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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황희찬, 1년전 언론과 팬들의 비난 실력으로 당당히 어필
기사입력 2015-10-10 오후 2:27:00 | 최종수정 2015-10-14 오후 2:27:16

▲9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호주 전에서 왼쪽측면 날개로 출전해 맹활약을 펼친 끝에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한 황희찬의 모습 ⓒ KFA

1년 전 팬들의 비난을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멋지게 승화시켰다. 한국축구 차세대 스타인 황희찬(FC리퍼링)의 맹활약에 신태용호도 덩달아 함박웃음을 지었다. 2~3살 위의 형들과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를 어필한 황희찬의 남다른 '클래스'는 대표팀의 공격 옵션 다변화에도 큰 플러스 알파를 심어줬다.

황희찬은 9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전반 7분 지언학(알프로콘)의 선제골을 도우며 대표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출범 이래 국내 팬들에 첫 선을 보인 대표팀은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플레이와 짜임새 높은 조직력으로 호주의 선 굵은 축구를 잠재우며 축구팬들에 기분좋은 승리를 안겨줬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호주와의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거침없는 항해를 예고했다.

신곡초(경기) 시절 2008년 차범근축구대상 대상을 수상했던 황희찬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축구의 차세대 스타로 각광받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스피드와 돌파력, 골 결정력, 위치 선정, 연계 플레이 등을 고루 갖추며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줄 적임자로 각광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2008년 동원컵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끈 황희찬은 좀 더 큰 도전을 위해 포철중(포항 U-15)에 새 보금자리를 틀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전국 내로라하는 유망주들과의 경쟁을 토대로 자신의 가치를 좀 더 증명하고 싶은 열망은 포항 스틸러스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포철중으로 축구 유학을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과적으로 황희찬의 축구 유학기는 대성공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2011년 팀을 중등리그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끌고 그 해 대한축구협회 중등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고, 뛰어난 결정력과 매서운 폭발력 등을 통해 U-15, 16 대표 등 연령별 대표팀의 단골손님으로 칭송받았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 득점왕을 수상하는 등 또래 무대에서는 대적할만한 적수가 보이지 않았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 당시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체면을 구겼지만, 당당하게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국제용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 승부차기로 져 8강에 머물렀으나 황희찬 만큼은 전혀 위축되는 모습 없이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선보였다. 황희찬은 이후 제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어릴적 부터 떡잎이 남달랐다. 의정부 신곡초 시절 차범근 축구대상을 수상한 황희찬의 모습 ⓒ K스포츠티비 

2013년 대통령금배 득점왕에 거머쥔 황희찬은 그 해 왕중왕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왕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며 '포철고 천하'를 열어젖혔다. 황희찬의 파죽지세는 도무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팀을 대구 문체부장관배 우승과 함께 득점왕을 거머쥐며 최고의 스트라이커로서 존재감을 잃지 않은 황희찬은 대통령금배 대회와 전국체전 우승 달성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고교무대 마저 집어삼켰다. 각 종 국내-외 대회를 다양하게 경험한 가운데 한 번 몰아치면 무섭게 몰아치는 폭발력은 포철고의 '우승 DNA'를 제대로 뒷받침했다. 지난 시즌 미얀마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에서도 한 살 위의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찌감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황희찬이지만,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 하나가 그의 심리 상태를 힘들게 했다. 고교무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일찌감치 포항 프로팀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황희찬은 지난 시즌 직후 자신을 키워준 '제2의 고향팀'인 포항에 우선지명을 받았으나 계약서 사인도 없이 지난해 12월 돌연 오스트리아 명문 잘즈부르크 입단을 선언하며 팬들의 비난을 샀다. 프로 산하 우선지명선수는 프로팀 계약서 사인을 거치고 임대 혹은 이적을 거쳐야되는 원칙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펼쳤기에 팬들로부터 '배은망덕한 선수, 구단의 은혜를 원수로 갚은 선수' 등이라는 악플을 동시에 떠안았다. 더 큰 무대에서 도전을 위해 유럽 진출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했지만, 원칙에 위배된 행동으로 인해 팬들의 시선은 싸늘해질 수 밖에 없었다.

