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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리그 왕중왕전, 무색무취로 대회 권위와 위상 'DOWN'…"선수들과 팀 위한 배려 사라지며 비난 대폭발"
기사입력 2015-10-28 오후 12:35:00 | 최종수정 2015-10-29 오후 12:35:57

▲학원축구 팀들보다 전력 누수가 없는 가운데 왕중왕전을 치르고 있는 프로산하 유스, 평상시 전력에서도 학원축구 팀들을 능가하는 가운데 이번 왕중왕전은 프로산하 유스 팀들의 독무대가 예상된다. 지난 2월 춘계한국중등축구연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매탄중(수원)과 오산중(서울)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2015년 한국 중등축구의 최고봉을 가리는 '2015 대교눈높이 전국중등축구리그 왕중왕전'. 전국 각 권역 별로 상위 64개팀이 우승을 놓고 매 경기 치열한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며 최고의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무대로 자리를 확고하게 다져놓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왕중왕전의 의미가 무색해질 만큼 비상식적인 광경이 연출되며 김이 제대로 빠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로 인해 현장의 불만과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처럼 올 시즌 왕중왕전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3학년 선수들의 진학 문제가 결정적이다. 각 팀별로 선수들이 타-시도 고교 진학을 위해 출전이 불가능해지며 저학년 위주로 팀을 꾸리는 팀들이 허다하다. 1년 터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원축구의 현실을 고려하면 저학년 위주로 나온 팀들이 고학년이 주축이 된 팀들에 '잔칫상'을 차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12-0, 7-0 등 왕중왕전의 취지에 무색한 스코어가 쏟아지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에서 베스트 전력으로 유종의 미를 꿈꿨던 각 팀들의 계획도 산산조각 나버리고 있다.

각 소속팀의 고충은 이만저만 아니다. 주축 선수들이 타-시도 전학 등을 이유로 출전하지 못하는 악재가 터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왕중왕전에 대한 목표 의식은 자연스럽게 희미해지고 있고, 1년 동안 공 들인 결과를 평가받는 기회 조차 박탈되면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덩달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먼 지방까지 와서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만 더욱 가중되는 꼴이 되버렸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의 등록 규정이다. 왕중왕전 출전 규정을 보면 2015년 대한축구협회 등록을 필한 선수, 지도자, 임원에 한해 참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선수들이 타-시도 진학을 위해 빠지더라도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견차이만 좁히면 출전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지난 시즌까지는 타-시도 진학 선수들이 왕중왕전에 출전했을 만큼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선수들의 출전을 놓고 대한축구협회 등록 규정이 아닌 현재 학적으로 타-시도 진학 선수들의 출전을 원천 봉쇄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빚어지면서 규정 자체가 애매모호 해졌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선수들이 더 큰 꿈을 위해 타-시도로 진학을 택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모교를 위해 봉사하려는 어린 마음도 완전히 짓눌렀다. 매년 연초 대한축구협회에 팀과 선수 등록을 하게 되면 1년 내내 통상적으로 꾸려가는 것이 정상임에도 현재 학적을 이유로 왕중왕전 출전이 불가하다는 것은 선수와 팀을 위한 배려도 눈꼽만큼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다. 1년 동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결실이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만개하기는 커녕, 시들시들하게 저버리는 격이 됐다.

