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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포항 권기표, R리그 첫 경기 도움 1개 '최순호 감독'에 눈도장…"1군 무대 데뷔, 차근차근 이뤄가겠다"
기사입력 2018-03-23 오전 9:14:00 | 최종수정 2018-03-26 오전 9:14:24

▲20일 포항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R리그 2018 남부리그' 1라운드 경남FC 전을 통해 프로축구 K리그 무대 신고식을 한 포항스틸러스 권기표의 모습 ⓒ 사진 포항

'제철가 라이벌'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K리그 유스 시스템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포항 스틸러스. 탄탄한 연계 시스템(포철동초-포철중-고)과 함께 모기업 포스코의 짭짤한 투자 등을 통해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와 손준호(전북 현대) 등을 스타플레이어로 조련해낸 포항의 품 안에서 또 하나의 '라이징 스타'가 껍질을 깨고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은 다름아닌 차세대 멀티플레이어 권기표다. 포지션 전향을 통해 R리그 개막전에서 도움 1개를 기록하며 '최순호의 남자' 탄생에 대한 가능성도 하나둘씩 키워갔다.

포항은 20일 포항 송라클럽하우스 연습구장에서 펼쳐진 'R리그 2018' 남부리그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쓸어담은 이래준의 원맨쇼로 경남을 2-1로 눌렀다. 시즌 초반 승점 7점(2승1무)으로 경남, 강원(이상 승점 9점)에 이어 3위에 올라있는 포항은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출전한 R리그에서도 개막전 승리를 낚아채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를 토대로 남은 레이스 '로테이션 시스템' 확립의 초석을 성공적으로 닦을 수 있게 되는 등 나름 실속도 확실하게 챙겼다는 평가다.

1군 라인업에 가려졌던 선수들과 유스 선수들의 경쟁력 체크에 집중한 포항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권기표는 숨은 '감초'와도 같은 존재였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권기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안정된 볼 키핑과 뛰어난 테크닉, 패싱력 등을 바탕으로 고군분투했다. 대학시절 최전방 원톱으로 활약하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향한 탓에 위치선정과 타이밍 등에서는 미흡한 면이 있었지만, 상대 수비의 거친 몸싸움과 압박에도 중앙과 측면을 수시로 오르내리는 폭넓은 움직임을 통해 팀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다. 볼을 쉴 새 없이 주고받으면서 이래준, 송민규 등 기존 선수들과 콤비네이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상황에 따라 위협적인 슈팅으로 득점 기회도 직접 엿보는 등 샤프한 맛도 나름 가미하는 모습이었다. 뛰어난 축구 IQ를 바탕으로 팀 플레이의 유연성을 덧칠해주는 등 팀 공헌도도 짭짤했다.

특히 후반들어 권기표의 가치는 더욱 도드라졌다. 이 때부터 권기표에게 나름 숙성됐던 '스틸타카'의 위력이 비로소 알맹이를 벗어던졌다. 우찬양, 이승모 등 중-고교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들과 함께 패스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볼 점유율의 우위를 도모했고, 스페이싱이 됐을 때 예리한 볼 줄기로 상대 수비 뒷공간 간격을 벌려놓으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기존 동료들과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내구성을 통해 플레이의 자신감이 한껏 배양된 모습을 보여줬고, 넓은 시야와 안정된 경기운영 등으로 전체적인 팀 밸런스 안정에도 힘을 실어줬다. 자연스럽게 이래준, 송민규 등 공격라인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는 배가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특성상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않았음에도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 역습도 침착하게 틀어막는 등 공격과 수비의 이중살림 또한 충실히 소화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6분 권기표의 '도우미 기질'은 승부에 확실한 카운터펀치를 꽂는 지름길이었다. 상대 수비가 겹겹이 에워쌓은 와중에도 상대 뒷공간을 향해 절묘하게 빠져든 이래준에게 예리한 '킬 패스'를 선사했고, 이를 받은 이래준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면서 도움 1개를 기록했다. 상대 수비 타이밍을 절묘하게 분산시킨 이래준의 예리한 움직임 못지 않게 거친 몸싸움과 압박 등에도 한박자 빠른 패스를 전달한 권기표의 플레이 역시 박수받기에 아깝지 않았다. 권기표와 이래준의 콤비네이션으로 승기를 굳힌 포항은 남은 시간 집중력을 잘 유지하며 승리를 낚아챌 수 있었다. 권기표 본인에게는 아직 파워와 웨이트, 템포 적응, 수비력 등에서 가야할 길이 천리와도 같지만, R리그를 통해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새 옷에 입혀들기 위한 노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날 활약상은 권기표와 포항 모두에게 '윈-윈'이 되기에 충분했다.

