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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부흥중, "태극낭자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기사입력 2012-01-27 오전 10:38:00 | 최종수정 2012-01-27 10:38

▲저희가 있어 한국여자축구 미래는 밝아요. '나래' 언니처럼 훌륭한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 ksport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부흥동에 위치한 부흥중학교 여자 축구부는 2000년 4월 7일 창단 됐다. 2002년 전국종별여자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2010년 통일대기, 청학기, 추계연맹전 우승 등 한 해 3관왕 위업을 달성하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여자축구의 명문교이다.

특히 창단 감독이자 명장, 지장으로 통하는 한국여자축구의 대부 전세환 감독의 조련으로 더욱 부흥중학교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선수수급 위해 초등부 클럽 팀 운영..도전, 그리고 실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2010년 9월, 17세 이하 세계 여자축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일궈낸 최덕주 감독은 기자들의 우승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전국 일선 초중고 지도자들이 길러낸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한 행운의 감독”이라고 했다. 여자축구가 열악한 한경 속에서도 세계무대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일선 감독들의 공으로 돌린 셈이다.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당시 맹활약해 ‘여자 루니’란 별명을 얻고 아시안게임대표팀에 뽑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김나래. 2010년 7월 말에 열린 독일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 3위 입상의 주역이었던 강가애, 고경연, 서현숙.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부흥중학교 여자축구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국내외 대회에서 펄펄 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준 이는 누굴까? 이들을 축구선수로 입문시킨 이가 12년째 안양부흥중학교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전세환 감독이다.

전 감독에게는 떠나보낸 제자들이 자랑거리지만 이제 자라나는 제자들에게 눈길이 더 간다. 그들이 앞으로 한국여자 축구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부흥중학교 여자축구팀은 2010년 3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몇 년째 중학교 여자팀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전 감독은 "지금껏 부흥중축구부를 이끌면 많은 선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선수수급에 있어서는 다른 학교와 별반 다름 없는 고민에 고민이다. 그래서 얼마 전 부터 전 감독은 초등부 클럽 팀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여자축구 인프라가 좁고 학부모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막연히 손을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전 감독은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 발상, 그리고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남들이 하지 않은 부분을 실천으로 옮겨 목적달성을 이루는 것 또한 지도자의 몫이다"라고 했다.

"개인 성장을 바탕에 둔 축구를 일깨워야...당장보다는 미래를"

▲한국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마지막까지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봉사할 수 있다고 전하는 전세환 감독 ⓒ ksport 

전 감독도 처음에는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위해 실전·조직력 위주의 연습을 강행했다. 새벽 5시부터 아이들을 봉고차로 데려다 운동을 시키는 열성을 보였다. 중간 중간 좋은 성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강한 팀을 만나면 기초가 없어 번번이 지게 되는 것도 경험했다.

그가 이런 지도 방법을 채택한 것은 안양중·안양공고와 대학을 거쳐 프로축구 수원에서 유망 선수로 활약했고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축구인생에서 일관되게 경험했던 한국 축구의 현주소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부를 하고 부터는 관점이 바뀌기 시작했다.

성결대 체육교육학과를 다시 졸업하고 우수지도자 연수를 계속 받아 나가면서 ‘선수들에게 운동을 잘못시키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선수들을 아침 일찍부터 운동을 시키게 되면 성장판에 문제가 생겨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 개인의 능력 없이는 팀플레이도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새벽훈련은 중단했다. 팀 훈련보다도 개인운동에 치중했다. 한 사람에게 공 하나씩을 나눠주고 갖고 노는 것, 드리블 연습 등 ‘1인 1볼’ 훈련 방식을 채택해 운영했다.

시간이 지나자 훈련 성과가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드리블이 강해지니 경기에 자신감이 생겼고 경기에 들어가서 한 두 명은 쉽게 제치니 전술을 운영하기가 보다 원활해졌다”며 “축구가 단체운동이지만 조직을 이루는 개개인의 체력적 기술적 성취가 뒷받침돼야 강해진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지도 방법이 정착되고 팀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횟수가 훨씬 늘었다. 2009년 2관왕, 2010년 3관왕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선수는 나의 가족, 사랑으로 보살펴"

부흥중학교에 여자축구부가 창단된 것은 지난 2000년 4월. 덕천초등학교 여자축구부 졸업생들을 주축으로 선수를 가까스로 모집해 팀을 구성했다. 선수 수급을 위해 지방 곳곳을 다니며 학생과 학부모 학교를 설득시켜야 했다.

거리가 먼 학생들의 생활이 문제가 됐다. 2003년 결혼을 하고 신혼살림을 차린 두 칸짜리 방에 하나둘 아이들을 데려왔다. 밥상 위에 수저 하나만 더 놓자는 생각으로 데려온 것이 17명이나 됐다. 신혼의 부인은 아이들 밥 해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히 이듬해 학교에 기숙사가 생겨 좁은 신혼 방을 벗어날 수가 있었다.

“집에서 다닐 수 없는 선수들과 같이 운동하고, 먹고 자는 생활이 이어지니 한 집에 사는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전 감독 부부에게는 아버지·어머니 역할까지 주어진 셈이다.

