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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 '차붐 신화 기대'…"코리안 드림 꿈꾸는 한류 바람 기대된다"
기사입력 2015-08-29 오전 12:28:00 | 최종수정 2015-09-09 오전 12:28:09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 후반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차붐 신화'를 만들어낸 차범근(전 SBS 해설위원)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세계 3대 빅리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독일 분데스리가. 막대한 자본과 관중 동원력,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등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국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이 더해지면서 '한류' 열풍은 대세 아닌 대세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 유망주들의 독일 진출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독일 분데스리가 도전기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약 10년 동안 '차붐' 신화를 써내린 차범근(전 SBS 해설위원)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한국축구가 배출한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인 차범근(전 SBS 해설위원)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12년 동안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98골을 터뜨리며 강력한 '센세이션'을 몰고왔다.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2차례 UEFA컵(유로파리그의 전신) 정상에 오르는 등 독일 현지에서도 '국보급'의 위용을 자랑했다. 당시 동양인 선수에 대한 선입견을 제대로 깨뜨린 이가 바로 차범근이었다. 차범근 이외도 크게 빛을 내지는 못했지만 김진국(다름 슈타트), 박상인(뒤스부르크), 박종원(카우저슬라테른), 김민혜(헤르타베를린) 등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이후 김재웅(영등포공고 감독), 이동국(전북 현대), 이영표(KBS 해설위원), 안정환(청춘FC 감독), 차두리(FC서울) 등이 잇따라 독일 무대로 향하며 해외 진출에 대한 문호를 개방했다. 이들 중 김재웅(당시 바이엘 레버쿠젠)과 이동국(당시 베르더 브레멘)은 부상과 현지 적응 부재 등을 이유로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영표(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안정환(당시 뒤스부르크), 차두리(당시 프랑크푸르트) 등은 각 소속팀에서도 나름대로 영향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2010년대 들어 한국 선수들의 독일 진출은 그야말로 절정을 찍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독일의 체계적인 시스템에 있다. 1부리그부터 4부리그 클럽팀들이 모두 각 연령별로 세분화된 시스템을 통해 어린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하며 자생력을 높이고 있다. 값이 저렴한 선수들을 데려와 '대형 상품'으로 만드는 '팜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면서 어린 유망주들이 선망하는 리그 중 하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각기다른 대륙들의 '원석'들을 폭넓게 관찰하면서 시장 규모 확대를 노리는 등 축구 산업의 부가가치도 끌어올렸다.

유로 2004에서의 처참한 실패 이후 10년을 내다보고 유망주 육성에 팔을 걷어부친 독일의 행보도 무시할 수 없었다. 탄탄한 자본력과 함께 100만명에 이르는 축구 인력을 바탕으로 미취학 시절부터 유망주들을 집중 조련한 독일은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시스템을 토대로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유소년 육성 시스템의 결실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메수트 외질(아스날), 마르코 로이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이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하며 대표적인 '바겐 세일' 리그로 입지를 확고히했다.

다양한 대륙들의 '씨앗'들에 손길을 뻗친 독일의 유망주 육성은 한국 마저 매섭게 휘몰아감았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데뷔 초창기부터 '대박'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구자철(마인츠05),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홍정호, 지동원(이상 아우구스부르크) 등이 각 소속팀에서 꾸준함을 자랑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망주들의 발길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1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진수와 구자철, 박주호 등을 비롯, 2~4부리그까지 활약하는 유망주들만 들여다봐도 2~30여명에 이를 만큼 인력 풀이 넓어지면서 스카우터와 에이전트 등의 '한국 바라기'는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적료가 필요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등 분데스리가의 대공습은 겨우 출발점에 놓인 것과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쳐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험 핫스퍼에 둥지를 튼 손흥민의 모습 ⓒ 손흥민 페이스북

현역시절 바이엘 레버쿠젠과 아이스바흐탈 등에서 4년간 활약한데 이어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과 김동수(함부르크 SV) 등을 해외 빅리거로 키워내며 누구보다 독일 사정에 능통한 김재웅 감독과 SBS Sports 해설위원으로 각 급 연령별 대표팀 국제대회를 폭넓게 해설하며 지켜본 윤종석 감독(장훈고 감독)은 독일에 불어닥치고 있는 '한류' 바람을 이렇게 정의했다.

