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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축구 지도자들,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때’…"바뀐 환경에 적응, 지도자들이 체질을 바꿔야 살아남는다.”
기사입력 2021-04-14 오후 8:49:00 | 최종수정 2021-04-14 오후 8:49:58

▲ 4강 진출의 성과를 이루어낸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이후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그 시간 동안 23명의 선수단은 선수 은퇴는 물론이고, 이제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한국 축구계에서 주류로 자리 잡은 듯하다. 하지만 한국축구는 최근 몇 년 사이 발전보다는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지도자들의 의식변화는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지만, 과감하게 도전하는 지도자들이 없다는 점, 자리보존에 급급한 지도자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고 있다. ⓒ K스포츠티비 

현재 우리나라 축구지도자들의 현주소와 의식에 대해 몇 가지 간단히 짚어보면 기본적으로 지도자들의 생각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우선 최근 한일전에서 참패를 당했던 대표팀과 관련된 이야기를 몇 가지 해보고자 한다. 축구 팬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1990년부터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오려는 노력이 시작되었고, 1992년 크라머(독일) 올림픽대표팀 총감독, 1996년 비쇼베츠(구소련) 올림픽대표팀 감독, 2002년 히딩크(네덜란드) 한일월드컵대표팀 감독, 그리고 계속해서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재 벤투 감독으로 수순이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대한축구협회 노력의 기본취지는 '한국축구와 선진축구의 접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외국인 감독을 통해서 한국축구가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인 감독을 데리고 올 때 과연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얻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부분의 국내지도자들은 현재 혹은 미래의 관점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구태의연한 관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그 외국인자도자가 쓰는 전술이나 선수기용만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그 지도자에 대한 잣대를 평가하다보니 경기 내용면에서 보이는 가능성이나 발전된 모습을 놓고 평가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평가받는 히딩크 전 감독 재임당시에도 가장 많이 그에 대한 비판을 날렸던 사람들이 그 당시 현직 국내 감독들이었고, 특히 잘나가는 프로팀 감독이나 명망 있는 감독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은 당시의 국내지도자들이 과거 지향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과거 지향적 사고방식의 뿌리에는 '국내지도자들의 위기감'도 자리 잡고 있었다자신의 자리가 외국인지도자 모셔오기에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외국인지도자들에 대한 견제구 날리기가 대표적인 증거일 수도 있다. 당시 필자는 이러한 지도자들의 생각이야 말로 한국축구의 발전요소가 아닌 저해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단순히 자기들끼리 자리싸움을 할 때, 결과로서 보여주기만 하면 자리 지키기에 성공했었지만, 이제는 한국축구의 목표가 커버린 이상 외국인 지도자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국내감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3-4-3을 썼었고, 이는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세나 다름이 없었다. 그 계기를 만든 것도 히딩크 감독이었다. 하지만 국내감독들이 대표팀 감독 따라 하기를 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볼 때 이러한 대표팀 따라 하기 열풍은 국내지도자들 스스로가 어떤 철학을 갖고 그에 맞추어 스스로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외국인 지도자들이 가르쳐주는 정서적인 부분이나 혹은 사용하는 모습만 보고 따라하는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 늘 대표팀 감독 자리에 대한 많은 논란중 하나가 '외국인 지도자들을 데려와서 국내지도자들이 배우는 것이 뭐냐'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과연 외국인지도자의 문제인지 아니면 축구협회나 국내지도자들의 의식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지만, 필자 생각은 기본적으로 축구협회와 국내지도자들의 의식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축구협회의 경우, 명분상으로 '외국인지도자 영입을 통한 한국축구의 체질 개선'이라는 이유를 들기는 하지만, 문제는 대표팀 감독자리가 과연 앞에서 이야기한 체질개선을 위한 수단이 되는지에 대하여 간과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이란 한 나라의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집합체이다. 그러한 선수들을 이끄는 대표팀 감독의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능력향상도 향상이지만 전술적인 부분의 완성과 팀의 효율적인 관리가 더 우선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체질개선의 첫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향상은 작게는 선수 개인의 책임이며, 좀 더 넓게 본다면 소속팀에서의 역할과 노력에 달린 부분이다. 