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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프리미어..남은 3경기, 승점 3점차
기사입력 2011-05-02 오후 4:57:00 | 최종수정 2011-05-02 16:57

패배 소식을 알리고 있는 맨유 누리집(manutd.com) 첫 화면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퍼거슨 감독과 크리스 포이 주심은 좋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0-1로 맨유가 뒤지고 있던 후반전,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주장할만한 장면이 묘하게 지나갔지만 크리스 포이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스널 FC는 우리 시각으로 1일 밤 10시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의 안방 경기에서 아론 램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제 정규리그 세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무엇보다 귀중한 승점 3점이었다.

박지성과 루니, 나란히 가운데 미드필더 역할

후반전 시작 후 10분만에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큰 결단을 내렸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발렌시아를 들여보내 좀 더 폭넓은 공격을 주문한 것. 그 덕분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던 박지성의 자리까지 바뀌었다. 벤치로 물러난 안데르손을 대신하여 가운데 미드필더 역할이 주어졌다.

그런데, 맨유로서는 뜻하지 않은 골을 곧바로 1분 뒤에 내주었다. 전문적인 가운데 미드필더 1명의 빈 자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골 장면이었다. 아스널 골잡이 판 페르시가 오른쪽에서 밀어준 공을 달려들던 아론 램지가 오른발로 돌려차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그 순간 램지를 따라오던 박지성은 얼굴을 감싸쥐었다.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낯빛이 역력했다.

이 한 골 때문에 부담을 느낀 퍼거슨 감독은 이후에 더 특별한 주문을 했다. 84분에 캐릭을 빼고 골잡이 마이클 오언까지 들여보낸 것. 이렇게 되면 맨유에는 전문적인 가운데 미드필더가 한 명도 없는 셈이었다. 그러다보니 박지성과 웨인 루니가 나란히 가운데 미드필더 역할을 맡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파격적인 전술을 구사해도 패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기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상대는 짧고 정확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기로 소문난 아스널 FC였기 때문에 그 대비가 더 두드러졌다.

크리스 포이 주심과의 불편한 인연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한 경기 한 경기의 결과가 매우 중요한 이 시점에서 0-1로 아쉽게 패한 맨유로서는 아쉬움이 유독 많이 남는 경기였다. 특히, 이 경기를 운영한 크리스 포이 주심을 바라보는 맨유 팬들의 시선은 고울 리가 없었다.

전반전에는 이상할 정도로 아스널 입장에서 불편한 일들이 벌어졌다. 아스널의 역습 패스가 주심의 발끝에 걸려 공의 소유권이 맨유 쪽으로 넘어가기도 했고 판 페르시의 드리블 상황에서는 주심이 가로막아주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더구나 맨유 골문 바로 앞으로 날아드는 아스널의 오른쪽 띄워주기 순간에 맨유 수비수 비디치의 고의적인 핸드 볼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장면까지 있었으니 이래저래 심판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아스널 쪽이었다.

그런데 후반전에 들어와서는 심판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정반대로 바뀌고 말았다. 가운데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꾼 맨유의 박지성은 실점 후 10분 뒤에 기막힌 찔러주기를 절친 에브라 앞으로 보내주었다. 상대 문지기 슈치에스니와 혼자서 맞설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에브라는 끝줄 바로 앞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수비수가 손목을 잡아 넘어뜨렸다는 주장을 제기할 정도로 억울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포이 주심을 바라보는 퍼거슨 감독의 곱지 않은 시선은 87분에도 나왔다. 웨인 루니가 재치있게 넘겨준 공이 바꿔 들어온 골잡이 마이클 오언 앞에 제대로 떨어졌지만 오언은 쓰러지고 말았다. 수비하던 클리시의 발길질이 오언을 넘어뜨렸지만 포이 주심은 고개를 흔들며 고의적인 반칙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경기장에 있던 감독이나 선수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심까지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이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을 1점도 따내지 못한 맨유 입장에서는 포이 주심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 포이 주심의 불편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1월 4일에 벌어진 2009-2010 잉글리시 FA(축구협회) 컵 64강 토너먼트에서 맨유는 당시 3부리그 소속의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0-1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는데 그 경기의 주심도 크리스 포이였다. 퍼거슨 감독은 포이 주심이 준 후반전 추가 시간 5분 결정에 대해 크게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 불편한 인연은 2009년 8월 9일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잉글리시 FA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vs 첼시 FC'의 맞대결에서도 보였다. 후반전, 첼시 미드필더 미하헬 발락이 맨유 수비수 에브라를 팔꿈치로 밀어 쓰러뜨린 상황에서도 반칙을 선언하지 않아 램파드의 2-1 역전골이 곧바로 터진 것. 결국, 맨유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이 경기에서 끝내 화를 다스리지 못한 에브라가 실축하는 바람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우연한 일이겠지만 특정 팀과 궁합이 잘 안 맞는 심판은 어느 리그에서나 있나 보다.