"(손)흥민이를 시작으로 (지)동원, (김)진수, (구)자철이 등이 독일에서 성공 사례를 쓰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이들을 롤모델로 삼고 독일로 향하는 분위기다. 독일 현지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스카웃 제의가 쇄도하고 있고, 스카우터들 역시 한국 선수들을 지켜보기 위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 세계를 막론하고 해당 리그 성공 사례가 있으면 다음을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선수들의 남다른 기량까지 뒷받침되며 한국 선수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축구가 현대축구에 가장 근접한 리그라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SBS Sports 윤종석 해설위원

"과거에는 해외 진출이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성공을 거둬야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수들과 학부모 모두 기회가 닿으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화되며 어린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스카우터들도 국내에 들어와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찾다보니 한국 선수들에게도 문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최근 (손)흥민, (구)자철, (김)진수 등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은 이적료가 다소 싸기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잘 키워서 큰 상품으로 내놓는 플랜이 잘 형성된 것이 차별화된 부분이다. 독일이 유로 2004 실패 이후 한동안 다운되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유소년 육성이다. U-23을 비롯해 각 연령별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어린 유망주 육성에 10년을 바라보고 투자를 거듭했다. 오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면서 브라질월드컵 제패와 3대 빅리그 도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여느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인격체로서 신뢰를 중시하는 독일의 축구 문화는 '한류' 열풍에 든든한 지표다. 어린 시절부터 엄한 분위기 속에서 주입식 교육에 젖어있는 한국은 축구 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인성 함양에도 발벗고 나서며 인격 완성을 도모하고 있다. 파워와 피지컬 등은 해외 선진국들보다 다소 부족하지만, 이들이 가지지 못한 헌신적인 부분과 성실함 등은 독일 각 클럽들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이는 독일 각 클럽 코칭스태프들과 스카우터, 에이전트 등이 한국 선수들에 호의적인 의사를 표시하는 이유기도 하다. 코칭스태프가 교체되도 클럽 고유의 정신은 그대로 계승하는 시스템도 근면성실이 몸에 밴 한국 선수들의 '코리안 드림'을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일 축구가 매번 월드컵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도 신뢰와 하나로 뭉치는 응집력, 국민성 등이 결정적이다. 체계화된 시스템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면서 각 팀 별로 고유의 색깔을 잘 만들어놨다. 코칭스태프가 교체되도 팀 고유의 정신을 발전시키는 시스템은 여전하다. 해외 진출 1세대인 차범근 선배님이 성공 신화를 쓰면서 독일 현지에서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다. 이후 자철이와 흥민이 등이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확실히 달라졌다. 독일은 어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잉글랜드, 스페인 등에 대형 상품으로 내놓을 만큼 축구 산업이 너무나 잘 형성됐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선수들이 독일을 거쳐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으로 향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선수 개개인의 질이 향상됐고, 팀과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SBS Sports 윤종석 해설위원

"이전까지는 동양인 선수 중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을 거둔 선수가 차범근 선배님 뿐이었을 만큼 동양인 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면서 한국 선수들에 기대를 많이 가지는 편이고, 바라보는 시각도 호의적이다.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달리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고, 성실한 선수들이 많다. 독일은 신뢰와 약속, 책임감 등 생활 패턴 자체가 고지식한 부분이 있다. 한국은 어린 시절부터 엄한 분위기 속에서 단체 생활에 길들여졌고, 인성 교육을 많이 시키는 편이다. 신뢰를 중시하는 독일의 문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코칭스태프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 같다. 이로 인해 적응도 순조롭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성공적인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김진수의 모습 ⓒ 호펜하임 홈페이지

이처럼 독일에 '한류' 열풍은 또다른 '차붐' 신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이는 바로 언어와 현지 문화 적응 등이다. 합숙 문화가 팽배한 한국과 달리 독일은 선수 홀로 모든 의-식-주를 해결해야 되는 등 운동 내-외적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가 수두룩하다. 특히 영양적인 부분은 어린 선수들에게 필수 요소다. 직접 끼니를 해결해야 되는 독일의 외로운 환경에서 영양적인 부분이 시합당일 컨디션에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언어와 현지 적응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선수들이 해외 진출에 실패한 주 요인이 언어와 현지 적응 등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독일어 습득과 낯선 환경에서 오는 '향수병'을 극복하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막연하게 독일 진출이라는 꿈을 안고 향한 선수들이 필히 참고해야 될 사항이다.