황희찬을 향한 포항 구단의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포철중 시절부터 황희찬을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점찍은 포항은 김승대와 손준호 등 유스 출신 선수들의 꾸준한 성장으로 유스 시스템의 육성이 하나둘씩 꽃피우는 상황에서 황희찬을 또다른 수혜자로 점찍었으나 갑작스럽게 유럽 진출을 택하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떠안았다. K리그 유스 시스템의 선두 주자 격이나 다름없는 포항이 황희찬이라는 씨앗 발굴을 위해 6년 동안 쌓아놓은 공든 탑이 한 순간에 손쉽게 허물어진 대목이었다. 심지어 포항 서포터즈들도 '라이언킹' 이동국(전북 현대)의 뒤를 이을 포항의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 탄생에 큰 기대를 모았을 만큼 황희찬의 돌연 유럽행은 구단의 장기 플랜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국내와 달리 유럽 무대에 적응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았다. 탄탄한 피지컬과 거친 몸싸움 등이 발군인 유럽 무대의 빠른 경기운영은 이제 갓 사회에 입문한 초년병이 감당하기엔 벅찬 요소였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활약할 당시 수비 가담에서 낙제점을 보여줬던 황희찬이었기에 스트라이커들의 수비 가담을 중시하는 유럽 무대 적응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여느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언어 문제와 주거 공간 확보 등도 황희찬이 극복해야 될 과제였다. 대개 어린 나이에 유럽 무대에 밟은 선수들이 언어 문제와 적응 실패 등으로 소리없이 사라진 선수가 많기에 유럽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상과 현실의 벽도 고스란히 절감하면서 그의 마음고생은 더욱 깊어만갔다. 황희찬의 축구인생에 가장 큰 시련이었다.

▲신곡초 졸업과 동시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소속의 포항 유스 팀에 입단한 황희찬은 포철중과 포철고를 거치면서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온갖 비난과 폭언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황희찬이지만, 오히려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스스로를 강하게 채찍질했다. 부족한 파워와 피지컬 등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에 지독하게 매달렸고, 동료 선수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현지 적응 훈련도 소홀하지 않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황희찬의 노력은 올 시즌을 기점으로 하나둘씩 성과를 이뤘다.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진행한 결과 피지컬과 파워 등이 지난 시즌보다 한층 좋아지며 기본 뼈대를 성공적으로 임혔고, 피지컬과 노련미 등이 월등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충전하며 팀내 입지를 탄탄히 했다. 올 시즌 12경기에 나와 6골-6도움을 기록하는 등 경기의 질 또한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주변 비난에도 묵묵히 땀방울을 쏟은 황희찬의 열정은 '팬심'을 하나둘씩 돌려놨다.

마침내 황희찬은 국내 팬들 앞에서 한 뼘 성장한 모습을 고스란히 증명하며 팬들의 비난을 환호성으로 탈바꿈시켰다. 국내 팬들에 첫 선을 보이는 경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짝을 이룬 황희찬은 전반 초반부터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177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뛰어난 바디 밸런스를 통해 상대 수비와의 볼 경합에서도 쉽사리 밀리지 않았고, 탁월한 위치 선정을 통해 호주 수비라인의 느린 발을 적절하게 공략했다. 선발 출전이라는 중압감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8분은 황희찬의 진가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 2명을 가볍게 벗겨낸 뒤 왼쪽 측면에서 재빨리 크로스를 넘겨줬고, 이를 받은 지언학이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이끌어내며 공격포인트를 완성했다. 장기인 폭발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테크닉 등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며 호주 수비라인의 느린 발을 절묘하게 파고든 황희찬의 센스는 대표팀의 페이스 유지에 큰 기폭제였다. 선제골은 단순한 예열에 불과했다. 황희찬은 파트너인 박인혁과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주고받으며 대표팀의 '오케스트라' 축구를 진두지휘했다. 박인혁이 유연한 몸놀림과 매끄러운 볼 터치 등으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자 현란한 개인기와 빼어난 드리블 돌파로 호주의 느린 발을 가볍게 현혹시키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호주 수비라인의 간격이 벌어진 틈을 타 감각적인 패싱력으로 호주 수비라인의 체력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며 대표팀의 공격 작업을 매끄럽게 만들어줬다.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간파하면서 빠르게 동료 선수들에게 볼을 뿌려주는 황희찬의 영리함은 박인혁과 류승우(레버쿠젠), 최경록(상파울리), 지언학 등 나머지 선수들에게 큰 시너지 효과나 마찬가지였다. 상대 터치라인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폭발력은 가히 독보적이었고, 문전 앞에서 위협적인 슈팅력으로 직접 득점 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도 가미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황희찬의 현란한 움직임에 호주 수비라인은 한국의 다이나믹한 축구를 쫓아가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한국나이로 20살의 선수라곤 도무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황희찬의 움직임은 판타스틱 그 자체였다.