"우리 팀 자체가 R리그의 포커스를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오늘 그 부분에서 나에게 역할을 부여해주셨고, 나름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 전반에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탓에 플레이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착오가 생겼고, 나 역시도 파워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전반에 되지 않았던 부분을 후반에 수정해주셨고, 어린 시절부터 같이 활약하던 동료들과 함께 하다보니 경기를 풀어가는 것도 전반보다 나았다. 경기 내용은 100% 만족하지 않아도 도움 1개를 기록한 것에 위안을 삼고 싶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수비적인 부분이 좋아야 되는데 그 부분이 아직은 부족하다. 해보지 않았던 포지션이라 더욱 그렇다. 경기 후 코치님에게 수비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다. 더 노력해서 이러한 부분을 하나둘씩 해소하겠다."

반야월초(대구)-포철중-고(포항 U-15, 18) 출신으로 건국대 2학년을 마치고 올 시즌 포항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권기표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지만, 아직은 프로 무대에 대한 성장통을 뼈져리게 겪는 단계에 있다. 대학시절보다 더 빠른 템포와 거친 몸싸움 등은 왜소한 체격 조건을 지닌 권기표에게 녹록치 않은 과제고,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수비와 공격 모두 소홀할 수 없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와 함께 학생 신분이 아닌 공인으로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한 상황이라 무게감과 책임 의식 등도 이전과 비교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비단 권기표 뿐만 아니라 모든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신인 선수들이 프로 입문 때 공통적으로 겪는 사항들이고, 실제로 대부분 사회 초년병들이 아마추어 시절과 달라진 환경과 스타일 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글의 세계'에서 낙오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권기표에게도 이러한 성장통은 예외가 아니다.

▲20일 포항스틸러스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R리그 2018 남부리그' 1라운드 경남FC 전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포항스틸러스 권기표의 모습 ⓒ 사진 포항 

그럼에도 권기표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스틸야드'에 서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지런히 칼을 갈며 경쟁력 제고를 바라보는 모습이다. 부족한 파워와 웨이트 등을 보완하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면서 뼈대를 튼실히 세우는데 많은 역량을 쏟아내고 있고, 선수들에게 기본을 중시하는 최순호 감독의 스타일에 패스와 볼 터치 등 기본 요소들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처음 축구했을 때의 '초심(初心)'을 제대로 깨워가고 있다. 김승대를 비롯한 일부 주축 선수들의 활약상을 중-고교 시절 스틸야드 볼보이로 활약하면서 직접 체감했고, 프로 데뷔 후에도 기존 동료 선수들과 함께 관중석에서 팀 스타일, 프로의 분위기 등을 직접 보면서 팀에 젖어들기 위한 학습 효과를 꾀하는 부분도 좋은 자산이나 마찬가지다. 패스와 기본기 등을 중시하는 포항의 유스 시스템과 함께 '강철 전사'의 일원이라는 'PRIDE'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정글의 세계' 연착륙을 꾀하게 해줄 모토나 다름없다.

"동계훈련 때 첫 연습경기를 수원FC와 했는데 확실히 아마추어 시절과는 템포와 몸싸움 등이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측면에서 템포를 따라가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크고, 웨이트적인 부분도 아직 부족함이 많다. 막상 프로 선수가 되니 학창시절 우러러 봤던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것에 신기함도 있지만, 프로 선수는 말 그대로 직업이기에 그에 따른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 등도 공존한다. 프로 선수라는 타이틀에 맞게 축구적인 부분에서 더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된다. 그래도 선수들 간의 능력치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프로에 와서 근육량이 이전보다 많이 늘었는데 템포와 웨이트 등을 좀 더 끌어올리고 프로에 대한 적응력만 더 키우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좋은 축구를 하면서 하는 것이기에 경쟁의 부담감보다 최대한 즐기면서 해볼 생각이다."

