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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명가 재건'…"이상윤 매직이 '황소 군단'을 춤추게 한다"
기사입력 2015-09-02 오후 12:08:00 | 최종수정 2015-09-12 오후 12:08:43

▲'이상윤 매직'은 대단했다. 팀을 맡은지 채 3개월도 안된 가운데 지난 강원도 태백에서 폐막된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3위를 차지, 과거 명성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미션은 전국체전과 챔피언십을 통해 다시 한 번 이상윤 매직을 불어 넣는다. 이상윤 감독의 취임과 동시에 '황소 군단'이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대학축구팬들의 이목이 건국대로 쏠리고 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이상윤 매직'이 '황소 군단' 건국대의 흥을 제대로 돋구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부진을 틸고 추계연맹전 3위로 명가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이상윤 감독 부임 이후 팀이 180도 달라졌다. 짧고 빠른 패스웍 위주의 세밀한 축구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활발한 소통 등을 통해 팀 체질개선에 여념이 없는 건국대의 발걸음은 여전히 경쾌하기만 하다. 시즌 초반 사령탑 부재로 크게 흔들렸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후반기 U리그 챔피언십 출전권을 굳히기 위한 만반의 준비도 끝난 상황이다.

건국대는 오는 4일 오후 3시 건국대학교 스포츠과학타운 천연구장에서 펼쳐지는 충북대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2015 카페베네 U리그 2권역' 남은 레이스에 돌입한다. 승점 13점(4승1무2패)으로 3위에 올라있는 건국대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선두 청주대(승점 24점)와 격차가 11점에 달해 권역 리그 우승은 어렵지만, 남은 경기 효과적인 승점 관리로 챔피언십 진출을 굳힌다는 복안이다. 얼마 전 추계 1-2학년 대회에서는 아쉽게 예선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추계연맹전 3위와 제96회 전국체전 충북 대표 선발로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남은 경기 역시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 대학축구의 대표적인 명문인 건국대의 최근 행보는 강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부끄러웠다. 2010년 전국체전 우승과 2012년 U리그 챔피언십 준우승, 지난 시즌 추계 1-2학년 대회 3위 정도를 제외하면 토너먼트 대회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나타내며 강팀의 체면을 구겼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각 포지션 별로 우수한 자원들이 대거 포진했음에도 이를 하나로 뭉치지 못하며 '모래알' 팀워크라는 혹평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각자 개성이 너무 뚜렷한 탓에 개인주의 성향이 몸에 밴 것이 큰 문제였다. 이로 인해 매년 정상권을 유지하던 성적도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즌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는 인천대에 져 32강 탈락의 쓴맛을 보는 등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춘계연맹전 이후 전임 공문배 감독이 지휘봉을 놓으면서 수장도 잃었다. 사령탑 부재에 따른 후유증은 상당했다. 선수들을 확실하게 컨트롤하고 지휘해줄 수장이 없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이 많았다. 이로 인해 위기 상황에서 대처 능력도 미비했다. 사령탑 부재가 장기화되며 선수들의 자신감과 의욕도 덩달아 저하되기에 이르렀다. 경기력 역시 널뛰기 식의 곡선이 계속 이어지는 등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었다.

▲지난 7월 강원도 태백시에서 폐막된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3위를 차지한 '황소 군단' 건국대 선수들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그러나 건국대에게 '팽이' 이상윤 감독 취임은 '신의 한 수' 였다. 지난 5월 축구부 감독 공개모집을 통해 모교 건국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 감독은 U리그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벤치에 앉으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재빨리 수습하는 임기응변을 선보였다. 오랜 기간 가슴앓이를 했던 건국대 선수들도 이 감독 부임과 함께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을 나타내는 등 사령탑 존재 유무가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이 감독은 지난 7월 추계연맹전에서 감독 부임 2개월만에 팀을 3위로 올려놓으며 모교 축구부 중흥의 발판을 새롭게 닦아놨다. 최근 몇 년 동안 토너먼트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기에 값어치는 남달랐다. 이를 토대로 U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올인'했다.

