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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전 프리뷰]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김호-정호진(고려대) - 김승우-장동혁(연세대) "너를 넘어야 우리가 산다"
기사입력 2018-10-04 오전 10:24:00 | 최종수정 2018-10-04 오전 10:24:10

▲오는 6일 오후 1시 30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18 정기 연고전(올 시즌은 고려대 주최)'을 치른다. 이 중 고교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동기생들의 뜨거운 경쟁이 불가피 하다. 시계방향으로 보인고 출신의 김호-김승우, 영등포공고 출신의 장동혁-정호진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철저한 비즈니스 세계인 스포츠의 세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이적과 자신과 맞는 팀으로의 행선지 선택 등 각기다른 이유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서로를 마주하는 모습은 스포츠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 중 하나와도 같다.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와 '신촌독수리' 연세대의 정기전 '메인 스테이지'도 예외는 아니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서로를 겨냥하는 얄궂은 운명은 팀 대 팀으로서 자존심 대결을 넘어 저마다 전투력과 동기부여 등을 촉진시키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평가라 '메인 스테이지'의 흥 또한 더욱 고취되는 모양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오는 6일 오후 1시 30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18 정기 연고전(올 시즌은 고려대 주최)'을 치른다. 양교의 연중 최고 행사인 두 팀의 정기전은 체육부 선수단과 재학생, 총동문회 등 사이에서도 "다른 경기는 몰라도 정기전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고 외칠 만큼 무대의 중압감과 상징성 등이 기존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매년 시즌을 시작할 때 모든 구상을 다 정기전에 맞춰서 이뤄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양교 1년 농사 수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중 이전 한솥밥을 먹었던 시간 등을 통해 그라운드 바깥에서는 남다른 친분과 우정 등을 자랑하는 일부 선수들이 빨간색(고려대)과 파란색(연세대) 유니폼을 입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양보없는 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양교 정기전의 치열함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바이다.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절친'인 김호(고려대)-김승우(연세대) "뚫느냐, 막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서울 보인고등학교 출신의 심덕보 감독의 제자들인 고려대 김호(좌측)와 연세대 김승우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될 성 부른 떡잎'. 어린 시절(김호 - 한솔초(경기)-구로중(서울. 두 팀 모두 현재 해체), 김승우 - 안양덕천초(경기)-보인중(서울)부터 정상급 유망주로 칭송받은 김호와 김승우에게도 딱 달라붙는 수식어였다. 중앙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호는 왼발잡이에 뛰어난 볼 키핑과 패스웍, 슈팅력, 센스 등을 바탕으로 남다른 '클래스'를 뽐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고, 김승우 역시 안정된 수비 리딩과 경기운영, 커버플레이 등을 통해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서 주가를 한층 높였다. U-14, 15, 16 대표 등 각 급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면서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았고,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과 가능성 등도 후한 평가를 받는 등 연령별 대표팀 승선을 통해 쌓은 경험과 자신감 역시 이들에게 큰 자산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시간 동안 우정을 쌓은 이들은 여러 팀들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2014년 일반 학원팀 중 대표 명문인 보인고에 보금자리를 틀면서 '동지'로 조우했다. '동지'로 함께 한 시간들의 영광은 너무나 달콤했다. 1학년때부터 심덕보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출전 시간을 차츰 보장받은 이들은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올라서면서 1년 선배 김대원(대구FC) 등과 함께 팀의 주축으로 맹위를 떨쳤고, 고교 3학년이던 2016년에는 1년 후배 이재익(강원FC) 등과 함께 팀의 4관왕(대구 문체부장관기+전반기 왕중왕전+전-후기리그 통합 챔피언) 달성에 큰 디딤돌을 놓으며 '보인고 천하'를 지휘했다. 대구 문체부장관기(김승우)와 전반기 왕중왕전(김호) 때 팀의 챔피언 등극과 더불어 서로 최우수선수상을 나눠 가졌을 만큼 보인고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도 진하게 물들였고, 많은 팀들의 '레이더망'에도 자연스럽게 포착되며 '뜨거운 감자'로 불렸다.

