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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고 축구부 창단, 안동 프랜차이즈 화 목표로 힘찬 출항 예고…"안동고 해체 아픔은 이제 NO"
기사입력 2016-10-27 오후 12:17:00 | 최종수정 2016-10-29 오후 12:17:14

▲26일 영문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김주동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과 지역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축구부 창단식을 가진 영문고 축구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헤어짐은 또다른 출발의 시작과도 같다. 스포츠 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로 오랜 기간 몸담았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과감한 도전을 택하는 사례들도 빈번하다. 고교축구 전통의 명문인 안동고의 해체 아픔을 털고 새롭게 출범한 영문고(이상 경북) 역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학교와 지역 사회 등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창단식 개최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으며 안동의 프랜차이즈 화 계승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영문고는 지난 26일 본교 체육관에서 김주동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과 지역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축구부 창단식을 개최했다. 운동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져가는 사회적인 흐름 속에서도 학교 교직원들과 지역 사회 관계자 등은 영문고의 역사적인 출항에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사기를 드높였다. 선수들 역시도 새 둥지에서 새로운 출발에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할 만큼 창단식 행사 자체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984년 창단해 수많은 입상을 거둬들였던 안동고가 영문고로 적을 옮기게 된 배경은 사회 전반적인 흐름의 영향이 크다. 중-소도시 인구의 대도시 유출 빈도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저출산과 초고령화 시대라는 요소까지 맞물리면서 학생수 또한 감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와 함께 교육청과 지자체 등의 후원이 미진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돈 지갑 의존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학교 운동부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안동고 역시도 일반 학생들의 정원 감축이 체육특기자 선발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면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됐던 상황이었다.

지난 7월 대통령금배 대회를 끝으로 해체를 선언한 안동고의 해체는 곧 지역 축구의 기반이 흔들릴 우려를 낳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안동과 같은 중-소도시의 경우 초-중-고-대 중 한 카테고리만 흔들려도 지역 축구 전체가 휘청거린다. 이는 지역의 프랜차이즈 화 형성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뿐더러 우수 유망주 충원과 원활한 팀 운영 등도 기대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대도시와의 빈부격차의 심화가 가중되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훌륭한 인프라와 여건 등을 통해 성공적인 각 급 대회 유치를 이끈 안동시의 특색이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 또한 팽배했다.

"안동이라는 지역 자체가 중-소도시라 매년 학생수가 감소되고 있다. 안동고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학생들의 정원이 감축되면서 체육특기자 선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가뜩이나 금전적인 부분 등의 부담이 상당한데 매년 7~8여명 밖에 받을 수 없다보니 팀 운영에 어려움이 상당했다. 축구가 인기 종목으로 불리는 와중에 안동시에 고교 축구부가 안동고 하나 뿐이었다. 지역 고교 해체로 고교팀이 없다는 것도 지역 축구의 기반에 장애 요소가 된다. 한 카테고리의 명맥만 끊겨도 전체적인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산이 3번이나 바뀐 32년 간의 안동고 축구부를 뒤로 하고 영문고 축구부 창단으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준비하는 최건욱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외치고 있는 현 체육특기자 정책에서 안동고의 높은 학구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내년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에 내신 성적이 반영되는 와중에 공립 학교 타이틀에 매년 최상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안동고의 특색은 운동선수들이 학업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실제로 전문계 및 특성화 고교와 달리 고교 2학년부터 문-이과로 나뉘게 되는 일반계 고교의 특색은 자연스럽게 높은 진학률과 학업 성취도 등을 부채질할 수 밖에 없다. 운동부를 위한 학업 프로그램이 전무한 와중에 일반 학생들과 학업 격차 최소화는 '맨 땅의 헤딩'과도 가깝다.

그러나 해체 아픔으로 실의에 빠져있던 안동고 축구부에 영문고는 든든한 '수호신'이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체육 수업의 빈도를 높이는 체육중점학교라는 타이틀은 선수들이 좀 더 안정적인 운동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적이었다. 김주동 교장을 비롯한 학교 측에서 축구부에 적극적인 관심 뿐만 아니라 후원금 지급 등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새로운 동기부여를 제시해줬고, 선수들의 전학 문제에도 발벗고 나서면서 유연한 팀 운영을 강하게 재촉했다. 공립 학교의 특수성으로 매년 정원이 제한되어 있는 안동고와 달리 자유롭게 인원을 충원할 수 있는데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 점도 영문고가 가진 큰 메리트였다. 이처럼 팀 해체 소식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기존 관행을 벗고 안동고 저학년 선수들 전원이 영문고로 둥지를 옮길 수 있었던 것도 학교 측의 적극적인 관심이 결정타였다.

