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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지도자 간 동업자 정신과 관용 등이 실종된 '학원축구'…"서로 헐 뜯기 바쁜 지도자들의 처사, 축구계 '3D' 오명 주범 전락"
기사입력 2019-04-24 오전 10:28:00 | 최종수정 2019-04-30 오전 10:28:30

위 사진은 군산시체육회와 군산시축구협회가 건립한 채금석 옹의 조형물이다. 채금석 옹은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도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었다. 명예조차 몰랐던 그 분은 오직 축구사랑으로 후배양성에 힘써왔던 진정한 축구인이었다. 19951226일 향년 91세로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오로지 축구공과 함께 인생을 마감한 한국의 대표적인 축구국가대표 선수이자 축구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채금석 선생은 그야말로 진정한 축구인으로 불렸다. 전북 축구인들은 그의 축구사랑정신을 기리기 위해 금석배 축구대회를 1992년에 탄생시켰다. ⓒ K스포츠티비

한국 사회의 최근 서글픈 자화상 중 하나가 바로 남 잘 되는 꼴 못보는 것이다. 불신과 배신이 판을 치는 개인주의 사회에 오로지 사익을 위해 상대방을 향한 온갖 비방, 폭언 등을 서슴치 않는 일은 더 이상 예삿일로 들리지 않는다. 국내 스포츠 중 가장 시장 규모가 큰 축구계, 더 나아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이 짙은 체육계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 대상군이 한 팀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여야 될 감독들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감독들끼리 서로를 향한 모욕감 조성, 인신공격 등이 생활화된 모습에 '클린 스포츠'의 취지가 무색해진지 오래고, 상호 존중, 배려, 관용 등이라곤 눈 꼽 만큼 찾아볼 수 없는 행위 역시 축구라는 생태계를 '3D(Dirty, Dangerous, Difficult)'로 불리게 만든다. 불썽사납다 못해 꼴불견에 가까운 감독들의 비도덕성에 축구계 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체에 혼란만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스포츠에서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에게 큰 훈장이나 마찬가지다. 한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팀을 꾸려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독들 본연의 경험, 탈랜트 등 다방면의 고과를 인정받았다는 증거고, 현역 은퇴 후 저마다 일정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재사회화를 꾀할 수 있는 주 밑천으로도 손색없다. 성과에 일희일비 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에 성과 쟁취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 등으로 외로움, 고독함 등이 가득한 '파리 목숨' 신세지만, 감독 커리어를 통해 각자 인생의 명예와 신의 등도 모두 움켜쥘 수 있는 '황금 직업'이라는 점에는 이의를 달기 어렵다. 실제로 모든 운동선수들에 현역 은퇴 후 선망의 직업군 중 하나가 바로 감독 타이틀이고, 이는 '팬 심(心)'을 먹고 살면서 모기업의 후광을 한데 업는 프로스포츠와 학교, 학부모, 총동문회 등의 관심도를 한몸에 받는 학원 스포츠 할 것 없이 공통분모로 내재된 요소들이다.

이쯤에서 알아둬야 될 사항이 있다. 감독 초임 계약 혹은 재계약 때 일정 수준의 계약기간과 연봉, 옵션 등을 보장받는 프로스포츠와 달리 학원축구는 감독들 대부분 신분이 비정규직이라는 것이다. 매년 각 종 대회 결과물 쟁취, 선수들의 상급 학교 진학 등 일정 수준의 고과가 받쳐주지 못하면 학교 운동부 지도자 계약의 의결권자인 학교로부터 '팽' 당하면서 개인의 밥줄이 완전히 끊겨버린다. 체육 뿐만 아니라 사회 각기 분야별로 정부에 비정규직 신분의 처우 개선, 안정된 근로 보장 등에 목소리를 외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돈 지갑에 의해 코칭스태프 급여 충당을 비롯한 모든 팀 운영이 이뤄지는 학원축구의 운영 체계 어려움은 감독들이 열악한 처우와 복지 등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해야 되는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학원축구 뿐만 아니라 학원 스포츠 전체의 이러한 고질적인 악순환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스포츠의 진짜 본질은 바로 동업자 정신이다. 이는 사춘기의 연령대에 한창 배움의 모토를 실현해야 되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학원축구 감독들에게도 필수적으로 가미되야 될 사항들이다. 상호 친분의 유무를 떠나 한 팀을 아우르는 수장으로서 서로의 칼날을 겨누는 얄궂은 운명이지만, 감독들끼리 서로 깨끗한 매너와 페어플레이 정신 등을 가지고 상생을 거듭할 때 축구, 더 나아가 체육이라는 분야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이 말은 즉슨, 좁디좁은 축구계에서 상대 감독을 '적'이 아닌 '동업자'로 칭하면서 상호 존중과 발전 등을 거듭해야 감독 타이틀의 가치가 빛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감독들 간에도 감독 타이틀에 우쭐대면서 '꼰대 마인드'를 펼 것이 아니라 감독으로서 갖춰야 될 품위, 매너, 행위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선수들 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지도자들의 서글픈 자화상,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안타깝게도 최근 학원축구의 동향은 감독들 간 동업자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도대체 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일까?. 발단은 역시 상급 학교 진학과 선수들 스카웃 등에 있다. 철저한 '갑과 을'의 관계인 감독과 학부모 관계에서 감독들이 좋은 자원 하나를 데려오기 위해 학부모들에 경쟁팀 감독들을 폄하하는 언행은 스카웃 시즌이 본격화되는 봄부터 매년 관행으로 이뤄져왔고, 상대 감독의 학부모와 관계, 금전 거래, 향응, 접대 등 입에 담지 못할 말들도 가차없이 꺼내며 경쟁팀 감독에 무차별 비난 세례를 퍼붓는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임에도 마치 자신이 우월하다는 식으로 일삼는 것은 오히려 애교 수준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 조건인 사생활도 학부모들에 스스럼없이 공개하며 사생활 침해는 물론, 감독 인권에 큰 상처를 입힌다. 이러한 감독들의 행위는 축구계, 더 나아가 체육계를 썩은 시궁창으로 내모는 요인이 되고 있고, 한 구성원으로서 신뢰, 믿음 등의 결여라는 악순환으로 자연스럽게 직결된다.

