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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배]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 36년 묵은 챔피언 '恨' 해소…"주변 분들의 성원이 오늘의 열매를 이끈 동력"
기사입력 2018-02-11 오후 10:55:00 | 최종수정 2018-02-11 오후 10:55:28

▲10일 경남 김해시 임호체육공원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에서 대건을 꺾고 팀 우승을 견인한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최근 각 종 대회에서 수준급의 전력을 보여주고도 정상 문턱에서 늘 2% 부족함을 나타냈던 고교축구 천안제일고는 10일 경남 김해 임호체육공원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에서 김영욱과 신민혁의 연속골로 대건고를 2-0으로 눌렀다. 최근 현대고(울산 U-18), 언남고, 보인고(이상 서울) 등 '터줏대감'들에 밀려 정상 문턱에서 낙마했던 천안제일고는 이날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불굴의 투지 등으로 대건고의 화끈한 '창'을 잠재우며 1983년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타이틀을 움켜쥐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대회 3위팀이기도 한 천안제일고는 16강 파주축구센터 U-18(경기), 8강 부산정보고, 준결승 부경고(부산)에 이어 이날 대건고 전 승리로 일반 학원팀의 자존심도 고스란히 지켜내는 등 챔피언의 품격 또한 더했다.

신흥 강자 천안제일고(충남). 창단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등극을 갈망하던 천안제일고의 '한(恨)'이 2018년 '무술년(戊戌年)'에 마침내 해갈됐다. 대건고(인천 U-18)를 누르고 창단 36년만에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타이틀을 움켜쥐며 '2인자'의 꼬리표를 멋지게 떨쳐냈다.

"우리가 그동안 현대고, 언남고, 보인고 등에 져 번번이 결승 문턱에서 낙마했었다. 이번 협회장배 대회에 출전한 이유도 수준높은 팀들이 많이 출전하는데다 우리 스쿼드 자체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기존 팀들과 멋지게 싸워보고 싶었다. 동계훈련 때부터 선수단 전체가 와신상담하며 대회를 준비했었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우승을 맛보지 못했었기에 유독 욕심을 냈다. 오늘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건고 역시 토너먼트 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재호 감독은 사석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고 챔피언 등극에 대한 열망이 나 못지 않게 강하리라 봤다. 선수들에 근면과 성실 등을 잘 추구하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얘기해줬는데 이를 잘 따라줬다. 준비한 만큼 대가를 얻은 것 같고, 고생해준 선수들에 감사함이 크다."

서로 토너먼트 대회 첫 챔피언 타이틀이 목전에 둔 상황에서 천안제일고는 전반 초반부터 대건고에 한치의 물러섬을 보이지 않았다. 공-수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하면서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커버플레이 등으로 상대 이호재의 포스트플레이와 이준석, 김성민 등의 공간 침투를 무력화시켰고, 양 사이드 어택커 장혁과 김영욱의 저돌적인 오버래핑과 고준영, 오진석 등의 문전 침투로 대건고 수비라인을 강하게 압박했다. 장혁과 김영욱에 공격 롤을 많이 부여하면서 고준영과 에이스 고민석, 오진석 등 기존 공격라인들과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이뤄갔다. 천안제일고의 묘수는 그대로 들어맞았다. 천안제일고는 전반 9분 김영욱, 전반 15분 신민혁이 연거푸 골 사냥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천안제일고의 '닥공(닥치고 공격)'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대목이었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보기좋게 깨진 가운데 2골 이후 천안제일고 선수들의 움직임과 분위기 등은 '포커 페이스'가 유지됐다. 골키퍼 최현석과 '캡틴' 임덕근 등을 축으로한 수비라인은 정교한 라인 컨트롤과 매끄러운 빌드업 전개 등으로 후방을 든든하게 지휘했고, 상대 이호재 쪽으로 향하는 볼을 적재적소에 커트해내며 공간을 쉽사리 내주지 않았다. 대건고의 화끈한 '창'을 감안해 전체적인 경기운영의 안정을 꾀하면서 상대 부담을 늘렸다. 볼을 탈취한 뒤 고민석과 오진석 등을 축으로 역습도 적절하게 이뤄지는 등 본래 특색 유지라는 파트 역시 소홀히하지 않았다. 추가골 소식만 터지지 않았을 뿐 어느 선수 하나 할 것 없이 완전체를 이뤄가는 등 방심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지웠다. 천안제일고는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2골차를 지켜내며 기어코 챔피언의 환희를 맛봤다.

