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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산초, '51년 역사의 축구부'…"성적보다 선수 육성 시스템으로 반세기 넘는 명맥 유지"
기사입력 2015-09-22 오후 11:28:00 | 최종수정 2015-09-22 오후 11:28:00

▲1964년 축구부를 창단하면서 올해로 51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 연산초 축구부원들의 모습, 연산초는 성적보다는 우수 선수 배출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구도(球都)' 부산 유소년 축구의 자존심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연산초. 프로 산하 유스팀과 수도권 명문팀들이 판을 치는 와중에도 매년 내실있는 성과물을 이끌어내며 꾸준함을 잃지 않는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부모 등이 '원 팀'으로 막강한 파급력을 양산하는 연산초의 시스템은 분명 박수 받기에 아깝지 않다. 성적보다 선수 개개인의 발전에 포커스를 맞추는 등 미래 지향적인 가치로 유소년 축구에 혁신을 몰고오며 한국축구의 맑은 토양 조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성적보다 선수 육성에 기반을 둔 시스템 - 반세기 넘는 기간 꾸준히 명맥 이어온 지름길

1964년 창단한 연산초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동안 쌓아올린 발자취는 어느 팀에 뒤질 것이 없다. 지난 시즌 양산시장배와 화랑대기 3위를 비롯, 각 종 대회에서 수많은 입상을 일궈내며 부산 유소년 축구의 선두주자 격으로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매년 재학생들이 축구 명문 중학교로 진학하는 등 성적 못지 않은 가치도 제대로 누리고 있다. 연산초를 거쳐간 선수 및 코칭스태프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2013년 K리그 초대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인 고무열(포항 스틸러스)과 '꽃미남 스타' 김지민(부산 아이파크) 등 한국축구의 '라이징 스타'들이 연산초에서의 활약상을 토대로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다. 안정환(청춘FC 감독)과 94학번 동기인 안선진 감독(부경고)도 연산초에서 축구의 꿈을 키웠을 만큼 숨은 인재 양성소로 군림하고 있다.

사실 지방팀들은 고독함의 연속이다. 가뜩이나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로 자녀들의 운동 기피 현상이 짙어지면서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저출산 문제 뿐만 아니다. 운동을 시작하려는 선수들도 수도권 선호도가 가중되면서 매년 머릿속이 복잡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연산초가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숨은 진주' 발굴이다. 강민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매일 학교 체육시간과 점심시간 때 축구에 소질있는 유망주 발굴을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서며 팀의 골격 완성을 도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축구부 인원도 30여명에 이를 만큼 선수 인원 채우는 것 조차 버거운 팀들에 부러움을 자아낼 정도다.

"요즘 사회적으로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는 추세다. 하려는 선수들은 수도권 쪽으로 진출을 원하다보니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방과 후와 학교 체육시간, 점심시간 때 축구에 소질있는 선수들을 직접 데려와 테스트하는 식으로 팀의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매년 선수들이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고 있고, 연령별 대표팀 배출도 쇄도하면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낀다. 성적보다 프로 및 대표급 선수들이 배출된다는 것에 흡족함이 많다. 지금 각 카테고리 별 코칭스태프 분들 중에서도 연산초 출신 선배님들이 많으실 정도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선수들을 배출해야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올해를 끝으로 이제 중등 축구무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부산 연산초 6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취학 이전 5~6세때부터 축구를 접한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선수들의 축구 입문 시기가 다소 늦다. 대부분 초등학교 3~5학년 때 시작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기본기와 기술 등의 완성에 상당 시간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 연산초는 어린 시절부터 무리하게 체력 운동을 진행하는 일부 팀들과 달리 철저한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통해 능률 향상을 도모한다. 무리한 운동은 향후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마이너스 요소이기에 선수들에 최대한 볼과 가까워지며 기본기와 기술 완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대부분 운동 구력이 짧은 선수들인 것을 감안하면 기본기와 기술 완성은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토대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신뢰감도 높다.

