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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급 대표팀 선발을 놓고 본 일반 학원과 프로 유스의 상관관계…"출신이 결코 능사가 아니다"
기사입력 2015-12-29 오후 3:33:00 | 최종수정 2016-01-26 오후 3:33:14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 중인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는 프로 산하 유스 출신 13명과 학원축구 출신 10명이 각각 선발되면서 비슷한 균형을 맞췄다. ⓒ 사진 KFA  

축구선수로 성공하는데 있어 출신은 그렇게 중요치 않다. 한국 유-청소년 축구는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산하 유스 팀 타이틀이 너무 지나치게 부각되는 탓에 파릇파릇한 청춘들의 심리적인 공허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로 인해 행복지수는 저절로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출신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고스란히 입증하고 있다.

지난 26일 발표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 겸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최종엔트리 23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일반 학원팀과 프로 산하 유스팀 출신의 비율이 제법 균등한 모습을 나타냈다. 비율 상으로 놓고보면 13-10으로 프로 산하 유스팀 출신 선수들이 다소 앞선 모습을 보였지만, 일반 학원팀 출신 선수들도 팀과의 융화와 가지고 있는 재능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프로 산하 유스팀 출신들에 버금거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현 학원축구 시스템은 일반 학원팀과 프로 산하 유스팀의 격차가 꽤 벌어진 상황이다. 초-중학교 시절부터 프로 산하 유스팀 선호도가 짙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화되는 실정이다. 각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는 프로 산하 유스팀은 우수 유망주들을 싹쓸이하는 '갈라티코 정책'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를 잃지 않고 있다. 그에 반해 일반 학원팀은 학교와 교육청 등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돈 지갑 하나만으로 빠듯한 살림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저절로 느끼게 한다.

그러나 향후 성인 무대 진출 시 선수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놓고보면 프로 산하 유스팀과 일반 학원팀 선수들의 격차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교시절까지는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에 의존하는 스타일이 먹혀드는 반면, 대학 및 프로 무대는 이름값보다는 팀을 위한 희생정신과 팀과 융화 등을 우선적으로 체크하며 무한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교시절까지 제법 격차가 컸던 프로 산하 유스팀과 일반 학원팀 선수들의 기량 차는 점점 좁혀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최종엔트리 23명의 출신교도 특정 학교에 쏠리지 않고 골고루 분포된 것을 알 수 있다. 매탄고(수원 U-18)와 동래고(前 부산 U-18) 2명을 비롯, 포철공고(前 포항 U-18)와 현대고(울산 U-18), 전주영생고(전북 U-18), 대건고(인천 U-18), 포철고(포항 U-18), 광양제철고(전남 U-18), 오산고(FC서울 U-18), 풍생고(성남FC U-18)이 나란히 1명씩 선수들을 배출할 만큼 학교 타이틀과 대표급 선수 배출은 사실상 반비례하는 격이다. 특정 학교 쏠림 현상도 완전히 배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프로 산하 유스팀의 '갈라티코 정책'에도 일반 학원팀의 저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구덕골 붉은 사자' 부경고(부산)와 전통의 강호 재현고(서울)가 나란히 2명의 선수를 배출하며 프로 산하 유스팀에 버금가는 성과를 이뤄냈고, 강릉문성고(강원)와 광명공고, 수원고(이상 경기), 군산제일고(전북), 춘천기계공고(강원), 언남고(서울)가 1명씩 배출하며 학원축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외 클럽축구의 선두주자인 하남축구클럽 U-18(경기)도 일반 클럽팀 중 유일하게 1명의 선수를 배출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슈탈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학원축구 출신이 무려 17명이 선발되면서 프로산하 유스 출신을 압도했다. ⓒ 사진 KFA
 
단계별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에서 최고 카테고리인 A대표팀의 지난 11월 2018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 미얀마 전 엔트리를 보면 출신 고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대변해준다. 21명 중 일반 학원팀 출신 선수들이 무려 17명에 이를 만큼 일반 학원팀이 한국축구 발전에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적인 토양 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잣대다. 전통의 강호 학성고(울산)와 신갈고(경기)가 나란히 2명을 배출한 가운데 서귀포고(제주), 경희고(서울), 전주공고(전북), 대구공고, 부경고, 광운전자공고, 중대부고(이상 서울), 동명정보고(부산. 현재 해체), 파주고, 백암고(이상 경기) 등이 1명씩을 배출하며 한국축구의 질적인 향상을 이끌고 있다.

