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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협회장배]다 잡은 '대어' 놓친 수송중 허탈…오산중-문래중, 세일중-둔촌중 4강 맞대결
기사입력 2015-11-25 오전 11:04:00 | 최종수정 2015-11-25 11:04

▲24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스타스포츠 제34회 서울특별시축구협회장배 초-중-고 축구대회' 중등부 8강 오산중(FC 서울 U-15) 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한 수송중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다 잡은 고기를 눈 앞에서 너무 아쉽게 놓쳤다. 중등축구의 숨은 다크호스 수송중이 '디펜딩 챔피언' 오산중(FC서울 U-15)에 분패하며 '대어' 사냥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철저한 '선수비-후역습'으로 오산중의 '무공해(무조건 공격 해)' 축구를 제대로 혼쭐내며 아름다운 패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송중은 24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스타스포츠 제34회 서울특별시축구협회장배 초-중-고 축구대회 중등부 8강에서 오산중과 득점없이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6으로 분패했다. 개원중과 목동중을 차례로 물리치고 8강에 합류한 수송중은 경기 내내 오산중과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상위 입상의 꿈이 아쉽게 물거품됐다.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이 돋보이는 오산중을 맞아 수송중이 내놓은 카드는 바로 '선수비-후역습'이다. 수비 안정을 꾀한 뒤 빠른 역습을 통해 오산중 수비 뒷공간을 허물려는 계산이었다. 오산중이 전방과 2선 연계 플레이가 상당히 위협적인 모습을 띄는 것을 감안해 공-수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하며 밸런스 안정에도 힘썼다. 베테랑 노창태 감독의 치밀한 경기운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상을 뒤엎고 수송중의 변칙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모든 필드플레이어 선수들이 일사분란한 움직임으로 상대 정한민과 김현우 등의 발놀림을 족쇄시키며 이렇다할 틈을 내주지 않았다. 상대 공격력 봉쇄를 위해 거미줄처럼 수비 대열을 형성하는 등 체력 소모를 가중시켰다. 이제 겨우 골키퍼 장갑을 낀지 2달밖에 되지 않은 백준원은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로 상대 슈팅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팀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수비 뒤 이어지는 역습 전개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김진혁과 김초원, 조서현 등이 탁월한 개인기와 스피드로 오산중 수비라인과의 1대1 경합에서 쉽사리 밀리지 않으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폭넓게 누비면서 끊임없이 공간 창출을 노렸다. 수송중 선수들의 뛰어난 움직임에 오산중 수비라인은 당황하는 기색이 엿보였을 정도다. 그러나 수송중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바로 문전 앞 마무리였다.

몇 차례 역습을 구사했지만, 확실한 마무리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녹였다. 경기 내내 오산중과 일진일퇴의 육탄전을 펼친 수송중은 후반까지 득점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지옥의 룰렛'인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수송중은 승부차기에서 필드플레이어인 조규성을 골키퍼로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대어' 사냥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조규성 카드'도 제법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조규성은 낯선 포지션임에도 정확한 타이밍과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 슈팅 궤적을 끝까지 쫓아가며 예상외의 능력을 선보였다. 비록, 상대 키커의 실축을 이끌지 못했음에도 고도의 심리전으로 상대 키커들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다. 5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서든데스에 돌입했지만, 마지막 승운은 수송중을 외면했다. 수송중은 6번째 키커의 뼈아픈 실축으로 페이스를 오산중에게 뺏겼고, 오산중 6번째 키커가 골을 성공시키면서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상위 입상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수송중의 투혼은 내년 시즌 서울시 중등축구 판도에 큰 소용돌이를 낳았다. 마지막까지 상대를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는 '잡초' 정신은 웬만한 강팀들이 혀를 내두르기에 바빴고, 탄탄한 기본기와 패스 게임 위주의 조직 축구도 하나둘씩 뿌리를 내리면서 만만치 않은 위용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바로 패배주의 탈피다. 지난 시즌까지는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배로 많았으나 올 시즌 서울 북부 리그에서 한양중, 개원중, 목동중 등 강팀들을 연거푸 꺾으면서 쌓은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구로중의 석연치 않은 해체로 큰 아픔을 겪은 선수들을 데리고 지난 1월부터 수송중의 지휘봉을 잡은 노창태 감독의 지도력은 수송중에 기막힌 마법을 일으켰다. 구로중 시절 팀을 전국 정상권으로 올려놓았던 노 감독은 상대 특색에 맞는 '원 포인트 레슨'과 맞춤형 전술로 후배 감독들과의 지략 대결에서 '고수'의 기운을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다. 오랜 기간 지도자 경험으로 다져진 내공과 노하우 등은 승부처에서 여전히 큰 위력을 뽐내고 있고,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극대화하는 지도 철학은 어린 선수들에 큰 힘이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수송중의 행보에 눈길을 끄는 이유다.

신천중과 경신중 등 중등축구의 강호들을 대거 꺾고 8강에 올랐던 오산중은 복병 수송중을 상대로 승부차기에서 힘겹게 승리를 낚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타이틀 방어'라는 목표 달성을 향한 질주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지난 대회에서 오산중에 승부차기로 져 고개를 떨궜던 세일중은 숭실중을 1-0으로 누르고 일반 학원팀의 대표 강자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중등축구의 대표 '터줏대감' 문래중은 화끈한 공격축구로 구산중에 3-1 완승을 거뒀고, 둔촌중은 아현중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내년 시즌 서울시 중등축구의 판세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이번 협회장배는 25일 오산중-문래중, 세일중-둔촌중이 나란히 결승 진출을 놓고 화끈한 스파링을 펼친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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