고교시절 '동지'로 함께했던 영광의 순간은 대학 입학과 함께 이별이라는 '나비효과'를 낳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시즌 영원한 사학 라이벌인 고려대(김호)와 연세대(김승우)로 각각 보금자리를 틀게 된 것. 당시 김민재(전북 현대. 15학번), 최준기(성남FC. 13학번)의 이탈로 센터백 자원에 대한 고심이 가득했던 연세대와 장성재, 이상민(이상 수원FC. 이상 14학번) 등 핵심 척추들의 이탈로 중원에 균열이 생긴 고려대의 각기다른 코드도 이들의 엇갈린 행보를 암시하는 요소였고,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의 포지션에서 서로를 뚫고 막아야 되는 가혹한 운명을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모두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서 발군의 역량을 펼치며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지만, 정작 지난 시즌 정기전 때 김호가 부상으로 뛰지 못한 탓에 서로 매치업은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올 시즌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주축 선수들의 조기 취업으로 팀 살림이 헐거워졌지만, 2학년에 진급한 이들의 활약상 만큼은 건재했다. 1년 동안 쌓은 면역력과 내공 등을 통해 자신감이 더욱 고취되면서 가치를 입증했다. 고교 2학년 때 2015년 칠레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었던 김승우는 지난 시즌 국내에서 펼쳐진 FIFA U-20 월드컵에도 출전하면서 플레이의 여유와 경험 등이 쌓였고, 지난 3월 22일 U리그 2권역 개막전 당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공격 가담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는 등 '수트라이커' 기질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정된 수비 리딩과 커버플레이, 제공권 등으로 팀의 방어벽을 책임지는 등 U리그 2전 전승, 최근 고려대 전 3연승에 '감초' 역할을 다해내며 이름값도 제대로 했다. 김호는 안정된 볼 키핑과 예리한 패스웍 등으로 지난 5월 18일 연세대와 홈 경기 때 도움 1개를 기록하며 고려대 특유의 '스몰볼'을 지휘했고, 좁은 공간에서 월패스에 의한 컷백과 왼발 슈팅력 등의 강점도 십분 활용하는 등 피지컬의 열세를 센스있는 플레이로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팀의 주 옵션으로서 역량을 그대로 표출했다.

U리그 2권역 2차례 매치업만 놓고보면 김승우의 판정승으로 종결됐지만, 서로 정기전에서 대활약을 통한 재학생들과 총동문회 등에 승리의 '아카라카(연세대)', '뱃노래(고려대)'를 선물하려는 일념은 똑같다. 김호는 포메이션과 전술 변화를 유기적으로 가져가는 고려대의 패턴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 최전방 '가짜 9번' 등을 모두 소화하며 서동원 감독의 구상을 탄력적으로 이끌어주고 있고, '캡틴' 안은산(4학년)과 에이스 박상혁, 해결사 신재원(이상 2학년) 등 기존 선수들과 콤비네이션 창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라 입학 후 첫 정기전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승우도 빼어난 제공권 장악능력과 준수한 스피드, 안정된 빌드업 등을 통해 '캡틴' 김찬규(4학년), 멀티플레이어 이정문(2학년) 등의 과부하를 지워주고 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공격 가담도 장착하며 팀의 척추를 든든하게 세워주고 있다. 서로의 버릇과 성향, 특성 등을 너무나 잘 알면서 바깥에서는 '친분'이 남다른 이들이기에 다른 색 유니폼을 입고 서로를 막고 뚫어야 되는 '동상이몽(同床異夢)'에 그래서 더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고교시절 최강의 중원 조합 형성한 정호진(고려대)-장동혁(연세대) "입학 후 첫 정기전, 절대 놓칠 수 없다"

▲서울 영등포공업고등학교 출신의 김재웅 감독의 제자들인 고려대 정호진(좌측)과 연세대 장동혁(우측)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선수들의 성장 속도는 흔히 2가지로 요약된다. 어린 시절부터 특출난 역량을 표출하면서 일찍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로 많은 이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거나 혹은 당장 기량과 가능성 등은 부족해도 가지고 있는 열정과 가능성 등을 통해 차근차근 커가는 경우다. 이 중 둔촌중(정호진), 경신중(장동혁) 시절까지 무명 신세를 면치 못했던 이들의 사례는 후자에 속한다. 가지고 있는 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면이 많았던 이들은 영등포공고(이상 서울) 진학 이후 '포텐'이 제대로 폭발하면서 본연의 가치를 만개했고, 김재웅 감독의 조련 속에 체격 조건과 파워 등의 하드웨어와 자신감과 경험 축적 등의 소프트웨어가 적절한 하모니를 연출하는 등 2학년때부터 출전 시간을 차츰 보장받으며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 날마다 진보한다는 뜻)'을 거듭했다.

