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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대표팀 이영재, 2016년 한국축구 '보물'로 눈도장 '쾅'...부산 임대로 축구인생의 큰 터닝포인트 마련
기사입력 2016-01-09 오전 9:59:00 | 최종수정 2016-01-19 오전 9:59:26

최근 한국축구는 권창훈(수원 블루윙즈)과 이재성(전북 현대) 등 20대 초-중반의 '라이징 스타'들의 '폭풍 성장'에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해외파 선수들이 득실거리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을 꾸준하게 확장하며 '국내파'의 만만치 않은 클래스를 증명하고 있다. U-23 대표팀 신태용호에도 예외는 아니다. 스포트라이트는 황희찬(잘즈부르크)과 류승우(레버쿠젠) 등에 집중됐지만, 기존 국내파 선수들도 짭짤한 활약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인 이영재(부산 아이파크)는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국축구를 뜨겁게 달구는 소중한 '씨앗'이다. 대표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연일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임대를 통해 축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74cm,66kg의 왜소한 체격 조건에도 뛰어난 축구 센스와 넓은 시야, 감각적인 패싱력 등이 발군인 이영재는 고교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로 맹위를 떨쳤다. 상대 수비의 빈 틈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창조적인 플레이와 함께 기본기도 성공적으로 완비되며 남부럽지 않은 하드웨어를 갖췄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반전시키는 '킬 패스'와 왼발 킥력은 상대 수비에 큰 화약고로 불렸을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했다. 동북중(서울)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에 볼 터치와 패스 등 축구의 기초 요소를 중시했던 이규준 감독(現 하남축구클럽 U-18)의 조련도 이영재의 성장을 덧칠해줬다. 이 감독은 피지컬과 파워 등의 열세에도 이영재의 센스와 테크닉 등을 최대한 극대화시키며 전폭적인 믿음을 보냈다. 뛰어난 테크닉을 갖춘 미드필더를 통해 세련된 패스 게임을 추구하는 이 감독의 스타일은 이영재에 딱 맞는 옷이었다.

이영재는 장훈고(서울) 2학년이던 2011년 박지우(울산 현대), 나성수(요코하마FC) 등 선배들과 함께 팀을 제주 백록기 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학년 신분임에도 선배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과 영리한 두뇌 플레이 등을 앞세워 장훈고의 패스 게임을 세련미 넘치게 완성시켰다. 경기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자신감과 기량 등도 나날이 성장세를 거듭했다. 그 와중에 은사인 이 감독과 함께 하남축구클럽 U-18(경기)에 새 보금자리를 틀며 새로운 혁신을 맞았다. 엘리트 축구라는 딱딱한 틀을 벗어나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능률 향상을 도모하는 클럽축구의 시스템은 그에 신선한 '쇼크'를 낳았다. 패스 게임 위주의 기술축구를 선호하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클럽축구의 자율적인 분위기에 맞물려 더욱 화려하게 물들일 수 있는 촉매제였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은사 이 감독과의 '아름다운 동행'은 풍족한 결말을 낳았다. 하남축구클럽 U-18의 자율적이고 규율 잡힌 분위기 속에서 장기인 패싱력과 센스, 테크닉 등이 한단계 정밀해졌고, 2012년 대통령금배 대회에서는 클럽팀 사상 첫 전국대회 8강 입상을 이끌며 여전한 위용을 과시했다. 알맹이가 꽉 들어찬 이영재의 활약상은 여러 명문팀들을 '행복한 고민'으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여러 팀들의 끈질긴 러브콜 속에 '이영재 영입전'의 최후 승자는 용인대였다. 당시 만년 하위권의 이미지를 벗고 조금씩 강팀 도약의 기틀을 다져놓은 용인대는 이영재가 1학년때부터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좋은 터전이었다. 짜여진 틀이 견고한 것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통해 발전을 꾀하길 원한 이영재와 기동력과 압박축구를 덧칠하려던 용인대의 코드도 절묘하게 들어맞았던 것도 든든한 날개였다.

