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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공고, 우수 유망주 배출과 최고의 진학률로 '제 2의 전성기' 도모
기사입력 2015-03-30 오전 10:40:00 | 최종수정 2015-03-30 오전 10:40:51

▲지난 1월 전남 광양에서 폐막된 백운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 학교에서 봉남식 행사를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영등포공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고교축구의 대표 명문인 영등포공고(서울)는 한국축구 역사를 지탱한 버팀목이다. 1955년 창단해 수많은 입상과 함께 허정무(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현태(FC서울 스카우터), 유동관(FC횡성 U-18 감독), 이용(상주 상무), 이주영(몬테기오 야마가타) 등 과거의 현재 스타플레이어들을 대거 배출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영등포공고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영등포공고는 시즌 첫 전국대회인 백운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학원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결승에서 홈팀 광양제철고(전남 U-18)에 져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전력의 열세를 뒤엎고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2010년 백운기 준우승 이후 5년만에 전국대회 상위 입상을 이뤄내는 등 고교축구의 대표 강호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토너먼트 징크스' 깨고 백운기 준우승으로 화려한 날갯짓 편 영등포공고

사실 영등포공고는 최근 좋은 전력을 구축하고도 번번이 '토너먼트 징크스'에 눈물을 흘렸다. 2012년 대통령금배 저학년부 우승을 차지했으나 고학년부에서는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백운기와 백록기 8강, 2013년 대통령금배 16강 등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 빈번했다. 지독한 '토너먼트 트라우마'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적지않은 마음고생을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전주현(연세대)과 김석진(한양대) 등과 같은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팀워크 등을 앞세워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조 2위로 간신히 16강에 오른 영등포공고는 라이벌 한양공고(서울)와 용호고(경기), 장훈고(서울) 등을 내리 연파하며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결승에서도 광양제철고를 맞아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연장 후반 결승골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주영과 임창균(경남FC), 유대현(부천FC1995) 등이 활약하던 2008년 추계연맹전 이후 7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동안 아쉬움을 씻고 '원 팀'으로서 막강한 파괴력을 선보인 영등포공고의 색깔은 긴장감을 조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SC성남 U-18(경기) 전부터 준결승까지 내리 1골차 승리를 따내는 등 위기 상황에서의 집중력도 훌륭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자체 전력 진단을 내릴 때 약체라고 생각했었다. 큰 기대보다는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 팀 전력을 떠나서 남보다 먼저 준비하고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줬다. 백운기 대회 직전 준비했던 부분이 결승까지 잘 먹혀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조별리그 2차전 순천고 전 패배가 우리 팀에 큰 약이 됐다. 결선 맞상대였던 한양공고와 용호고, 장훈고가 우리보다 전력이 좋은 팀들이지만, 교체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것이 적중했다. 항상 훈련할 때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관찰하는데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120% 보여줬다.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것이 고무적이다."

"최근 몇 년을 돌이켜보면 (박)인혁, (안)정훈, (전)주현이 등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이전에는 개인적인 경기 운영 패턴을 띄었지만, 올 시즌은 개인 능력보다 팀워크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느꼈다. 거기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많이 중시했다. 지도자가 편하면 선수들이 망가진다는 것을 느꼈다. 지도자가 열정적으로 해야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최근 여실히 느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정신력이 있었기에 이전의 아쉬움도 사라질 수 있었다."

◇고교축구의 대표 '재활공장장', 이주영-임창균-김동수 등 알짜 유망주 배출로 연결 - 올바른 인격체를 겸비한 시스템으로 호평

▲지난 2월 경남 통영에서 폐막된 제51회 춘계한국대학축구연맹전에서 소속 팀인 경희대를 우승으로 이끈 후 모교인 영등포공고를 방문한 안정훈(좌)과 박인혁(우)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영등포공고는 고교축구의 대표적인 '재활공장장'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이주영을 비롯, U-18 대표인 김석진, U-19 대표 출신의 박인혁, 전주현, 김원겸(예원예술대), 김동수(함부르크 SV) 등은 중학교 시절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동료 선수들의 그늘에 가리거나 벤치 신세를 진 시간이 많았다. 오갈데 없는 신세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영등포공고 진학 이후 잠재력이 폭발하며 고교시절 탑 레벨로 성장했다. 최근 U-17 대표에 발탁된 센터백 김재우(2학년)도 위 선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케이스들이다.

