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남 김천시 대한법률구조공단 김천출장소 인조잔디구장에서 열린 ‘2020 대학 U리그 왕중왕전’ 32강 대구대 전에서 승리하며 16강전에 진출한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선수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대학축구 기존 강호들인 고려대와 연세대, 건국대, 중앙대 등이 왕중왕전 초대장을 받지 못한 가운데 2020년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청춘들의 열망은 초장부터 불이 붙었다. 깊어가는 가을 향기와 함께 따끈따끈한 화력쇼로 대학축구의 묘미 또한 마음껏 선사했다. 올 시즌 대학축구의 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를 비롯해 대어 잡이에 성공한 KC대, 광주대, 호원대 등이 유쾌한 반란을 도모했다. 또 용인대와 선문대, 단국대, 인천대, 동국대 등 대학축구 대표 강자들도 기분 좋게 승리로 장식하며 '서바이벌 경쟁'을 점화시켰다.

올 시즌 사이버한국외국어대의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지난 8월 강원도 태백서 열린 추계연맹전에서 3위에 입상하는 등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27일 경남 김천시 대한법률구조공단 김천출장소 인조잔디구장에서 열린 ‘2020 대학 U리그 왕중왕전’ 32강 대구대 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서전을 장식했다. 경북축구의 대표 주자인 대구대를 맞아 공수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며 한숨을 돌렸다.

한 번 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 되는 만큼 두 팀은 전반 중반까지 신중한 경기양상을 취했다. 무리하게 밀고 나오는 것보다 안정된 경기운영을 통해 전체적인 밸런스 유지에 치중하며 팽팽한 '0'의 균형을 거듭했다. 빠른 빌드업을 통해 볼 점유율 유지를 도모하면서 중원에서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강한 몸싸움 등을 마다하지 않으며 묘한 긴장 기류를 조성했다. 대구대의 우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중반 사이버한국외국어대가 공격의 날을 세웠다.

팽팽한 '0'의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사이버한국외국어대였다. 전반 23분 진성현이 대량득점으로 이어갈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선제골을 시작으로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공격의 날을 더 세웠고, 전반 30분 소병아의 추가골과 전반 36분 '캡틴' 박성혁의 세 번째 골을 더한 뒤 전반전에 이미 승부를 갈랐다. 대구대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느슨한 틈을 침착하게 활용한 것이 용이했다. 후반 들어 대구대는 지상수와 신동건, 선상훈 대신 이민서, 김선현, 배규태를 동시에 교체 투입하면서 추격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3골 앞선 사이버한국외국어대를 따라 잡기에는 모든 면에서 부족했고, 후반 42분 상대 이우석에게 쐐기골마저 내주면서 4-0 대패를 인정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는 대구대를 맞아 기대 이상의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안착했다.

올 시즌 춘-추계연맹전 준우승만 두 차례라 차지한 우승 후보 팀인 용인대도 정상 정복에 시동을 걸었다. 용인대는 다소 약체인 남부대를 맞아 대량득점을 기대했으나 남부대의 저항에 이렇다 할 경기력을 펼쳐내지 못하는 등 첫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좀처럼 떨궈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승 후보의 저력은 분명했다. 전반 45+1분 차정호가 기어이 선취골을 터트리며 전반을 마무리 했다. 후반 들어 남부대의 반격에 다소 고전한 모습을 보인 용인대였다. 하지만 유효적절한 커버 플레이로 상대의 볼 줄기를 차단했고, 특유의 안정된 공-수 밸런스로 선제골을 결승골로 이어 승리를 쟁취하며 강팀의 본색을 마음껏 뽐냈다.

광주대는 특유의 패기로 관록의 한양대에 한 수 전수하며 '서바이벌 경쟁'의 첫 관문을 어렵사리 넘어섰다. 이른 시간 전반 16분 뼈아픈 자책골을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광주대였으나 곧바로 추격전을 펼치면서 전반 43분 설현진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후반 들어 특유의 강한 압박으로 한양대를 몰아세운 광주대였다. 밀고 당기는 시소게임을 계속해서 전개한 광주대였고, 후반 42분 설현진이 멀티골이자 결승골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어 한양대를 잡아 챈 광주대는 남은 일정에 탄력을 냈다.

올 시즌 춘-추계연맹전 챔피언 '남산코끼리' 동국대는 구미대와 맞대결에서 이규빈과 권민재의 연속골로 2-0 완승하며 경쾌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선대는 추상훈의 귀중한 결승골로 울산대를 1-0으로 따돌렸고, KC대는 아주대를 상대로 오혜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권역리그 1위다운 행보를 이었다. 지난해 준우승팀 상지대는 동의대에 2-0 승, 전주대는 난타전 끝에 홍익대를 7-5로 따돌렸다. 숭실대와 경희대는 각각 한라대와 김천대를 상대로 승리했고, 호원대는 강호 성균관대를 상대로 2-2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도 첫 날 16경기에서 41골이 터져 나오는 등 ‘2020년 마지막 무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번 대회는 2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9일 오전 10시부터 용인대-사이버한국외국어대, 인천대-단국대, 국제사이버대-광주대, KC대-동국대, 명지대-상지대, 숭실대-경희대, 전주대-호원대가 8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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