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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기 너무 힘들어요”…‘공부+축구’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축구선수들의 외침, 당국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
기사입력 2021-04-21 오전 9:57:00 | 최종수정 2021-04-21 09:57

▲이땅 대한민국에서 축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지난 2018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에 내신 성적이 강화되면서 고교축구 선수들의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학부모들과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위 사진은 특정기사와는 무관함 ⓒ K스포츠티비

갈수록 체육특기생들의 대학입시가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각 시-도 교육청, 학교 측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에 고교축구 유망주들이 점점 병들어가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전국대회 입상 실적뿐만 아니라 이제는 학교 내신 성적까지 체육특기자 전형에 추가된 지 몇 해가 흐르면서 대학 진학의 문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들의 체육특기자 선발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이제 체육특기생들이 설 자리마저 잃어 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는 지난 2018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에 수능 및 학교 내신 성적을 일정 수준 반영한다는 조항을 내걸었다. 이는 체육특기자 선발의 공정성 강화와 대학 선수들의 학사관리 정상화, 대학 선수 수업권 보장 유도 등을 위한 일환이었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되고부터 환영보다 비난이 들끓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선수들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이 전혀 마련되지 않는 부분을 꼽을 수 있다. 각 시-도 교육청에서 운동부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다 보니 무조건 정규수업을 다 이수해야 된다는 입장만 내놓는다. 학교 측도 교육청의 감사를 피하기 위해 축구부 선수들에 무조건 학업에 참여하라고 한다.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처지에서 반 강제성을 띄는 것이나 다름없다. 능률 향상은커녕 주변 학우들에게 민폐만 안 끼치는 것이 다행일 정도다.

고교축구 선수들 대부분이 일반 학생들과 학업 성취도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축구를 통해 꿈을 키워가야할 나이에 학업은 상대적으로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신체 부위에 민감한 축구선수 입장에서는 장시간 동안 의자에 앉는 것이 버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위한 학업 프로그램이 갖춰진 것도 아니다. 영어, 컴퓨터, 한문 등 선수들의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이 아닌 전 과목을 똑같이 따라오라는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한다.

일부 학교 팀과 클럽 팀의 경우는 방과 후 외부강사를 초빙해 선수들의 학업 성취도를 권장하기도 하지만, 이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특히 일반계 고교와 자사고의 경우는 축구부 선수들이 학업 성취도에서 불리함이 많다. 학구열이 워낙 뚜렷한 탓에 축구부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교과별 교사들이 일반 학생들의 학업에만 너무 올인 하다 보니 축구부는 관심 밖의 대상이다. 전국대회 성적이 없으면 대학 진학이 더욱 어려워지는 비극을 자초한 것이다.

단순한 이해관계에 얽혀서 제도를 까다롭게 만든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측의 무책임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4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선발 조항에 입상실적과 실기,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며 고교축구 선수들의 부담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현장감이 중요시되는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해당 학교 감독이 아닌 교수들이 체육특기자를 실적과 면접만 보고 선수를 선발하면서 어린 선수들의 꿈을 짓밟고 있다.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병폐인 성적 지상주의를 더욱 키웠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적 위주의 입시 제도로 인해 고교축구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매일 상상을 초월한다. 원하는 학교에 입학한다는 보장이 없어지면서 매일매일 극도의 고통에 시달린다.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의 극심한 이기주의에 애꿎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만 불필요한 피를 흘리고 있는 셈이다.

성적 위주의 입시 제도를 위한 보완책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학교 측과 교수들이 제 몸 처신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전체가 아닌 개인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제도를 이끌고 있다. 운동부에 전혀 무관심하다가 빈 틈이 보이면 그제야 문제가 많다고 하는 것이 납득이 안간다. 선수들의 특성과 그에 따른 프로그램 방안 마련 등은 안중에도 없다. 체육특기자 전형에 입상 실적도 모자라 내신 성적까지 붙인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체육특기자 전형에 내신 조항을 붙여서 선수들의 학업 성취도를 이끌 수 있을까? 정답은 간단명료하게 'NO'를 외치고 싶다. 체육특기자라는 말이 무엇인가. 체육에 소질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들을 일컫는 말이다. 공부를 못하면 본래 특기를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 일반 학생들과 좀 더 차별화된 학업 프로그램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을 점점 '로보트'로 내몰고 있다. 교육 고위 관계자들이 이기주의에 너무 도취되면서 빚어진 현상 중 하나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할 수는 없기에 기초 소양을 쌓는 것은 당연하다. 이마저도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대회에 출전할 때와 상급 학교 진학시 최저 등급을 채우지 못하면 경기에 출전할 수 없거나 원하는 상급 학교 진학이 불가피해진 '최저등급제'가 적용된다. 고교축구 선수들의 머리가 질끈질끈 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중등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특기가 아닌 다른 곳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다. 어디에다 집중력을 둬야할지도 애매모호 할뿐더라 자신이 가진 특기를 발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적합하다.

기술과 재능은 등한시하고 오로지 성적에만 매몰차게 강요받는 국가는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금품수수와 부정 입학 방지 등을 위해 사전 스카우트 금지 조항을 내걸었으나 지금까지 결과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 체육특기자 선발 제도의 보완이 없으면 학원축구는 물론, 한국축구 전체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다. 지금도 체육계 현장은 정부의 탁상공론에 내몰려있고, 선수들은 공부+운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매일 같이 파김치가 돼가고 있다.

5월 중순 전국고교축구대회를 앞둔 학부모들은 자식이 속한 학교가 상위 입상을 이룰 것이라고 저마다 외치지만, 이는 불과 몇 몇 학교만 차지한다. 내신 성적도 마찬가지다. 인문계 또는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선수들의 경우 백지를 제출해도 하위권, 답을 작성해도 하위권이라는 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 몇 년 간 수도권 대학 진학의 기준을 살펴보면 전국대회 4강이상+내신 4등급이상일 때 그나마 가능하다. 이마저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축구선수로 성장하기에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이 힘든 과정을 모두 뛰어넘더라도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렵다. 어린 시절 해외로 나가 한국축구가 처해진 고질적인 과정들을 거치지 않고 오직 축구에만 올인 한 뒤 성공한 손흥민과 백승호, 이승우, 이강인 등이 그저 부러울 뿐인 현재 이 땅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시키고, 지도하고, 배우는 학부모들과 지도자, 선수들이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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