영등포공고 출신 선수들은 기량 뿐만 아니라 선행도 '짱'이다. 2013년에는 임창균과 유대현 등이 모교 후배들의 유니폼과 훈련복 등을 위해 1600만원을 기탁하는 등 진한 모교 사랑을 보여줬다. 지난해 이주영이 아시안게임 도중 모교의 고등부 서울 북부 리그 우승 소식을 듣자마자 격려금 300만원을 건네는 등 후배들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축구선수 이전에 '됨됨이'도 만점이었다.

"(이)주영이를 시작으로 (김)동수, (박)인혁, (전)주현, (김)석진, (김)원겸이 등 모두 U-17 이하 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다. 영등포공고 진학 후 청소년대표에 발탁되는 모습을 볼 때 굉장한 보람을 느꼈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무명 선수라도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선수 스카웃을 할 때 어떤 특징이 있고 단점을 같이 확인한다. 단점을 어떻게 보완시킬 수 있을지 생각하고 선수를 데려왔다. 그렇게 하다보니 장점을 극대화하고 마인드 컨트롤과 개인 테크닉 등을 보완시키는 순환 구조가 확립됐다."

"2013년 (임)창균, (박)건, (유)대현이 등 졸업생들이 감독에게 느낀 고마움을 후배들에 직접 보여줘서 뜻깊다. 지난해 주영이가 아시안게임 도중임에도 후배들의 우승 소식을 듣고 격려금을 전달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영등포공고 입학할 때 무명 신세였던 선수들이 해마다 졸업할 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때 감독으로서 흐뭇함이 크다. 지금 대학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모두 각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보면 제자들에게 너무 고맙다."

2005년 모교 영등포공고 코치로 부임한 김재웅 감독은 2년간의 코치 수업을 거쳐 2007년부터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손흥민의 소속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감독은 감독 재임기간 동안 이주영과 임창균, 유대현, 김동수 등을 스타급 선수로 키워내며 현역시절 못 이룬 꿈을 펼쳐보이고 있다. 남들보다 독특한 이력을 지닌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책임의식과 외국어 습득이다. 진로 선택의 폭이 좁은 만큼 자기 계발을 철저히 해야 제2의 인생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외국어 습득도 자기 계발 중의 일환이다. 거기에 책임의식을 확실하게 가져야 팀워크도 더 단단해진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어느 위치에서든 축구선수 이전에 인간이 되라는 것을 얘기한다. 어렵게 운동해서 나중에 잘 됐을 때 후배들에 돌려줄 수 있는 배려심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또, 남 탓하지 말라는 규율을 심어주고 있다. 동료들의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본인이 책임의식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남 탓으로만 돌린다면 그것은 책임회피다. 책임감은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교육을 하려고 노력한다. 책임감이 있어야만 팀워크가 단단해질 수 있다."

"축구도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었다. 내가 대학 졸업 후 독일에서 4년 동안 생활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의사소통이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이 컸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외국어 공부를 권장하는 편이다. 실제로 1주일에 2번씩 저녁에 2시간 동안 학교 영어선생님이 별도로 수업을 진행한다. 유창한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기본 생활영어는 구사하는 단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축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책임감과 됨됨이, 그리고 외국어 구사 등을 겸비해야 나중에 해외에서 활약할 때 적응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독일은 지도자가 나이에 관계없이 볼을 직접 들고 훈련을 지휘한다는 것이다. 좋은 전술과 축구 지식 등은 기본이고 지도자들이 훈련 프로그램을 직접 짠다. 지도자가 됐을 때 꼭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선수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사람들이 혹독하고 운동장에서 선수들을 호되게 다그친다. 독일 생활을 하면서 열정을 많이 배웠다. 선수로서는 실패했지만, 열정과 책임감 만큼은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맨땅 운동장의 설움을 우수 유망주 배출과 전국 정상권 진학률로 극복 - 학교측의 인식 전환 불러왔다

▲김재웅 감독을 보좌하면서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고 있는 김상록(좌) 코치와 이윤규(우) GK코치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이처럼 최근 우수 유망주들이 쏟아지고 진학률도 전국 정상권을 유지하자 학교 측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맨땅 운동장으로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낙후된 축구부 숙소 리모델링을 추진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조그마한 칸막이를 웨이트 시설로 사용했던 과거와 달리 웨이트 시설장을 별도로 마련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땀 흘리며 얻은 결과물이 학교 측의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문들의 적극적인 응원도 영등포공고에 큰 플러스 알파다.

