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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바르셀로나, 알면서도 이길 수 없는 최고의 팀
기사입력 2011-05-29 오후 10:10:00 | 최종수정 2011-05-29 22:10

▲UEFA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FC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우승직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FC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세계 최고의 지략가라 할 수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자신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그들을 상대했지만, 그래서 맨유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역시 축구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는 우리 시각으로 29일 새벽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2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잉글랜드)와의 맞대결에서 3-1로 완승을 거두고 네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누가 밀어주고 누가 넣었나?

그저 생각만으로, 마음만으로 어떤 결과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결승전이 잘 가르쳐주었다.

더도 덜도 말고 결승전에서 우승 팀 바르셀로나가 터뜨린 세 골만 놓고 말해도 상대 팀 맨유 선수들은 할 말이 없었다. 미리 짜 놓은 각본처럼 미드필더 셋이 하나씩 밀어주었고 공격수 셋이 그 공을 받아서 깨끗하게 아름다운 골들을 만들어냈다.

미드필더 '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 에르난데스', 공격수 '페드로-메시-비야' 이들이 공을 주고받으며 골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단순히 축구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맨유 선수들은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축구장은 넓고 필드 플레이어는 많았다. 특히, 맨유 선수들은 리오넬 메시를 막아내는 것만으로 축구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맨유가 먼저 골을 내주고 루니의 아름다운 오른발 슛으로 7분만에 따라붙은 그 순간까지 결승전의 박진감은 충분했다.

정말 많이 뛴다는 박지성이 몸을 아끼지 않고 내던졌지만 그래도 안 되는 것이 축구였다. 27분,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첫 작품이 만들어졌다. 사비 에르난데스가 바르셀로나의 골을 대부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의 오른발 바깥쪽 밀어주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페드로의 침착한 오른발 슛이 빛났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툭툭 주고받던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은 맨유 수비수들이 비운 공간을 너무도 분명히 내다보고 있었다. 긱스가 사비 에르난데스 앞을 가로막았고 페드로의 마무리 슛 순간에 비디치가 몸을 내던졌지만 정확하면서도 치명적인 공의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인간 본연의 한계가 느껴질 뿐이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만들어낸 완성품 'FC 바르셀로나'

1-1 상태에서 시작한 후반전은 그 점수판만으로도 흥미로운 구경거리였지만 리오넬 메시가 더 볼 것이 없다는 듯 경기를 끝냈다. 이 결승골 역시 미드필더의 밀어주기와 공격수의 마무리가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후반전 시작 후 9분만에 만들어낸 결승골은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메시로 연결된 공이었다. 메시의 왼발이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맨유 수비수들이 모를 리 없었지만 에브라는 깜짝 놀랐고 문지기 판 데 사르는 비디치까지 통과하며 낮게 깔려 들어온 공을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축구장을 꿰뚫어보는 눈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하는 퍼거슨 감독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완벽한 조화는 69분에 터진 쐐기골 순간에 정말로 완성되었다. 이번에 짝을 이룬 주인공들은 '부스케츠'와 '다비드 비야'였다.

긱스(11.16km)와 박지성(11.06km)은 맨유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이 뛰어다닌 것으로 나왔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훌륭한 패스 실력 앞에서는 그 놀라운 체력도 별 소용이 없었다.

수비수 파비우 대신 들어온 나니의 작은 실수가 눈에 띄었고 거기서 공의 소유권이 넘어가자마자 부스케츠의 밀어주기가 비야의 오른발을 빛냈다. 맨유 벌칙구역 반원 바로 위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의 궤적은 문지기 판 데 사르가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도저히 감당해내기 어려운 곳으로 들어가 그물을 흔들었다. 그 순간 메시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치켜들며 우승을 직감했다.

경기 종료 직후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을 통해 발표된 기록들만으로도 이 경기의 결과는 너무도 분명했다. FC 바르셀로나 '6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37%'이라는 공 점유율 말고도 우승팀 미드필더 셋이 뛴 거리가 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중원의 지배자 사비 에르난데스는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서 11.95km로 가장 많이 뛰었고, 이니에스타와 부스케츠는 각각 10.64km와 10.6km로 그 뒤를 이었다. 미드필더 셋이 각각 도움 세 개를 기록했고 공격수 셋이 각각 한 골씩을 터뜨렸다. 더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결승전의 분명한 기록이었다.

※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과, 29일 새벽 3시 45분 웸블리 스타디움(런던)

★ FC 바르셀로나 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득점 : 페드로 로드리게스(27분,도움-사비 에르난데스), 리오넬 메시(54분,도움-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69분,도움-부스케츠) / 웨인 루니(34분,도움-라이언 긱스)]

◎ 바르셀로나 선수들
FW : 페드로(90+2분↔아펠라이), 메시, 비야(86분↔케이타)
MF :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사비 에르난데스
DF : 아비달, 피케, 마스체라노, 다니엘 아우베스(88분↔푸욜)
GK : 빅토르 발데스

◎ 맨유 선수들
FW : 루니, 에르난데스
MF : 박지성, 긱스, 캐릭(77분↔스콜스), 발렌시아
DF : 에브라, 비디치, 퍼디낸드, 파비우(69분↔나니)
GK : 판 데 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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