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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기]제주제일고, 오현고에 역전승 9년만에 정상 정복 시동…제주제일중-대정중, 제주동초-서귀포초-하귀초-외도초도 4강 합류
기사입력 2016-06-05 오전 10:47:00 | 최종수정 2016-06-05 오전 10:47:23

▲4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열린 제46회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남고부 사전경기 제주제일고와 오현고의 경기 모습, 제주제일고 선수들이 골 세러머니를 펼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용의 힘찬 승천이 호랑이의 이빨을 물어삼켰다. '청룡' 제주제일고가 '제주판 연-고전'에서 '호랑이' 오현고에 역전승을 거두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현고의 투지와 정신력 등에 마지막까지 살 얼음판 레이스를 이어갔으나 집중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9년만에 정상 정복에 시동을 걸었다.

제주제일고는 4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열린 제46회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남고부 사전경기에서 한승호의 멀티골과 이정택(이상 3학년)의 1골을 묶어 오현고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5월 제주도민체전을 품에 안은 제주제일고는 이날 라이벌 오현고를 상대로 귀중한 역전승을 거두며 2007년 대회 이후 9년만에 정상 정복을 위한 첫 발을 어렵사리 뗐다. 오현고 전 승리로 제주제일고는 이튿날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서귀포고와 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제주의 대표 공립 학교(제주제일고)와 사립 학교(오현고) 간의 라이벌 매치라는 중압감이 너무 깊게 내재된 탓일까.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신중한 경기운영을 나타냈다.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 속에 무리하게 밀고 나오는 것보다 전체적인 공-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안정된 경기운영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러나 라이벌의 중압감 탓에 빌드업 과정에서 잔실수가 빈번하게 속출하며 흐름이 뚝 끊기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비 날씨로 볼 키핑 등도 원활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먼저 실타래를 푼 쪽은 오현고였다. 오현고는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에이스 강다빈(3학년)이 날카롭게 차 올린 오른발 프리킥이 그대로 제주제일고 골네트에 꽂히면서 선취골을 뽑아냈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제주제일고는 전반 16분 김태양(3학년) 대신 조커 김은석(2학년)을 투입하며 조기에 칼을 빼들었다. 스피드와 공간 침투 등이 뛰어난 '김은석 시프트'로 오현고의 수비벽 타개를 노릴 계산이었다. 이에 질세라 오현고는 최전방 원톱인 김대호와 강다빈(이상 3학년) 등을 축으로 역습을 노리며 페이스 유지를 노렸다.

전반 중반 이후 일진일퇴의 육탄전을 바탕으로 긴장감을 높인 가운데 제주제일고가 정교한 세트피스로 승부의 균형을 이뤘다. 전반 24분 아크 오른쪽에서 김현진(3학년)이 왼발로 차 올린 프리킥을 이정택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 상단 맞고 골네트를 통과하며 동점골을 엮어냈다. 두 팀은 라인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며 라이벌전의 묘미를 마음껏 선사했다. 나란히 움츠리는 법 없이 중원에서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며 경기 속도감도 끌어올렸다.

