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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수문장 조현우 "프로 입단 3년만에 잠재력 꽃피운 대기만성형,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으로 전성기 도래"
기사입력 2015-11-04 오후 9:52:00 | 최종수정 2015-11-16 오후 9:52:12

흔히 늦게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한 번 반짝하는 것보다 천천히 물을 줘서 화려한 '비단'으로 탈바꿈하는 꽃들이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마련이다. 대구FC 붙박이 수문장 조현우는 전형적인 '대기만성(大器晩成)' 유형이다. 프로 입단 후 부상과 슬럼프 등을 딛고 피 나는 노력으로 생애 첫 A대표팀 승선까지 일궈내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았다. 기복없는 플레이와 성실함 등으로 축구인생의 큰 꿈을 실현하는 열매를 맺은 것이다.

조현우는 최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12일 홈), 라오스(17일 원정)에 출전하는 A대표팀 23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만, 조현우는 소속팀 대구가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을 감안해 14일 충주와의 원정경기 직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이는 김승규(울산 현대)가 오는 16일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혜택으로 논산 육군훈련소에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되면서 내놓은 대안이다.

190cm의 장신에 침착한 경기운영과 빠른 몸놀림, 순발력 등이 돋보이는 조현우는 중대부중(서울) 시절부터 나름 재능을 인정받은 자원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6년 춘계연맹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조현우는 당시 골키퍼로선 보기 드물게 빠른 몸놀림과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기술 등을 앞세워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뽐냈다. 골키퍼라는 특수한 포지션 탓에 스포트라이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과 가능성 만큼은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았다. 넉넉치 못한 가정 환경에 훈련에만 지독하게 매진할 만큼 남다른 승부근성도 조현우의 성장을 덧칠해줬다.

중학교 졸업 이후 연계 학교인 중대부고로 진학하게 된 가운데 고교 진학과 함께 축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는 다름아닌 브라질 출신 골키퍼 코치의 체계적인 하드 트레이닝이다. 전문 골키퍼 코치가 없었던 당시 흐름을 고려하면 순발력과 경기운영 등 모든 면에서의 체계적인 훈련은 분명 조현우에게 큰 자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조현우에게 브라질 출신 골키퍼 코치의 하드 트레이닝은 엄청난 기량 성장 곡선을 불러왔다.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찬 조현우는 경기를 읽는 시야와 상황 판단력 등이 한층 정교해지며 고교 최정상급 골키퍼로서 입지를 탄탄히 했다.

브라질 출신 골키퍼 코치의 혹독한 트레이닝도 군말없이 소화하는 성실함도 가미되면서 많은 명문팀들이 탐내는 '뜨거운 감자'로 칭송받았다. 팀은 각 종 대회에서 2% 부족한 성과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후방을 든든하게 지켜낸 조현우의 존재는 팀 전체에 든든한 기둥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명문팀들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조현우의 차후 행선지는 선문대였다. 명문 팀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 가려지는 것보다 당장 많은 경기를 출전하기를 원했던 조현우에게 선문대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좋은 기착지로 손색없을 정도였다.

조현우의 선택은 옳았다.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찬 조현우는 대학 입학 후 첫 전국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새내기 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운영과 빠른 몸놀림, 상황 판단력 등을 앞세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선문대 진학 이후 조현우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U-19, 20, 21 대표 등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린 가운데 2011년 중국 선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12년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도 출전하며 노동건(수원 블루윙즈. 당시 고려대), 김경민(제주 유나이티드. 당시 한양대), 김진영(포항 스틸러스. 당시 건국대)과 함께 대학축구 골키퍼 '빅4'를 형성했다.

저학년때부터 경기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자신감도 몰라보게 축적된 조현우의 활약상을 프로팀에서 그냥 지나칠리 만무했다. 당시 K리그 클래식 기업구단 뿐만 아니라 시-도민구단 스카우터들의 레이더망에 빠른 몸놀림과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기술, 순발력 등을 고루 갖춘 조현우는 골키퍼 보강이 필요한 팀에 '아킬레스건'을 치유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무엇보다 포백 수비라인까지 폭넓게 커버할 수 있는 넓은 수비영역과 웬만한 필드플레이어보다 나은 정확한 킥력은 조현우의 가치를 고스란히 입증하는 대목이었다. 마침 조현우도 프로 무대에서 하루빨리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하게 확립되면서 영입 작업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여러 팀들의 뜨거운 러브콜 끝에 조현우는 2013년 대구 자유계약선수로 입단하며 프로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기업구단의 살벌한 경쟁에 갇혀있는 것보다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싶은 욕망이 그를 대구 입단으로 이끌었다. 그럼에도 프로 무대의 벽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입단 첫 해부터 팀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는 중압감은 프로 초년병인 조현우에게 감당하기 벅찬 요소였다. 그와 함께 대구가 강등을 놓고 강원, 대전 등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던터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선배 이양종과 함께 '플래툰 시스템'으로 팀의 골키퍼 역할을 맡았지만, 프로 무대의 빠른 템포와 경기운영 등은 만만한 산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양쪽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으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악재를 맞았다. 뼈를 깎는 재활을 통해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으로 인해 2013년 14경기-22실점, 지난 시즌 15경기-21실점 등에 그치며 적지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프로 선수로서 힘찬 날갯짓을 꿈꿨던 조현우에게 프로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은 이래저래 가혹한 시련의 연속이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한다. 조현우는 지난 2년 동안의 시련을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멋지게 승화시키며 '인생역전'을 이뤄냈다.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자신감이 결여된 상황임에도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채찍질하는 성실한 마인드를 앞세워 이영진 감독의 신임을 쌓았다.

