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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리그] 천안제일고, 시즌 4관왕 등극으로 역대급 커리어 완성..."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세로 전성기 활짝 만개"
기사입력 2018-09-15 오후 8:19:00 | 최종수정 2018-09-18 오후 8:19:33

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 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2010년대 중반 각 종 대회에서 꾸준하게 상위 입상을 달성하며 강자로서 싹을 하나둘씩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올 시즌 마침내 전국대회 2관왕과 '2018 전-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충남권역을 모두 석권한 천안제일고 선수단의 모습 ⓒ 사진 김 병 용

우리네 흔히 열매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한다. 이는 고교축구 신흥 강자 천안제일고(충남)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특유의 견고한 팀워크를 앞세운 '원 팀' 기질과 질 높은 경기력 등으로 올 시즌 4관왕(토너먼트+권역 리그) 등극으로 역대급 커리어까지 완성하며 명실공히 고교축구 대표 강자 반열에도 당당하게 자리했다. 올 시즌 역대급 커리어가 반짝이 아니라는 것도 보기좋게 증명한 것은 물론, 한반도 교통 요충지라는 최고의 지리적 접근성 등도 절묘하게 결합하며 인지도 또한 나날이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천안제일고의 전성기는 이제 막 스타트 지점에 놓인 것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1979년 창단과 해체를 거쳐 1983년 재창단한 천안제일고가 본격적으로 고교축구 판도에 명암을 내민 시기는 2010년대 중반을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창원 무학기 대회와 2012년 대구 전국체전에서 연거푸 3위 입상을 이뤘음에도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탓에 약팀의 이미지가 짙었지만, 2015년 추계연맹전 준우승, 2016년 협회장배 3위, 지난 시즌 대통령금배 3위, 추계연맹전 준우승 등 2010년대 중반 각 종 대회에서 꾸준하게 상위 입상을 달성하며 강자로서 싹을 하나둘씩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2009년 12월부터 팀을 지휘한 박희완 감독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노력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던 인력 충원에서도 상당한 숨통이 트였다. 마침 한반도 교통 요충지라는 지리적인 메리트로 수도권과 충청권 뿐만 아니라 경상도와 전라도 등에서도 천안제일고 입학에 발길이 쇄도하는 등 박 감독의 오랜 노력이 팀 전체에 엄청난 마법을 불러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막론하고 감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색채가 확실하게 표출되면서 팀과 개인 모두 '윈-윈'을 거듭할 때 비로소 그 팀과 그 팀 선수들의 가치가 폭등하기 때문. 이는 단기적인 결과물을 넘어 팀의 컨셉 확립과 문화 계승 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나 다름없다. 이러한 어려운 수수께끼를 천안제일고는 2010년대 중반 각 종 대회 상위 입상 달성과 인력 충원 문제 해갈 등과 맞물려 유연하게 풀어냈다. 이 때부터 박 감독이 추구하는 색채도 확실하게 표출됐다. 미드필더에서 빠르고 섬세한 플레이를 통한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박 감독의 성향에 U-19 대표 윤동권(선문대)과 성현준(포항 스틸러스) 등 기술자들의 존재는 공격적인 색채라는 컨셉에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카드였고, 선수들 역시도 박 감독의 성향에 잘 젖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간의 아름다운 동행도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매 경기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로 결과와 재미 모두 성공적으로 쟁취하는 등 기존 팀들에 '천안제일고 경계령'을 확실하게 발포했다.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 천안제일고하면 분명한 약팀이었다. 약팀이었을 때는 선수들이 여기로만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지리적인 접근성이 좋았다면 이전부터 잘했어야 됐다. 그래도 초창기 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천안이라는 곳이 지리적으로 좋은 블루칩이라는 것이었다. 당장 주목을 하지 않을 뿐 얼마든지 축구 명문이 될 수 있는 터전으로 제격이라고 판단했고, 나도 이에 맞게 인력 충원과 팀 구색 완비 등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우리는 마침 학교가 천안역과 밀접한 위치에 있다. 천안역에서 영등포역까지 기차로 50분, 서울역까지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할 것 없이 지리적으로 메리트가 많다. 다행히 각 종 대회에서 결과물도 곧잘 쌓으면서 인지도 역시 좋아졌고, 행정적으로 좋은 팀이라는 소문이 쫙 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한 해 한 해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팀 스쿼드라는 것이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에 걸맞지 않는 스쿼드를 지니게 되면 여러모로 난제가 많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가 미드필더 싸움을 빠르게 하면서 속도 조절을 하는 축구다. 빠른 빌드업을 통한 패스 게임과 강한 압박 등의 공격적인 경기운영으로 사이드 어택커 활용 빈도를 늘리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이전까지 인력 충원과 스쿼드 구성 등에서 큰 애로점을 겪다가 좋아지게 된 시기가 (윤)동권이가 뛸 때부터였다. 볼을 찰 줄 아는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펼칠 수 있게 됐고, 팀 구색 역시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았다. 동권이가 뛰던 2016년부터 팀 스쿼드가 안정적으로 잡혀줬고, (성)현준이를 비롯한 1년 후배들도 잘 받쳐줬다. 동권이가 졸업한 이후 현준이 등이 메인으로 뛸 때도 라인업이 괜찮았다. 선수들도 내가 요구하는 부분, 나의 성향 등을 잘 따라주면서 좋은 결과와 경기력 등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전까지 약팀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가 올라서게 된 토대가 됐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2월 경남 김해시 일원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축구협회장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단의 모습 ⓒ 사진 김 병 용