점입가경

이 결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은 점점 더 재미있게 되었다. 우승 트로피가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아스널까지 선두 맨유에 승점 6점 차로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1위부터 3위까지 정확하게 한 경기 승리로 얻을 수 있는 승점 3점 차로 나란히 섰다. 남아 있는 세 경기 일정이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73점 21승 10무 4패 71득점 33실점 +38

2위 첼시 70점 21승 7무 7패 66득점 28실점 +38

3위 아스널 67점 19승 10무 6패 68득점 36실점 +32

노동절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끝난 현재 시점에서 순위는 위와 같다. 3팀이 모두 3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거짓말처럼 승점 차이가 3점씩이다. 이 숫자 '3'으로 이루어진 축구 방정식을 각 팀이 어떻게 풀어가는지 이제 흥미롭게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나머지 두 팀에 비해 한 경기의 부담이 더 남았다. 오는 5일 새벽 3시 45분부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샬케 04(독일)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 열린 방문 경기 2-0 승리 결과가 한결 여유를 찾게 해 주겠지만 바로 이어지는 맞수 대결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맨유는 8일 밤 12시 10분에 같은 장소에서 첼시 FC를 상대해야 한다. 바로 이 경기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알려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맨유에 앞으로 일주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엘리어트가 말한 잔인한 달은 갔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선수들에게 진짜 잔인한 달은 5월로 보인다.

※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결과, 1일 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 아스널 FC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득점 : 램지(56분,도움-판 페르시)]

◎ 아스널 선수들
FW : 판 페르시, 나스리(46분↔아르샤빈), 월컷(78분↔에보우에)
MF : 윌셔, 송, 램지
DF : 클리시, 코시엘니, 주루(68분↔스킬라치), 사냐
GK : 슈치에스니

◎ 맨유 선수들
FW : 웨인 루니, 에르난데스(73분↔베르바토프)
MF : 박지성, 안데르손(55분↔발렌시아), 캐릭(84분↔오언), 나니
DF : 에브라, 비디치, 퍼디낸드, 파비우
GK : 판 데 사르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남은 경기 일정
5일 새벽 3시 45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샬케 04(챔피언스리그 준결승2)
8일 밤 12시 1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첼시(프리미어리그 36R)
14일 밤 8시 45분, 블랙번 로버스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프리미어리그 37R)
22일 밤 12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블랙풀(프리미어리그 38R)

◇ 첼시 FC의 남은 경기 일정
8일 밤 12시 1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첼시(프리미어리그 36R)
15일 밤 9시 30분, 첼시 vs 뉴캐슬 유나이티드(프리미어리그 37R)
22일 밤 12시, 에버턴 vs 첼시(프리미어리그 38R)

◇ 아스널의 남은 경기 일정
8일 밤 10시 5분, 스토크 시티 vs 아스널(프리미어리그 36R)
15일 밤 12시, 아스널 vs 아스톤 빌라(프리미어리그 37R)
22일 밤 12시, 풀럼 vs 아스널(프리미어리그 38R)


글: 넷포터 심 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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