여러 팀들의 경쟁을 뚫고 이영재를 데려온 이장관 감독은 이영재를 1학년때부터 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피지컬과 파워 등은 다소 부족하지만, 뛰어난 축구 센스와 넓은 시야, 예리한 패싱력, 경기운영 등이 탁월한 이영재의 특색은 이 감독이 홀딱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스승의 믿음에 이영재는 빠르게 성인 축구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나가며 가치를 어필했다. 피지컬과 파워 등의 열세를 뛰어난 축구 센스와 감각적인 패싱력 등으로 극복하며 용인대 특유의 기동력과 압박을 성공적으로 칠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력적인 왼발 킥력으로 상대 수비 집중력까지 흔들며 '왼발 스페셜리스트'의 진면목도 잃지 않았다. 개인 훈련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성실함과 근면 등을 바탕으로 기존 선배들과 성공적으로 융화되는 등 기량과 성품 모두 이 감독의 신뢰를 듬뿍 얻는데 성공했다.

용인대 진학은 이영재의 '쾌속 질주'에 제대로 날개를 달아줬다. 2013년 BTV-CUP 대학선발에 발탁되며 고학년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영재는 2014년 전국 1-2학년 대회에서 안정된 공-수 조율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정확한 왼발 킥력 등으로 팀에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선물하며 상승 무드를 이어갔다. 배재우(제주 유나이티드)와 문준호(수원 블루윙즈) 등 기존 선수들과도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연출하는 등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투철한 사명감도 발군이었다. 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자신감과 플레이의 여유가 한층 가미되면서 질도 높아졌다. 이러한 이영재의 활약상은 K리그 클래식 기업구단은 물론, 시-도민구단, 챌린지 팀 스카우터 등이 그의 플레이를 유심히 체크하기에 이르렀다. 취업 시장에서 뜨거운 '블루칩'으로 불리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이영재는 팀 잔류와 프로 진출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대학 2학년을 마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드는 방향을 택했다.

축구선수로서 좀 더 발전하기 위해 프로 진출을 택한 이영재는 용인대 2학년을 마치고 자유계약으로 K리그 클래식 대표 명문구단인 울산에 입단하며 프로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탄탄대로를 거듭할 것처럼 보였지만, 프로 무대는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었다. 대학과 달리 템포와 경기운영, 피지컬, 노련미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프로는 마치 '정글의 세계'를 방불케할 만큼 냉혹한 곳이었다. 뛰어난 축구 센스와 패싱력 등에 비해 피지컬과 체격 조건에서 열세를 나타내며 시즌 중반까지 2군 신세를 면치 못했다. 동 포지션에 하성민과 마스다, 구본상 등 쟁쟁한 자원들의 존재도 프로 햇병아리인 이영재가 쉽게 감당하기엔 벅찬 요소나 마찬가지였다. '신인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울산의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이영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영재에게 포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부족한 피지컬을 보완하기 위해 벌크업으로 체중을 4~5kg 가량 불리며 파워와 스피드 등을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현대축구 자체가 속도전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피지컬과 파워 등의 보강 없이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 하에 단내 나는 피지컬 훈련에 많은 투자를 쏟았다. 2군 신세를 지면서도 기존 선수들과 꾸준하게 훈련을 진행하면서 수비 위치선정과 압박 타이밍, 밸런스 유지 등도 세밀하게 다듬으며 그라운드 출격을 위해 칼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진정한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프로야구 홈런 기록을 써내리고 있는 '라이언킹'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이는 온갖 어려움이 닥쳐도 꾸준하게 자신을 갈고 닦으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딱 이영재에게 어울리는 단어였다.