황희찬은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명문인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에 진출한 뒤, 현지 적응을 위해 리저브(2)팀인 리퍼링에서 올 시즌을 뛰고 있다. ⓒ  FC리퍼링 홈페이지

탄탄한 바디 밸런스에서 뿜어져나오는 안정된 볼 키핑은 압권이었다. 호주 수비라인의 강한 압박과 거친 몸싸움에도 볼을 끝까지 간수하려는 투쟁력은 대표팀의 플레이 질을 한층 끌어올렸고, 볼을 넘겨받은 뒤 류승우와 최경록 등의 스피드도 덩달아 배가시켰다. 유연한 몸놀림과 빼어난 축구 센스로 상대 뒷공간까지 벌려놓는 등 대표팀의 공격축구를 속도감 넘치게 완성시켰다. 비록, 문전 앞에서 집중력 부재로 득점 찬스를 놓친 부분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동료 선수들과 볼을 주고받는 움직임과 상대 수비 1~2명을 제치는 돌파력, 상대 움직임을 훤히 꿰뚫는 축구 센스 등은 신태용 감독을 미소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황희찬은 후반 34분 김현(제주유나이티드)과 교체되기 전까지 흡잡을 곳 없는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U-23 대표팀 데뷔 무대를 화끈하게 마무리했다.

그동안 공격력 부재로 골머리를 앓은 대표팀은 황희찬과 같은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밝히는 요소다. 평소와 달리 4-4-2 다이아몬드 전술을 내세운 대표팀은 빠른 원-투 패스를 통한 공격적인 축구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많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 중심에 황희찬이 있었다. 지난해 AFC U-19 선수권 이후 1년만에 연령별 대표팀과 인연을 맞은 황희찬은 동료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남다른 재능으로 대표팀 공격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며 '신태용 사단'의 새로운 황태자 탄생도 알렸다.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전혀 주눅드는 법 없이 자신의 색채를 고스란히 칠하는 황희찬의 플레이는 대표팀의 공격력 부재를 덜어주고도 남았다.

"(황)희찬이가 오늘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우리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어느 팀을 만나도 상대 수비들이 희찬이를 막기 위해 곤혹을 치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어도 저돌적이고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다. 오늘 좋은 경기력을 펼쳐줬고, 저돌적인 플레이도 만족스러웠다. 희찬이 뿐만 아니라 유럽파 선수들이 왜 유럽에 진출했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여유로움과 볼 다루는 센스가 좋다. 좀 더 다듬으면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희찬이를 축으로 공격라인이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우리 팀의 공격력이 약하다고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U-23 대표팀 신태용 감독

"팀이 이겼고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서 기쁘다. 좋은 형들과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개인적으로 찬스가 많았는데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동안 훈련을 하면서 꾸준히 연습했던 부분이었기에 득점 찬스를 놓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축구에 공격적인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 역시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 팀 공격력이 약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더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U-23 대표팀 황희찬

유럽 물을 먹으면서 국내 팬들에 한 뼘 성장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황희찬. 3살 위의 형들과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하게 가치를 어필한 황희찬의 '비상'이 대표팀의 흥을 더욱 돋구게 할 수 있을지 기대치가 점점 높아져만간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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