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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골 붉은 사자' 부경고 "행운이 가득한 2015년, 왕중왕전 유일의 2회 우승 자부심으로 강팀 본색 뽐낸다"
기사입력 2015-11-18 오전 10:29:00 | 최종수정 2015-11-20 오전 10:29:37

▲전반기 왕중왕전 1회전 탈락의 아쉬움을 후반기 왕중왕전 우승으로 명문의 이름을 다시 새긴다. 부경고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확실히 '구덕골 붉은 사자' 부경고(부산)에게 2015년은 행운이 뭔가 따르는 해인 모양이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리그에서도 와일드카드를 통해 막차로 왕중왕전에 탑승하는 등 썩어도 준치라는 속설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고등부 유일의 왕중왕전 2회 우승(2010, 2012)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은 모든 팀들이 부경고를 껄끄러워하는 요인이다. 후반기 왕중왕전 역시 부경고의 행보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부경고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경기도 포천축구공원 B구장에서 '2015 대교눈높이 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전주공고(전북)와 1회전을 치른다. 전반기 왕중왕전 당시 1회전에서 오산고(FC서울 U-18)에 승부차기로 져 고개를 떨군 부경고는 지난 8월 청룡기 우승 및 왕중왕전 와일드카드 탑승의 상승 무드를 마지막까지 고스란히 이어갈 기세다. 3학년 선수들이 잔부상에 허덕이는 상황임에도 대학 진학을 앞두고 팀을 위해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라주고 있어 저학년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강팀의 체면을 구겼던 부경고는 올 시즌 역시 전반기까지는 굴곡이 심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첫 대회인 부산MBC배 대회에서 개성고(부산 U-18)에 승부차기로 져 8강에 만족한 부경고는 전반기 리그에서도 라이벌 학성고(울산)와 동래고, 경남공고(이상 부산)에 내리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수비 조직력 불안이 발목을 잡으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에도 기복이 심했다. 부산 리그 3위 와일드카드를 통해 전반기 왕중왕전에 가까스로 합류했으나 오산고에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승부차기로 패하며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그러나 부경고의 저력은 무더운 여름을 기점으로 확실히 살아난 모습을 보여줬다. 텃밭으로 손꼽히는 청룡기 대회에서 강릉중앙고(강원), 대륜고(대구)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차례로 셧아웃시키며 6년만에 청룡기를 제패하는 수확을 이뤘고, 특유의 빠른 원-투 패스를 통한 다이나믹한 축구가 시간이 거듭될수록 강력한 위력을 발산하면서 상대에 큰 피로감을 안겨줬다. 해결사 김민수와 문한진(이상 3학년) 등이 매서운 화력쇼로 팀 공격의 선봉장 노릇을 다해냈고, 살림꾼 문태환과 센터백 조석영(이상 3학년) 등도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무게감을 높였다.

부경고는 후반기 리그에서 승점 15점(5승1패)으로 학성고와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에서 밀리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리는 불운을 맛봤다. 나머지 팀들에 승점을 착실히 쌓았음에도 라이벌 학성고 원정에서 1-2로 패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대구 리그 1위 및 전국체전 준우승팀인 대구공고를 맞이하게 되는 등 여러모로 부담감이 적지않았다. 그래도 마지막 추억몰이에 대한 의지 만큼은 확실했다. 부경고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대구공고에 1-0 승리를 거두며 전반기에 이어 또 한 번 막차로 왕중왕전 탑승권을 움켜쥐는 저력을 뽐냈다. 마지막까지 한 번 해보려는 의욕과 동기부여 등이 결과로 잘 입증된 셈이다.

      ▲용맹한 구덕골 붉은 사자들을 길들이고 있는 부경고 안선진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학성고에 승자승 원칙에서 밀리며 전반기에 이어 또 한 번 와일드카드로 밀렸었다. 더군다나 대구공고가 전국체전 준우승을 기점으로 상승 무드를 타고 있어 부담감도 적지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왕중왕전 출전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열심히 해준 덕분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행운이 따라온 것 같다. 사실 지난 시즌 결과물이 너무 저조했기에 올 시즌 마저 주춤했으면 팀이 침체될 우려가 컸다. 그래도 청룡기 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선수들이 우리의 팀 컬러를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2009년부터 출범한 초-중-고 축구리그 왕중왕전 역사에서 부경고를 빼면 시체에 가깝다는 말은 괜히 허풍으로 들리지 않는다. 2010년에는 남승우(툴비즈), 안진범(인천 유나이티드), 심상민(FC서울), 우주성(경남FC) 등 초호화 스쿼드를 앞세워 정상 정복의 열매를 맺더니 2012년 대회에서도 이창민(전남 드래곤즈), 신일수(서울 이랜드FC), 지언학(알크로콘) 등을 축으로 정상에 오르며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이후 2013년 대회에서도 창녕중(경남)의 황금기를 열어젖힌 박재우(대전 시티즌), 손기련(단국대), 김태훈(성균관대), 문경건(광운대) 등을 축으로 3위에 오르는 등 '왕중왕전=부경고'라는 방정식도 성립했다.

