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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고 박현찬 감독, "우승보다 좋은 것은 제자들의 성장이다"
기사입력 2015-01-16 오후 4:12:00 | 최종수정 2015-03-22 오후 4:12:04

▲올 시즌은 승점 자판기의 불명예의 오점을 씻고 로또를 희망하는 오산고 축구부원들이 경남 통영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을 벗고 2015년 '을미년(乙未年)' 도약을 꿈꾸는 오산고(경기).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고교축구의 강호 반열에 오르려는 오산고의 이번 겨울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오산고는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경남 통영에서 강도 높은 동계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고질병인 수비 조직력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오산고는 역습 상황에서 득점을 노리는 패턴도 극대화한다.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도 끌어올리고 있는 오산고는 창과 방패를 날카롭게 다듬어 올 시즌 상위 입상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최근 몇 년간 오산고는 상대 팀들의 승리 제물이었다. 권역 리그에서는 기존 강팀들에 밀려 하위권을 전전했고, 토너먼트 대회에서도 초반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한 번 실점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패턴이 되풀이되며 선수들의 의욕이 저하됐다. 잦은 패배로 인해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히는 등 늘 불안감을 안고 다녔다.

그러나 2015년은 다르다. 지난해 주전으로 활약했던 일부 저학년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팀 조직력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동계훈련을 통해 수비 조직력이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선수들 사이에도 '하면 된다'는 인식이 사로잡히며 자신감도 붙었다. 과거를 잊고 새롭게 도약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있어 기대가 크다. 팀 조직력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자부한다. 지난 시즌 실점을 많이 하면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수비 조직력의 안정을 꾀한 뒤 빠른 역습으로 득점할 수 있는 패턴을 다듬고 있다. 동계훈련도 예년보다 빨리 시작했다. 올 시즌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왕중왕전 진출이다. 권역 편성도 삼일공고, 수원고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과는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대진운이 지난 시즌보다 좋다.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에서는 8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삼고 있다. 더 나아가 하계 전국대회 때는 결승 진출을 노려보고 싶다."

오산고가 상위 입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 박종민과 오른쪽 날개 조석현(이상 2학년)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1학년때부터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찬 박종민은 탁월한 골 감각과 연계 플레이를 앞세워 골게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오른쪽 날개인 조석현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과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의 무게감을 더한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선수의 활약에 따라 시즌 농사가 좌우될 전망이다.

"(박)종민이는 1학년때부터 고학년 경기에 뛸 정도로 기량이 좋다. 중학교 시절 전국대회 득점왕을 수상할 만큼 득점력이 탁월하다. 공간 침투와 움직임도 나무랄데 없다. (조)석현이는 스피드와 슈팅력, 크로스가 일품이다. 저돌적이고 공간 활용을 할 줄 안다. 종민이와 석현이 모두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라 올 시즌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사실 오산고는 지난해까지 다른 팀들보다 불리함을 안고 싸웠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부하는 학생선수 국가시범산업으로 선정되며 학업과 운동 등을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정규수업을 다 받고 운동을 하다보니 훈련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오산중과 한 운동장에서 같이 운동을 하는 등 공간적인 제약이 많았다. 제대로 된 훈련 조차 진행하기 어려웠다.

      ▲지도자로써 자신의 주관과 지도철학이 분명한 오산고 박현찬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공부하는 학생선수 국가시범산업으로 지정되며 평소 다른 팀들과 연습경기는 엄두도 못낸다. 훈련 시간도 하루에 1시간30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팀들보다 시-공간적인 제약이 많이 따른다.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지난해까지 교육부에서 나오는 지원금도 선수들의 수업 비용 등으로 들어갔다.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보니 운동 시간 조율과 훈련 등에서 어려움이 크다."

"모든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는 없기에 공부의 필요성은 느낀다. 그러나 공부를 하더라도 선수들의 특색에 맞는 학습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야 한다.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선수들의 능률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도태되는 선수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수들이 사회의 한 일원이 되도록 제도가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보인중(서울)과 태성중(경기) 감독 시절 팀을 정상권에 올려놓은 박현찬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내공은 오산고의 한 줄기 빛과 같다. 올해 오산고 감독 부임 5년차를 맞은 박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인성 함양도 적절히 이끌어내며 덕장과 용장으로서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서상민(상주 상무), 최철순, 조석재(이상 전북 현대), 민상기(수원 블루윙즈) 등을 프로 선수로 키워내는 등 유망주 발굴에도 탁월한 안목을 발휘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요즘 선수들의 자제력이 너무 부족하다. 네트워크가 워낙 활성화되며 인성적인 부분도 많이 나빠졌다. 팀 동료간의 우애와 선-후배 관계 등 역시 이전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나는 선수들의 인성과 한 팀으로서 파생되는 팀워크를 중요시한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경기장에서 신사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한다. 성실한 선수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는 내 지도 철학은 굳건하다."

"나는 감독 생활을 하면서 몸담는 팀마다 정상권을 이끌었지만, 우승보다 좋은 것이 제자들의 성장이다. 제자들의 성장을 보면 지도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지금 고교 선수들은 꿈이 있어야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 가끔 태성중 시절 제자인 (민)상기가 학교로 찾아와서 선수들과 같이 땀 흘리고 운동을 한다. 선수들이 선배들을 보면서 목표 의식을 뚜렷하게 가졌으면 좋겠다."

학원축구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박 감독도 어느덧 고참급에 접어들었다. 까마득한 후배들과의 경쟁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선수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누구보다 크다. 오랜 지도자 생활로 다져진 노하우와 축구 지식 등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 남다르다. 현역시절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나는 등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굳건했기에 지도자로서 롱런할 수 있었다.

"지도자 생활 초기에는 막내격이었는데 벌써 고참급이 됐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것을 느낀다. 젊은 시절에는 멋 모르고 열정으로만 했는데 지금은 내가 가진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전수할 시기다.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낀다. 하지만, 남은 기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 등을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상 오산고 박현찬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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