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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에이스' 손준호, 고향 영덕군 '정(情)'과 '기(氣)' 업고 그라운드 복귀 준비 완료…"상위 스플릿 잔류로 포항의 PRIDE 꼭 지키겠다"
기사입력 2016-09-19 오후 10:47:00 | 최종수정 2016-09-19 오후 10:47:17

▲수술과 재활치료를 마치고 최근 팀 훈련에 참가한 포항 스틸러스 에이스 손준호의 모습, 현재 리그성적 10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었다. 남은 리그경기에서 손준호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올 시즌 부진한 팀 성적과 함께 어수선한 분위기 등으로 혹독한 시련기를 보내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 매년 꾸준함을 잃지 않던 고유의 본색은 온데간데 없이 어느새 하위 스플릿 추락까지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리며 '명가(名家)'의 체면 또한 단단히 구기고 있다. 그럼에도 포항은 스플릿 이전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다름아닌 에이스 손준호의 부상 복귀다.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손준호의 가세는 포항의 반등을 책임질 최후의 보루나 다름없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이 고향인 손준호는 축구라는 일념 하나만으로 어린 나이에 축구유학이라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은 케이스다. 좀 더 큰 물에서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은 욕망이 뚜렷했던데다 대구공고 시절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한 아버지의 유산도 기본 골격을 입히는데 좋은 자양분이었다. 피는 못 속인다고 한다. 손준호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지내는 외로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하며 떡잎부터 남다르다는 속설을 그대로 증명했다. 뛰어난 테크닉과 패싱력, 센스 등을 바탕으로 기본 골격을 입힌 손준호는 남동초(인천) 6학년이던 2004년 동원컵 왕중왕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여러 팀들의 레이더망에 오르내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활약상은 '광속 질주'를 위한 예열에 불과했다. 이후 포철중(포항 U-15)에 새 보금자리를 튼 손준호는 K리그 유스 시스템의 원조격인 포항의 탄탄한 지원과 훌륭한 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기량을 한 뼘 더 성장시켰다. 프로 선수와 함께 생활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경험 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확립시켰고, 기술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최문식 감독(現 대전 시티즌 감독)의 스타일 또한 그에게는 딱 맞는 옷과도 같았다. 이를 통해 축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욱 증대됐고,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창조적인 플레이 등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7년 추계연맹전에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까지 수상하는 등 평탄한 유학생활을 지속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전까지 연령별 대표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손준호는 꾸준한 자기발전을 통해 대형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현재 고교와 대학선수들에게 꿈을 안겨준 롤모델 선수로 손색이 없다. 영남대 시절 최고의 선수로 각광받았던 손준호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꾸준한 노력과 열정 등으로 남다른 '클래스'를 그대로 증명한 손준호의 기세는 고교와 대학 진학 후에도 여전했다. 연계 학교인 포철공고(前 포항 U-18) 시절에는 1년 선배 김승대(옌벤 푸더), 1년 후배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등과 함께 '포철 사단' 전성기 구축의 초석을 닦아놨고, 고교 3학년이던 2010년 제주 백록기 대회에서는 팀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도 성공적으로 쟁취하며 풍족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예리한 패싱력과 경기 흐름을 단칼에 반전시키는 '캐논슛' 등은 알고도 못 막는 치명적인 무기였을 만큼 상대 수비에 엄청난 쓰나미를 양산했다. 피지컬 향상과 경기 경험 축적 등도 그의 특색과 절묘하게 맞물리며 고교 최정상급 미드필더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영남대 입학과 김병수 감독과의 만남은 '신의 한 수'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김병수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찬 손준호는 성인 무대의 거친 템포와 압박 등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팀 '플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선수들에 기본을 권장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 속에 플레이의 질 또한 더욱 세련됐다. 패스 타이밍이 한박자 빨라지면서 볼 키핑과 세밀함 등이 정교해졌고, 이는 플레이의 자신감까지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벌크업을 통해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에 대한 면역력도 강화되는 등 새로운 축구의 세계에 흠뻑 젖어들었다. 대학 2학년이던 2012년 김승대, 임채민(성남FC) 등과 함께 팀의 추계연맹전 우승을 이끈 손준호는 이듬해 U리그 챔피언십에서도 팀 우승과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하며 '우승 보증수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남부럽지 않은 대학 생활을 뒤로 하고 2014년 클럽 우선지명으로 포항에 입단한 손준호의 하드웨어는 '황새' 황선홍 감독(現 FC서울 감독)도 흠뻑 취하게 만들었다. 빠른 원-투 패스 위주의 공격적인 색채로 '스틸라카'라는 신조어를 남긴 황 감독의 스타일에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감각적인 패싱력, 묵직한 슈팅력 등이 압권인 손준호의 특색은 팀 색채 업그레이드에 '화룡점정'과도 같았다. 황 감독도 프로 '초짜'인 손준호에 굳건한 신뢰와 믿음을 심어주며 프랜차이즈 스타 만들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데뷔 첫 해 25경기에 나와 1골-2도움을 올리며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인 손준호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안정된 경기운영과 뛰어난 축구 센스 등을 통해 대표팀 허리라인을 튼실하게 형성하며 한국을 28년만에 금메달로 이끌었다. 영남대 3학년이던 2013년 덴소컵 대학선발을 제외하면 연령별 대표팀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지난날들의 쓰라림도 보기좋게 떨쳐냈고, 운동선수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인 병역문제까지 단칼에 해결하는 '일거양득'을 누렸다.

