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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미포조선 한건용, 팀 우승+득점왕+베스트11 석권으로 최고 '스나이퍼'로 우뚝
기사입력 2015-11-20 오전 10:33:00 | 최종수정 2015-12-16 오전 10:33:06

▲19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인천공항 2015 내셔널리그 어워즈' 시상식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울산 현대 미포조선 한건용(우측)이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으로 부터 시상을 받은 후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내셔널리그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상 첫 3연패 달성을 일궈낸 울산 현대 미포조선. 상대의 거센 견제라는 고독함에도 꿋꿋하게 자생력을 높이는 등 남다른 '승리 DNA'로 강팀의 본색을 마음껏 자랑했다. 최전방 원톱 포지션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해결사 한건용을 빼놓고 올 시즌 울산 현대 미포조선을 논하기 어렵다.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에 축구인생 최고의 커리어를 완성하며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확실한 '킬러'로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제2의 김영후'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한건용은 19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 2015 내셔널리그 어워즈'에서 득점왕과 공격수 부문 베스트11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13골을 쓸어담으며 팀의 해결사 노릇을 다해낸 한건용은 곽철호(창원시청)와 함께 공격수 부문 베스트11 한 자리까지 확보하는 등 팀의 3연패 달성과 함께 개인상도 석권하며 해피엔딩을 이뤄냈다. 23경기에 나와 13골을 넣은 것도 모자라 도움도 5개를 기록하는 등 다각도로 폭발적인 위용을 발산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의 해결사 타이틀은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올 시즌이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올 시즌은 시작 전부터 목표를 달성하고 팀이 내셔널리그 사상 첫 3연패까지 일궈내서 너무 기쁘다. 지난 시즌 끝나고 시상식 자리에 설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봤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와서 행복감이 크다. 그래도 축구하면서 개인 타이틀과 인연이 없는 편이었는데 득점왕과 베스트11까지 수상해서 기쁨이 두 배다. 입단 2년차에 많은 영광을 누릴 수 있게 해준 코칭스태프 분들과 동료 선수들께 너무 감사하다."

'삼다도(三多道)' 제주에서 나고 자란 한건용은 제주서초-제주중-대기고-동의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제주중앙초(현재 해체) 3학년 때 축구화를 신은 한건용은 탄탄한 기본기와 남다른 축구 센스, 골 결정력, 넓은 시야 등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섬 지역에서 제법 볼 좀 찬다는 소리가 자자했다. 상대 수비 1~2명을 단번에 벗겨내는 뛰어난 테크닉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감각적인 '킬 패스'와 탁월한 골 결정력 등도 가미하며 '미친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와 함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위력적인 킥력과 슈팅력까지 장착하며 남부럽지 않은 뼈대를 장착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 동원컵 왕중왕전에서 동기 임창우(울산 현대)와 함께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한건용은 제주중 3학년이던 2006년 울산 소년체전에서 동기 지동원(아우구스부르크), 변준범(산프레체 히로시마), 1년 후배 안진범(인천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제주선발의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故 박정일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 속에 대기고로 진학한 한건용은 팀이 3년 동안 변변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1학년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이후 동의대로 진학해 저학년때까지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다소 주춤했지만, 3학년때부터 송명원 감독의 신뢰 속에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자신감을 찾았다.

중앙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 등을 고루 소화하면서 안정된 경기운영과 넓은 시야 등을 앞세워 동의대의 척추를 튼실하게 세웠다. 상대 수비의 거친 몸싸움을 슬기롭게 헤쳐나오는 영리한 두뇌 플레이는 동기 안용우(전남 드래곤즈), 1년 후배 김창욱(서울 이랜드FC) 등과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연출하는 잣대였고, 좌-우 폭을 크게 여는 예리한 볼 줄기와 노련한 경기운영 등은 팀 전체에 든든한 양념이었다. 득점 찬스가 오면 주저없이 해결짓는 순도높은 결정력과 함께 피지컬과 템포 조절 등에도 한층 눈을 뜨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동의대 졸업 이후 실업 최강 울산 현대 미포조선에 새 보금자리를 튼 한건용은 지난 시즌 18경기에 나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팀내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놨다.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해 뛰어난 볼 키핑과 패싱력, 안정된 경기운영 등으로 팀 플레이의 윤활유 역할을 다해내며 김창겸 감독의 신임을 쌓았다. '프로 물'을 먹은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도 출전 시간을 꾸준하게 확보하며 2연패 달성에 큰 힘을 실어줬다. 프로 출신 선수들의 노하우와 경험 등을 빠르게 흡수하는 뛰어난 축구 IQ는 기존 선수들과 '천생연분'을 자랑했을 정도로 입단 첫 해 나름 짭짤한 소득을 챙겼다.