K리그 유스 시스템의 선두주자인 광양제철고와 풍생고, 현대고 등도 나란히 1명씩을 대표 선수로 조련하며 투자의 결과물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대부분 선수들이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우선시하는 현 구조에서 선수들의 학벌을 대학으로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빈부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신촌독수리' 연세대가 A대표 2명(장현수, 황의조), U-23 대표 3명(황기욱, 김동준, 정승현)을 키워내며 여전히 대학 최정상급 위용을 뽐냈고, 경희대가 A대표 2명(정우영, 김진수) 및 U-23 대표 1명(강상우), 중앙대 A대표 1명(곽태휘) 및 U-23 대표 2명(심상민, 이창민) 등으로 존재감을 자랑했다.

지방축구의 선두주자 격인 전주대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권순태(전북 현대)를 A대표로 키워내는 등 수도권 팀들 틈 바구니 속에서도 큰 흔들림이 없고, 선문대도 조현우(대구FC)라는 '미완의 대기'를 A대표로 조련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어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 표본인 한남대는 U-23 대표에 2명(박동진, 연제민)이나 발탁될 만큼 최고의 효율성을 잃지 않고 있고, '황소 군단' 건국대는 U-23 대표 2명(박용우, 송주훈) 배출로 '클래스'를 뽐내고 있다. '터줏대감' 숭실대는 A대표 1명(박주호) 및 U-23 대표 1명(김승준), 홍익대와 단국대, 고려대는 A대표 1명(김기희, 윤영선, 이재성), 광운대와 용인대는 U-23 대표 1명(유인수, 이영재) 배출로 강팀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와 같은 사례를 볼 때 출신 학교는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살벌한 경쟁 구도가 득실거리는 와중에 학교의 이름값은 다소 부족해도 개개인이 성실함과 열정 등을 가지고 꾸준하게 진보를 거듭한다면 소위 '1류' 학교 출신 선수들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룰 공산이 높다. 또한, 학원축구 전체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선수와 학부모 모두 수도권 진학에 목매는 현실에서 학교 타이틀에 관계없이 개개인의 발전을 덧칠해줄 수 있는 곳이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운동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해외파 선수들의 대표팀 승선은 국내파 선수들과 비교해 우선 순위에 손꼽힌다. 좌로부터 구자철-손흥민-기성용의 모습 ⓒ 사진 KFA

각 급 대표팀 별로 해외파 선수들을 우선시하는 선발 과정은 약간 온도차가 존재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선수 차출 규정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A대표팀과 달리 U-23, 20, 17 대표팀은 소속팀의 동의 없이는 차출이 불가하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각 급 메이저 대회에서 최고의 스쿼드로 임하기를 원하는 코칭스태프들의 고충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A대표팀과 달리 국제축구연맹 차출 의무화 규정이 없다는 점 또한 소속팀과 각 급 대표팀의 미묘한 '기 싸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자체가 모든 남성의 의무 조항인 병역이라는 큰 골칫덩어리가 걸려있어 소속팀과 각 급 대표팀의 유기적인 협조는 필수 아닌 필수다.

그럼에도 해외파 선수들은 여전히 각 급 대표팀 엔트리 선발의 0순위다. 각 소속팀에서 현대축구의 흐름에 맞는 패턴을 잘 숙지하고 있는데다 템포와 압박 타이밍 등 부분 전술의 이해도도 제법 뛰어나다는 평가다. 대부분 소속팀에서도 주전급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경험도 풍부하게 쌓였다는 메리트 역시 코칭스태프들의 머릿속을 아근거리게 하는 요소다. K리그 자체가 재정 감축과 선수단 구조 조정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실에서 젊은 유망주들과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부분도 해외파 우선 선발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클럽 시스템이 대세를 이루는 해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학원 스포츠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대회 메달리스트를 배출할 만큼 영향력이 상당하다. 최근에는 각 시도 교육청의 '마라톤 감사'와 운동부에 대한 불신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권창훈(수원 블루윙즈)과 이재성(전북 현대) 등과 같이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속속히 출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선수 개개인의 학벌을 따지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듬어지지 않은 '씨앗'들이 쏟아질 때 한국축구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볼 수 있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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