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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감독대행, '위험수위 넘어선 언론 인터뷰'..."농상고전'을 기억해라!"
기사입력 2015-03-12 오후 8:54:00 | 최종수정 2015-03-12 오후 8:54:32

▲성균관대는 축구부 신임 감독으로 설기현 감독 대행을 임명, 지난 3일 총장실에서 임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사진=성균관대 제공

성균관대 동문들의 편을 들자고 하는 게 아니다. 동문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최근 설기현이 성균관대 감독대행직을 맡으면서 축구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설기현 감독대행 개인적으로는 영광을 누릴 수 있으나 현재 축구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요즘 축구인들은 삼삼오오 모이면 성균관대 축구부 이야기로 웅성인다. '성균관대 동문들이 난리도 아니야'...'기현이가 잘못 판단한 거 아니야'...대충 이런 말들이 오간다.   

금일날짜 성균관대 설기현 감독대행은 모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자신에게 일어난 협박과 읍소에 관련한 사건을 공개했다. 설기현 감독대행은 부임 직후부터 동문들로부터 여러 통의 협박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성균관대 동문 선배들한테서 협박에 가까운 전화를 여러 통 받았어요. 한 마디로 얘기하면 지금 당장 성대를 떠나라는 요구였습니다. 다들 ‘내가 갈 자리였는데 왜 네가 그 자리를 차지하느냐’는 투로 얘길 하시더군요.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야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물러나라는 얘기였습니다.”며 언론에 공개했다.

이 시점에서 설기현이 감독대행으로 내정되기까지의 모든 문제점을 접어두기로 한다. 인천구단과의 은퇴시기, 지도자 자격증 문제, 공개채용에 따른 절차문제 등 이미 이러한 문제점은 언론에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바 있다.  

거두절미하고 설기현 감독대행에게 성균관대 동문들의 협박과 읍소에 관련된 점을 먼저 정리해 본다. 현재 수도권 대학교 축구부의 현실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대학들이 모교출신의 지도자들에게 감독직을 맡기고 있다. 비단 대학교 축구부뿐만 아니라 고교 축구부의 경우도 거의 동문 출신들이다. 이처럼 모교 출신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에게도 엄청난 영광이다.

축구선수 출신들의 경우 모교 축구부에 대한 애착심과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다. 특히 애정은 각별하다. 이는 일반 학생 출신들과는 또 다른 의미를 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해당 학교를 통해 축구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지금도 고교-대학교 전국축구대회가 열리는 축구현장에는 모교를 응원하기 위해 먼 지방까지 사비를 털어 경기장을 찾는 동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 맞춰 설기현 감독대행의 과거를 한번 되돌아 보자. 설 감독대행은 강릉제일고(옛 강릉상고)시절 매년 단오절날 열리는 강원축구 축제한마당인 '농상고전'을 뛴 장본인이다. 
 
강릉상고(현재 강릉제일고)와 강릉농고(현재 강릉중앙고)가 일년에 한차례 펼치는 정기전인 '농상고전'은 대학축구 정기전 연세대와 고려대가 갖는 '연고전' 못지않은 최고의 흥행대회다. 이날만큼은 양교 동문들은 모두 일손을 놓고 강릉종합운동장으로 집결한다. 족히 양교 합쳐 2만명이 넘는 동문들이 몰려와 광적인 응원전을 펼치는 등 온갖 카드섹션과 사물패 할거 없이 이날 하루는 강릉시 전체가 축제의 한마당이 된다.

최고의 응원전 속에 선수들은 죽을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달리고 부딪히면서 승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강릉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양교 동문들은 목이 터져라 교가와 응원가를 불러대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만큼 모교 축구부에 대한 애착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 넘친다. 이를 통해 학창시절의 향수를 진하게 느끼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설기현 감독대행에게 묻고 싶다. 설 감독대행 역시도 고교시절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모교동문들의 힘찬 응원전을 받으며 강릉상고 유니폼을 입고 '농상고전'을 뛴 선수가 아니었는가? 지금 작금의 사태에 대해 왜! 성균관대 동문들이 설 감독대행에게 물러나라고 하겠는가?
 
왜 그럴까? 아마도 성균관대 동문들은 모교축구부 감독자리를 타 학교출신에게 넘겨주기 싫은 게 아닐까 싶다. 이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성균관대 축구부는 오랜 역사와 함께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축구부다. 그동안 전국대회 입상과 우수선수 배출 등 한국축구 발전에 이바지한 바도 크다. 

소위말해 그냥 어정쩡한 팀이 아니다. 한국 대학축구의 중심에서 늘 상위권을 달린 명문팀이다. 이러한 명문 축구부를 타 학교 출신의 지도자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울부 짖고 있는 것이다.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들 동문들은 설 감독대행보다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격차의 선배축구인들이다. 이들 역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선수생활을 했고, 은퇴이후 초-중-고-대학교를 거치며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해온 축구인 선배들이다. 설 감독대행이 지도자 경력만 놓고보면 동문 선배들에 비할바 못된다.

모 언론을 통해 설 감독대행이 공개한 동문들에 관한 이야기에 “대학팀 감독 자리를 마치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나 ‘지도자’로서의 욕심이 아닌, ‘안정된 수입원이 확보되는 일자리’를 따내려는 집착으로 느껴져 불쾌했다"라는 말은 위험성이 높은 말이다. 감독자리는 한 사람의 몫이다. 설 감독대행이 느낀바와는 다를 수 있다. 지금의 성균관대 축구부 사태는 설 감독대행이 판단, 생각하고는 다르다. 

신입생 스카우트 문제, 프로 취업 등 온갖 문제들은 대학 지도자들에 극도의 예민함을 가져온다. 설 감독대행의 발언은 기존 선배들의 오랜 노력을 완전히 배제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일반 축구팬들이 대학 축구부를 바라보는 인식도 싸늘해질 수 밖에 없다. 지도자들이 금전적인 부분에 목맨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 하는 것이다. 학원 스포츠의 현실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다. 이처럼 설 감독대행의 섣부른 판단은 축구계 관습을 무너뜨린 격이다.

끝으로 동문들은 성균관대 출신이 아닌 설기현 감독대행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설 감독대행이 지금 이시쯤에서 과거 강릉상고 시절때의 자신의 기억을 한번쯤 떠올려 보라고 주문하고 싶다. 자신이 고교시절 뛰었던 '농상고전'을 기억해보면서 성균관대 동문들이 모교축구부를 지키기 위해 까마득한 후배의 앞길을 왜 막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될 거라 믿는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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