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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이민아, '여자축구의 김태희'…"국제무대 통해 스타 탄생에 촉각"
기사입력 2015-10-02 오전 7:46:00 | 최종수정 2015-10-02 07:46

▲이민아의 존재감은 최근 들어 언론의 집중 조명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민아의 모습 ⓒ 사진출처 대한축구협회 

열악한 저변과 인프라에도 매번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력을 어필하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각 종 대회에서의 호성적과 함께 '지메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이후 또다른 스타 탄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귀여운 외모에 빼어난 실력도 겸비한 이민아(현대제철)는 스타 탄생에 목마른 한국 여자축구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다.

사실 이민아는 실력보다 외모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였다. 158cm의 작은 키에도 뚜렷한 이목구비와 함께 '남심'을 사로 잡는 빼어난 외모가 뒷받침되며 여자축구의 대표 '얼짱'으로 각광받았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남다른 패션 감각까지 선보이는 등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도 함께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자축구의 김태희'라고 칭송받을 정도로 남성팬들에 인기 만점이다.

그렇다고 이민아가 실력 없이 외모만 갖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포항여전고(경북) 3학년이던 2009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이민아는 이듬해 영진전문대(해체)로 진학해 2010년 독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을 비롯,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제철) 등과 함께 한국축구를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3위에 올려놓으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158cm의 작은 키에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왕성한 활동량은 물론, 상대 선수들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는 강인한 투지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설을 그대로 증명했다. 좌-우 폭을 크게 여는 예리한 볼 줄기와 안정된 볼 키핑, 경기운영 등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작은 키의 핸디캡을 제외하면 가지고 있는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셈이다.

2012년 WK리그 최강 현대제철에 입단한 이민아는 실업무대 진출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는 다름아닌 포지션 전향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왕성한 활동량, 감각적인 패싱력 등은 처진 스트라이커로서 활용 가치가 더욱 높다는 것이 최인철 감독의 판단이었다. 이와 더불어 상대 수비 1~2명을 가볍게 제치는 빼어난 테크닉도 가미하며 전가을과 정설빈 등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포지션 전향이라는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이민아는 빈약한 득점력과 부족한 파워를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과 슈팅 연습 등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팀의 WK리그 2연패(2013, 2014) 달성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며 팀내 붙박이 자원으로 입지를 탄탄히 했다.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기 위해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악바리 근성은 팀 전체에 큰 동기부여였다.

1991년생 '양띠'인 이민아는 올 시즌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를 맞아 '커리어 하이'를 써내리고 있다. 올 시즌 23경기에 나와 6골-5도움을 기록한 이민아는 따이스와 전가을, 비야, 조소현 등 초호화 스쿼드들과 함께 막강한 하모니를 연출하며 현대제철의 독주 체재를 이끌었다. 실업 4년차를 맞아 거친 몸싸움에 대한 면역력을 터득하면서 플레이의 완숙미가 더해졌고, 문전 앞에서 결정력과 집중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A대표팀에서도 이민아의 활약상은 두드러졌다. 2013년 10월 캐나다와 평가전 이후 약 2년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던 이민아는 지난 8월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팀 동료 유영아(현대제철)의 대체 선수로 엔트리에 진입하는 행운을 안았다. 지소연과 박은선(이천 대교) 등이 부상과 소속팀 일정 등으로 빠지며 '차-포'를 다 뗐던 윤덕여호는 여러 후보를 물색하던 중 움직임과 경기운영 등이 탁월한 이민아가 눈에 쏙 들어온 것이다.

'땜빵' 용으로 동아시안컵 무대를 밟게 됐지만, 이민아는 이 대회를 통해 말 그대로 '인생역전'을 써내렸다. 처진 스트라이커로서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량으로 팀 공격을 이끈 것은 물론, 안정된 볼 키핑으로 정설빈과 전가을 등 동료 선수들의 활동 영역도 끌어올렸다. 특히 상대 수비를 1~2명을 가볍게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돌파는 여자축구 세계 정상권을 자랑하는 일본과 북한 수비라인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현대제철 소속으로 작은 신장의 핸디캡을 떨쳐내고 W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 끝에 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민아의 모습 ⓒ 사진출처 대한축구협회 

후방에서 볼을 이어받은 뒤 재빨리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폭발력은 여자선수라곤 도무지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체격 조건의 불리함을 한박자 빠른 몸놀림으로 커버하는 영리함을 앞세워 상대 수비들을 혼비백산으로 만들었다. 재빨리 방향 전환을 이끌면서 상대 타이밍을 뺏는 이민아의 센스는 대표팀의 화력을 새롭게 점화시켰다. 그라운드 전체를 훤히 꿰뚫는 넓은 시야와 침착한 경기운영 등은 보너스였다. 대표팀이 이 대회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어도 이민아의 대활약은 분명 큰 소득이었다.

동아시안컵 대회 대활약으로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 친구요청이 폭주한 것은 물론, 팬들의 플래시 세례도 급증했으나 이민아는 축구만을 바라보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높아진 인기에 현혹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 대회 직후 곧바로 소속팀 현대제철에 합류해 팀을 여자선수권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까지 수상하며 한 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피로도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팀을 위해 기꺼이 출전을 감행하는 '프로패셔널' 함도 돋보였다.

WK리그에서도 이민아의 활약은 여전했다. 팀이 일찌감치 독주 체재를 굳혔음에도 순도높은 결정력과 함께 도우미 기질도 마음껏 자랑하며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서 진면목을 잃지 않았다. 올 시즌 WK리그 3연패 달성은 물론,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제96회 전국체전에서도 2연패를 꿈꾸는 현대제철로선 상대 견제에도 꿋꿋하게 제 몫을 다해내고 있는 이민아의 활약상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배어나온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발군의 활약을 펼친 이민아지만, 여전히 이뤄야 될 목표는 천리와 같다. 당장 내년 2월 일본 오사카 일원에서 펼쳐지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은 이민아에게 또다른 시험무대다. 2011년 여자월드컵 우승, 지난 6월 캐나다 여자월드컵 준우승 등으로 세계 정상급의 면모를 자랑하는 숙적 일본과 북한, 호주, 중국 등 어느 하나 쉬어갈 틈이 없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이라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직 올림픽 무대 출전 경험이 없는 만큼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숙원도 이민아에게 큰 동기부여다. 그동안 지소연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나타냈던 한국 여자축구의 고질병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준데다 동아시안컵 대회 출전을 통해 국제무대에 대한 자신감도 충전하며 기대가 크다. 현재 세대교체 작업에 탄력을 내고 있는 대표팀도 이민아의 활약을 오매불망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숨어있다.

지소연 이후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스타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이민아. 빼어난 외모와 출중한 실력을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주가도 나날이 폭등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만 들어서면 무서운 '파이터'로 돌변하는 그녀가 소속팀과 대표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고 한국 여자축구의 중흥에 앞장설 수 있을지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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