"대건고가 연계 학교인 광성중(인천 U-15)에서 그대로 넘어온 선수들이 스쿼드를 이루면서 좋은 레벨을 자랑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도 학원팀에서 좋은 스쿼드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다. 프로 산하 유스팀들과 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강했다. 초반부터 선수들에 강하게 나가면서 승부를 보자고 얘기했는데 전반 15분만에 2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부분 압박과 수비 커버플레이 등 코칭스태프의 요구 사항 잘 따라줬다. (김)영욱이가 오늘 선제골 뿐만 아니라 대회 3골 모두 결승골을 기록해줬다. 우리가 항상 공격 성향이 강한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 영욱이와 (장)혁이에게 공격적인 롤을 많이 부여한 것이 오늘도 유효했다. 우리가 대회 기간 5골 중 4골을 세트피스로 내줬지만, 골키퍼 (최)현석, '캡틴' (임)덕근이 등이 오늘은 제공권과 경기운영 등 모두 잘해줬다."

지난 대회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 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마지막 퍼즐을 짜맞추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킨 선수들 못지 않게 늘 천안을 '제2의 고향'이라고 입버릇처럼 달고 말하는 박희완 감독에게도 이번 협회장배 대회 챔피언 등극은 그간 많은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그대로 대변해준다. 초창기 때부터 확실한 팀 문화 구축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수도권 명문팀들과 프로 산하 유스팀들의 위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한 날들이 많았었다. 한반도 교통 요충지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음에도 수도권 명문과 프로 산하 유스팀 선호도가 짙은 풍토로 인해 인력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 무렵에도 2010년 무학기와 2012년 대구 전국체전 3위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물도 없었다. 이와 더불어 타 지역 출신(서울 출신)으로서 낯선 천안 땅에 정착하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변의 성원은 박 감독의 성공적인 터전 정착을 이끌어줬다. 학교 총동문회 측은 타 지역 출신(서울 출신)임에도 박 감독에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줬고, 학교 측에서도 축구부 운영에 대한 전권을 일임하며 아름다운 동행을 걸어가고 있다. 오랜 숙원을 실현한 만큼 천안제일고의 업그레이드에 더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다.

"지금 그동안 천안에서 보냈던 세월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내가 천안 출신이 아니었던데다 대회 때 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었다. 결과 이외 선수 스카웃 등 외적인 부분에서도 힘든 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총동문회 선-후배님들과 학교 교직원 선생님 등이 뒤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타 지 출신임에도 학교 총동문회에서 나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셨고, 김정식 교장선생님과 김지철 충남교육감님 등 학교 교직원 선생님들과 지역 사회에 계신 분들께서도 축구부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다. 그런 측면에서 너무 감사함이 크다. 주변 분들의 성원이 없었으면 천안에 정착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이들(11살, 7살)도 큰 힘이 된다. 와이프는 나를 위해 늘 새벽 기도를 마다하지 않아주고 있고,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줘서 고맙다.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한창 아빠 품이 그리울 나이다. 동계훈련 때부터 2달간 떨어져 지내니 아빠 보고 싶은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다행히 챔피언을 이뤘으니 당분간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해주고 싶다(웃음). 협회장배 대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권역 리그와 전반기 왕중왕전, 하계 전국대회 등에서도 천안제일고 축구부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도록 준비하겠다." -이상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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