"전문계 고교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이 수도권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다. 2~3년 전에는 선수들이 신입생 때 운동장과 숙소, 웨이트 시설 등을 보고 눈물을 머금고 이탈한 선수들이 있었다. 학교 측에서 진학이 잘 이뤄지다보니 축구부에 대한 투자를 절실히 느꼈다. 숙소를 리모델링하고 학년별로 방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 웨이트 시설도 새롭게 완비된 만큼 이전보다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운동장이 맨땅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다."

"몇 년 전까지는 어려운 여건에서 선수들을 배출했었다. 모교 동문회에서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항상 시합 때마다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선수들에 간식을 제공하며 힘을 실어주신다. 졸업생 선배님들이 멀리서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팀이 잘 운영된 것 같다. 영등포공고는 나의 모교다. 여러 선배님들을 대표해서 모교 감독직을 맡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크다. 힘들다는 것보다 해야할 의무와 도전 가치에 큰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영등포공고는 1965년 창단.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 1972년 재창단. 허정무, 조긍연, 노수진, 유동관 등 대표 선수들을 대거 배출했다. 프로에서도 크게 활약한 선배님들이 많다. 지도자를 처음 코치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감독으로서 보이지 않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 우리 학교 체육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은중(툴비즈 코치) 등과 함께 U-19 대표를 지냈던 김상록 코치는 어린 선수들에 큰 힘이다. 2001년 포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 코치는 2013년 부천FC1995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프로 통산 281경기에 나와 32골-23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현역 은퇴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기량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오랜 프로 생활로 다져진 내공과 노하우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촉매제다. 이윤규 GK 코치도 고형록을 비롯한 골키퍼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등 코칭스태프의 궁합도 어느 팀 못지 않게 좋다.

"우리 팀이 사실 많이 부족했는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김상록 코치와 이윤규 GK 코치의 역할이 컸다. 특히 김상록 코치가 오고 나서 팀이 상당히 좋아졌다. 은퇴한지 얼마되지 않아 선수들이 많은 동기부여를 얻고 있다. 이윤규 GK 코치도 묵묵히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거리고 있다. 감독으로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코칭스태프의 좋은 팀워크와 항상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학부모님들의 좋은 분위기는 영등포공고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일개워준다."

◇'유망주 조련사' 김재웅 감독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많이 키워서 영등포공고의 행복감 추구할 것"

▲2007년부터 자신의 모교인 영등포공고에서 제자들이자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재웅 감독의 모습, 김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최근 팀을 제 2의 전성기로 이끄는 등 진학률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이주영과 임창균, 박인혁, 전주현 등을 키워낸 김 감독은 여전히 인재 육성에 남다른 욕심을 보였다. 중학교 시절 크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보다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데려와 재미를 톡톡히 본 김 감독은 선수들의 행복한 고교생활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많은 유망주를 키워서 영등포공고 축구부를 오고 싶어하는 학교로 만드는 것이 김 감독의 소망이다. 지금까지 과정만 놓고보면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선수들이 영등포공고에서 편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일반 학원팀들은 부모님들의 돈 지갑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금 선수들이 영등포공고에서 행복한 고교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졸업할 때 웃으면서 팀이 만족감을 느끼면 금상첨화다. 유망주를 계속 배출하는 팀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고교시절이 힘들어도 행복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팀을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데려와 성장시키는 것 또한 이에 버금간다. 선수들이 고교 졸업 할 때 프로 산하 유스팀 선수들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때 너무 행복하다. 선수들이 입학할 때는 밑바닥으로 왔지만, 졸업 할 때는 맨 꼭대기에 설 수 있도록 팀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많이 키워서 한국축구의 토양을 잘 구축하고 싶다." -이상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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