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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중, 지역 사회와 유기체로 핸디캡 극복…"즐기는 축구로 제2의 백지훈 탄생에 촉각"
기사입력 2016-01-17 오후 8:24:00 | 최종수정 2016-02-02 오후 8:24:17

▲1975년 창단해 4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 시골팀의 핸디캡을 극복, 선배이자 롤모델인 제2의 백지훈(수원 삼성) 탄생을 예고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경북 풍기중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최근 중소도시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대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남아있는 인구들이 유출되는 악순환만 반복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젊은 층들의 인구 밀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접어들었다. 그 와중에 읍면 단위의 핸디캡에도 지역사회와 함께 어우러지는 시스템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팀이 있어 눈길을 끈다. 궁핍한 살림임에도 영주시 유일의 중등축구 팀으로서 끈질긴 생명줄을 자랑하고 있는 풍기중(경북)의 얘기다.

1975년 창단해 4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풍기중은 백지훈(수원 블루윙즈)의 모교로 잘 알려져있다. 백지훈이 활약하던 1999년 금석배 대회 3위를 시작으로 2005년 전국선수권 준우승, 경북학생체전 우승, 2006년 협회장배 3위 등 각 종 대회에서도 짭짤한 수확물을 올리며 농어촌 축구의 든든한 바퀴로 군림했다. 끈끈한 팀워크와 함께 선수들의 기술 완성에 포커스를 맞춘 훈련 프로그램은 대도시 팀들의 견고한 틈새 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밑천이었다. 이러한 풍기중의 '잡초' 정신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설을 그대로 대변해줬을 정도다.

2000년대 후반까지 중등축구 판도에서 다크호스로 군림했던 풍기중이지만, 대도시화라는 사회적인 흐름 앞에 큰 홍역을 치렀다. 남아있던 인구들이 대거 대도시 쪽으로 유출되면서 선수 스카웃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풍기초-중으로 이어졌던 연계 육성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선수 스카웃에 의해 팀의 수단이 좌우되는 학원 스포츠의 현실을 고려하면 큰 치명타나 다름없었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선수들의 발길 마저 끊기기 시작하면서 풍기중의 위기는 계속됐다.

그럼에도 풍기중에게 좌절은 없었다. 2014년부터 팀의 지휘봉을 잡은 김두영 감독의 노력은 위기에 빠진 풍기중을 다시 일으켜세웠다. 김 감독은 선수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발품을 팔면서 팀의 구색을 하나둘씩 끼워맞췄다. 타 팀에서 적응 부재로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과 함께 일반 학생들 중 재능있는 선수들을 수혈하며 가까스로 팀 구색을 맞췄다. 대부분 선수들이 짧은 구력을 비롯한 각기다른 사연을 안고 있음에도 어린 선수들의 심리를 최대한 보듬어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전까지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도 기본기와 테크닉 완성을 중시하는 김 감독 부임과 함께 자신감과 경기력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김 감독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학교와 시청, 동문회, 교육청 등 지역 사회와도 유기적인 소통을 거듭하며 팀의 결속력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이는 지리적인 핸디캡을 타파하기 위한 일환이나 마찬가지다. 학교 자체가 교육청 축구부 교기 지정 학교로 선정된 와중에 선수들의 안락한 훈련 여건 조성 등에도 앞장서며 능률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도 김 감독의 노력을 그냥 가두지 않았다. 교육청과 학교, 동문회 측은 인조잔디 운동장 교체와 축구부 전용 생활관 완비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있고, 교직원들은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다. 풍기가 고향인 김 감독이었기에 지역 사회와의 유기체는 원활한 팀 운영을 위한 잣대였다.

▲전북현대 이동국가 포철공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두영 감독, 고교시절 이동국 선수와 함께 전국 랭킹을 다툴 만큼 빼어난 기량을 가진 출중한 선수였다. 그러나 부상의 악재로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고 용인시축구센터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후 2014년부터 고향 영주로 내려와 후배들이자 제자들인 풍기중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K 스포츠티비