"대학 시절에는 저학년때까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었다. 3학년때부터 출전 시간을 확보했지만, 플레이의 여유가 없었다. 팀에 (안)용우와 (김)창욱이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자신감도 결여된 모습이 컸다. 하지만, 울산 현대 미포조선에 오니까 플레이의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우리 팀이 내셔널리그에서 상위 클래스를 달리고 있고, K리그 출신 선수들이 많아 플레이를 하기에 굉장히 수월하다. 나 역시도 프로 출신 선수들의 몸관리와 생활 패턴 등을 보면서 배울 부분이 굉장히 많다.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더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

▲정규리그에서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울산 현대미포조선 한건용의 모습 ⓒ 내셔널리그

올 시즌 이동현(FC안양)과 황철환(용인시청) 등의 공백으로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진 울산 현대 미포조선은 확실한 공격 조합 완성을 위해 깊은 고뇌에 빠졌다. 상대 팀들의 견제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정통 스트라이커의 부재는 팀 전체에 큰 마이너스 요소였다. 그런 와중에 꺼내든 묘수는 바로 중앙 미드필더 한건용의 원톱 포지션 변신이다. 골 결정력과 슈팅력, 테크닉 등을 고루 갖춘 한건용의 특색은 팀 공격력 극대화에 안성맞춤이었다. 김창겸 감독도 팀 전술의 유연성 증대를 위해 한건용에 포지션 전환이라는 용단을 아끼지 않는 뚝심을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포지션 전향은 '신의 한 수'에 가까웠다.

한건용은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득점 페이스를 과시하며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성공적으로 젖어들었다. 김 감독과 김영기 코치의 지도 속에 문전 앞에서 마무리 훈련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는 등 꾸준한 페이스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특히 슈팅 18개 중 13개를 골로 연결하는 놀라운 정확도는 웬만한 프로 선수들을 능가했다. 득점 찬스에서의 여유로움과 결정력 등은 팀에 확실한 무기로 칭송받을 정도로 내실이 꽉 들어찼고,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위치선정 등도 나날이 좋아지는 모습을 나타내며 상대에 '한건용 경계령'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도 심어줬다.

지난 7월 서울 이랜드FC에서 임대된 굴러 들어온 돌 조우진과의 파트너십은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화력쇼를 더욱 뜨겁게 장전시켰다.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 등에 능한 조우진으로 인해 상대 수비 견제로부터 좀 더 자유로움을 가져갈 수 있었다. 득점포가 침묵을 지킬 때는 예리한 '킬 패스'로 조우진의 득점을 돕는 등 그야말로 '판타스틱'을 제대로 연출했다. 한 쪽이 막히면 다른 쪽이 터지는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화력쇼는 상대하기에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조우진 뿐만 아니라 도움왕을 받은 김정주와 정종희, 곽래승 등 K리그 출신 선수들의 훌륭한 지원 사격까지 뒷받침되는 등 여러모로 많은 플러스 알파를 누렸다.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감독님의 권유로 원톱 포지션을 맡았지만, 초반에는 낯선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감독님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훈련 때 김영기 코치님이 슈팅을 골문에 집어넣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득점 찬스를 살려야 팀이 수월하게 경기를 풀 수 있기에 최대한 집중력을 가지면서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다행히 (김)정주와 (조)우진이 등 동료 선수들이 패스를 좋게 넣어줘서 득점 찬스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지금은 원톱 포지션이 확실히 편하다는 느낌을 준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감독님께서 꾸준한 믿음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우진이는 상당히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다. 활동량이 워낙 많고 그라운드에서 늘 열심히 하는 선수다. 나 역시도 우진이가 많이 뛰어주면서 플레이를 펼치기가 자유로웠다. 상대 수비가 나에게 견제가 많이 붙는 부분을 많이 해소해주고 있다. 또, 공간 침투에 능한 선수라 뒷공간을 파고들 때 패스를 넣어주기도 편했다. 우진이와 보냈던 4개월의 시간은 굉장히 행복했다. 워낙 기량이 좋고 성실한 후배라 앞으로 프로팀에 가서도 잘하리라 믿는다."

이러한 한건용의 활약상은 2008년 내셔널리그 사상 첫 30골을 돌파한 김영후(선전 루비)의 향수를 저절로 자극하게 된다. 2008년 팀 우승과 함께 사상 첫 30골 고지를 돌파했던 김영후는 이듬해 강원FC 창단 멤버로 입단해 2009년 K리그 신인왕을 품에 안는 등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무명 신화'를 제대로 써내렸다. 플레이 스타일은 김영후와 다소 상반되지만, 한 번 몰아치면 무섭게 몰아치는 폭발력과 결정력 등은 김영후를 쏙 빼닮았다. 웬만한 K리그 클래식-챌린지 시-도민구단보다 운동 여건과 재정 지원 등이 훌륭한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인프라는 한건용의 '폭풍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요소다. 이를 토대로 K리그 진출의 꿈까지 이루려는 야심도 가득한 상황이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꿨던 것이 바로 프로 진출이다. 항상 프로 무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내셔널리그라도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운동 여건도 K리그 팀들에 못지 않다고 자부한다. 그런 측면에서 울산 현대 미포조선에 왔다는 것도 큰 행복이다. K리그 클래식-챌린지처럼 내셔널리그를 팬 여러분들께서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멋진 경기로 팬들에 보답드릴 것을 약속할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팬 여러분들의 응원이 있어야 내셔널리그 전체가 큰 힘을 받으리라 생각된다." -이상 울산 현대 미포조선 한건용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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