후반기 리그를 통해 저학년 선수들을 위주로 내년 시즌 플랜을 짜맞춘 일부 팀들과 달리 부경고는 마지막까지 고학년 선수들을 풀가동하며 선수들의 나태함을 없애고 있다. 대개 하계 전국대회 직후 정신적으로 느슨해지기 십상이기에 대학 진학을 앞두고 감각적인 부분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거기에 현재 신분 자체가 부경고 소속인 만큼 선수들에 소속감과 애교심 등을 고취시키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10년과 2012년 왕중왕전 우승 당시에도 고학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모교를 위해 아낌없는 봉사를 했을 만큼 선배들의 솔선수범함과 전통은 부경고 선수들에 큰 자부심이다.

고학년 선수들을 위주로 하면서도 저학년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장기 플랜을 착실하게 세운 것도 부경고에 든든한 날개다. 내년 시즌 나란히 성균관대(김민수)와 광운대(문한진)로 진학이 결정된 에이스 김민수와 문한진을 비롯, 센터백 권민성과 사이드 어택커 조훈재(이상 2학년), 측면 미드필더 자원인 박관우와 김우진, 추석현(이상 1학년) 등이 기존 선수들과 성공적으로 융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안선진 감독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다. 저학년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충전하는 모습이라 기대감을 저절로 부풀리고 있다. 1회전에서 전주공고라는 만만치 않은 산을 맞이하고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덕목이다. 내년 시즌 플랜 완성에도 제대로 탄력이 붙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개 저학년 위주로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한 팀들도 있지만, 우리는 고학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왕중왕전은 선수들이 나태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선수들이 왕중왕전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선배들이 쌓아놓은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왕중왕전 때 3학년 선수들이 매번 마지막까지 잘해줘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훈련 준비를 잘 해놓은 상황에서 대학에 합류하는 것이 맞다고 느낀다. 왕중왕전 2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사실 부담스럽긴 하다. 학교 측에서 거는 기대가 많기에 더욱 그렇다. 매년 이맘때쯤 되면 헤어짐과 후련함이 공존하는 시기다. 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선수들과 마지막 추억을 잘 쌓고 싶다."

▲왕중왕전은 고교시절 마지막 무대다. 부경고 에이스 김민수(위 사진)가 왕중왕전 우승컵을 안선진 감독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 K스포츠티비
 
"(김)민수와 (문)한진이가 우리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다. 전반기보다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지금 저학년 선수들 중에서도 (권)민성, (김)민성, (박)관우, (추)석현이 등이 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3학년 선수들의 잔부상이 많은 상황이라 스쿼드 구상에 고민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왕중왕전 자체가 큰 무대인 만큼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 한 번 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되기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할 생각이다. 저학년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을 잘 혼합시켜서 내년 시즌에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04년부터 5년간 부경고 코치를 거쳐 2009년부터 모교 부경고 지휘봉을 잡은 안선진 감독은 김기희(전북 현대), 윤빛가람(제주 유나이티드), 정동호(울산 현대) 등 제자들의 꾸준한 성장을 보면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도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 등을 바탕으로 프로 및 대표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그 자체가 부경고 축구부의 브랜드 가치 업그레이드에 좋은 잣대로 손색없기 때문이다. 대학과 프로팀에서도 부경고 출신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안 감독이 항상 제자들에 성실함과 근면 등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매년 12월 졸업생 OB-YB 전을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화합의 장을 연출하면서 서로 고충도 공유하는 등 끈끈한 정도 부경고만의 무기로 자리잡았다.

"(김)기희, (윤빛)가람, (정)동호 등 졸업한 제자들이 프로와 대학에서 잘해주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남다른다.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고 잘 성장해주는 자체가 너무 고맙다. 최근 U-23 대표팀에 발탁된 (지)언학이 같은 경우는 항상 가능성이 많은 선수였는데 언학이와 같은 사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매년 12월 OB-YB 전을 개최하는데 프로 및 대학 선수들이 2~30여명씩 참석해 후배들을 도와주고 학교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도 너무 고맙다. 특히 졸업한 제자들이 후배들을 위해 따뜻한 밥 한 끼를 사주는 미덕을 갖춘 부분이 의미있다. 우리 선수들이 대학과 프로팀에서 인정받는 주 요인이 성실함과 근면 등에 있다고 본다. 항상 그 부분을 많이 주지시키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잘 해줬으면 좋겠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축구부에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는 총동문회의 열성적인 응원은 웬만한 프로 산하 유스팀 부럽지 않다. 경제적으로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임에도 매년 축구부 선수들에 유니폼을 비롯한 피복비, 전지훈련비, 식비 등 모든 부분을 2~3억원 가량 지원해주며 축구부 선수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있다. 매 경기 때마다 목청껏 모교 후배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주는 등 축구부의 든든한 '서포터즈'를 자처하고 있다. 총동문회의 열성적인 응원은 2010년대 한국 고교축구를 호령할 수 있었던 주 원동력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현역시절 못 이룬 꿈을 모교 감독으로서 화려하게 만개하고 있는 안 감독은 성적과 함께 김기희, 윤빛가람 등에 버금가는 '씨앗' 양성으로 한국축구의 건전한 토양 조성에 앞장서려는 욕망이 가득하다.

"이전에는 후원회장님 홀로 축구부를 후원하시다가 사업이 좋지 않으셔서 후원이 끊겼던 시기가 있었다. 다행히 34회 선배님들을 주축으로 후원회를 결성해서 우리 팀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의 유니폼과 식비, 영양 섭취 등 모든 면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축구부를 지원해주시는 것이 나에게도 큰 힘이다. 항상 경기 때마다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도 다른 팀들과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을 잘 조련해서 한국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키우는 것이 나의 목표다." -이상 부경고 안선진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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