각 종 대회에서 꾸준하게 상위 입상을 달성하며 강팀의 본색을 어김없이 뿜어낸 천안제일고였지만, 뭔가 양에 차지 않은 느낌은 분명했다. 이는 다름아닌 만년 '2인자' 타이틀이었다. 더군다나 팀이 올라서는 시기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속이 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2015년 금석배 8강(대건고(인천 U-18) 0-3 패), 전반기 왕중왕전 16강(매탄고(수원 U-18) 1-2 패), 진주 문체부장관기 16강(강화고(인천) 0-2 패배), 2015년 후반기 왕중왕전 8강(영등포공고(서울) 1-2 패), 2016년 협회장배 3위(현대고(울산 U-18) 0-4 패), 2016년 무학기 16강(제천제일고(충북) 1-1(7PK8) 패), 2016년 충남 전국체전 1회전(현대고 0-4 패), 후반기 왕중왕전 16강(언남고(서울) 2-3 패), 지난 시즌 부산MBC배 16강(현대고 2-4 패), 전반기 왕중왕전 8강(매탄고(수원 U-18) 1-1(2PK4) 패), 대통령금배 3위(보인고(서울) 2-3 패), 추계연맹전 파이널(언남고 0-1 패), 충주 전국체전 1회전(청주대성고(충북) 0-7 패) 모두 기존 팀들의 상위 입상과 챔피언 등극에 제물이 되는 등 늘 마지막 고비에서 2%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다. 이로 인해 '2인자' 타이틀은 더욱 고착화되는 등 챔피언 타이틀의 꿈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천안제일고는 올 시즌 만큼은 지난날의 쓰라림 해소에 이를 단단히 갈았다. 지난 시즌 추계연맹전 준우승을 이뤘던 선수들이 고학년에 그대로 진급하면서 팀 몸집이 한층 단단해졌고, 선수들의 능력치와 팀워크, 팀 밸런스 등 모든 면에서 어느 하나 흠 잡을 곳 없는 뼈대를 갖춰가면서 챔피언 갈증 해갈에 팔을 걷어부쳤다. 목표 실현을 위한 과정도 하나하나 순조로웠다. 지난해 연말~올 연초에 펼쳐진 천년의 빛 영광 스토브리그에서 중경고(서울)와 신평고(충남) 등 강팀들을 제치고 챔피언에 오르더니 이후 경남 창녕 부곡으로 2차 베이스캠프를 옮기는 와중에도 많은 고교 및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서 전혀 움츠러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심상치 않은 태풍을 낳았고, 천안제일고와 매치업을 벌인 고교 및 대학 감독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올 시즌 "천안제일고의 스쿼드가 좋다"고 외칠 만큼 선수들의 경험과 능력치 등 모든 면에서 올 시즌이 챔피언 등극의 최적기라는 평가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연습경기에서 성과물에 박 감독도 챔피언 등극에 대한 확신이 더욱 커진 모습이 엿보였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시즌 첫 대회인 협회장배 대회에 출항했지만, 여정 자체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에이스 고민석과 측면 미드필더 조광래가 팔 골절(고민석)과 다리 골절상(조광래)으로 전열에 이탈했고, 김해 임호체육공원의 작은 규격도 천안제일고가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별리그 첫 경기 김해FC U-18 전과 최종전 범어고(경남) 전 때 모두 승리(김해FC U-18 전 3-2, 범어고 전 2-2(5PK3)를 따냈지만, 세트피스로 모두 골을 헌납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빠른 빌드업을 통한 패스 게임과 강한 압박 등의 강점에도 세트피스 수비의 취약함 노출은 단기전에서 천안제일고에 분명 치명타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챔피언 등극의 염원 만큼은 건재했다. 16강 파주축구센터 U-18(경기) 전 3-0 완승으로 챔피언 전선에 본격적으로 도화선을 지핀 천안제일고는 8강 부산정보고 전 1-0, 준결승 부경고(부산) 전 3-1 역전승으로 기어코 파이널 무대에 탑승했고, 파이널 무대에서도 대건고에 2-0 승리를 거두며 40년만에 처음으로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의 역사 창조를 멋지게 이룩했다.

