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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석배]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 개띠의 해에 선수-지도자로서 금석배 챔피언 등극..."전반기 왕중왕전, 프로 산하 유스팀과 정면승부 펼친다"
기사입력 2018-06-14 오후 10:02:00 | 최종수정 2018-06-14 오후 10:02:47

▲12일 전북 군산시 월명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금석배 전국고등학생 축구대회 결승 경신고 전에서 승리하며 팀을 우승으로 견인한 천안제일고 박희완(중앙) 감독의 모습 ⓒ 사진 김병용

확실히 챔피언 팀 특유의 'PRIDE'는 건재했다.상대 팀들의 집중견제에도 천안제일고(충북)의 파죽지세 앞에서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전통의 강호 경신고(서울)에 후반 막판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면서 시즌 3관왕 등극의 미션을 멋지게 수행했다.

천안제일고는 12일 군산 월명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8 금석배 전국고등학생 축구대회 결승에서 고준영의 멀티골과 임덕근의 1골로 경신고를 3-0으로 물리쳤다. 이미 시즌 2관왕(협회장배+전반기 충남 리그)을 이룬 천안제일고는 16강 여의도고(서울) 전 3-0, 8강 유성생명과학고(대전) 3-1, 준결승 숭의고(광주) 전 3-0 승리에 이어 이날도 후반 막판 3골을 퍼붓는 화력쇼를 잃지 않으며 시즌 3관왕 등극의 열매를 맺었다. 한양공고(서울) 3학년이던 1994년 '갑술년(甲戌年)' 금석배 대회 챔피언을 이뤘던 박희완 감독은 공교롭게도 개띠의 해인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 선수와 지도자로서 금석배를 품는 기록을 써내리며 축구인생의 새로운 커리어를 화려하게 장만했다.

"전력상으로 봐도 우리가 낫다고 봤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됐다. 선수단 전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선수들 전체가 많이 피곤한 모습이 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올 시즌 통틀어서 오늘처럼 경기를 못한 적은 처음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지 못해도 몸 상태를 체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내 자신에게 반성을 해야될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경신고가 상승세를 탄 부분이 무섭기에 자만하지 말고 성실하게 할 것을 주문했는데 오히려 경신고가 애절함을 가지고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가 준비를 철저하게 한 것에 대한 판단도 서지 않고, 경기를 펼치면서도 당혹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나마 선수들이 고기를 먹어본 선수들이라 졸전을 거듭하고도 승리를 가져온 것은 다행이다. 그게 3관왕 등극에 큰 요인이 됐다. 내가 고교 3학년이던 1994년 금석배 대회에서 챔피언을 맛봤는데 공교롭게도 두 바퀴 흘러서 개띠의 해에 감독으로서 챔피언에 올랐다. 지금 학교가 챔피언을 이루지 못한 팀도 많고, 지도자 역시도 챔피언 경험이 없는 지도자가 부지기수다. 대회 직전부터 학창시절 영광을 지도자로서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현실로 이뤄져서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개띠의 해와 궁합이 좋은 것 같다(웃음)."

여의도고, 유성생명과학고, 숭의고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줄줄이 셧아웃시키며 강팀의 본색을 잘 구현한 천안제일고지만, 이날 만큼은 이전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전반 초반부터 빠른 빌드업과 강한 압박 등의 공격적인 색채가 자취를 감추면서 에이스 고민석과 고준영 등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고, 선수들의 전체적인 움직임 역시 경직된 모습을 나타내며 뭔가 풀리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경신고가 내려서서 플레이를 펼치는 부분에 대한 대처도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등 임기응변 역시 낙제 수준이었다. 오히려 장제희, 김홍일, 이한서 등을 축으로 역습을 노린 경신고의 패턴에 수비와 미드필더 간격 유지와 커버플레이, 커뮤니케이션 등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면서 공간을 쉽사리 내주는 등 답답하고 불안한 모습만 더욱 가중됐다. 부진한 경기력을 줄곧 보이면서 후반 중반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질 때만 해도 팀 전체적인 위기감이 깊게 감돌았다.