1년 선배 김재우(부천FC1995), 하승운(연세대) 등과 함께 팀의 2016년 금강대기 챔피언, 후반기 왕중왕전 준우승 등을 지휘한 이들은 고교 3학년이던 지난 시즌 중원 파트너로서 제대로 뭉쳤다. 정호진은 안정된 볼 키핑과 침착한 경기운영 등은 물론, 팀의 '캡틴'으로서 남다른 통솔력과 리더십 등을 통해 리더 역할을 확실하게 했고, 투철한 사명감과 자기계발에 대한 강한 욕구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 출범한 U-19 대표팀 정정용호에도 개근하며 남다른 시장 가치를 뽐냈다. 정호진에 가려진 면이 많았지만, 장동혁의 역량도 이에 버금간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끈질긴 투쟁력과 왕성한 활동량 등으로 '에이스 전담 스토퍼'의 면모를 고스란히 뽐냈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희생정신과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플레이 등도 잃지 않으며 정호진과 함께 최강의 중원 파트너십 형성에 든든한 '등불'이 됐다.

고교 3학년 때 2% 부족한 결과물(당시 영등포공고는 전반기 서울 북부 리그 챔피언에도 백운기-대통령금배 8강, 전반기 왕중왕전 16강에 탈락했다.)에도 각기다른 특색의 하모니로 많은 이들의 군침을 절로 돋구게 한 이들에게도 이별이라는 단어는 피하기 어려웠다. 각각 올 시즌 '호랑이 군단' 고려대(정호진)와 '독수리 군단' 연세대(장동혁)의 새 식구가 되면서 팀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라이벌 의식이 고착화된 것. 변화무쌍한 패턴 변화와 로테이션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홀딩 역할을 해줄 미드필더 자원을 애타게 바라봤던 고려대와 조기 취업으로 빠진 김준범(경남FC. 16학번)의 후계자 물색에 여념이 없던 연세대의 다른 비즈니스 관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이별을 암시하는 요소와 다름없었고, 이들 모두 그라운드 바깥에서 우정을 접어두고 서로를 꼭 넘어야 되는 운명을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서 성인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이들은 새내기 답지 않은 대담한 플레이와 두둑한 배포 등으로 선배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놓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펼쳐지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된 정호진은 U-19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바쁜 '이중살림'에도 기복없는 플레이와 침착한 경기운영 등으로 시즌 내내 '자동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닌 고려대의 척추에 한 줄기 빛을 내려쬐게 만들고 있고, 지속적으로 대표팀 '물'을 먹은 내공과 경험 등도 팀에 잘 이식시키며 서동원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장동혁도 올 시즌 신재흠 두터운 신뢰 속에 팀의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확보하면서 '신재흠의 남자'로 군림하고 있다. 안정된 경기운영과 끈질긴 투쟁력 등은 물론, 공-수 양면에서 내실있는 플레이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고, 상황에 따라 사이드 어택커 역할까지 군말없이 소화하는 능수능란한 전술 이해도로 팀 밸런스 안정화에도 한 축을 생성시키고 있다.

공교롭게도 입학 후 첫 정기전을 맞이하게 된 이들에게 해당 포지션에서 활약상은 정기전 농사와 직결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고려대는 올 시즌 허술한 방어벽과 위기관리능력, 집중력 등으로 상대에 좋은 '먹잇감' 신세를 피하지 못했고, 연세대와 최근 매치업에서는 세트피스와 얼리 크로스, 역습 등에 대한 대처 미진으로 모두 골을 얻어맞으며 패배의 쓰라림을 맛봤다. 연세대 또한 고려대와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 시즌 대량 실점으로 패한 경기를 놓고볼 때 '캡틴' 김찬규(4학년)의 발이 느리다는 것을 간파하고 뒷공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상대 패턴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3선 간격과 압박 타이밍 균열 등으로 공간 마저 쉽사리 내준 부분도 대량 실점의 빌미였다. 타 대회와 달리 정기전은 응원 열기와 운동장 환경 등의 변수가 많은 무대라 정호진, 장동혁의 포지션에서 어느 팀이 우위를 점하느냐가 팀 경기력 극대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름대로 큰 경기에서 대담함과 배포 등을 잃지 않고 있는 이들의 입학 후 첫 정기전 스토리가 어떻게 쓰여질지 궁금증 또한 자연스럽게 커진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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