무엇보다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등극 과정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뚫어냈다는 점에 의미가 더 남달랐다. 8강 부산정보고 전에서는 서로 레드카드만 3장(부산정보고 2장, 천안제일고 1장)이 오가는 과열 양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잘 유지하며 1골차 승리를 지켜냈고, 준결승 부경고 전 역시도 홈 관중의 열혈한 성원과 응원 등에 전반 초반 또 한 번 세트피스로 선제골을 얻어맞고도 끈질긴 뒷심과 고도의 집중력 등으로 역전승을 따내며 생명줄을 늘리는 저력을 뽐냈다. 이어 대건고와 파이널에서는 서로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등극에 굶주린 상황이었음에도 오히려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등의 컨셉 유지로 파이널의 중압감을 벗어던지는 등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특유의 '원 팀' 기질도 시간이 거듭될수록 엄청난 위력을 뿜어냈다. '플랜B' 마련도 성공적이었다. 고민석과 조광래의 부상 이탈에도 측면 미드필더 고준영, 사이드 어택커 김영욱과 장혁의 공격 롤을 늘리면서 상대 수비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어냈고, 심성협과 신민혁 등 미드필더 자원들의 지원 사격, 골키퍼 최현석과 '캡틴' 임덕근, 센터백 이풍연 등을 축으로한 수비라인의 견고한 방어벽 등도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챔피언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항상 우리 팀이 챔피언 후보군에 있다는 얘기를 3~4년 전부터 많이 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이전에도 챔피언을 이루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도 무관에 머물렀던 팀이었다. 계속 챔피언에 가까운 팀이라고 말씀하셔도 번번이 미끄러진 날이 계속됐다. 우리에게 패배를 안긴 팀들 대부분이 학원축구에서 명문팀으로 칭송받는 팀들이었고, 챔피언 경험과 내공 등도 우리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추계연맹전 준우승을 이뤘던 선수들이 올 시즌 고학년에 그대로 진급했고, 개개인의 능력치와 팀 밸런스 등 모든 면을 놓고봤을 때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주변 감독님들과 얘기를 나눌 때 우리 선수들이 좋다고 얘기하면 감독님들이 너희만 잘한다고 하지 말고 겸손해지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치 등에 대한 자신감이 컸다. 동계훈련 때 기존 고교 및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나 역시도 동계훈련을 지켜보니 선수들이 올 시즌에는 꼭 챔피언 갈증 해갈을 이뤄주리라 확신이 생겼다."

