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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0'룰 도입 2년차 맞은 대학축구의 민낯…"오히려 전공인 축구 계발 시간 감소의 역효과만 잔뜩"
기사입력 2018-12-13 오후 11:50:00 | 최종수정 2018-12-17 오후 11:50:35

▲위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 K스포츠티비

학업과 운동의 성공적인 병행. 그러나 한국 대학축구 선수들에게는 이 두 가지가 '그림의 떡'과 같다. 무조건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수준의 학업 이수를 강요하면서 선수들의 주 전공인 축구라는 매개체 계발 장려 등은 안중에도 없는 대학가의 무지와 무능, 부패 등의 주 희생양으로 전락하며 '이중살림'의 힘겨움을 적나라하게 표출하고 있다. 말 그대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다는 표현이 딱 적합하다.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 학생 선수들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종목 자체가 주 전공(Major)이다. 빠르면 초등학교, 늦으면 중학교 시절부터 운동부의 길에 들어서면서 저마다 해당 종목에서 추구하는 각기다른 지향점을 통해 꿈을 키워가게 된다. 팀 전술과 개개인의 능력치 극대화 등 뿐만 아니라 학생으로서 지켜야 될 도리, 인격 성숙, 해당 종목의 직업 윤리 등에서도 많은 학습을 누린다. 이게 단순히 입시 성적을 통해 자신의 전공 형성 등을 노리는 일반 학생들과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초-중-고-대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에서 대학은 학생들이 각자 전공하는 분야에서 역량을 분출시킬 수 있는 최고 카테고리의 교육기관이다. 여기서 대학축구 선수들에게 대학의 상징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의 시장 평가를 가늠하는 주 잣대가 각자 자기계발과 능력치 극대화 등이기 때문. 직업군 형성을 도모해야 될 시기에 축구라는 전공 분야의 학습력과 식견 확대 등을 기반으로 역량 향상을 꾀하는 것 자체가 향후 리스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의 상징성에도 한국 대학축구 선수들이 처한 현실은 말 그대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다. 도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일까? 답은 간단명료하다. 지난 시즌부터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에서 각 대학 운동선수들에 'C0'룰을 충족하지 못하면 특정 학기 리그 출전을 불허하도록 정한 규정이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의 전신) 가입 대학에만 적용한 대상군을 올 시즌에는 운동부가 있는 전 대학으로 확산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게 된 것이다.

이쯤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에서 강하게 외치고 있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정책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엇나가도 한참 엇나갔다. 오히려 각자 전공 분야의 역량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라는 타이틀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눈 코 뜰새 없이 강의가 이뤄지는 탓에 육체,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하고, 이는 팀 훈련과 연습경기 일정 소화 등 전공인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만 줄이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 위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 K스포츠티비

하나 의문점이 있다. 비단 체육만이 아닌 여러 분야에서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 때 무조건 모방이 아닌 국가가 처한 현실과 상황 등을 고려해서 그 실정에 맞는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의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정책은 제도 개선과 운영 등에 대한 피드백은 전혀 없다. 되려 무조건 미국, 일본 등 선진국형 시스템을 모방했다는 비난의 골만 깊어진다. 운동선수들의 실정과 상황 등은 안중에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수들에 학업 이수만 요구하는 것도 모자라 전공 분야에서 특색 극대화를 꾀하는 싹을 완전히 잘라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저마다 추구하는 꿈과 의욕 등도 감퇴시키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 될 정도다.