"감독님께서 늘 기본을 많이 강조하신다. 플레이를 펼칠 때도 무조건 빠르게 하는 것보다 정확성과 밸런스 등을 중시하실 정도다. 패스를 할 때 디딤발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부분 등을 알려주시는 것에 있어서는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로 돌아간 것 같다. 감독님께서 패스를 틱틱 넣는 부분을 굉장히 싫어하신다. 패스와 볼 터치 등 기초적인 부분을 프로에서 다시 하다보니 의미가 색다르고, 나 역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각자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을 보면서 어떻게 움직여야 되고, 판단해야 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보라고 하신다. 그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기에 형들이 경기 때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등을 보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직접 보는 것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스틸야드는 나에게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게 해준 곳이다. 어린 시절부터 스틸야드에서 볼보이를 지내면서 언젠가는 저 무대에 서겠다는 목표를 확립시켜줬다. 포항은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서울, 전북, 수원 등 기존 명문팀들과 견줘도 전혀 뒤질 것이 없다. 육성 측면에서도 기본기와 패스 등이 잘 갖춰진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R리그에도 고등학생 선수들이 2명이나 출전했는데 너무 잘해줘서 선배로서 후배들에 배울 부분도 많다. 나도 늘 (김)승대 형을 우상 삼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동기부여도 남다르다."

시즌 초반 포항의 페이스는 제법 나쁘지 않다. 경남과 강원의 돌풍에 가려진 감이 적지않지만, 빠른 공-수 전환 등을 통한 공격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대구(3-0 승 홈), 전남(3-2 승 원정)에 내리 승리하며 녹록치 않은 위용을 자랑했고,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 조화도 나름 잘 들어맞으며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리 만무하다. 타이트한 스케줄에 무더위와 부상 등의 돌발상황이 얼마든지 도사릴 수 있기에 베스트 라인업 이외에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상은 팀 구상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 대학교 시절 스트라이커, 중-고교시절 사이드 어택커 등으로 멀티플레이 능력을 갖춘 권기표의 특색은 충분히 한 번 만져볼 수 있는 '패'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현재 포항 팀 자체가 연세대 출신 스트라이커 이근호를 비롯한 젊은 자원들이 얼마든지 출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터라 권기표가 어느 시점에 '스틸야드' 데뷔의 꿈을 실현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기표 역시 무리하게 욕심을 내는 것보다 순리대로 차근차근 밟아갈 계산이 뚜렷하다.

태어난 곳은 대구인 권기표에게 포항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존재다. 반야월초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로 칭송받았던 권기표는 반야월초 졸업 이후 대구에서 약 1시간30분 떨어진 거리인 포항으로 축구유학(포철중-고)을 온 가운데 어린 나이에 낯선 환경과 스타일 등에서 오는 '향수병' 등에도 1년 선배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상기(포항 스틸러스) 등과 함께 '포철중-고' 천하를 열어젖히며 제2의 터전에 성공적으로 젖어들었고, 도심가와 다소 떨어져있는 송라 클럽하우스의 좋은 환경과 시스템 등을 통해 기량 발전을 도모한 부분도 프로 입문까지의 과정에서 좋은 '씨앗'이었다. 건국대 진학 후에도 최전방 원톱으로서 경쟁력을 증명한 권기표는 건국대 시절 녹색 유니폼을 제외하면 줄곧 검붉은 유니폼만 입고 활약했고, 선배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등까지 함께 어우러지고 있는터라 포항에 대한 애정과 사랑 등도 나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포항 스틸러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지진으로 큰 피해를 겪은 포항시민들에게도 축구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려는 열망 또한 끓어오른다.

"내가 꿈꿨던 스틸야드에서 만약 경기를 뛰면 정말 눈물 날 것 같다. 대학시절(건국대) 녹색 유니폼 제외하면 줄곧 검붉은 유니폼만 입고 활약했기에 확실히 나에게 맞는 옷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색 유니폼을 보면 낯설게 느껴질 만큼 포항이라는 팀 자체가 너무 좋다. 지금 팀이 (이)근호 형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 중 좋은 선수들이 많고, 형들과 볼 돌리기를 통해 커피 내기 등도 자주 할 만큼 팀 분위기도 좋다. 생활적인 면에서도 형들이 잘 챙겨주시고, 숙소 자체가 도심에서는 떨어져있어도 축구에만 전념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에서는 좋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다 화를 자초할 수 있고, 아직은 부족함이 많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가서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나름대로 학창시절 사이드 어택커, 최전방 원톱 등을 소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부족함을 하나둘씩 채워가서 포항 스틸러스의 주축으로 자리잡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어린 시절부터 포항에서 지내다보니 나에게는 포항이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항상 서포터즈 분들과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드리고, 재밌는 축구와 함께 팬 서비스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지난해 연말 포항에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 분들의 피해가 상당하신데 나 역시도 포항 스틸러스의 일원으로서 포항시민 분들께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다." -이상 포항 권기표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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