▲지난 4월 10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시작 3분만에 상대 골키퍼 권순태와 충돌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내측인대가 파열되면서 시즌아웃 선고를 받은 손준호의 모습 ⓒ 포항스틸러스

스포츠계의 오랜 속설인 '2년차 징크스'는 손준호에게는 예외였다. 오히려 한층 완숙된 기량으로 포항 '스틸타카'의 '마에스트로'로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년간 경험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숙성시킨 손준호는 지난 시즌 35경기에 나와 9골-4도움을 기록하며 첫 시즌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파워와 피지컬 등이 강화되면서 플레이의 자신감은 최정점을 찍었고, 웬만한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득점력까지 장착하며 '다재다능'함을 어김없이 뿜어냈다. 이와 함께 프로 입단 2년만에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2년 선배 이명주(알 아인)의 향수도 완전히 지워버렸다. 2013년 '더블(FA컵+K리그)' 이후 마지막 2%를 번번이 채우지 못하던 포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본전을 건질 수 있었던 것도 손준호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

올 시즌 최진철 감독 체재로 새롭게 출범한 와중에도 손준호는 여전히 팀 '플랜'에서 매력적인 카드였다. 기존 '스틸타카'에 스피디함을 입히려는 최 감독의 시즌 구상에 팀의 에이스나 다름없는 손준호의 존재는 플레이의 양과 질 모두 변화될 수 있기에 더욱 그랬다. 그만큼 팀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 악령이 손준호와 포항을 제대로 덮쳤다. 시즌 초반 심동운, 양동현 등과 함께 팀의 화력을 책임졌던 손준호는 지난 4월 10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시작 3분만에 상대 골키퍼 권순태와 충돌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내측인대가 파열됐다. 프로 입단 후 빡빡한 스케줄을 거듭하던 손준호의 엔진도 부상과 함께 고장이 제대로 난 것이다. 정밀검사 결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씁쓸함이 더했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재정 감축 등으로 살림 자체가 뻑뻑해진 포항은 손준호의 부상 이탈 이후 오창현과 김동현 등 젊은 피들을 다양하게 시험했으나 손준호의 무게감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손준호의 부상 이탈이 팀 성적 추락과 함께 본연의 색채도 잃어버리는 악순환을 초래한 격이 됐다.

