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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룰'에 힘겨운 대학축구 선수들…"교육 당국 횡포와 갑질 등에 스트레스 UP"
기사입력 2018-05-01 오후 8:16:00 | 최종수정 2018-05-01 오후 8:16:28

말 그대로 '이중살림'이다. 현재 한국 대학축구 선수들의 자화상이라고 불려도 무방하다. 모든 대학생들의 공통된 희망 사항인 취업이라는 중대 기로에서 운동에만 전념해도 모자랄 판국에 학업까지 병행하다보니 육체,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창 혈기왕성한 시기에 현실과 동 떨어진 교육 제도와 교육 당국의 '갑질' 등의 역풍을 제대로 얻어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정체성 혼란과 생활 능률 저하 등의 악순환만 줄곧 이어질 뿐이다.

도대체 왜 대학축구 선수들이 이중살림에 내몰리게 됐을까? 이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지난해부터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해 축구 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등 모든 종목 대상으로 추진된 'C0룰(직전 2개 학기 학점 평균 C0 통과 못한 선수들의 대학리그 참가 제한)'의 여파가 결정적이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측이 해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대학 운동선수들의 평균적인 학점 취득을 통해 리그 출전을 제한하면서 '지-덕-체'를 모두 겸비한 인재 양성이라는 모토를 내세웠고, 지난해까지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가입 대학에만 적용됐던 대상군이 올 시즌부터는 전 대학으로 확산되면서 학점 취득 자체가 필수 아닌 필수가 되버렸다. 'C0룰'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선수로서 가지고 있는 기량이 좋아도 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웃지 못할 광경이 연출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과연, 'C0룰'의 도입이 대학축구 선수들에 순기능을 제시했는지를 되물으면 현재까지 대답은 이구동성으로 'NO'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선수라는 꿈을 안고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 캠퍼스에 발을 내딛게 됐지만, 펜을 잡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탓에 학업에 대한 몰입도가 당연히 좋을리 만무하다. 오전에 강의를 듣고, 오후에 운동하는 빠듯한 스케줄 속에 강의 시간 때마다 졸음을 청하기 일쑤고, 일반 학생들과 학업 성취도에서도 자연스럽게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선수들마다 일부 전공 교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교과들(외국어, 인문학, 자연과학 등의 교양 과목)의 시간대가 각기다른 탓에 저마다 생활 '루틴' 형성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 등 운동선수들의 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해외 선진국의 화려함만 추구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여기서 하나 시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현재 대학축구 선수들 대부분이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목표로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기업과 관공서 등이 요구하는 면접과 서류심사를 거치는 것처럼 대학축구 선수들 역시 리그와 대회, 연습경기 등 자체가 취업을 위한 하나의 '쇼 케이스'나 마찬가지다. 법적으로는 성인 신분이 됐지만, 아직 아마추어라는 테두리 안에 있기에 이 부분도 대학축구 선수들에게는 하나의 교육이다. 그러나 교육 당국과 각 대학 측의 상황은 운동부 세계에 대한 인식이 아예 뒷전이다. 운동선수들을 위한 학업 프로그램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실정에서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이수하라는 강제성으로 선수들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중시키고 있고, 대학 자체가 취업률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유독 운동선수들에게만 보수적인 입장을 잃지 않는 상황이다. 취업 전선을 가로막는 일종의 '양치기' 행위만 일삼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같이 현실과 동 떨어진 교육 제도는 대학축구 선수들의 희망과 꿈을 짓밟기에 좋은 구조다. 학업 미이수로 리그를 못 뛰는 부분 자체가 취업 전선에 큰 마이너스나 마찬가지고, 팀 역시도 일부 선수들의 학점 미이수가 취업 시장에 선을 보일 수 있는 여건이 제한되는 악재를 낳고 있다. 선수들의 육체, 정신적인 스트레스 또한 더욱 키웠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2016년 후반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각 대학들이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 등의 학사 관리에 몸을 사리는 부분 역시 배려와 관용 등이 사라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운동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중도 하차하는 선수들이 허다할 정도고, 일부 선수들의 경우 체육특기자 신분으로 대학에 입학한 상황임에도 운동과 학업을 타이트하게 소화하는 탓에 개개인이 정체성 혼란까지 가져오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짜여진 틀이 견고한 프로스포츠와 달리 대학 스포츠는 매년 졸업과 이탈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필요한 부분이 바로 연습경기를 통한 '쇼 케이스'다. 