학년에 맞는 세분화된 시스템은 연산초에도 예외는 아니다. 강민구 감독이 6학년 선수들을 데리고 움직임과 기술 훈련 등을 지도한다면 한호권 코치가 5학년 선수들의 기본기와 기술 등을 끌어올리며 경쟁력을 배양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상목 코치는 운동을 갓 시작한 3~4학년 선수들에 축구의 흥미를 일깨워주며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있다. 이처럼 물 흐르듯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코칭스태프의 세분화된 지도는 선수 개개인의 급격한 기량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같이 호흡하는 강민구 감독의 역량은 단연 눈에 띈다. 선수들과 볼을 가지고 훈련하면서 움직임과 부분 전술, 기본 테크닉 등을 섬세하게 지도하며 어린 선수들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매년 중학교 진학할 때 많은 중학교 팀들의 군침을 절로 돋구게 하는 요소다.

"운동을 늦게 시작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무리한 체력 훈련보다 기본기와 기술 향상을 위주로 훈련을 진행한다. 내가 6학년 선수들, 한호권 수석코치가 5학년, 김상목 코치가 3~4학년을 지도하는 식으로 세분화된 코칭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3~5학년 선수들은 이제 막 축구를 접하는 시기기에 코치들이 같이 훈련해서 기술 완성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해서 기술이 향상되면 6학년부에 올려서 내가 직접 지도하는 식이다. 내가 젊다보니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움직임 훈련 등을 많이 주입시킨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코칭스태프들이 직접 움직임과 기술 등을 시범을 보이게 되면 기술 향상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항상 선수들을 지도할 때 이러한 부분을 신경쓰는 편이다."

◇연산초 축구부 든든한 '큰 형님' 강민구 감독 "좋은 인성 갖추고 사회와 소통하는 선수 육성이 목표"

2007년부터 연산초를 지휘하고 있는 강민구 감독은 연산초 축구부의 든든한 '큰 형님'이다. 25세의 이른 나이에 지도자 인생을 시작한 강 감독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도 같은 유소년 선수들의 특성을 손바닥 보듯 꿰며 3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 답지 않는 내공을 자랑한다. 선수들과 활발한 스킨십을 마다하지 않는 강 감독은 대화를 통해 선수 개개인의 부족함을 채우면서 강점을 극대화하는 지도 철학을 내세우며 연산초 축구부의 뼈대를 성공적으로 장착했다는 평가다. 그런 강 감독이 선수들에게 기술 못지 않게 중요시 여기는 덕목은 바로 정신력이다. 최근 각 가정별로 자녀들이 1~2명만 두는 사회적인 구조로 인해 정신력과 근성 등이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피라미드 구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정신력이 가미되야 축구선수로서 롱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내년은 우리가 주인공이다. 부산 연산초 저학년생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내가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정신력이다. 내가 현역 시절에는 코칭스태프들의 체벌과 구타가 굉장히 심했다. 요즘에는 구타와 체벌 등이 없어지면서 운동부 기강이 다소 해이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부모님들도 워낙 극성인 분들이 많으셔서 사소한 부분에서 오해가 많이 빚어진다. 선수들을 나약학 키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봤다.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강한 정신력은 필수다. 우리 팀 선수들 뿐만 아니라 한국 유소년 선수들이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미흡함이 많다. 단계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더욱 살벌해지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안타까움이 절로 배어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축구부가 학교 유일의 운동부인 연산초는 학교 측과 관내인 동래구교육지원청 등에서 매년 적극적인 지원이 눈에 띈다. 학교 측에서는 유일의 운동부인 축구부에 적극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으며 사기를 높이고 있고, 관내 동래교육지원청도 연산초 축구부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서포터즈'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매번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는 학부모들의 열성적인 응원 또한 연산초가 최고의 효율을 이끄는데 큰 밑거름이었다. 이처럼 학교와 학부모, 코칭스태프, 선수들, 유관 단체 등의 지원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면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성적 및 우수 유망주 배출 뿐만 아니라 학업 성취도도 단연 으뜸이다. 동래-연제구 인근이 워낙 학구열이 높은 탓에 성적이 떨어지면 별도로 보충수업을 받을 만큼 성적 관리도 엄격하다. 축구부 선수들 중 전교 어린이회장 선거 후보와 학급 반장도 있을 만큼 주변 학우들에 인기도 만점이다. 학업과 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쫓는 셈이다.