그러나 좋지 않은 팀 성적과 어수선한 분위기 등은 손준호의 그라운드 복귀 열망을 더욱 불태웠다. 손준호는 시즌 아웃이라는 판정에도 빠른 재활을 목표로 연일 재활센터 등지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고,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초인적인 회복세를 자랑하며 이달 초 기어이 팀 훈련에 합류하는 수완을 뽐냈다. 고향 영덕의 따스한 '정(情)'도 손준호의 빠른 회복을 이끈 지름길이었다. 재활 기간 동안 고향 행사 참여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은 물론, 축구선수로서 품위도 아낌없이 선보이며 프로페셔널함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이희진 영덕군수와 영덕군축구협회 박진현 회장 등 지자체 관계자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에너지 충전의 원천이었다. 마침 복귀 전날 이 군수, 박 회장 등과 식사를 같이 한 손준호는 식사 자리를 통해 반드시 부활하겠다는 약속으로 화답하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영덕군 자체가 박태하(옌벤 푸더 감독), 신태용(A대표팀 수석코치) 등 스타플레이어 배출의 대표 고장인 만큼 고향 축구 발전에도 모든 역량을 쏟아낼 것을 다짐했다.

▲십자인대 파열이후 수술을 통해 재활운동을 병행한 손준호의 모습,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나서겠다는 독을 품은 강한의지가 복귀시간을 최대한 단축 시켰다. ⓒ K스포츠티비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부상없이 보내다가 갑자기 부상을 입었을 때 당혹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더군다나 전북과의 매치업은 매번 치열한 접전이 계속됐기에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분들께 죄송함이 컸다. 재활 기간 팀이 좋지 않은 모습으로 부진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욱 아팠다. 중요한 승부처 때 팀에 기여하지 못한 죄책감도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재활 기간은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고향 영덕 주민 분들이 지속적인 응원을 보내주셨고, 나 역시도 주변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행사 등에도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복귀 전날 이희진 군수님과 영덕군축구협회 박진현 회장님께서도 식사 자리에서 고향을 대표해서 모든 역량을 짜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짠하게 밀려왔다. 영덕은 박태하 감독님, 신태용 코치님 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님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앞으로 프로 선수로서 품위와 기본 자세 등을 유지하면서 고향 영덕군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도리다."

현재 승점 35점(9승8무13패)으로 수원에 다득점(수원 35 포항 32)에서 뒤진 10위에 머무르고 있는 포항은 손준호의 부상 복귀가 '천군만마'와도 같다. 손준호의 부상 기간 동안 미드필더 라인의 경기운영에서 많은 애로점을 겪었던 만큼 플레이 템포 향상과 완급조절, 공격 옵션 다변화 등에도 큰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8일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 0-1 패배를 비롯, 올 시즌 유독 승부처에서 허약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위기관리능력 증대에도 손준호만한 카드는 없다는 평가다. 스플릿 라운드 이전 인천(21일 홈), 광주(24일 홈), 성남(10월 2일. 원정) 등과 매치업을 남겨놓고 있는 포항은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성남(승점 41점)과의 격차가 6점차로 벌어진 상황이지만, 손준호의 합류를 바탕으로 '10월의 기적' 연출에 가속도를 높일 복안이다. 어려운 시기에 조기 복귀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손준호 역시도 남은 3경기를 통해 '명가' 포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동안 축구하면서 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었다. 포항이라는 팀 자체가 워낙 명문이고, 선수들 모두 팀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프로 입단 후에도 2년 동안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터라 올 시즌 흐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좋지 않은 결과와 경기력 등으로 팬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이제 스플릿 라운드까지 3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경쟁팀들과 격차를 좁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팀에 합류한 만큼 가지고 있는 역량을 모두 짜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일단, 공격포인트 욕심을 내는 것보다 팀 플레이에 치중하면서 승점 3점을 쌓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하위 스플릿은 포항이라는 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만큼 동료 선수들과 합심해서 포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금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잔류 뿐이고, 팬 분들께서 많은 성원을 해주시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약속드린다." -이상 포항 손준호

▲'대게의 고장' 경북 영덕군 강구면이 고향인 손준호는 고향축구 발전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는 등 남다른 애향심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팀 복귀를 앞두고 고향을 찾아 이희진 영덕군수와 박진현 축구협회장을 찾아 뵙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 K스포츠티비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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