▲지난 6월 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열린 '2018 금석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우리 팀의 2인자 타이틀과 함께 나도 무관 감독의 타이틀을 꼭 벗고 싶었다. 다만, 시즌 첫 대회 협회장배 대회 여정이 상당히 험난했다. 동계훈련 기간 (고)민석이와 (조)광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동계훈련 기간 강점으로 생각됐던 수비 조직력도 구장의 작은 규격에 의해 세트피스로 줄곧 골을 허용했다. 단기전은 세트피스와 같이 데드된 상황에서 승부가 판가름날 여지가 높기에 계속되는 세트피스 실점에 솔직히 속이 질끈거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학부모님, 학교 교직원 선생님 등 모두가 챔피언 등극에 대한 염원이 강한 팀이었다. 개개인의 능력치 못지 않게 선수단 전체의 애절함을 잘 이끌어내는 부분에 주력했고, 이에 맞게 경기 패턴과 전략 등을 수립하면서 매 경기 임했다. 파이널 대건고 뿐만 아니라 부경고, 부산정보고 등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팀들이었지만, 애절함을 가지고 준비를 잘한 것이 챔피언의 열매를 맺게 해준 동력이 됐다. 주변에서 챔피언 소식을 접하셨을 때도 '쟤네가 챔피언을 이뤘어?가 아니라 드디어 했구나!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팀 전체가 오랜 갈증을 해갈하게 되서 너무 기뻤던 협회장배 대회였다."

챔피언 갈증 해갈과 함께 천안제일고는 협회장배 챔피언 등극의 내공과 경험 등을 토대로 자신감과 경기력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천안제일고는 전반기 리그 4차전 FC예산 U-18 전 때 사이드 어택커 김영욱의 다이렉트 퇴장 공백 속에 후반 버저비터 골을 얻어맞고 1-2로 패했지만, 숙적 신평고에 2번 모두 1-0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 등극의 '9부 능선'을 넘었고,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견고한 팀워크 등으로 상대 극단적인 수비 패턴을 보기좋게 뚫어내며 2015년 후반기 충남 리그 이후 권역 리그 4연패의 열매를 맺었다. '캡틴' 임덕근과 이풍연, 고준영 등 기존 선수들의 건재함에 김훈민, 박명진, 양정운 등 리저브 선수들이 박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리저브로 줄곧 출전 시간을 부여받으며 스쿼드 운용의 폭이 넓어졌고, 이들 모두 선배들 틈 바구니 속에서 알짜 활약을 선보이는 등 '더블 스쿼드'까지 성공적으로 장착하는 촉매제가 됐다. 매 경기 상대의 견제가 빗발치는 와중에도 빼어난 임기응변과 집중력 등으로 승리를 지켜내는 등 강팀으로서 갖춰야 될 위기관리능력도 나무랄데 없었다.

지난 6월 금석배 대회는 천안제일고에게 또 하나의 커리어 장만을 이끌어준 무대였다. 조별리그에서 고령FC U-18(대구)과 동래고(부산)에 내리 1-0 승리를 거두며 워밍업을 한 천안제일고는 16강 여의도고(서울) 전 3-0, 8강 유성생명과학고(대전) 전 3-1, 준결승 숭의고(광주) 전 3-0 승리 등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상대를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다. 상대 팀들이 하프라인까지 깊게 내려서는 와중에도 빠른 빌드업을 통한 측면 플레이와 강한 압박, 공-수 밸런스 안정을 통한 콤팩트함 등으로 쾌속행진을 거듭했고, 파이널 경신고(서울) 전 역시도 후반 중반까지 상대 집중견제에 고전했음에도 중반 이후 집중력의 우위를 통해 3-0 승리를 낚아내며 시즌 토너먼트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결선 토너먼트 때 매 경기 3골 이상을 몰아넣는 공격 폭발력은 다이너마이트처럼 무섭게 달아올랐고, 6경기 동안 단 1골만 내주는 짠물방어도 상대 호흡을 턱 밑까지 차오르게 만드는 등 '구토 유발증'도 제대로 불러일으켰다. 한양공고(서울) 3학년이던 1994년 선수로서 금석배 대회 챔피언을 맛봤던 박 감독은 '개띠의 해'에 선수와 지도자로서 특정 대회 모두 챔피언에 오르는 진기록을 수립하며 새만금의 도시 군산과 새로운 인연을 써내렸다.