외국인 감독들이 소속팀에서의 활약 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물론 국내지도자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마치 '영재는 전문 학원에 보내서 육성시키는 게 낫다. 학원 다녀서 별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꾸면 그만이다.' 라는 의식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대표팀 중심의 사고관으로 인해서 프로축구가 가져야 할 소명이나 역할을 축구협회나 국내지도자들이 작게 보고 있다는 것이 지금과 같은 '프로축구의 질적 논란', '대표 팀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 들이 쉽게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본다. 이러한 부분들은 결국 국내지도자들이 '외국지도자들과의 피할 수 없는 경쟁'에 대비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식보다는 '자리보존이나 따라 하기 정도에 그침으로서 한국축구 전반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돌아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대한민국에서 젊은 축구지도자들은 흔히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인식되지만, 외국의 경우 20대 중반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사고방식에서는 '경험이 많은 감독이 낫다. 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보니 지도자 수업을 받아서 감독 데뷔를 해도 빨라야 40대 중반 정도에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20대 후반의 지도자들이 일반 실업팀이나 지역 팀의 감독직을 맡고, 최근 30대 중, 후반의 지도자들이 프로팀 감독으로 나서는 경우도 간간히 생기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인식은 '나이나 경력보다는 자질이나 실력'을 중요시하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소년들이 수천 개나 되는 유럽이나 남미의 경우 그런 팀들이 존재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저변이 넓다 보니 어느 정도 지도자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감독으로서의 자질만 인정되면 기회를 줄 수 있는 여건도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러한 체계적인 부분에서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사고방식의 차이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도 축구의 저변확대를 통하여 많은 축구팀들이 생겨남으로서 이를 통하여 젊은 지도자들이 기회를 가지고 많은 경험과 철학을 갖추면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직 프로팀 감독들이나 명망이 있는 감독, 지도자들은 이제는 외국인 감독들과의 경쟁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 이러한 지도자들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모든 권리를 포기하더라도 유럽이나 남미 쪽으로 건너가서 유소년팀 코치라도 시작하면서 직접 몸으로 선진축구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지, 과거처럼 유럽연수라는 핑계로 단체로 유럽관광이나 다녀오는 식의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모습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물론이고 프로팀도 이제는 외국인 지도자들과 '감독으로서의 진정한 능력'을 가지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다고 보며, 이러한 부분에서 프로축구 역시 발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또한 본다. 냉정한 선수평가와 안정적인 팀 운영으로 선수만이 아닌 지도자들도 경쟁을 하게 될 때 적어도 프로축구, 더 나아가 한국축구의 질적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리라 본다. 이는 아마추어 학원축구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결국 지금의 축구지도자들 스스로 그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의 사고방식대로 자리보존을 위해서 이기는데 만 급급하던 축구는 이제 인정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지금의 프로축구와 아마추어 학원축구가 겪는 위기에 대해서 그들 스스로도 책임을 통감하고 먼저 바꾸는 모습을 보여줄 때 팬들도 기대하고 성원해주지 않을까 싶다.

축구지도자들이 이제는 스스로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한 도전이나 희생도 감수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한국축구도 좀 더 성숙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한국축구의 저변이 과거처럼 정부주도하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또 아마추어 학원축구 현장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교육당국의 탁상공론에 의한 일방통행의 행정, 여기에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이라는 모토 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지도자들만이 생각이 바뀐다고 되는 게 아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축구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발전도 있었지만, 퇴보도 함께했다. 여기에는 자기 밥그릇조차 챙기기도 힘든 지도자들의 배고픈 현실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지도자들은 변화고, 또 선수들을 위해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지도자들의 책임감일 수도 있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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