"얼마 전 저학년 대회에서는 예선탈락으로 아쉽게 그르쳤지만, 저학년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 그러나 추계연맹전에서 3위 입상으로 선수들이 각자 영향력을 충분히 보여줬기에 남은 U리그 역시 기대감을 더욱 가지게 하고 있다. 대학 선수들이라도 아직 부분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기에 선수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대학축구가 평준화됐어도 어느 팀을 만나든 가지고 있는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대 건국대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주지시키고 있다. 권역 리그 우승은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최소 2위권에 진입해서 챔피언십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상대의 특색에 맞게 맞춤형 전술을 펴서 상대 약점을 공략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감독 부임과 함께 건국대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팀 분위기다. 활발한 스킨십으로 선수들과 터울없이 지내는 이 감독의 '형님 리더십'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잃었던 웃음꽃이 연일 가득하다. 선수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개인 능력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는 이 감독도 질책보다는 격려를 통해 선수들을 보듬어주며 자신감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향상과 함께 창조적인 플레이를 중시하며 건국대의 기존 틀 마저 완전히 바꿔놨다. 스승의 두터운 신뢰에 선수들도 이 감독의 지도 철학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팀 조직력이 동반 상승을 누리고 있다. 사령탑 교체 하나가 팀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 지를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전까지 공문배 형님이 워낙 잘하셨고, 선수들도 하고자하는 의욕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항상 선수들에게 1대1이 강해야 되고, 영리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소신을 얘기하는 편이다. 지금 선수들이 1대1 능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고 있다. 어느 팀과 대결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미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상대 전력과 플레이 패턴 등을 분석할 수 있지만, 그라운드 안에서의 역량은 선수들의 몫이다. 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부족한 것을 다 채워줄 순 없기에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해서 그라운드에 투입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전국체전과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아 챔피언십을 통해 지난 추계대학축구연맹전 4강 입상을 뛰어 넘는 것이다. '이상윤 매직'과 '황소 군단'의 자존심이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 사진 이 기 동기자

"어차피 감독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베이스만 깔아주는 것에 있다. 상대 선수들과 부딪히고 맞서싸우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내가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될지 생각하면서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에 젖어들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활발한 소통을 통해 다양한 포지션에서 다양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는 것도 안다. 1대1이 강한 선수, 영리한 선수, 경기운영이 좋은 선수 등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 것이 추계연맹전 3위로 연결됐다. 타 팀 지도자들과 축구 관계자, 학부모들도 이러한 모습들에 감동을 받은 것 같다.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고, 꾸준하게 진화하면서 운도 많이 따라줬다. 내 색깔을 내려면 올 시즌 신입생 선수들부터 스카웃해야 되지만, 변화하는 건국대의 모습을 볼 때는 앞으로가 기대된다."

건국대는 이 감독 부임과 함께 짧고 빠른 패스웍 위주의 세밀한 축구를 새로운 색채로 입히며 리빌딩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전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기본 포메이션을 전환한 가운데 짧고 빠른 패스웍 위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 압박하는 다이나믹한 축구로 결과와 내용 모두 성공적으로 움켜쥐고 있다. 숏패스와 롱패스를 고루 섞는 변화무쌍한 패턴도 이전 건국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요소였다. 이와 함께 선수단 내 무한 경쟁 시스템 확립도 팀 전체에 큰 동기부여다. 이전까지는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이 명확했던 탓에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희미했지만, 다양한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하며 팀 운영의 묘를 높이는 등 기본 골격을 성공적으로 입히고 있다.