"이제는 대학 체육특기자 입학 전형에 내신 성적이 반영된다. 안동고는 입학할 때 시험을 치르고 입학할 만큼 일반 학생들의 학구열이 상당하다. 운동선수들이 좋은 학업 성취도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부분을 선수들에게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영문고는 체육중점학교라 인원 충원에 여유가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체육 수업의 빈도가 높아 오후에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된 것도 큰 메리트였고, 나 역시도 교장선생님과 2~3년간 주요 사항 등을 상의한 끝에 영문고에서 새롭게 운동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앞섰다. 대개 팀 해체 소식을 접하면 각자 가고싶은 학교로 전학하는 사례들이 대부분인데 3학년 선수들을 제외한 기존 선수들 전원이 영문고로 옮기게 됐다. 학부모님들도 나를 믿고 따라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안동시축구협회와 지역 사회 등에서도 지역 프랜차이즈 계승에 많은 노력을 보내주셨다. 영문고 차원에서도 축구부에 대한 기대치와 관심도 등이 상당하다. 전교생과 교직원 선생님들이 각별한 애정을 보내주고 계시고, 이사장님과 교장선생님 등께서 후원금도 지급해주실 정도다. 축구부 창단식 때도 외부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안동고 해체 소식을 접할 때 2달 가량은 가슴이 찢어지고 잠도 제대로 청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곳으로 갔으니 초심을 가지고 도전을 택하는 것에 대한 설레임 뿐이다."

▲26일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영문고등학교가 축구부 창단식 및 체육관 개관식 행사를 갖고 있는 모습 ⓒ K스포츠티비

내년 시즌부터 공식 무대에 선을 보이게 되는 영문고지만, 기본 골격은 안동고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올 시즌 저학년 선수들이 고학년 경기에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면역력을 키운데다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투지 등도 여전히 상대에 큰 공포감을 조성한다. 여러 곳에서 한데 모여 구색을 맞추는 여타 신생팀과 달리 기본 틀을 흡수하면서 조직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영문고의 큰 자산이다. 학교와 지자체 등에서도 영문고 선수들이 공공시설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 등 심리적인 안정감 또한 더해졌다. 해체 소식 이후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졌던 지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을 정도다.

"신생팀이라도 기존 안동고를 흡수하면서 운영되기에 큰 차이는 없다. 저학년 자원들 중에서도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있고, 조직적인 부분을 맞추는데에도 큰 무리가 없다. 해체 소식 이후 한동안 동요가 컸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았다. 학교 운동장 여건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안동시내 인조잔디 및 천연잔디구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운동 여건 등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안동고 시절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안동시와 학교에서도 영문고 축구부를 지역 대표 운동부로 생각해주시고 계실 만큼 많은 믿음을 보내주고 계시다. 내년 시즌 꼭 좋은 결과물을 얻고 싶다."

1988년부터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뀐 세월 동안 안동고에서 체육교사 겸 축구 감독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은 최건욱 감독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사명감이 가득한 모습이다. 오랜 세월 지역 사회 등과 좋은 유대감을 형성한 최 감독이기에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열정, 경험 등을 신생팀 영문고에 접목시키려는 욕망이 활활 타오르는 중이다. 선수들에 강한 정신력과 인성 함양 등을 중시하는 지도 철학으로 백지훈(수원 블루윙즈), 김진규(파지아노 오카야마 FC), 김도균(울산 현대 코치), 한지호(안산 무궁화FC), 유준수(상주 상무)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키워낸 만큼 영문고에서도 인성과 강한 정신력 등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라는 기본 모토를 잃지 않을 태세다.

"안동고 시절 30년 가까이 축구부에 후원을 보내주신 안동시축구협회, 안동시민, 안동시, 총동문회 관계자 분 등께 너무 감사드린다. 영문고에서도 그동안 베풀어주신 은혜를 저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역량을 다 쏟아내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축구를 잘해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절대 롱런할 수 없다. 실제로 축구 잘하는 선수들보다 정신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치기도 한다. 각박해진 세상에서 정신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동력이 생기기에 훗날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될 품위 등을 많이 얘기한다. 30년 동안 대표급 선수, 상위 입상 등을 이뤘어도 더 많은 인재들을 키워서 한국축구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나의 도리다." -이상 영문고 최건욱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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