 웃음꽃도 더욱 만개해주는 덕목이기도 하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구자철(아우구스부르크) 등 이전 세대들이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업적 계승 또한 황기욱의 열정을 샘솟게한다.

"2015년을 돌아보면 대학 무대 적응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얻어서 행복한 한 해였다. 항상 어떻게 해야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을 보상받은 것이 의미가 깊다. (이)찬동이 형과 (김)민태 형의 공백이 크긴 하지만, 형들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형들과 기량 차가 없다는 것도 증명하고 싶다. 이전 세대 선배님들의 업적이 워낙 화려해 부담감도 적지않아도 팬 분들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더 단단히 하겠다. 최종예선 목표는 전승 우승이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로 어필하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이상 U-23 대표팀 황기욱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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