최근 사회 흐름은 온갖 유언비어와 추측 등이 난무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캐묻는 것이 일상화됐다. 사회 각기각층을 놓고봐도 얼토당토 않은 추측과 유언비어 등을 통해 온갖 훼방을 다 놓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어색하게 들리지 않고, 상대방 비방의 생활화로 개인의 내면과 품위 등에도 큰 상처를 입히게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운동부의 세계는 상하 관계가 뚜렷하다. 감독들의 입방아가 학부모들의 눈과 귀에 전달되는 속도 역시 '5G LTE' 급이다. '1인 1가정' 시대에 애지중지 여기는 자녀들을 축구선수로 양성하기 위해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학부모들 대부분이 감독들의 말 한마디에 의해 팀 정보, 감독 성향 등을 인지해버리게 되고, 나름대로 학부모 간 잘 갖춰진 네트워크 체계를 통해 감독에 대한 소문, 팀 성향 등이 확대 해석되기에 이른다. 이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뚜렷한 지역적인 색채에 지역 자체가 좁은 지방일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고, 감독들 스스로가 "나는 깨끗하다!가 아닌 "나는 양아치다!"라는 것을 인정해버리는 격과 다를 바 없다.

우리네 흔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한다. 감독들의 행위가 딱 그렇다. 오히려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전파한 주범을 거꾸로 학부모로 내모는 동문서답을 지우지 못한다. 자신들이 학부모들 앞에서 현란한 입놀림을 구사한 것은 고려하지 않은채 마치 학부모들 탓에 스트레스가 더욱 심화된다는 '블랙 코미디' 행세는 팀 전체 내분을 초래하는 발단을 야기하면서 갈등의 골만 더욱 깊게 만들고, 오죽하면 선수들과 학부모가 자신들이 의도치 않은 곳, 즉, 경쟁팀으로 행선지를 택할 때는 감독 직함의 '킹!'이라는 이유로 온갖 협박성 멘트도 서슴치 않는다. 겉으로는 웃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서로를 헐뜯기 바쁜 감독들의 입씨름과 날 선 신경전 등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다. 이로 인해 내면의 상처를 입게 되는 쪽은 선수들과 학부모고, 심지어 감독에 의해 운동과 연을 끊어버리는 선수들도 허다하다.

상경하애(上敬下愛)가 필요 없는 '학원축구 현장'