"대부분 팀들이 우리와 매치업을 벌이게 되면 하프라인까지 깊게 내려서서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권역 리그 4차전 FC예산 U-18에 1-2로 패했을 때도 사이드 어택커 (김)영욱이의 다이렉트 퇴장 공백과 더불어 상대 역습 때 수비 집중력이 결여된 것이 패배의 발단이었다. 당시 경기력이나 모든 면에서 나쁘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다. 그래도 나는 우리 선수들이 잘해줄 것으로 믿었다. 사실상 챔피언 전선에 승부처였던 신평고와 2연전을 모두 1골차 승리로 잘 마무리해줬고, 빌드업을 통한 패스 게임과 공-수 밸런스 안정 등의 컨셉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좋았다. '캡틴' (임)덕근, (이)풍연, (고)준영이 등 기존 선수들에 (김)훈민, (박)명진, (양)정운이 등 리저브 선수들도 선배들과 잘 버무려지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더블 스쿼드' 구축을 통한 팀 운영에도 큰 플러스 효과를 심어줬다. 선수들이 협회장배 대회 챔피언을 이룬 이후 승부처에서 임기응변과 집중력 등이 더 향상됐고, 팀 경기력과 밸런스, 선수들의 자신감 등 역시 이와 맞물려 좋은 순환구조를 낳았다."

▲올 시즌 전국대회 두 차례 우승과 지역대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면서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기 바쁜 한 해였다. ⓒ 사진 김 병 용

"6월 대회는 어느 대회를 출전할지를 놓고 코칭스태프들과 장고를 거듭한 끝에 금석배 대회를 행선지로 정했다. 운동장 여건이나 모든 면을 놓고 봤을 때 금석배 대회에서 다시금 챔피언의 희열을 맛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조별리그 때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결선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선수들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잘 이끌어냈다. 상대가 내려서는 패턴에 대한 면역력도 확실하게 생겼고, 결선 토너먼트 때 매 경기 3골 이상을 뽑아준 부분은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좋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파이널 경신고 전 때 후반 중반까지 워낙 경신고가 열심히 뛴 나머지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중반 이후 득점 찬스에서 마무리를 잘 지으면서 시즌 2관왕이라는 업적을 거두게 됐다. 개인적으로 금석배 대회는 나에게도 특별한 무대다. 내가 고교 3학년 때 금석배 대회가 2회째였는데 선수로서 챔피언 희열을 맛봤고, 당시 스쿼드가 너무나 좋았기에 고교시절 생각도 많이 났다. 공교롭게도 내가 학창시절 이룬 시기가 개띠의 해였는데 24년이 흐르고 지도자로서 개띠의 해에 챔피언을 이뤄서 감회가 새롭다."

토너먼트 대회 2관왕으로 이미 한 해 농사 대풍년을 이룬 천안제일고는 지난 7월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포철고(포항 U-18)에 0-2로 패하며 32강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이후 펼쳐진 추계연맹전을 통해 다시금 강팀의 본색을 회복했다. 조별리그에서 평해정보고, 오상고(이상 경북), 서해고(경기)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함께 24조에 묶인 천안제일고는 조별리그 첫 경기 평해정보고 전 5-1 대승으로 예열을 성공적으로 달궜고, 이후 2차전 서해고 전 3-2, 최종전 오상고 전 2-1 승리로 3연승을 써내리며 경쾌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조별리그 3연승은 예열에 불과했다. 천안제일고는 32강에서 올 시즌 백운기 준우승팀인 한양공고(서울)에 2-1로 승리했고, 16강 철성고(경남) 전에서도 4-1 승리를 낚아채며 전반기 왕중왕전 64강 3-1 승리의 여운을 그대로 살렸다. 이후 8강 영등포공고(서울)와 '예비 챔프전'에서 2-1 승리를 낚은 천안제일고는 준결승에서 언남고를 맞아 '2전3기' 실현을 외쳤음에도 후반 상대 이상진에게 버저비터 골을 얻어맞고 1-2로 패하며 3위에 만족했지만, 치열한 서바이벌 경쟁 속에서도 챔피언 'PRIDE'는 확실하게 간직하며 본전을 건졌다.