양 사이드 어택커 문원민과 이용우(이상 3학년)의 오버래핑 증대로 공격 고립 해답 마련에 나선 제주제일고는 전반 34분 왼쪽 측면에서 문원민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자 이를 받은 고대권이 상대 골키퍼 강건희(이상 3학년)가 나온 것을 보고 절묘한 오른발 칩샷을 날렸으나 아쉽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오현고도 전반 3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송성윤(2학년)의 오른발 칩샷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임팩트가 모자랐다. 제주제일고는 전반 40분 아크 오른쪽에서 고대권이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오현고의 골문을 겨냥했지만, 강건희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4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열린 제46회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남고부 사전경기 제주제일고와 오현고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후반들어 오현고가 이혁재(3학년) 대신 임세헌을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김대호를 오른쪽 날개, 임세헌을 최전방 원톱으로 포진하며 공격 옵션 다변화를 꾀했다. 후반 분위기는 의외로 오현고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오현고는 적극적인 공간 압박으로 제주제일고의 횡패스와 백패스 등을 유도하면서 강다빈과 김대호, 임세헌 등을 축으로 빠르게 역습을 구사하며 제주제일고 수비라인의 늦은 전환을 활용했다. 세컨드볼 경합 우위를 바탕으로 발빠른 김대호와 송성윤 등의 스피드를 극대화하며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제주제일고는 오현고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강한 압박에 미드필더 플레이가 번번이 끊기면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17분 문원민과 김현진 대신 조우진과 박경인(이상 2학년)을 투입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지만, 불필요한 드리블과 패스 미스 등으로 흐름을 끊기면서 헛물을 켰다. 후반 중반 센터백 정지우(3학년)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올리면서 강다빈을 센터백으로 내리는 변칙 전략을 꺼내든 오현고는 미드필더 라인에서 '캡틴' 이윤석(3학년)과 김지혁(2학년)의 기동력이 활발하게 전개되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오현고는 후반 24분 김지혁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송성윤이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수비 집중력 결여로 추가골을 얻어맞은 제주제일고는 후반 28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우의 크로스를 고대권이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 상단을 때리면서 벤치의 깊은 탄식을 자아냈다. 그러나 제주제일고는 멀티플레이어 한승호의 묵직한 '캐논슛'으로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제주제일고는 후반 29분 아크 왼쪽에서 한승호가 그림같은 오른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 강건희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으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김은석, 한승호, 고대권 등의 포지션체인지로 오현고 수비라인을 하나둘씩 끌어내더니 후반 35분 한승호가 또 한 번 페널티지역 밖 정면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며 벤치 분위기를 달궜다. 오현고는 세트피스 두 방에 선수들이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면서 페이스를 잃었다. 제주제일고는 집중력 높은 플레이를 바탕으로 라이벌 오현고에 역전승을 거두며 급한 불을 껐다. 최근 양익전 감독과 현종협 코치 체재로 팀이 재개편된 오현고는 후반 막판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 결여가 발목을 잡으면서 정상 정복의 꿈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4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열린 제46회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 남고부 사전경기 제주제일고와 오현고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남중부 제주제일중은 후반 31분 현승협의 극적인 결승골로 제주중앙중을 1-0으로 눌렀다. 2000년대 들어 준우승만 5번(2005, 2006, 2008, 2009, 2013)을 기록한 제주제일중은 경기 내내 제주중앙중과 치열한 육탄전을 펼쳤음에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제주중앙중의 저항을 뿌리치며 1983년 이후 33년만에 정상 탈환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주중앙중에 승리를 거둔 제주제일중은 올 시즌 제주도내 대회 2관왕(종별선수권+도민체전)에 오른 서귀포중과 5일 오전 10시 제주시 외도운동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대정중은 진혁준과 오창권, 허진철의 릴레이포로 오현중을 3-0으로 대파했다. 전반 시작 4분만에 진혁준의 선제골로 포문을 연 대정중은 이후 오현중의 선수비-후역습에 중원에서 일진일퇴의 육탄전을 거듭했으나 전반 26분 오창권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안정된 경기운영을 통해 페이스 유지에 나선 대정중은 후반 21분 허진철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완승의 퍼즐을 끼워맞췄다. 2011년 이후 5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정중은 이튿날 오전 11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디펜딩 챔피언' 제주중과 '리벤지 매치'를 펼치게 된다.

남초부 제주동초는 중문초와 득점없이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승리했다. 올 시즌 오승헌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이 180도 달라진 제주동초는 중문초와 경기 내내 팽팽한 혈전을 펼쳤으나 '지옥의 룰렛'인 승부차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급한 불을 껐다. 백호기 역대 최다 우승(15회)에 빛나는 서귀포초는 김민건과 김용준의 연속골로 대정초를 2-1로 누르고 16회 우승을 위한 힘찬 항해를 예고했고, 올 시즌 제주도민체전 우승팀인 하귀초는 전반 4분 김도훈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화북초를 1-0으로 누르고 2013년 이후 3년만에 정상 탈환의 첫 발을 순조롭게 내디뎠다.

이밖에 외도초는 후반 1분 임보혁의 결승골로 '디펜딩 챔피언' 제주서초를 1-0으로 누르고 지난 대회 결승전 패배의 아픔을 말끔히 설욕했다. 초장부터 뜨거운 명승부로 제주도민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낸 이번 백호기 대회는 5일 남초부 제주동초-하귀초, 서귀포초-외도초, 남중부 서귀포중-제주제일중, 대정중-제주중, 남고부 서귀포고-제주제일고, 제주중앙고-대기고가 결승 진출을 놓고 뜨거운 명승부를 준비한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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