졸업을 하고 전 감독 그늘에서 떠난 선수들도 이런 이들의 보살핌에 가족 같은 정을 많이 느끼는 모양이다. 전 감독을 찾거나 연락을 유지하는 제자들이 적지 않다. ‘여자 루니’ 김나래가 그 중 대표적인 경우다. 해외 경기에서 돌아오면 향수 등 선물을 사서 전 감독 내외를 찾는다. 전 감독 내외에게는 딸이나 마찬가지다.

여하튼 이전과 비교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 감독 가족은 기숙사에서 30명의 선수와 같이 생활한다. 부인 역시 선수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주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저변이 넓지 않은 여자축구는 합숙이 필연, 전 감독이 팀을 이끄는 한 이런 운명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아직도 험난한 여자축구"

▲선수들 한 명 한명에게 자세를 잡아주고 있는 전세환 감독, 그는 아이들에게 지도자 이전에 사랑을 베푸는 아빠라 통한다. ⓒ ksport

"지금은 세계적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여자축구가 좀 뜨다보니 상황이 조금 좋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가 무슨 축구냐’고 생각해 운동자체를 반대하는 사회기류가 있다”며 “이런 상황 하에서는 선수수급도 여자축구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20세 월드컵 3위, 17세 월드컵 우승이란 감격으로 빛났던 여자축구가 미래가 결코 밝게 만은 보이지 않은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전 감독은 오늘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세 월드컵 3위, 17세 월드컵 우승, 하지만 지난해 한국여자축구는 창피하다 못해 망신을 당했다. 1년 만에 영광과 좌절을 맛 본 한국여자축구, 전 감독은 이 대목에 대해 '협회와 연맹의 행정력 이 불러 온 현실이다"고 했다. "준비하지 않고는 안 됩니다. 우승, 3위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협회와 연맹은 2010년의 영광만 생각했지 그 다음 준비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 현재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가 공석입니다. 하루 빨리 지도자를 선임해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발 빠른 정보, 발 빠른 행정, 이러한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다시 한 번 2010년의 영광을 재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희생할 수 있다"

전세환 감독은 굉장히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면만 보더라도 중학교 아이들의 심리, 특히 여자 아이들의 감수성을 세심하게 관리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할 수 있는 이유다.

전세환 감독은 안양중-안양공고-영남대-한일은행-수원삼성을 거친 축구 선수였다. 하지만, 몸이 좋지 않아 그만두게 되었고 어린 나이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현재 중학교 여자 지도자로는 가장 경력이 많은 지도자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2000년 지도자로 나서면서 그 이듬해 2001년 성결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입학, 본격적으로 공부도 병행하는 학구열을 띄웠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전 감독은 그야말로 '아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수들을 위해서 음식은 물론 빨래까지 손수 했다. 숙소에서는 아이들과 격의 없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운동장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감독 선생님으로 1인 2역을 해냈다.

창단 12년째.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은 닦였다. 창단 후 4년간 전 감독이 새벽 5시 반이면 승합차를 몰고 아이들 집을 돌아다니며 태워 학교에 데려와 새벽훈련을 했다. 사실 부흥중 초창기 축구하는 학생들은 집이 결손가정인 경우도 많았고, 학교에서 먼 곳에 사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하나 둘 전 감독의 신혼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안양은 세가 비싸니 경기도 의왕에 방 세칸짜리 월세 집을 얻어 학생 17명을 데리고 살기 시작했다. 열정이 없으면 못 할 짓이다.

전 감독은 힘들 때면 옛날 생각을 한다.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힘들 때면 처음 시작할 때 생각을 하면서 훌훌 털어 버립니다" 언제까지 여자축구에 매진 할 것인가 "언제까지란 게 없습니다. 이 보직이 제 운명이라면 평생을 걸 생각도 있습니다. 여자축구하면 '전세환'이라는 이름 석 자가 맨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한국여자축구 지도자, 참 어려운 직업 중의 한 분야다. 하지만 도전이 있기에 '전세환' 감독은 묵묵히 걸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에게 힘차고 뜨거운 박수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 전세환 감독은?

▲ 학력 : 안양공고-영남대-한일은행-수원삼성-성결대

▲ 선수경력 : 한일은행(97) 수원삼성(98~99)

▲ 지도자경력

- 안양부흥중 여자축구부(2000~현재)

- 19세이하국가대표여자축구코치(07~08)

▲ 수상경력

- 전국여자종별선수권대회 우승(02)

- 제6회 나차츠배 한일 여자중학교대회 우승(05)

- 제14회 여왕기대회 우승(06)

- 제36회 전국소년체전 우승(07)

- 통일대기여자축구대회 우승(08)

- 통일대기여자축구대회 우승(09)

- 통일대기여자축구대회 우승(10)

- 청학기여자축구대회 우승(10)

- 추계여자축구연맹전 우승(10)

▲선수명단

3학년/이지혜. 이지언 2학년/김국희. 장지윤. 박유림. 유여선. 심서희. 김윤아. 서예진 1학년/양현지. 김다민. 김유리. 김채림. 현지수. 이나운. 박성빈. 임예진. 김지현. 이예은. 이한슬. 김유경. 장가연. 권영원

[ksport TV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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