고학년 형들이 토너먼트 대회 2관왕과 전반기 리그 챔피언 등을 이룬 '해피 바이러스'는 아우들에게도 그대로 전파됐다. 이는 후반기 리그를 통해 고스란히 결과물로 드러났다. 후반기 리그에 저학년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추린 천안제일고는 첫 경기 FC예산 U-18 전에서 후반 버저비터 골로 3-2 승리를 따내며 2016년 이후 2년만에 전-후기 통합 챔피언의 힘찬 닻을 올렸고, 2차전 강경상고 전 5-0, 3차전 신평고 전 2-1 승리로 기어이 통합 챔피언의 야망 마저 실현했다. 오는 15일 한마음축구센터 U-18와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2위 FC예산 U-18(승점 9점)의 후반기 일정이 종결된 상황이라 지난 시즌 후반기 리그 때 신평고에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한 쓰라림 역시 멋지게 승화시키는 선물 보따리를 안았다. 무엇보다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바로 저학년 선수들이 선배들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점이다. 김훈민과 최치웅, 박명진, 양정운 등 저학년 선수들이 처음 메인으로 선을 보이는 중압감에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을 마음껏 분출하며 남은 후반기와 내년 시즌 활약상을 기대케했고, 선배들의 내공과 경험 등을 흡수하려는 노력까지 잘 결합시키는 등 박 감독의 입가에 '아빠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들었다.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아쉽게 32강 탈락을 했어도 추계연맹전 때 3학년 선수들과 마지막까지 좋은 추억을 쌓고 싶었다. 추계연맹전은 타 대회와 달리 결선 토너먼트 매 경기 직후 대진 추첨이 펼쳐진다. 가뜩이나 조별리그부터 쉽지 않은 팀들을 만났는데 우리가 결선 토너먼트 때 상대했던 팀들 대부분이 올 시즌 토너먼트 대회 상위 입상을 이뤘던 팀들이었다. 8강 영등포공고 전은 많은 분들이 '예비 챔프전'이라고 하셨을 만큼 관심이 많았음에도 집중력을 잘 유지하면서 승리를 따냈고, 32강 한양공고, 16강 철성고 전 역시 좋은 경기력을 토대로 승리를 따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준결승 언남고 전에서 후반 버저비터 골을 맞고 패한 부분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언남고에 최근 2번 모두 패했기에 더욱 그랬다. 이 때 하늘이 토너먼트 대회 3관왕까지는 허락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토너먼트 대회 단일 시즌 3관왕이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 같았기에 아쉬움도 짙었다. 언남고라는 팀은 우리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앞으로 필히 넘어야 될 산이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 역시 다시금 각인시켰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선수들이 언남고 전 때도 강팀들에 승리한 내공과 경험 등을 가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에 있다. 결과만 놓고보면 언남고 전 패배는 아쉽지만, 경기 내용과 준비 과정 등은 만족스럽다."

▲2009년 12월부터 팀을 지휘한 박희완 감독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노력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가장 큰 골칫덩어리였던 인력 충원에서도 상당한 숨통이 트였다. 마침 한반도 교통 요충지라는 지리적인 메리트로 수도권과 충청권 뿐만 아니라 경상도와 전라도 등에서도 천안제일고 입학에 발길이 쇄도하는 등 박 감독의 오랜 노력이 팀 전체에 엄청난 마법을 불러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사진 김 병 용

"동권이때부터 스쿼드가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후발주자들이 선배들이 하는 것을 직접 보고 학습하는 효과가 크다. 올 시즌은 동권, 현준이 때보다 더 좋은 스쿼드를 지니고 있는데 선수들이 선배들이 해온 업적과 관습 등을 잘 계승해줬다. 좋은 형들 밑에서 축구를 배우다보니 이게 2학년 선수들이 또 배우게 되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이게 팀 문화와 전통 계승 등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어쩌면 감독인 나보다도 선배들을 보고 배우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주변에서 1학년 선수들도 좋다고 말씀하시는데 1학년 선수들 중 이해가 빠른 선수들이 많아 2학년 선수들과 똑같이 성장해주고 있다. 후반기 리그에서도 저학년 선수들의 경기력 체크 등에 역점을 뒀음에도 선수들이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줬고, 우리 팀의 컨셉과 경기력 유지 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우리와 현대고(전반기 왕중왕전+K리그 U-18 챔피언십)가 똑같이 토너먼트 대회 2관왕에 올랐지만, 현대고와 달리 우리는 입상 실적이 하나 더 있다. 이 부분만 놓고보면 명실공히 고교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나 생각되고, 선수들과 이 부분에 대해 올 시즌 잘해왔다고 얘기하고 싶다. 후반기 권역 리그 최종전 한마음축구센터 U-18 전도 유종의 미를 이뤄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천안제일고가 앞으로도 챔피언 권에 계속 갈 수 있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더 각인시키겠다."