"읍면 학교다보니 선수 스카웃에 대한 고충이 상당하다. 영주시 풍기읍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읍면지역에서 대도시 선호도가 짙어지면서 학생 수는 나날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풍기초에서 풍기중으로 오는 선수들이 1~2명에 불과할 정도로 연계 육성 체재도 미비했었다. 심지어 처음에 내가 부임했을 때 팀 선수가 5명에 불과했을 정도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선수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조금씩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가 교육청 축구부 교기 지정 학교라 학교와 교육청, 동문회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지금은 팀 운영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선수들도 패배의식을 떨쳐내면서 하려는 의지가 좋아졌다. 주변 분들의 성원이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전교생이 150명 밖에 되지 않지만, 모든 교직원 선생님들이 축구부에 많은 애정을 쏟고 계시다. 앞으로는 선수들의 학업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시험 전날 노트 정리와 유인물 등을 섬세하게 챙겨주신다. 우리 팀 자체가 전통이 있는 팀이라 지역 사회에서도 축구부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신다. 풍기읍 자체가 나의 고향이기에 앞으로 더 잘해야된다는 사명감이 커진다. 중학교 때 운동을 시작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선수들의 기본기 향상에 포커스를 맞춰서 훗날 상급 학교 진학 때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중이다."

풍기초-풍기중-포철공고(포항 U-18)-경희대 출신인 김 감독은 고교시절 '절친' 이동국(전북 현대)과 함께 포철공고의 막강한 '쌍두마차'를 형성하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뛰어난 테크닉과 축구 센스 등을 바탕으로 이동국과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연출하며 차세대 스타로 맹위를 떨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부상 악령에 발목이 잡히면서 일찌감치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연 김 감독은 체력운동 없이 볼과 최대한 가까이하면서 코디네이션을 통해 신체 밸런스 완성 등을 꾀하며 선수들에 남다른 학습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 연령대가 기술 습득에 용이한 시기임을 고려하면 김 감독의 '레슨'은 어린 선수들에 큰 활력소다.

백암중(경기) 코치로 약 8년간 몸담았던 김 감독은 '절친' 이동국과 백암중 시절 제자인 U-19 대표 김정환(FC서울), 박한빈(대구FC) 등의 사례를 토대로 어린 선수들과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는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놓인 선수들을 다루는 작업이 녹록치 않음에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인성 함양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훌륭한 인성이 곧 좋은 상품으로 탄생하는 지름길임을 고려해 선수들에 학업 성취도 적극 권장할 정도다. 이와 함께 용인시축구센터 소속 백암중 시절 네덜란드 최고 명문인 아약스 유스 시스템을 고스란히 접목시키는 등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도 남다르다.

▲지방팀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코칭스태프들 모두 여러가지 아이디어 모색을 통해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좌로부터 김두영 감독, 송정식 총감독, 박찬준 축구부장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이)동국이는 항상 옆에서 나를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친구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꾸준하게 현역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친구로서 정말 박수쳐주고 싶다. 동국이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선수들에 동국이의 생활과 훈련 태도, 노력하는 과정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준다. 노력 없이는 절대 대가를 얻을 수 없기에 인성적인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훈련은 볼을 가지고 코디네이션을 통해 밸런스 유지를 우선시하고 있다. 지금 연령대가 기술적인 습득력이 빠르기에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신체 밸런스 완성을 도모하면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리라 생각된다. 다행히 선수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 흡족하다."

"백암중 코치 시절 제자였던 (김)정환이와 (박)한빈이는 중학교 시절 힘든 부분이 많았던 선수들이었다. 내가 코치 시절 정환, 한빈이를 관리한 부분을 토대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 정환이와 한빈이 모두 중학교 시절 축구를 그만둘 위기까지 갔었다. 그런 측면에서 상담을 많이 나눴는데 지금 잘 성장해줘서 흡족하다. 정환이와 한빈이 모두 인성적으로 잘 갖춰졌기에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앞으로 선수들에 딱딱함보다는 즐기면서 재밌는 축구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현역시절 못 이룬 꿈을 고향 영주시 풍기읍에서 하나둘씩 꽃을 피워가고 있는 김 감독은 지역 사회와의 유기체를 통해 인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읍사무소, 시청 등과도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에 목표 의식을 최대한 불어넣는 김 감독의 철학은 풍기중의 생명줄을 더욱 질기게 만드는 요소다.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과 애틋함 만큼은 어느 누구에 뒤질 것이 없는 셈이다. 아직은 축구를 한 날보다 해야될 날이 더 많은 제자들이기에 자신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확고하다.

"초등학교 시절 내가 운동했을 때 어르신 분들과 읍사무소, 시청 등에서도 우리 축구부에 많은 도움을 주신다. 내가 고향에서 해야될 도리가 바로 좋은 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다. 말처럼 쉽진 않지만, 선수들이 꾸준하게 열심히 해준다면 분명 (백)지훈이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탄생하리라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선수들에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지역 사회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그에 걸맞는 보답은 확실하게 할 것이다. 그와 함께 전국대회 우승도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다." -이상 풍기중 김두영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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