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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고, 깊은 잠 깨고 '명가' 본색 꿈틀댈 채비 완료…"내년 시즌은 명가재건의 원년이 될 것이다"
기사입력 2015-12-13 오후 8:19:00 | 최종수정 2016-01-06 오후 8:19:09

▲영남 고교축구의 자존심, 내년 시즌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는 청구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변병주(서귀포고 감독), 박경훈(전주대 교수), 백종철(前 대구FC 감독), 백치수(前 영진정보대 감독), 황연석(용남중 감독), 이원식(제주유나이티드 U-15 감독), 박주영(FC서울) 등 굵직굵직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배출한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 청구고(대구).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고교축구를 주름잡다가 2010년대 들어 급격한 쇠퇴기를 걸으며 '명가(名家)'의 체면을 단단히 구긴 청구고의 비시즌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최근 각 종 대회에서 '종이 호랑이' 신세를 졌던 아픔을 뒤로 하고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명예회복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구슬땀에 한창이다.

한국축구의 건전한 토양 조성에 있어 청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1972년 창단한 청구고는 1979년 박경훈, 변병주, 백종철, 백치수 등으로 짜여진 막강 '트로이카'를 앞세워 대통령금배와 청룡기 대회 등 전국대회에서 5관왕의 위업을 작성하며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올렸다. 이후 김동해(양주시민축구단 감독), 황연석, 이원식 등을 앞세워 꾸준하게 각 종 대회에서 '입상 보증수표'로 맹위를 떨친 가운데 2000년대 초반 박주영이라는 걸출한 '슈퍼스타'의 출현에 제대로 술렁거렸다. 당시 변병주 감독이 팀을 지휘하던 청구고는 박주영이 고교 1학년이던 2001년 브라질로 축구유학을 다녀온 이후 이듬해 금강대기 우승, 2003년 대구 문체부장관배와 대통령금배 대회에서 2관왕을 달성하며 상대 팀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다.

특히 박주영의 폭발력은 당대 최고 수준이라고 칭송받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박주영은 뛰어난 개인기와 축구 센스, '원 샷 원 킬'의 결정력 등을 바탕으로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청구고의 고공비행에 앞장섰다. 박주영의 졸업 이후에도 청구고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2005년 남준재(성남FC), 정경호(울산 현대 미포조선) 등을 주축으로 금강대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청구고는 2006년 대구 문체부장관배 3위, 2008년 금강대기 준우승, 2010년 협회장배 및 전국체전 3위 등으로 강팀의 본색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신흥 명문팀과 프로 산하 유스팀들의 가세로 스쿼드의 무게감이 이전보다 다소 얕아졌지만, 선배들이 쌓아올린 전통과 업적 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청구고 2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그럼에도 추락하는데 날개가 없다는 말은 청구고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2010년 이후 팀 내부 불미스러운 사고와 학부모와 코칭스태프 간의 분열, 선수들의 이탈 등 온갖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 번 무너진 분위기는 감정 변화의 폭이 큰 어린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이 미쳤고,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가 해마다 교체되면서 팀의 기강도 송두리째로 흔들렸다. 이는 성적으로도 고스란히 직결됐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함께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도 벽돌처럼 쉽게 허물어지며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갑절 이상 늘어나며 상대 팀들에 '승점 자판기'로 전락하는 신세로 내몰렸다. 한 번 사로잡은 패배의식은 좀처럼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잦은 코칭스태프 교체에 학교 측의 불신만 더욱 키우는 꼴이 됐다. 과거의 명성은 어느새 옛 말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좀처럼 분위기 수습의 진전이 보이지 않던 청구고였지만, 2013년 모교 출신 김용범 감독의 부임은 팀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다. 김 감독은 학부모와 선수단의 단합을 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내세우며 기초 설계를 새롭게 다지는데 많은 투자를 할애했다. 등 돌린 학부모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학부모와 선수단 간의 소통을 활발하게 가져가면서 신뢰감 함양을 우선시했고, 무기력증에 사로잡혔던 선수들에게는 청구고라는 소속감을 입혀주며 새로운 동기부여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연계 학교인 청구중에서 청구고로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이 다시 안정 궤도를 찾은 것이 큰 소득이었다. 이전에는 어수선한 분위기와 불미스러운 사고 등을 익히 듣고 청구고 진학을 꺼려하는 분위기였지만, '흙 속의 진주'를 추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은 김 감독의 열정적인 리더십에 선수들의 발길도 하나둘씩 늘어날 정도다.