'상경하애(上敬下愛)'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사랑하자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학원축구 역시 초-중-고-대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와 궤를 같이 한다는 부분이다. 제 아무리 뚜렷한 상하 관계로 수직적인 구조를 띄는 한국 사회의 특성이지만, 초-중-고-대로 피라미드 형태를 띄는 교육 체계 만큼은 감독들 간 나이가 아닌 교육 카테고리의 급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할 때 상급 학교 감독이 아무리 자기보다 나이가 어려도 수년간 공 들여 키운 선수들의 앞날을 위해 직함을 존중하면서 서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이에 따른 피드백 전달 등을 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카테고리 별로 해당되는 사항이고, 상호 존중을 통한 보완적인 관계를 통해 '비즈니스'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학원축구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상경하애'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일단, 선-후배 감독들 간 상호 존중, 예우 등이 사라졌다. 이는 상급 학교 진학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이가 어려도 똑같은 감독, 선배라는 '꼰대' 기질로 하급 카테고리 별 감독이 상급 카테고리 별 감독을 하대하는 일이 늘상 반복됐고, 자신들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 후배인 상급 카테고리 별 감독에 욕설, 비난, 폭언, 인신공격 등을 무차별로 가하며 꼴 사나운 행위를 보여준다. 그동안 두터운 친분, 우정 등을 쌓아왔던 감독들 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우리는 이 팀으로 안간다(하급 카테고리 팀 감독) - "우리는 이 팀 선수 안 받는다(상급 카테고리 팀 감독)" 식으로 날선 대립 관계를 형성하는 일도 수두룩하다. 상급 학교 진학이 생명 연장의 핵심 수단이라고 한들 최소한 '예(禮)'는 갖춰야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바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된다고 한다. 감독들에게 이 말보다 더 좋은 격언은 없다. 그럼에도 팀 결과물이 좋은 팀일수록 감독들의 소위 '시건방'이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이룬 마냥 선-후배 앞에서 우월함 과시에 급급한 일부 감독들의 오만함은 주변 감독들을 마치 약 올리는 뉘양스가 짙고, 겸손함을 찾아볼 턱도 없이 상-하테고리를 막론하고 각 팀 감독들과 신뢰, 믿음 등을 저버리면서 '양치기 행위'만 더 늘리는 행위를 반복한다. 매년 졸업과 입학이 반복되는 학원 스포츠의 구조에 인력 충원과 상급 학교 진학 등이 물 흐르듯이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이 상-하테고리 별 감독과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존중, 보완적인 관계 형성 등임을 감안하면 감독들의 늘어나는 시건방은 몸 담는 소속팀 뿐만 아니라 상-하테고리 별 팀의 인력 충원 등에서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스승과 선배에 대한 예우가 전혀 없는 축구계, "결국 나 자신도 그렇게 당한다!" 

▲안동고등학교 축구부는 한국 고교축구에서 역사를 한 페이지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도균(울산현대 스카우트)을 비롯한 김진규(FC서울 유스 오산고 코치), 백지훈(리만 FC) 등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를 대거배출하는 등 전국대회를 통해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지도자 생활을 마감한 최건욱 감독은 요즘 경기장에 나가는 게 그렇게 반갑지만 않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 감독은 "감독직업이란 게 자리에 있을 때 감독이지, 그만두면 축구인 후배들조차도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며 작금의 축구판 현실에 안타까워 했다. 위 사진은 최건욱 감독이 안동고 제자인 현풍FC U-18 김성배 감독과 함께했다. ⓒ K스포츠티비  

더 큰 문제는 현직 감독들이 은퇴한 선배 감독들과 원로 축구인에 대한 예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은퇴한 선배 감독들과 원로 축구인, 중도 축구 지도자 하차로 '야인(野人)' 신세가 된 인물들이 지난날의 향수, 축구에 대한 뜨거운 애정 등을 통해 축구장에서 경기 관전을 '낙(樂)'으로 삼지만, 그라운드에 이들의 모습이 보일 때 지난날 행위를 헐 뜯기에 바쁜 현직 후배 감독들의 냉랭함은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기는 커녕 쌀쌀맞거나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 앞 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본인들 역시 훗날 시간이 흘렀을 때 현재 원로 축구인, 은퇴한 선배 감독, '야인'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격이나 다를 바 없고, 지난날 혹은 현재의 영광은 한 번 펑펑 쏟아졌다가 금방 녹는 함박눈과 같다는 얘기가 결코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대부분 학원축구 감독들은 감독 직함 자체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밥줄이자 개인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공익이 아닌 사익을 이유로 지난날 혹은 현재 서로를 헐뜯기 급급한 감독들의 처사는 학원축구 지도자로서 자신의 일터를 썩은 시궁창에 양아치들이 득실거리는 분야로 만든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각 종 대회에서 좋은 결과물 쟁취와 선수들의 진학, 하급 학교 선수 스카웃 등도 중요하지만, 감독으로서 품위와 행위 등의 깨끗함을 가미하는 것은 인재 양성의 모토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학부모들이 제 아무리 사회 경험이 풍부한다고 한들 자녀 문제 앞에서는 감독의 말 하나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밖에 없고, 이게 확대 해석되고 재생산되며 저마다 일터를 썩은 시궁창에 양아치 집단이라는 선입견을 붙이게 할 여지도 다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들 스스로가 이 부분을 고착화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된다. 자나깨나 입조심이다. 이를 모든 학원축구 감독들이 인지했을 때 팀과 선수, 감독, 학부모 등 모두가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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