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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마드리드, 리오넬메시 못 막지!
기사입력 2011-04-28 오후 4:18:00 | 최종수정 2011-04-28 16:18

바르셀로나의 완승 소식을 알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 누리집(uefa.com) 첫 화면 ⓒ 유럽축구연맹

볼프강 스타크(독일)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안방 팀의 가운데 미드필더 챠비 알론소는 불만스런 표정으로 주심 앞에 가서 뭐라고 항의할 기세였다. 하지만 0-2라는 치명적인 경기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오히려 섣불리 대드는 그를 향해 주심은 딱지를 꺼내 들 기세였다.

후반전에 골 좀 넣어달라고 들여보낸 아데바요르는 별 쓸모 없는 반칙을 저지르다가 노란딱지를 받기만 했다. 아무리 열 명이 뛰고 있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페페의 퇴장도 문제였지만 남은 시간 운영도 결코 박수받지 못했다. 안방 팀 레알 마드리드는 그렇게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는 우리 시각으로 28일 새벽 3시 45분,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2010-2011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맞수 대결에서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가 혼자서 두 골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렇게 되면 다음달 4일 캄프 누에서 벌어지는 또 한 차례의 맞대결은 오히려 싱겁게 끝날 수도 있게 생겼다.

잊지 말아야 할 '축구장의 평정심'

두 팀의 맞수 대결 '엘 클라시코'는 흔히 축구장의 울타리를 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축구라는 열정과 땀의 역사 말고도 거기에는 까딸루냐의 슬픈 역사도 배어 있으며, 에스파냐가 자랑하는 문화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담겨 있다.

그러니 실제 경기장에서 몸을 부딪치는 선수들은 오죽하랴. 다른 경기에서 지는 것은 용납되어도 이 맞수 대결만큼은 꼭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축구 전쟁 그 이상으로 표현되는 이 맞수 대결에서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축구장의 평정심'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많이 뛰면서 패스를 주고 받아도, 또 그 공을 상대 팀 골문 안으로 차 넣으려고 해도 평정심을 잃게 되면 뜻하지 않은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축구장 잔디 곳곳에 박혀 있는 진리이다.

거대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가득 들어찬 관중들 중에 거의 대부분이 자신들을 응원하고 있는 마드리드 팬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뛰는 안방 팀 선수들이었지만 어느 순간에 치밀어오르는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바람에 스스로 주저앉고 말았다. 어쩌면 더 이상 일어서서 싸울 힘이 남지 않을 정도로 제 풀에 지쳐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최근 주제 무리뉴 감독의 특별 지시를 받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용되고 있는 선수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포르투갈 국적을 갖고 있는 케플러 라베란 리마 페헤이라, 애칭으로 '페페'라 흔히 부른다. 발도 빠르며 몸싸움에도 능한 수비수이기에 그 활용 가치가 뛰어난 인물이다. 하지만 이 중요한 경기에서 그는 후반전에 평정심을 잃고 쫓겨났다. 육체적인 활용 가치는 충분했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모자란 부분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었다.

쫓겨나는 당사자는 페페 혼자일 것 같았지만 곧이어 벤치를 지키던 주제 무리뉴 감독도 아울러 쫓겨나고 말았다. 61분에 페페의 오른발 축구화 바닥이 위험하게 바르셀로나 수비수 다니엘 아우베스를 쓰러뜨렸는데 이로 인해 내려진 퇴장 처사가 부당하다고 항의하다가 벌어진 감독 퇴장 사건이었다.

비록 무리뉴 감독에게는 벤치 바로 옆 관중석에 자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손에 쥔 수첩에 계속 뭔가를 적어 옆의 벤치로 전달하고 있었다. 위기에 처한 팀을 어떻게 해서라도 구해보고자 하는 안간힘이었다. 하지만 그의 지휘력이 미칠 수 있는 범위를 많이 벗어난 뒤였다. 페페와 무리뉴의 퇴장 사건은 마치 한치의 양보 없는 전장에서 무장 해제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오넬 메시, "발끝은 이렇게 쓰는 거야!"

역시 축구장에서 끝장을 보는 것은 '기술력'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정말 결정적인 장면에서 큰 위력을 변함없이 발휘하는 것은 '축구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명승부였다. 그 주인공은 역시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자 '리오넬 메시'였다.

아무리 상대 팀 선수들이 열 명으로 줄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여유를 부리거나 너무 덤벼들어도 축구장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61분에 페페가 쫓겨나고 남은 시간이 대략 30분 정도였는데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그로부터 약 15분간을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이다. 벤치에서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상대 팀 왼쪽 측면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날개 공격수 디 마리아와 왼쪽 수비수 마르셀루 사이의 간격이 조금씩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잘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71분에 페드로를 빼고 아펠라이를 들여보내 그곳을 제대로 휘젓기 시작한 것. 특히,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마르셀루는 쫓겨난 페페 못지 않게 흥분된 상태에서 상대 팀의 공격을 막아내려고 하다가 더 큰 화를 자초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상대 선수의 드리블을 막아내기 위해서 거친 발길질보다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나 보다. 68분에 피하는 척 하다가 바르셀로나 날개공격수 페드로의 종아리를 슬쩍 밟는 장면에서도 잃어버린 평정심이 눈에 띌 정도였다.

76분, 아펠라이의 드리블 기술이 빛났다. 이를 막아내야 하는 마르셀루는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니 메시에게 전달되는 이 공을 막아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 리오넬 메시는 바로 이 공을 받아 왼발 끝으로 슬쩍 방향을 바꿔 그물을 흔들었다. 달라붙고 있던 수비수 라모스나 문지기 카시야스도 멀쩡히 서서 당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87분에는 더 놀라운 쐐기골이 나왔다. 리오넬 메시의 원 맨 드리블 작품이 보는 이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메시를 막아내기 위해 달라붙은 수비형 미드필더 디아라, 가운데 수비수 라울 알비올,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 가운데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차례로 나가 떨어졌다. 마지막 순간에 문지기 카시야스까지 꼼짝 못하게 한 메시의 오른발 밀어넣기 장면에서는 신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기도 했다. 부드러움이 단단하기만 한 것을 충분히 이겨낸다는 사실도 아울러 깨닫게 해 주었다.

메시가 만들어낸 두 골 장면 모두, 단 한 번이었지만 발길질을 잘못 해서 쫓겨난 페페가 보고 느끼라는 뜻으로 전달되는 듯했다. "축구장에서 발길질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메시의 교훈이 들리는 것 같았다.

이처럼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에게 다음 달 4일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리는 준결승 두번째 경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결승전 장소)으로 향하는 길에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상태다.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겠는가?

글: 넷포터 심 재 철
기사제공 : k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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