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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공고 "2015년 최고의 성과에도 만족은 'NO', 원숭이처럼 빠르고 스마트한 축구로 병신년 화려한 포효 나선다"
기사입력 2015-12-29 오전 10:24:00 | 최종수정 2016-01-08 오전 10:24:19

▲전통의 명문 영등포공고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김재웅(좌측) 감독과 김영우(우측) 부장의 모습 ⓒ K스포츠티비

2015년 한 해 최고의 커리어를 연거푸 써내린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 영등포공고(서울)에게 만족은 사치에 불과했다. 해외 선진축구 체험과 공격적인 투자 등을 바탕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머릿속에 강구하는 모습이다.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인 '병신년(丙申年)'의 의미에 걸맞게 빠르고 스마트한 축구로 새로운 역사창조에 여념이 없다. 영등포공고의 2016년이 벌써부터 분주하기만 한 이유다.

사실 영등포공고의 2015년은 '미러클' 그 자체다. 전주현(연세대)과 김석진(한양대) 등 주력 선수들의 졸업 공백으로 스쿼드 무게감이 얕아지면서 고충이 상당했다. 그와 함께 저학년 선수들의 경기 경험도 일천해 이전과 같은 폭발력이 실종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그럼에도 영등포공고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잡초' 정신을 앞세워 스쿼드의 열세를 극복했다. 타 팀보다 다소 이른 10월부터 일찌감치 동계 모드로 전환하며 팀 내실을 다지는데 많은 투자를 할애했다.

철저한 준비가 최상의 결과를 낳는다는 말처럼 영등포공고는 시즌 첫 대회인 백운기 대회부터 '대형사고'를 저질렀다. 조별리그 최종전 SC성남 U-18(경기) 전을 시작으로 한양공고(서울), 용호고(경기), 장훈고(서울) 등 강팀들에 내리 버저비터 승리를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열세를 보인다는 평가 속에서도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한 '원 팀' 정신으로 상대의 숨을 턱 밑까지 차오르게 만들었다. 결승에서 광양제철고(전남 U-18)에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를 모르는 강인함을 앞세워 상대 간담을 제대로 서늘케했다.

백운기 대회에서의 준우승은 팀 전체의 자신감을 더욱 고취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전반기 서울 남부 리그에서는 언남고와 경신고에 이어 3위로 왕중왕전에 합류한 가운데 언남고와 함께 유이하게 무패를 기록하며 강팀의 면모를 어김없이 발산했다. 백운기 준우승을 계기로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신감도 몰라보게 축적되며 팀 골격이 성공적으로 입혀졌다. 전반기 왕중왕전에서는 재현고(서울)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이는 더 큰 성과를 위한 예열에 불과했다.

대통령금배 대회에서도 챔피언 부평고(인천)에 져 3위에 만족했지만, 남양주FC축구센터 U-18, 의정부FC U-18, 파주고(이상 경기)에 연거푸 1골차 이내 승리를 거두며 '역전의 명수'로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선보였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한 번 해보자는 선수들의 강한 집념은 상대에 '영등포공고 경계령'을 제대로 발포했다. 영등포공고의 파죽지세는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저학년 선수들이 주축이 된 후반기 리그에서도 용문고와 경신고 등을 제치고 정상 샴페인을 터뜨리더니 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또 하나의 커리어를 완성했다.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약 2주간 독일 연수를 다녀온 영등포공고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주천고(강원)와 철성고(경남), 천안제일고(충남)에 내리 승리를 거둔 가운데 저학년 선수들이 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여유가 한층 가미되며 플레이의 질도 동반 상승을 이뤘다. 준결승에서 대건고(인천 U-18)에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한 것은 아쉽지만, 저학년 선수들이 주축이 됐음에도 고학년 선수들을 풀가동한 대건고와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한 임팩트를 심어줬다. 상대 팀의 특색에 맞게 시뮬레이션을 철저하게 가져가는 등 전략과 분석 모두 만점에 가까웠다. 상대 팀들이 영등포공고의 '원 팀' 정신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을 정도였다. 이를 토대로 주축 선수들이 경희대와 건국대, 한양대 등 명문팀의 픽업을 받는 등 최고의 효율성을 창출했다.