"숏패스와 롱패스를 고루 섞으면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축구를 구사해야 된다. 단순한 경기도 때에 따라 필요하기 마련이기에 세밀한 플레이와 혼합해서 경기를 풀어갈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후반기 U리그부터는 선의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학년 구분없이 연습을 열심히 하고 시합 당일 컨디션이 제일 좋은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다. 요즘 현대축구는 한 선수가 최소 4자리는 볼 수 있어야 된다. 상황에 따라 부상과 경고누적 등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기에 어느 선수든지 해당 포지션 선수가 빠졌을 때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을 심어주고 있다. 멀티플레이 능력은 현대축구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고, 선수들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캡틴' 김재석(4학년)과 해결사 김운, 붙박이 왼쪽 풀백 김상근(이상 3학년)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은 이 감독을 만나면서 기량이 더욱 일취월장했다. 센터백 김재석은 안정된 수비 리드와 타점높은 제공권으로 팀의 '캡틴'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 해결사 김운과 김상근도 영양가 높은 활약으로 팀의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이들 외에 가수 홍서범-조갑경 부부의 큰 아들로 잘 알려진 홍석준(3학년)과 원기종, 정솔빈(이상 1학년) 등 나머지 선수들도 최근 경기력이 급상승을 이루면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꾸준한 성장에 소위 '미치는 선수'들까지 분투해주는 중이라 이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지금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4학년 (김)재석이와 3학년 (김)운, (김)상근, (임)대준이 등이 변함없이 팀 전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3학년 (홍)석준이의 컨디션이 많이 향상됐다.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그라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플레이의 질도 높아졌다. 고학년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주는 덕분에 나머지 저학년 선수들도 그에 맞게 역할을 해주고 있어 흡족하다."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상윤 감독은 항상 선수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원 팀'을 부르짓고 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멀티플레이 능력이 대세를 이루는 현대축구의 흐름에서 선수 개개인의 멀티플레이 능력 축적도 건국대의 달라진 요소다.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여러 포지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체크하는 이 감독의 무한 실험은 선수들의 질적 향상도 이끌었다. 이 감독의 실험은 단기전에 제법 짭짤한 성과를 이뤘다. 스트라이커 자원인 원기종이 프로팀과 연습경기 때 양쪽 풀백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였고, 중앙 미드필더 임대준과 최병길(이상 3학년) 등도 여러 포지션을 폭넓게 소화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기존 팀들보다 선수층이 얇은 편에 속하기에 선수들의 멀티플레이 능력은 필수 아닌 필수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울산 현대, 수원 블루윙즈 등 프로팀들과 수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를 끌어올린 것도 고무적이다.

"멀티플레이 능력 배양이 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정 포지션에 공백이 생길 때 나머지 선수들이 채워줄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한 자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줄 알아야 경기 운영의 폭도 넓어진다. 선수들에게 강압적으로 해당 포지션 소화를 요구하는 것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포지션 소화 가능 유무를 되묻는다. 선수들이 이전에는 낯선 포지션 소화를 생소하게 느꼈는데 지금은 새 포지션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될지 잘 알고 있다. 감독이 원하는 팀 색깔에 융화되는 증거다. (원)기종이와 (최)병길, (임)대준이 등이 지금 여러 포지션에서 다양한 능력을 펼쳐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많이 하다보니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와 함께 발전 속도도 빨랐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팀 선수들에게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건국대는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 유상철(울산대 감독), 이영표(KBS 해설위원), 고정운(SPOTV 해설위원) 등 한국축구의 기라성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배출한 한국 대학축구의 대표적인 명문이다. 각 종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과 함께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나오며 한국축구의 건전한 토양 형성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어도 그동안 쌓아올린 업적은 '사학 라이벌'인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 견줘도 뒤질 것이 없다. 모교 감독으로서 지도자 인생의 2막을 연 이 감독은 향후 건국대 축구부의 발전 방향을 인재 양성으로 꼽았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쏟아져나와야 팀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지론이 주된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모교 축구부의 중흥에 불을 지필 심산으로 가득하다.

"건국대는 나의 모교 이전에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황)선홍, (유)상철, (이)영표, (현)영민이를 포함, 오재석 선배님, 김진국 선배님, (윤)상철이 형, (고)정운이 형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배출한 학교다. 개인적으로 모교 감독직을 맡게 돼 책임감이 막중하고, 선-후배들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우리 팀 역시 연세대, 고려대 등에 못지 않은 빅마켓 대학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크다. 모교에서 제자 이전 후배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 축구팬 여러분들께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면 건국대 축구부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 건국대 이상윤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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