'토털 축구'가 대세를 이루는 현대축구의 흐름에서 한국 선수들의 수동적인 플레이 역시 변화를 줘야 될 부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성적 지상주의에 젖어있는 탓에 볼 없을 때 움직임과 공간을 여는 2동작 등에서 현격히 열세를 드러낸다. 거기에 스트라이커들의 부족한 수비 가담과 반응 속도 등도 세계 축구의 흐름에서 다소 뒤처진 요인 중 하나다. 모든 필드플레이어들의 폭넓은 수비 가담이 중시되는 시점에서 한 포지션에 너무 국한되있는 시스템 역시 선수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그런 와중에도 김 감독과 윤 감독은 축구선배로서 어린 선수들에 당부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외로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국위 선양에 앞장섰으면 하는 것이 주 이유다.

"막연하게 독일로 향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요소다. 한국과 달리 외국은 팀 스타일과 동료 선수들 간의 융화 등도 하나의 기술로 삼는다. 축구 외적인 부분도 선수로서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해외에 진출하면 현지 적응이라는 것을 감수해야 되기에 적응이 빨라야 된다. 그래야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현대축구는 전원 공격-수비라는 토털축구가 확립됐는데 한국 선수들은 유소년 시기부터 공격과 수비라는 역할이 너무 명확하다. 볼이 올 때 움직임은 좋아도 볼 없을 때 움직임과 2대1 패스 뒤 다음 동작이 너무 떨어진다. 이러한 부분들이 훈련되야 선진축구에 좀 더 융화될 수 있다. 지금 자철, 진수, 동원이 등이 잘해주고 있기에 남은 축구인생 멋지게 보냈으면 좋겠다. 낯선 환경에서 부상과 향수병 등이 올 수도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해줬으면 좋겠다." -SBS Sports 윤종석 해설위원

"독일은 팀이라는 보호가 있는 한국과 달리 의식주를 선수 개인이 직접 해결해야 된다. 그 중 영양적인 부분이 큰 과제다. 한 끼 식사가 시합당일 컨디션을 좌우할 만큼 영양을 상당히 중시하는 나라다. 외부 요소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성공 가능성은 떨어진다. 언어와 현지 적응도 선수들에게 꼭 필요하다. 내가 현역시절 독일에서 힘들었던 부분도 언어 문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음날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를 바디랭귀지를 통해서만 알 수 있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그만큼 언어 문제가 팀 전술 융화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플레이 적으로는 한국 선수들이 볼을 뺏긴 다음 수비로 전환될 때 한박자 늦다. 현대축구는 스트라이커부터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줘야 되는데 한국 선수들이 아직 그 부분에서는 다소 미흡하다."

"한국 교포들보다 독일 현지 선수들과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언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독일 선수들을 피하고 교포들과 만남만 가지면 절대 언어의 벽을 넘을 수 없다. 독일어가 잘 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노력을 취해야 적응이 빨라질 수 있고, 현지 선수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다. 요즘 분데스리가에 한류 바람이 일어나면서 교포들의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분데스리가 자체가 독일 국기라 한국 선수들이 활약할 때 더 열광하는 분위기다. 그것이 편하다고 해서 독일어를 하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독일 선수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통해 팀에 인정받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이상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낯설고 외로운 타향살이 속에서 축구선수로서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한국의 전사들. 한국인 고유의 근면성실을 바탕으로 독일 현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한류' 바람을 무섭게 주도하고 있다. 강인한 정신력과 함께 성공적으로 팀에 융화되는 이타적인 면을 갖춘 한국 선수들의 화려한 비상은 '차붐' 신화 재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중이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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