대부분 대학들이 고교 및 프로, 실업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취업과 뉴 페이스 충원 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C0'룰 도입 여파 이후 연습경기 소화의 시간적인 여유 조차 없는 편이다. 이마저도 각 팀들의 스케줄에 따라 변동의 여지가 클 정도고, 원활한 팀 구색을 맞추면서 선수들의 취업과 팀 가치 증대라는 '빅 피처' 역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교과들의 경우 선수들이 경기 날짜와 시간대가 중복되는 시간에 강의 편성 등으로 적지않은 애로점을 겪을 정도다. 교육 당국이 학교 운동부와 선수들을 위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폐쇄적인 마인드만을 줄곧 고집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교육 당국이 운동부에 대한 불신이 큰지를 그대로 입증하는 바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 중 하나가 휴식이다. 휴식이 곧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말이 있듯이 운동선수들에게도 충분한 휴식이 곧 좋은 경기력 유지와 가치 증대 등과도 고스란히 직결된다. 그럼에도 현재 대학축구 선수들은 부족한 휴식 시간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캠퍼스가 이원화된 일부 학교의 경우 학교 운동장과 캠퍼스가 원거리에 편성된 상황에서 강의 시작과 종료 시간 대가 출-퇴근길 러시아워 시간과 맞물리다보니 차 안에 몸 담는 시간만 불어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원활한 휴식은 언감생심이나 마찬가지고, 자연스럽게 부상과 피로누적 등이라는 위험에 도사릴 여지 또한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업 성취라는 강제성으로 인해 도착 직후에도 각 교과별로 부과되는 레포트로 날을 지새우는 날이 많을 만큼 휴식을 취할 여력 조차 턱없이 모자라다. 교육 당국의 무분별함이 반든 잔인한 '비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14명이 C0를 충족시키지 못한 연세대와 지난 시즌 일부 선수들의 학업 미달 등으로 U리그에 무더기 인원이 빠진 동아대 등이가 이미 'C0'룰로 큰 홍역을 치른 가운데 올 시즌 역시도 모든 팀들에게 'C0'룰의 여파가 그리 달가운 요소는 아니다. 선수들의 강의 시간표가 대부분 다른 탓에 정상적인 훈련 진행에 적지않은 고충을 느끼고 있고, 교내 운동장 여건이 미흡한 학교들은 선수들의 강의가 다 종료되야 훈련장으로 이동이 가능할 만큼 팀 내부 여건과 사항 등이 여의치 않을 때가 태반이다. 이 과정에서 훈련과 연습경기 도중 부상은 곧 정상적인 라인업 구축에도 큰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고, 오죽하면 각 팀 코칭스태프들이 훈련과 연습경기 때 선수들에 "다치지 않게만 해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선수들 역시도 'C0'룰 도입 이후 스케줄 자체가 타이트해지면서 운동 능률이 저하되는 경우들이 허다할 정도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의 '갑질'도 문제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춰진 선진국의 사례만 뒤쫓으려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을 펴면서 운동선수들을 위한 학업 프로그램 마련과 성취도 향상 등을 위한 노력은 전혀 찾아보기 어렵고, 각 팀들과 선수들에 무조건 우리가 하는 식으로 따르라는 '상명하복'의 행위를 굽히지 않으면서 '갑질'의 대표적인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부분을 전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물론, 각 유관 단체 등과도 소통 불통을 보여주는 등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의 땀과 노력을 피 멍들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일반 학생 못지 않게 높은 학점을 취득한 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C0'룰이 나름 가능성 있다고 포장하는 행위만을 서슴치 않는 모습이다. 외관만 화려할 뿐 알맹이는 빈약한 시스템을 초래한 주범들이 되려 '동문서답'을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대학축구 선수들이 직업 선수로 성장할 수 없기에 공부가 분명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현실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과 안전 장치 등이 마련됐을 때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시스템도 덩달아 빛을 낼 수 있다는 것 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와 교육 당국, 각 대학 교직원 등 역시도 제도적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히 가미되야 되는 것은 물론, 쌍방향 소통을 토대로 발전적인 방향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한국 대학축구, 더 나아가 한국 대학스포츠의 밝은 모습이 가능하다. 이 부분 만큼은 모든 이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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