윤정환 감독의 신뢰 속에 지난 시즌 중반부터 출전 시간을 늘린 이영재는 지난해 7월 8일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 감각적인 패싱력과 넓은 시야 등으로 김승준의 선제골을 돕는 등 프로 데뷔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프로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윤 감독의 혹독한 조련은 이영재의 장기인 기술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더해줬다. 훈련 때마다 리저브 선수들의 수비 타이밍과 적극성 등을 집중적으로 지도한 윤 감독의 하드 트레이닝 속에 수비 타이밍과 적극성 등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며 팀 '플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영재는 기세를 몰아 지난해 10월 25일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는 프로 데뷔골까지 쏘아올리는 등 10경기에 나와 1골-2도움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데뷔 시즌 성적표를 남겼다. 울산이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었음에도 이영재의 '깜짝 활약'은 그나마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이영재의 근면과 성실함은 U-23 대표팀 재승선이라는 값진 열매를 안겼다. 전임 이광종 감독 시절 줄곧 대표팀 한 자리를 꿰찼던 이영재는 지난 시즌 중반까지 벤치 신세가 계속되며 대표팀과 멀어지는 듯 했으나 소속팀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차츰차츰 끌어올리며 다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뒤집는 '타짜' 기질과 함께 남다른 축구 IQ는 '공격축구 예찬론'을 추구하는 신태용 감독의 스타일에 부합하는 최적의 카드였다. 이영재는 U-23 대표팀에서도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성공적으로 움켜쥐며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해 10월 호주와의 2연전,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 모두 출전해 공-수를 종횡무진 누비는 왕성한 활동량과 감각적인 패싱력 등으로 류승우, 황희찬 등 해외파 선수들과도 나쁘지 않은 호흡을 자랑했다.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그의 '컴퓨터 패스'는 공격의 스피드를 속도감 있게 끌어올렸다.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자신감을 터득하는 등 수비력도 일취월장했다.

다사다난한 프로 첫 시즌을 뒤로 하고 2년차에 들어선 이영재는 2016년 초반부터 쾌조의 페이스를 자랑하며 대표팀의 큰 '활력소'를 자처하고 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 겸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본선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치러진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6분 진성욱(인천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이어받은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네트를 가르며 2016년 한국축구 각 급 대표팀 첫 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의 빈 틈을 절묘하게 찌르는 영리함과 '미친 왼발'의 위력은 답답했던 대표팀의 갈증도 시원하게 뚫어줬다. 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후반 37분 김현(제주유나이티드) 대신 교체투입돼 약 8분 가량 소화하며 큰 임팩트를 남기기에 무리가 따랐지만, 평가전을 통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의 숨은 '엔진'으로서 가능성은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이 호재다.

그 와중에 이영재는 7일(한국시간) U-23 대표팀의 평가전 결전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이는 다름아닌 1년간 팀 임대다. 마침 임대 상대가 '슈틸리케의 황태자'인 이정협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기업구단 사상 최초로 K리그 챌린지 강등의 후폭풍을 겪은 부산은 K리그 클래식 재승격을 위해 이정협 잔류에 팔을 걷어부쳤지만, 이정협 자체가 K리그 클래식 무대에 대한 열망이 워낙 뚜렷했기에 쉽게 붙잡기 어려웠다. 그와 함께 최승인과 고경민, 전현철 등 공격자원들을 줄줄이 데려온 것도 오히려 이정협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컸다. 부산과 울산의 이해관계도 잘 맞았다. 울산은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각광받는 이영재가 한단계 올라설 수 있는 기틀을 조성해주면서 포스트플레이와 연계 플레이 등이 탁월한 이정협을 데려와 김신욱과 강력한 '빅 볼 조합' 구축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 가득했다.

부산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게임메이커 주세종이 김현성과의 맞트레이드로 FC서울 이적이 유력시되면서 중앙 미드필더 자원을 물색하던 찰나에 이영재가 눈에 쏙 들어온 것이다. 이영재에게도 부산 임대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규성과 김진규 등 젊은 미드필더 자원들이 즐비한 부산은 공격적이고 창조적인 플레이에 능한 이영재를 데려오면서 스피디한 경기운영에 좀 더 탄력을 붙이려는 심산이었다. 기존 스쿼드가 워낙 탄탄한 울산과 달리 부산은 프로 2년차인 이영재가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면서 업그레이드를 도모할 수 있는 기착지라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대표팀도 핵심 '플랜'인 이영재의 임대를 반길 수 밖에 없다. 소속팀에서의 경기 감각을 우선시하는 신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이영재가 임대 생활을 바탕으로 진보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영재. U-23 대표팀과 임대를 토대로 스타 탄생에 목마른 한국축구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울산현대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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