"2015년은 개인과 팀 모두 굉장히 행복한 한 해였다. 백운기 준우승 및 대통령금배와 후반기 왕중왕전 3위 등 좋은 성적을 거뒀고, 선수들의 진학도 잘 이뤄져서 뿌듯함이 많다. 선수들이 각자 미래에 대한 애절함과 영등포공고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준 것이 경기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시즌 시작 전 스쿼드가 처진다는 판단 하에 조직력과 부분 전술, 개개인의 책임 의식을 많이 권장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버저비터 경기를 무려 7경기나 소화했어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서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프로 산하 유스팀들이 득실거리는 와중에도 일반 학원팀의 자존심을 당당하게 지킨 영등포공고는 세계 3대 빅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 연수를 통해 내년 시즌 준비에 가속도를 냈다. U-23 대표인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의 계약 과정에서 지급된 훈련 보상금 3억5000만원을 토대로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약 2주간 독일 연수를 다녀오며 색다른 축구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했다. 그저 브라운관으로만 지켜봤던 선진축구를 직접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에 든든한 동기부여나 마찬가지였다. 2014브라질월드컵 우승을 기점으로 유스 시스템 투자에 결실을 이루고 있는 독일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선수들에 문화적 '쇼크'를 함께 낳았다.

2주간의 해외 연수는 선수단에 웃음꽃을 제대로 만개해준 터전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막대한 자본과 관중 동원력 등이 일품인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호펜하임, 바이엘 레버쿠젠 등 기존 명문팀 유스 선수들과 친선경기를 소화한 것은 물론, 현지 프로팀 코칭스태프들로부터 3회 가량 위탁교육을 받는 등 현대축구의 흐름을 파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참관과 함께 국경을 넘어 벨기에와 네덜란드로 현지 문화도 체험하며 그간 축구에만 매달렸던 심신도 조금이나마 달랬다. 모교 후배들에 큰 선물을 안긴 박인혁도 후배들을 찾아와 한인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수호천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박)인혁이를 통해 기존 선수들이 독일 연수를 다녀왔다는 자체가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훈련과 경기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 참관, 문화 체험 등 다각도로 좋은 경험을 쌓은 것 같아 의미가 깊다. 독일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과 구단 분위기에 선수들의 입이 떡 벌어졌을 정도였다. 훈련장과 잔디 상태는 물론, 분데스리가 열광적인 응원에 동기부여도 많이 생겼다. 현지 코칭스태프를 초빙해 직접 훈련을 전수받으면서 축구를 보는 견문이 넓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지 문화 체험을 통해 선수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힌 것도 소득이다. 언어의 장벽과 함께 짧은 기간이 아쉬웠지만, 색다른 훈련으로 선수들이 신기해하는 모습에 큰 희열을 느꼈다."

▲"잘나가는 제자 덕분에 선수단과 함께 독일 연수 잘 다녀 왔습니다!" 박인혁(FSV 프랑크푸르트)의 독일 분데스리에 따른 훈련 보상금으로 알찬 독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인혁이가 독일에 오자마자 후배들을 직접 찾아줬고, 홈 경기 때 선수들을 초대하면서 한인 식당에서 저녁을 사줬을 때 뿌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독일 연수를 통해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로부터 전달을 받는 것보다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축구에 대한 이해력이 더 향상될 것으로 확신한다.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확립되리라 본다. 앞으로 선수들이 목표 의식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선진축구에 빨리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올 시즌보다 나은 성과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캡틴' 김재우와 해결사 하승운을 비롯,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내년에도 고스란히 포진된 영등포공고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토털축구'로 상대의 집중견제 타파에 나선다.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 공-수 밸런스 유지 등을 세밀하게 다듬어서 진보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해외 선수들의 남다른 싸움닭 기질과 강한 몸싸움 등에 대한 면역력이 쌓인 만큼 정신력과 팀 전술 강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시즌이면 모교 감독으로서 10년차를 맞는 김재웅 감독도 팀의 장기인 '원 팀' 정신을 좀 더 입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상대 집중견제에 따른 '플랜'을 짜맞추는 중이다.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영등포공고의 고공비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박인혁의 계약에 따른 훈련 보상금 전액을 모두 축구부에 아낌없이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은 물론, 축구부 전용 버스도 새롭게 교체해주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있다. 운동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현 구조에서 영등포공고의 통 큰 투자는 단연 높은 평가를 줄만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교, 학부모 등이 유기체로 맞물려가고 있는 가운데 박인혁과 김동수(함부르크 SV), 김석진, 전주현 등 졸업생들의 왕성한 활약으로 인지도까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내년이면 내가 영등포공고 감독을 맡은지 10년차가 되는 해다. 어떻게 보면 동계훈련이 첫 테이프기에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해외 연수를 통해 유럽 선수들의 강한 몸싸움과 싸움닭 기질 등을 선수들에 좀 더 주입시켜서 우리가 추구하는 토털축구를 업그레이드 시켜볼 구상이다. 학교 측에서도 축구부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계시고, 과감하게 재투자 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해주셨다. 그 부분에서 최수영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 선생님들께 감사함이 크다. 주변 분들의 관심에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원 팀의 자부심을 토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다." -이상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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