"내가 청구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여러 가지 부분을 해결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이전까지 워낙 팀 내부적으로 사고가 빈번하게 이뤄졌기에 팀 자체가 굉장히 침체됐었다. 나 역시도 이 과정에서 1년을 허송세월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분위기가 뒤숭숭한 탓에 학부모님들 간의 단합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학부모님들의 돈지갑에 의해 운영되는 학원축구는 학부모님들과 선수단의 단합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불신이 짙어지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다.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를 많이 하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 역시 떨어졌었다. (박)주영이 이후 청구중에서 연계 시스템이 미비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이 탄탄해야 우리 팀이 사는 법이다. 그나마 내가 부임한 이후 청구중에서 청구고로 오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청구고 1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이전까지는 선수들이 청구고라는 소속감과 자긍심이 너무 떨어졌었다. 나 역시도 청구고가 모교이기에 항상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훈련 및 경기에 임할 것을 당부한다. 선배들이 쌓아올린 업겅이 워낙 화려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얘끼를 많이 해준다. 유니폼도 과거 청구고 유니폼 색깔로 돌아오면서 매일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그런 측면에서 자부심이 많이 향상된 부분은 고무적이다. 내년 시즌은 내가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스카웃한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시기다. 프로 산하 유스팀의 존재로 인해 모든 학원축구 팀들이 다운된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시즌 만큼은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차례 전국대회와 권역 리그 중 1개 대회 정도는 최소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 춘계연맹전과 청룡기 예선탈락 등 각 종 대회에서 변변한 성과물을 거두지 못했지만, 청구고의 2016년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청룡기 대회를 끝으로 일찌감치 2016년 모드로 전환한 청구고는 지난 9월부터 자체 훈련과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팀 조직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며 명예회복에 여념이 없다. 올 시즌 주축으로 활약하던 고준혁, 사공재연, 최성렬 등 기존 선수들이 고스란히 포진된데다 특출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팀워크도 점차 완성도를 더해가고 있다. 후반기 리그를 통해 그동안 지독한 열세를 보였던 대륜고, 대구공고에 내리 승리를 거둔 것은 물론,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서도 쉽사리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경쟁력을 높였다. 학부모들도 선수들의 영양 섭취를 비롯한 경제적인 부분에서 모든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는 등 팀 분위기도 확실히 밝아졌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학교 측의 도움 손길도 청구고의 명예회복 전선에 파란불을 켜는 요인이다. 타 지방팀과 달리 선수들이 수도권 대학팀들과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학업과 운동 등 다각도로 배려를 아끼지 않은데다 동계훈련 비와 유니폼, 피복비 등도 지원해주며 선수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있다. 이전과 달리 축구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훈련 능률도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운동부 청렴도 조사에서도 상위권을 달릴 만큼 투명한 운동부 육성이라는 '마스터 플랜'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학부모와 코칭스태프, 선수들, 학교의 신뢰감 또한 더욱 돈독해졌다.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함께 조직적인 부분만 좀 더 다듬으면 2000년대 중반까지 전국을 호령했던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청구고 신입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올 시즌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내년 시즌은 9월부터 대학팀과 연습경기, 자체 훈련 등을 통해 동계훈련을 일찍이 시작했다. 기존에 뛰던 선수들 외에 대부분 선수들이 볼을 다룰 줄 아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올 시즌 선수층이 얇아 연습경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으나 내년 시즌 선수들은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해도 경쟁력을 가지고 플레이를 해준다. 사실 지방팀은 수도권에 올라가서 대학팀과 경기를 하는 부분이 힘든데 학교 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원하는 방향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경기 내용과 결과도 좋아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있다. 학부모님들도 선수들의 영양 섭취와 세탁 등 다각도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는 부분이 팀에 큰 힘이다. 연습경기와 과정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확실히 찾았고, 어느 포지션 할 것 없이 스쿼드 구색도 잘 맞춰졌다. 남은 기간 부상 예방을 좀 더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박)주영이가 뛰던 시절에는 주영이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워낙 좋았다.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프로 산하 유스팀 선호도가 짙어지는 탓에 선수 스카웃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청구중과 잘 연계된 상황이라 주영이가 뛰던 시절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수준까지 근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교 자체가 축구 학교다보니 동계훈련 비를 비롯한 일부 금액을 상당 수준 지원해주고 계시다. 그동안 축구부가 워낙 침체되면서 관심도가 적었지만, 축구부 선수들을 위해 모든 편의를 다 봐주고 계실 정도로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 선생님들의 축구부 사랑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학부모님들의 운영비와 학교 측의 지원도 잘 이뤄지는 편이다. 투명한 운동부 육성을 우선시하면서 학부모님들과 학교 측에서도 나를 믿고 협조해주시는 편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기대가 크다."

전통적으로 공격적인 색채가 짙었던 청구고는 내년 시즌 경남 합천 등을 동계훈련 베이스 캠프로 차리며 본래 색채 회복을 위한 노력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올 시즌까지는 스쿼드가 워낙 얕았던 탓에 선수비-후역습 위주로 플레이를 펼쳤지만, 선수들이 올 한 해 경험을 토대로 면역력이 쌓이면서 공격축구에 대한 기대치를 점점 고조시키고 있다. 빠른 공-수 전환과 매끄러운 빌드업 전개를 통해 양쪽 풀백들의 오버래핑 빈도를 높이는 스팩타클한 축구는 내년 시즌 청구고의 가장 큰 키워드로 불려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선수들의 피지컬과 기술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는 김 감독의 지도 철학은 청구고 선수들의 흥을 더욱 돋구는 요소나 마찬가지다. 침체됐던 모교 축구부 중흥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김 감독은 학교와 총동문회 등의 적극적인 관심을 토대로 대구축구 부활이라는 큰 프로젝트 완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태세가 가득하다.

"청구고가 이전부터 공격라인에 대표급 선수들이 많이 배출됐다. 훈련 때도 오전 근력 운동, 오후 기술 운동을 반복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선수들이 우리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따라주면서 실점을 하더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준비성이 잘 갖춰졌다. 올 시즌까지는 실점하지 않기 위해 수비라인을 내려서서 플레이를 펼쳤지만, 내년 시즌부터는 공격적인 축구로 상대에 맞불을 놓을 생각이다. 빠른 공-수 전환과 빌드업 전개는 물론, 양쪽 풀백들의 오버래핑 빈도를 높여서 다양한 패턴도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구축구가 한동안 침체되다가 올 시즌부터 다시 올라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교직원 선생님들과 재학생, 학부모님, 총동문회 등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도 알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부분이 우리 팀에 큰 힘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주변 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상 청구고 김용범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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