이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팀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찬 조현우는 팀의 37경기에 모두 출전해 침착한 수비 리드와 빠른 몸놀림, 뛰어난 순발력 등을 앞세워 대구의 K리그 챌린지 선두 수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파워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한층 보완되면서 공중볼 경합에 대한 자신감도 한껏 축적됐다.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정확한 킥력은 조나탄과 레오 등 발빠른 공격자원들의 파괴력을 더욱 끌어올렸고, 팀 전체적인 빌드업 전개도 원활하게 만들어줬다. 수비라인 전체를 통솔하는 남다른 리더십으로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다잡아주는 등 대구의 '철통수비'를 단단하게 완성시키고 있다. 경기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경기운영의 묘와 자신감 등도 한층 높아졌다.

조현우의 꾸준한 활약상은 '흙 속의 진주' 발굴에 여념이 없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레이더망에도 자연스럽게 포착됐다. K리그 챌린지와 클래식 등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은 골키퍼 무한 경쟁 체재 확립을 위해 여러 선수를 물색하던 중 190cm의 장신임에도 웬만한 단신 선수들 못지 않은 몸놀림을 갖춘 조현우가 눈에 쏙 들어왔다. 마침 대표팀의 사정도 조현우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NO.1' 수문장 김승규가 기초군사훈련 관계로 차출이 불가피해지며 대체자 찾기가 시급했었다. 결국, 조현우는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상을 토대로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의 꿈을 일궈내며 축구인생의 최고의 커리어를 써내렸다. 공교롭게도 1991년생 양띠생인 가운데 '양의 해'인 을미년에 화려하게 비상하는 결말도 함께했다.

"(조)현우는 모든 면에서 가능성이 많은 선수였다. 골키퍼로선 보기 드물게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기술도 지녔다. 고교 3년 동안 브라질 골키퍼 코치의 혹독한 조련도 군말없이 소화할 만큼 성실한 마인드도 돋보인다. 고교시절에는 파워가 다소 부족했는데 성인 무대 진출 이후 파워가 붙으면서 더욱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킥력으로 공격 작업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은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 아직 공중볼 타이밍을 잡는 부분에서 미흠함이 있는데 그 부분만 좀 더 개선되면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중대부고 오해종 감독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이 강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능성이 많은 선수였는데 몸놀림이 빠르고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은 발기술과 정확한 킥력 등도 발군이다. 대학시절 우리 팀이 골키퍼 코치가 없는 상황임에도 스스로 개인 훈련을 자처할 만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지금의 현우를 이끌지 않았나 생각한다. 프로 입단 후에도 파워가 붙으면서 공중볼 경합에 대한 자신감과 수비 전체를 아우르는 리딩력이 크게 좋아졌다. 다만, 아직까지 파워가 좀 더 보완되야 한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몸싸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기에 웨이트르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워낙 목표 의식이 뚜렷한 선수라 더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선문대 김재소 감독

피 나는 노력을 토대로 K리그 챌린지 소속 선수들도 A대표팀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립시킨 조현우는 당장 대표팀에서 또 한 번의 생존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승규와 정성룡(수원 블루윙즈), 권순태(전북 현대) 등 경쟁자들이 경험과 노련미 등에서 모두 월등함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현우는 당장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자원임에 틀림없다. 올 시즌 경기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성인 무대에 대한 면역력을 완벽하게 충전한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이 한층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은 향후 대표팀의 골키퍼 로테이션 시스템 확립에도 큰 플러스 알파다.

"대구 경기를 여러 차례 보면서 조현우가 언젠가는 우리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기회가 찾아와서 이번에 기량을 체크하게 됐다. 같이 훈련하면서 좀 더 면밀하게 관찰할 예정이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면서 향후 대표팀에 도움이 될만한 선수가 있으면 대표팀 발탁을 고려한다. 그 과정에서 기회가 닿을 때 선수를 부르고 있다. 이는 대표팀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구조다." -A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어린 시절부터 국가대표라는 단어를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는데 현실로 됐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도 선배들과 경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지금 팀이 클래식 승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동계훈련 때부터 승격이라는 목표 하나를 보고 열심히 준비했다.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구의 K리그 클래식 승격까지 이끄는 것이 목표다. 이번 대표팀 발탁을 계기로 더 노력해서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 -대구 조현우

프로 입단 3년만에 소속팀 대구를 넘어 K리그 전체의 정상급 수문장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조현우.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는 플레이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조현우가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의 여세를 몰아 대표팀 골키퍼 포지션에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전망이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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