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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조선 한건용, 포지션 전향으로 매서운 '골폭풍'
기사입력 2015-08-21 오전 12:06:00 | 최종수정 2015-08-29 오전 12:06:45

포지션 전향이라는 모험이 불과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내셔널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해결사 한건용을 두고 하는 얘기다. 올 시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해 매서운 골 폭풍을 자랑하며 포지션 전향의 성공 사례를 입증하고 있다.

한건용은 올 시즌 15경기에 나와 8골-1도움을 기록하며 당당히 리그 득점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한건용은 올 시즌 김창겸 감독의 권유로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포진해 '원 샷 원 킬'의 결정력으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시즌 전 목표로 했던 두자릿수 골 돌파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제주서초-제주중-대기고-동의대 출신인 한건용은 탄탄한 기본기와 남다른 축구 센스 등을 앞세워 섬 지역에서 제법 잘 나가는 유망주로 손꼽혔다. 상대 수비라인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는 탁월한 개인기와 넓은 시야, 감각적인 '킬 패스'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또래들보다 운동을 일찍 시작하면서 다져놓은 기본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거기에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골 결정력은 든든한 보너스나 다름없었다.

섬 지역이라는 핸디캡에도 그가 쌓아올린 커리어는 웬만한 육지부 선수들 못지 않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 동원컵 왕중왕전에서 동기 임창우(울산 현대)와 함께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중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울산 소년체전에서는 지동원(아우구스부르크), 1년 후배 안진범(인천 유나이티드)과 함께 남중부 제주선발 동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이후 故 박정일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에 대기고로 진학한 한건용은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날개를 달았다.

당시 동기 변준범(산프레체 히로시마)과 함께 팀의 주축을 이룬 한건용은 뛰어난 개인기와 골 결정력, 안정된 경기운영 등을 바탕으로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대기고가 2009년 백록기 8강을 제외하면 각 종 대회에서 변변한 성적 조차 거두지 못했지만, 한건용의 남다른 클래스는 육지부 팀들을 위협하는데 좋은 자양분이었다. 벤치 신세를 지면서 신음했던 일부 선수들과 달리 1학년때부터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면서 다져진 내공은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고교보다 템포와 피지컬 등이 월등한 대학 무대에서도 한건용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대학축구의 신흥 강호인 동의대로 진학한 한건용은 저학년 때는 선배들에 가려 다소 주춤했지만, 3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안정된 공-수 조율과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로 팀 밸런스를 다잡았다. 상황에 따라 처진 스트라이커로 이동해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킬 패스'와 예리한 킥력, 순도높은 결정력 등으로 엄청난 쓰나미를 낳았다.

특히 '절친' 안용우(전남 드래곤즈)와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은 동의대의 쾌속 행진을 덧칠해줬다. 장기인 뛰어난 패싱력과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역이용하는 영리함은 왼발잡이에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력과 공간 침투가 돋보이는 안용우의 파괴력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상대 수비가 안용우에 쏠려있을 때 직접 득점으로 연결하는 묵직한 맛도 곁들이는 등 수비라인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동의대의 밸런스 축구 업그레이드에도 중요한 잣대였다.

동의대 졸업 이후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최강 울산 현대 미포조선에 입단한 한건용은 데뷔 첫 해부터 18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 물'을 먹은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도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뽐내며 김창겸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데뷔 초창기 때는 내셔널리그의 거친 템포와 몸싸움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전 시간을 꾸준하게 보장받으며 면역력을 증대시켰다. 지난 시즌 팀의 리그 2연패 달성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며 '새내기의 반란'을 써내렸다.

올 시즌 실업 2년차를 맞은 한건용은 축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김창겸 감독의 권유에 중앙 미드필더에서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한 것. 올 시즌 이동현(FC안양)과 황철환(용인시청)의 공백으로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진 울산 현대 미포조선은 확실한 공격 조합을 물색하던 중 한건용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평소 한건용의 공격력을 눈여겨봤던 김 감독은 팀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한건용에 포지션 전환이라는 과감한 용단을 내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소화해보지 않은 탓에 적응력에 의문부호가 달린 것이 사실이지만, 남다른 축구 센스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한건용은 3차전 천안시청 전 멀티골을 시작으로 매 경기 꾸준한 득점 페이스를 이어가며 김 감독의 근심을 덜어내고 있다. 8골 중 3골이 결승골로 연결될 만큼 득점 순도도 알차다. 승부처에 접어들면 어김없이 발동하는 그의 '타짜 기질'은 울산 현대 미포조선이 상대의 거센 견제에도 근근히 버틸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이다.

무엇보다 13개의 슈팅 중 8골을 기록하는 놀라운 정확도는 프로 선수들보다 낫다는 평가다. 한 번 발 끝에 걸리면 주저하지 않고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는 대담함은 한건용을 입단 2년만에 내셔널리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곽래승과 정종희, 조우진 등 동료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든든하다는 점도 한건용의 골 사냥을 더욱 탄력내게 만든다.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위치선정 등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라 상대 팀들은 '한건용 경계령'에 극한의 공포감에 휩싸일 정도다.

내셔널리그 선수권 준우승과 FA컵 8강 등으로 여전히 강팀의 본색을 숨기지 않고 있는 울산 현대 미포조선은 승점 25점(6승7무3패)으로 선두 경주한국수력원자력(승점 32점)과의 격차가 7점에 달해 정규리그 우승은 쉽지 않지만, 특유의 '단기전 DNA'로 여전히 챔피언결정전 3연패 달성에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라이벌 대전 코레일 등 경쟁팀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지만, 한건용의 성공적인 포지션 전환은 남은 시즌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입단 2년만에 축구인생의 최고 절정기를 누리고 있는 한건용의 화려한 비상은 여전히 쉼표가 없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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