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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조광래호 출범...뒤돌아 본 현 주소는
기사입력 2011-09-07 오전 7:25:00 | 최종수정 2011-09-07 07:25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레바논전 대승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첫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지난 8월 한일전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조광래호의 3차예선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첫 승이었다.

한일전의 쇼크는 많은 축구팬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것은 조광래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현역 시절은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일본에 진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도 않았던 조광래 감독에게 역사적인 대패는 잊을 수 없는 굴욕으로 남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했다. 지난번 한일전은 브라질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치른 최근 평가전에서 연이은 쾌승으로 약간은 자만심에 빠져있던 대표팀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일전이 완패로 끝난 이후 대표팀의 노선에 대해서도 변화의 가능성도 작게나마 비쳐지기도 했다. 조광래식 기술축구와 해외파에 의존한 선수선발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에 대하여 조광래 감독은 다시 한번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선수선발에서 전술에 이르기까지 변화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노선을 확고히 다지는 듯한 결의가 느껴졌다. 보기에 따라사 오기라고 할 수도, 소신이라고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조광래 감독의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축구대표팀의 목표는 한일전 그 자체도 아니었고, 시작부터 조광래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부터 조광래 감독은 우승을 놓친 것보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고 가능성을 보여준데서 더 의의를 찾았다. 대표팀에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한일전이고 레바논전이고 중요하기는 하지만 넓게 보면 브라질월드컵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조광래호의 지난 1년, 충분히 가치 있다

레바논과의 경기는 어떤 의미에서 조광래호의 진정한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조광래 감독에게 주어진 지난 1년간의 준비기간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대표팀은 그간 박지성과 이청용, 이영표를 잃었지만 2014년을 대비한 조광래식 축구의 틀을 닦았다. 여기서 갑작스럽게 대표팀의 색깔을 바꾼다는 것은, 곧 지난 1년간의 노력과 조광래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광래호가 월드컵에 나서던 이전 대표팀에 비하여 달라진, 그리고 유리한 부분은 팀의 숙성단계에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의 허정무호는 갑작스럽게 자진사퇴한 베어벡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으며 지역예선 돌입과 함께 팀을 갓 만들어나가야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의 쿠엘류와 본프레레는 예선내내 약체팀에 여러번 발목을 잡히며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본선행을 확정지은 뒤 지휘봉을 잡은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10개월이라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에겐 아시안컵마저도 브라질월드컵을 위한 교두보에 지나지 않았다.

이전의 아시안컵이나 평가전에 주로 실험에 주력했다면, 월드컵 예선은 결과와 과정을 동시에 이끌어내야하는 작업이다. 짧게는 월드컵  본선진출이 목표지만, 궁극적으로 본선을 대비하여 팀의 전술-전략적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당장 최종예선만 되어도 여유가 없다. 그나마 3차예선까지 만날 상대는 그래도 비교적 우리보다 전력이 크게 뒤지는 팀이기에 선수기용이나 전술에서도 좀더 유연한 모험을 걸어볼 수 있다. 레바논같이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안방에서 첫 상대로 만났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현 단계에서 조광래호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은 전력의 중추인 해외파들이 컨디션이 좋지않을 때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그리고 박지성과 이청용, 이영표가 빠진 좌우 측면과 왼쪽 수비의 대안 찾기다.

전임 허정무 감독은 지역예선 당시 컨디션이 안 좋은 해외파들을 일부 제외시키고 K리거들을 중용하는 길을 택했다. 다만 핵심인 박지성만은 예외였다. 조광래 감독에겐 박주영이 키플레이어였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박지성과 박주영의 공통점은 모두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이다.

레바논전 박주영의 부활이 주는 의미

레바논전에서 박주영의 부활은 골결정력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박지성이 빠진 대표팀의 전술적 키맨이 박주영으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조광래 감독은 이적문제로 인하여 실전감각이 떨어진 박주영을 주보직은 최전방이 아닌 측면 공격수로 기용하되, 자리에 구애받지않고 최전방과 측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경기감각을 찾도록 유도했다.

박주영은 몸싸움에서 몇차례 문제를 드러냈지만 특유의 감각적인 위치선정과 기술력으로 약점을 만회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박주영이 살아나자 지동원과 구자철의 움직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박지성이 살아나야 허정무호가 살아나듯, 조광래호에 있어서는 박주영이 그런 존재인 것이다. 박주영이 최전방에 고정되어있기보다 1선과 2선을 자유롭게 넘나들때 파괴력을 더 극대화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청용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하여 투입된 남태희와 이영표의 대안이었던 홍철은 나쁘지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남태희는 측면에서의 침투플레이와 다른 선수들과의 위치 변경에 있어서도 유연하게 적응하는 전술 이해도가 돋보였다. 하지만 남태희나 홍철이 과감하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자신감있게 선보일수 있는데는, 그 상대가 레바논보다 더 높은 수준의 팀을 만났을 때도 가능한지는 더 지켜봐야한다.

사실 이청용은 부상 이전까지 조광래호에서는 그리 큰 역할을 하지못했다. 조광래호의 진정한 문제점은 이청용이든 구자철이든 간에 선수 개인의 부진을 떠나 잦은 위치교대를 강조하는 조광래호의 시스템 하에서 측면을 활용한 스피드와 크로스라는 전문적인 윙어들의 장기가 발휘될 수 있는 전술적 자유도가 제한되어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 조광래호의 주축 선수들이 과연 해당 포지션에서 최적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중원에서의 압박이 강한 팀(일본,이란이나 그 이상 수준의 팀들)을 만났을 때도 공수전환의 짜임새가 기복없이 유지될지는 앞으로의 경기를 통하여 더 보완해야 할 과제다. 

 
기사제공 : k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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