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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의 아스널행은 '재앙' 이었다.
기사입력 2012-01-04 오후 11:12:00 | 최종수정 2012-01-29 오후 11:12:33

박주영의 아스널 행은 과연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현재까지 박주영의 아스널 생활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재앙이다.

2011년 박주영의 EPL 정규리그 출전기록은 결국 제로(0)였다. 간간이 컵대회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가뭄에 콩나듯 기회를 얻기는 했지만 뭔가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박주영 스스로의 적극성도 부족했다. 박주영이 아스널행을 결정했을 때부터 성공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팬이나 전문가들은 '그것봐, 내 말이 맞았잖아'하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결과론일 뿐이다. 적어도 박주영이 아스널행을 결정하던 당시의 시점으로 봤을때, 아스널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파브레가스와 나스리가 떠난 아스널은 붕괴 직전에 있었고, 시즌 초반 맨유에 대패할때만 해도 과연 올시즌 아스널이 다시 빅4의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항상 유리몸으로 꼽히던 반 페르시가 올시즌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한 이들도 거의 없었고,1월에는 마루앙 샤막과 제르비뉴같은 아프리카 출신 공격수들이 네이션스컵 참여로 자리를 비워야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적어도 이적 당시의 시점에서 박주영이 아스널행을 선택한 것은, 물론 위험부담은 있어도 '시도해보지 못할 정도의 도박'은 아니었다. 박주영도 꽤 수준높은 프랑스리그에서 나름 인정받은 공격수로 유럽무대에서 검증된 선수였다. 무엇보다 선수라면, 누구나 아스널같은 빅클럽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현실적인 군문제로 유럽생활이 얼마남지 않은 박주영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고 박주영의 입장에서는 더욱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벵거 감독이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반 페르시를 제치고 박주영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실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수성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아스널로서는 팀의 미래라고 할 수 없는 박주영 한 명을 살리기 위하여 위험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박주영의 유일한 기회로 꼽혔던 1월 네이션스컵 기간동안 아스널 출신의 슈퍼스타 티에리 앙리가 임대 형식으로 합류하며 샤막과 제르비뉴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점도 예상치 못한 변수다. 앙리가 비록 노쇠했다고 해도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 그리고 아스널에서의 검증된 경력은 박주영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면 박주영은 이제 새로운 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박주영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당장 뛸 수 있는 팀을 찾는데 있다. 박주영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어린 유망주가 아니다.

교체멤버로라도 꾸준히 중용되던 지동원(선덜랜드)에 비하여 박주영은 현재 벵거 감독의 선수 기용 시나리오에 들어 있지 않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회를 막연하게 기다릴 수는 없다. 이대로 어정쩡하게 한 시즌을 온전하게 날린다는 것은 박주영 개인은 물론이고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대표팀에게도 최악의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와서 박주영의 아스널행 선택 여부를 탓하는 것은 부질없다. 다만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 경우에, 시행착오를 인정하되 그 '다음 단계의 결단'도 빨라야 그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다. 막연히 벵거 감독만 바라보고 있을게 아니라 박주영 스스로 뭔가 구체적인 제스츄어가 있어야할 부분이다.

경기출전에 대한 요구여도 좋고, 아니면 1월 이적시장에서의 완전이적이나 임대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꼭 EPL팀이나 빅클럽이 아니더라도 박주영 정도의 커리어(축구대표팀 주장, 아시아 정상급 공격수)나 아스널맨이라는 이름값이면 1월 이적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한 구단은 많다.

무엇보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카를로스 테베즈처럼 깽판(?)을 부리지는 않더라도, 공정한 기회를 주지않는 감독과 구단에게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자존심'은 필요하다.

처음 이적할 당시에 아스널행이 박주영의 축구인생에 일생일대의 도전이었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아스널에 굳이 연연할 이유가 사라졌다. 선택이 빠르면 포기도 빨라야 한다. 무엇보다 아스널에서 이룬 것 없이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빅클럽의 벤치에만 앉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보다는 훨씬 낫다. 

 
기사제공 : k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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