굳이 상황을 설명하자면 가령 이렇게 된다. 경기도 지역에 속한 A 선수가 서울 고교 진학을 위해 빠지게 되면서 관내 중학교에 임시방면으로 속하는 것인데 시즌 초 등록된 규정이 아닌 현재 소속된 학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싹을 완전히 잘라버린 것이다. 나름대로 가능성과 재능을 인정받고 타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택한 방법이지만, 베스트 전력으로 왕중왕전 출격을 원하는 각 팀들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나 다름없다. 왕중왕전에 대한 동기부여와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오히려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임하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빈-부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가운데 프로 산하 유스팀과 일반 학원팀들의 빈부격차도 오히려 더욱 가중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프로 산하 유스팀에 비해 선수 수급과 재정 여건 등 모든 면에서 비할 바 못되는 일반 학원팀들은 고학년 선수들이 타-시도 진학을 위해 빠지면서 저학년 위주로 마지못해 왕중왕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즌 내내 고학년 위주로 팀 구색을 다 맞춰놓고도 정작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이를 펼쳐보이지 못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며 맥이 쫙 빠졌다. 고학년과 저학년의 비정상적인 매치업에 스코어가 제대로 나올리 만무한데다 긴장감 또한 덩달아 저하되고 있다.

현 시스템 자체가 K리그 각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는 프로 산하 유스팀들을 위한 무대가 됐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대부분 고학년 선수들이 연계 학교로 진학하는 프로 산하 유스팀은 전력 누수 없이 마지막까지 주력 선수들을 풀가동하며 고학년 선수들이 타-시도 진학으로 빠진 일반 학원팀들을 너무 손쉽게 요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 학원팀 선수들과 개인 기량에서 월등한 우위를 보이는 와중에 주변 여건까지 도움을 준다는 느낌이 팽배하다. 어찌보면 프로 산하 유스팀들의 강세는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일반 학원팀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박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왕중왕전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시되는 얘기다. 왕중왕전을 주최-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는 매년 왕중왕전을 1년 중 최고 역점 사업으로 두고 있으나 정작 팀과 선수들의 심리만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귀담아듣지 않은채 안에서만 모든 의견을 진행하는 모습은 학원 스포츠 죽이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올 시즌부터 타-시도 진학 선수들의 왕중왕전 출전까지 차단하면서 코칭스태프와 학부모들의 비난을 더욱 키웠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충분히 존중해줘야 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됨에도 눈 앞의 행정에 색안경을 끼는 모습이 엿보인다. 올 시즌은 전국소년체전 출전이 각 시도별 선발전 제도가 부활되자 제 입맛에 맞는 요리만 추구하는 행정 시스템은 대한축구협회 자체가 스스로 권위를 제 발로 걷어찬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왕중왕전 개최 시기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타-시도 진학 선수들이 대부분 9월~10월 경 진학을 위한 절차를 밟는 상황에서 9월 초에 왕중왕전 개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는다. 각 팀들의 왕중왕전 출전 목적은 똑같다. 최상의 전력으로 마지막까지 모든 에너지를 다 짜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놓고보면 왕중왕전이라는 타이틀은 무색무취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는 것 조차 버거운 현실에서 선수들의 타-시도 진학이 이뤄지기 직전 왕중왕전을 열어야 팀과 선수 개인이 모두 공생을 거듭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한국축구의 근간은 누가 뭐래도 학원축구다. 그동안 대표급 선수 배출과 국제대회 호성적에는 학원축구의 영향이 지배적이었고, 남부럽지 않은 하드웨어를 갖추게 된 점에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금까지 학원축구에 대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프로산하 유스 팀들에게만 스포츠토토 기금을 지원하는 등 형편성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 공생이 아닌 특점 팀 챙기기에 급급한 행정을 띄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무책임함은 후진 양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학원축구 코칭스태프들과 축구선수라는 목표 하나만을 보고 꿈을 키우는 어린 청춘들의 상처만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축구 선진국형 시스템화 완성을 외치고 있는 한국축구의 현실은 오히려 시대적인 흐름을 역행했다는 지적이 파다하다. 기본 뿌리인 학원축구를 위한 제도 근절이 없다면 아시아 정상은 커녕 '3류'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한축구협회 뿐만 아니라 각 산하 단체들이 모두 권위 의식에 취해 우쭐댈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머리 숙여 반성해야 될 필요성이 크다. 만약 각성이 이뤄지지 않고 현재 이기주의만 계속된다면 지금보다 더 '위험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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