각 대학들의 기본 졸업 요강은 바로 전공 이외 인문학, 사회학 등 교양 과목의 일정 수준 학점, 체육 관련 각 학과들의 필수 코스(예를 들면 체육교육과는 교생 실습 등이다.) 등의 이수다. 이는 운동선수들과 일반 학생들 모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들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것이 있다. 선수들이 각 대학에서 해당 학기 강의를 수강할 때 출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레포트다. 각 과목별로 최소 레포트를 제출해야 F학점을 면할 수 있고, 실제로 각 과목 성적 산출 비율을 놓고봐도 레포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

또 하나 대학축구 선수들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레포트 제출을 통한 학점 쟁취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타이트한 스케줄에 매일 일과가 끝나면 온 몸이 파김치가 되지만, 레포트 제출이 학점 이수와 맞닿아있는 탓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레포트로 밤을 지새우는 일이 허다하다. 전공 분야와 교양 과목 등 해당 교과 이수 과목들과 관련된 자료 수집을 위한 과정의 온도차는 다소 크다. 홀로 머리를 짜매면서 레포트를 제출해야 되는 과목이 있는가하면, 일반 학생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는 교과별 단체 레포트를 제시했을 때를 얘기한다.) 등을 바탕으로 레포트 제출을 이뤄야 되는 경우들이 존재할 만큼 여러모로 어려움이 크다.

무엇보다 훈련량이 줄어든 부분은 최근 대학축구의 서글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선수들마다 강의 시간, 교과 이수 등이 판이하게 다르다. 다같이 모여서 강의를 이수하는 전공 분야와 달리 인문학, 사회학 등 교양 과목은 각 대학별로 수강신청 기간 때 교과 이수를 향한 경쟁이 불을 뿜을 정도다. 자신들이 수강하고 싶은 교과 이수를 우선시하는 것이 대부분 학생들의 해당 학기 지향점과도 같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다 보니 축구부 선수들끼리 다른 교양 과목을 같이 듣는 것 자체도 바늘구멍과도 같고, 이로 인해 팀 전체가 다같이 모여서 훈련할 수 있는 여력도 잃었다.

▲위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 K스포츠티비

훈련량 감소의 악순환은 전공 분야에서 능력치와 팀 전술 구현 등의 애로점을 가중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부상 위험에도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각자 생활 '루틴' 형성을 통해 공식 경기와 연습경기 등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전공 분야에서의 특색과 열정 등을 분출하는 부분에 역점을 두지만, 훈련량 부족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해 제 아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라고 할지라도 '오버 페이스'를 감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취업 시장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요소다.

유독 체육이라는 분야에만 엄격한 잣대를 서슴치 않는 대학가의 이중성은 대학축구 선수들의 심신을 더욱 피로하게 만든다. 문제는 일반 학생들이든, 체육특기자든 다 똑같은 본교 재학생이라는 점에 있다. 일반 학생들이 기업과 관공서 등의 면접과 필기 및 실기 고사 등을 소화할 때는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다가도 축구선수들이 U리그와 연습경기 일정 등으로 부득이하게 공결을 청할 때는 이상하리만치 꿍한 반응을 지우지 못한다. 대학축구 선수들이 공결 처리서를 제출할 때 유난히 힘겹다고 하소연을 외치는 이유가 분명하게 마련된 셈이다.

더군다나 축구선수들의 경우 U리그와 같은 공식 경기, 팀 연습경기 등이 취업 전선에서 하나의 오디션과도 같다. 안 그래도 취업 시장의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현실에 공식 경기와 연습경기 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어필해야 될 책임감과 사명감 등이 분명하고, 축구라는 전공 분야의 윤리 형성에도 고스란히 직결된다. 이 부분을 놓고보면 일반 학생들과 역차별 논란에서도 좀처럼 자유로울 수 없고, 정작 재학생들의 취업률을 우선시하면서 거꾸로 취업 오디션을 가로막는 것 역시도 말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전 세계 어느 분야에서 100% 완벽한 제도는 없다. 이것은 모든 현대 사회에서 불변의 진리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정책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선진국형 시스템을 표방하면서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 운동선수들에 일방적인 학업 이수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제도 채택 시에 드러난 개선점과 향후 지향점 등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된다. 이게 제도 도입의 효과를 더 크게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잣대다. 썩은 살을 깨끗하게 도려내는 것 만큼 정의로움은 없다. 대학가와 교육 당국들이 향후 운동선수들의 학업과 운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주길 바랄 뿐이다.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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