이쯤에서 천안제일고에게 딱 와닿는 사자성어는 바로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준다는 뜻)'이다. 선수들은 올 시즌 협회장배와 금석배 대회 챔피언 타이틀에 언남고, 영등포공고, 부경고, 한양공고 등 기존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들과 매치업을 통해 단기전의 경험을 풍족하게 쌓았고, 이를 토대로 개개인의 능력치와 자신감, 내공 등도 한 뼘 자란 모습을 보여주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제일고 선수 개개인의 빼어난 능력치와 각 종 대회 호성적에 프로 스카우터들과 에이전트 등이 천안제일고 경기 때 북새통을 이룰 정도고, K리그 의무출전 조항이 내년 시즌부터 만 23세에서 22세로 낮춰지면서 고교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제도의 역풍도 천안제일고의 달라진 퀄리티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어느덧 천안제일고 감독으로 10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낸 박 감독도 챔피언 갈증 해갈과 함께 기존 선-후배 감독들의 챔피언 경험과 단기전 승부법 등을 흡수하면서 지도자로서 경기운영과 임기응변 등이 한껏 배양되는 등 고교축구 대표 젊은 지도자 기수로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초창기 때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한양공고-단국대 출신)로 지역 사회 따가운 눈총을 받던 인고의 세월을 딛고 지도자로서 역량을 꽃피우고 있는 박 감독의 존재는 이제 천안제일고에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역대급 커리어를 써내리며 지역 사회와 학교 측 등에 아낌없는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는 천안제일고지만, 여전히 만족을 모르는 모습이다. 현재 저학년 선수들의 기량과 가능성 등도 올 시즌 선수들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후반기 리그 메인으로 뛰면서 챔피언을 이끌어낸터라 오는 11월로 예정된 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또 하나의 커리어 장만에 팔을 걷어부칠 계산이 가득하다. 박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열성적인 노력과 학교와 학부모 등의 적극적인 지원과 성원 등으로 연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지리적 접근성과 잘 갖춰진 운동 여건 등도 선수들의 능률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평가가 자자한 만큼 대내-외적인 인지도 역시 중학교와 타 고교, 대학팀들 사이에서도 '블루칩'에 가깝다. 올 시즌 4관왕 등극을 향후 팀의 퀄리티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천안제일고 축구부의 '브랜드 가치' 제고의 동력으로 삼을 복안이 가득한 가운데 늘 천안제일고를 마음 속의 모교라고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박 감독과 아이들의 비상에 브레이크 쉼표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그렇기에 '박희완과 아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깊게 내재됐던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갈증을 이루니 앞이 보였다. 챔피언을 이루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아도 한 번 맛을 보게 되면 다시금 할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 전체가 깨달았다. 선수들이 올 시즌 각 종 대회 때 강팀들과 매치업에서 승리를 거두고 좋은 결과까지 내면서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나 역시도 선배 감독님들과 후배 감독들의 챔피언 경험과 노하우 등을 흡수하면서 선-후배들의 임기응변과 경기운영 등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는 한 해였다. 이 부분을 놓고보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성장하면서 좋은 학습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후반기 왕중왕전도 저학년 선수들을 축으로 좋은 결과를 이뤄서 내년 시즌 자신감을 가지고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를 철저하게 하겠다. 지금 대학과 프로팀에서 우리 팀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항상 대학 감독님들이 우리 팀 선수들이 좋다고 말씀해주시고, 프로 스카우터들도 우리 팀을 관심 깊게 보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 매력이 크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 팀이 지역적으로 메리트가 크고, 한 해 한 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을 다 아는 상황에서 결과물도 확실하게 가져왔다. 우리 팀이 운동 여건도 좋은 편이라 주변에서도 향후 경쟁력이 크다는 확신이 강하시다. 올 시즌 분에 넘치게 좋은 결과물로 주변 분들에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항상 관심과 응원을 아낌없이 해주시는 만큼 절대 안주하지 않을 것이고, 현재가 아닌 미래 진행형으로 가는 팀으로서 앞으로 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이상 천안제일고 박희완 감독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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