연산초는 어린이라도 선수들에게 '원 팀'이라는 소속감을 심어주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축구선수 이전에 자라나는 학생 신분이기에 운동복만 입는 딱딱한 분위기보다 사복 착용을 하면서 주변 학우들과 교우관계를 충실히 쌓는 것도 축구 못지 않은 가치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 없기에 일반 학생들과 교우관계를 폭넓게 쌓으면서 훗날 인격체로서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이 나이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어린 시절 소속감을 터득해야 동료 선수들 간의 배려와 협동심 등도 덩달아 상승한다. 이는 '운동선수=문제아'라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선입견을 깨기 위한 하나의 일환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연산초는 운동부가 축구부 하나 밖에 없다.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 선생님들과 관내 교육청 및 유관 단체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 편이다. 거기에 부모님들께서 선수들 뒷바라지와 축구부 발전을 위해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계신다. 부모님들과 선수들이 없으면 코칭스태프와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팀은 학기 중에 수업 이탈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모든 선수들이 정규수업을 다 이수하고 있고, 방과 후 학업에 열의가 있으면 학원에 가는 선수들도 있다. 축구부 자체에도 방과 후 학교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선수는 없다. 워낙 학구열이 높은 학교라 성적이 떨어지면 학급 담임선생님들이 별도로 공부를 시킨다."

         ▲2007년부터 부산 연산초 축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강민구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축구부 선수들 중 전교 어린이 회장선거 후보와 학급 반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 선수들이 많다. 일반 학생들과 견줘도 결코 뒤질 것이 없다. 축구선수 이전에 학생 신분이기에 학급에 들어갈 때 복장을 가급적이면 사복을 권장한다. 내가 현역 시절에는 운동부라는 이유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고, 일반 학생들과도 가까워지지 못했다. 축구를 하다가 도중에 그만둬서 사회 생활을 할 때 고립되는 모습도 많이 봤다. 제자들에게는 일반 학생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학급 담임선생님들과 관계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적어도 제자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유소년 지도자로 보내면서 제법 완숙미가 철철 흐르는 강 감독은 성적보다 선수 개개인의 발전이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성적에 너무 연연하면 오히려 본연의 색깔이 묻힐 확률이 크기에 축구를 즐기면서 기량 발전을 꾀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남다르다. 최근 공태현(용운고. U-17 대표)을 비롯해 각 연령별 대표팀에 연산초 출신들이 하나둘씩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훌륭한 인재 양성으로 한국축구의 경쟁력 제고라는 사명감 또한 확고하다.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인성 함양에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지도자로서 '뚝심'과 '배포'도 상당하다. 팀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강 감독의 리더십이 있기에 연산초 축구부의 미래는 여전히 밝기만 하다.

"우리 팀은 성적을 내려고 팀을 운영하지 않는다. 매년 프로 선수와 연령별 대표 선수가 많이 배출되고 있는 만큼 성적보다 좋은 인성을 갖추고 사회와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와 함께 훗날 축구를 하지 않더라도 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사회인들과 같이 융화될 수 있는 인재들도 많이 키워보고 싶다. 항상 옆에서 연산초 축구부를 지원해주시는 부모님들과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 선생님들, 축구부를 도와주시는 교육청 관계자 분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좋은 팀으로 발전하면서 우수한 선수들까지 배출되는 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이상 연산초 강민구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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