경기 자체가 답답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던 천안제일고에게도 반전의 묘수 만큼은 확실했다. 이는 다름아닌 세트피스였다. 후반 27분 양정운의 오른발 코너킥이 짧게 이어진 것을 고준영이 빨랫줄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경신고 수비라인이 수비 뒤 쪽에 처진 틈을 역이용하며 가까스로 '0'의 균형을 깼다. 이후 천안제일고는 후반 34분 고준영의 오른발 코너킥에 이은 이풍연의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2-0으로 달아났다. 볼 점유율의 우위에도 실속을 챙기지 못한 천안제일고에게 세트피스의 위력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기세를 몰아 천안제일고는 후반 추가시간 고준영이 침착한 마무리로 또 한 번 상대 골네트를 꿰뚫으며 챔피언의 퍼즐을 멋지게 끼워맞췄다. 경신고의 맹렬한 저항 속에서도 챔피언 팀의 품격 만큼은 잘 지켜내면서 가쁜 한숨을 몰아쉴 수 있게 됐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패턴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내 자신도 너무 당혹스러운 나머지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 굉장히 많이 혼냈다. 그동안 이렇게 경기를 하지 않다가 왜 이런 경기를 보여주는지, 몸이 무거운 것인지, 피곤한 것인지 등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엉망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한 번 공부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세트피스는 우리가 약속된 부분이었다. 경신고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하기에 그에 맞게 미팅하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오프사이드 트랩 활용 시 (고)민석이의 솔로 플레이와 따라들어갈 때 (고)준영이가 이를 활용할 것을 요구했는데 그게 승부를 가른 요인이 됐다. 챔피언 팀의 품격에 맞게 망신당하지 않게 하자고 경기 전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는데 말미에 저력을 발휘해줘서 챔피언을 이룰 수 있었다. 선수들 전체가 뭉치는 힘이 좋기에 좋지 않은 경기에도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오는 요인이 됐다. 챔피언은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고, 또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그동안 고교축구 판도에서 수준급의 전력을 자랑하고도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천안제일고는 올 시즌 협회장배 대회와 금석배 대회 챔피언 등극을 통해 지난날들의 쓰라림을 오늘의 환희로 멋지게 승화시키는 모습이다. 김정식 교장과 박영완 체육부장 등 학교와 교직원 등의 열혈한 성원과 관심, 박희완 감독을 보좌하는 고재효 수석코치, 김정호 코치, 노영철 코치 등 코칭스태프 간의 성공적인 궁합, 학부모들의 가족같은 분위기 등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원 팀'으로서 결속력이 나날이 단단해지고 있고,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신감 등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 팀들에 강력한 쓰나미를 연출하고 있다. 이미 한 해 농사의 대풍년을 이루고 있음에도 천안제일고는 양에 안차는 분위기다. 오는 7월 경남 창녕 일원에서 펼쳐지는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프로 산하 유스팀과 정면승부가 천안제일고의 전투 태세를 더욱 끓어오르게 만든다. 협회장배 대회 당시 대건고(인천 U-18)를 누르고 챔피언 등극의 희열을 맛본터라 왕중왕전 역시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신흥 강자로서 존재감 또한 더욱 강렬해지고 있는 천안제일고의 행보를 많은 이들이 더욱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나에게 김정식 교장선생님은 정말로 아버지, 동네 형님 같은 분이다. 사석에서 독대로 있을 때는 편하게 이름을 불러주신다. 나 못지 않게 교장선생님 역시 정이 많으신 분이다. 대회 직전에도 문자로 어떻게 준비했으면 하고,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셨다. 인생 선배로서 대회 준비 괴정에서 경험자로서 해야 될 얘기도 해주셨다. 그게 인생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 3월 1일자로 천안제일고에 부임하신 박영완 부장님도 축구부 전체를 너무 잘 챙겨주신다. 그 부분에서 감사함이 크고, 인복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항상 나를 도와주는 고재효 수석코치, 김정호 코치, 노영철 골키퍼 코치는 내가 덕장 역할이라면 용장, 지장, 맹장의 역할을 다 해낸다. 항상 나를 믿고 잘 따라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학부모님들도 부족한 감독을 믿고 팀 운영에 늘 불신없이 협조해주신다. 마음과 정으로 함께 지내신 분들이라 천안제일고라는 팀이 가족이라는 모토가 잘 확립되고 있다. 이미 3관왕 등극을 이뤘지만, 전반기 왕중왕전 만큼은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우리가 협회장배 대회 당시 대건고를 제치고 챔피언을 이뤘기에 다가올 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프로 산하 유스팀들과 전력투구를 해볼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고학년 선수들에 좋은 추억을 더 안겨주고 싶다." -이상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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