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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입시 대란' 더욱 가속화..."이상과 현실 괴리감에 수험생들 피 멍든다"
기사입력 2018-09-11 오전 12:44:00 | 최종수정 2018-09-15 오전 12:44:40

바야흐로 '입시의 계절'이 찾아왔다. 일반 학생들 못지 않게 고교축구 선수들 역시도 3년 동안 흘린 땀방울의 대가를 원하는 캠퍼스 데뷔로 보상받으려는 욕구는 매년 입시철만 되면 공통적으로 내재된 현상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의 벽은 너무나 차갑기만 하다. 일관성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제도와 함께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의 전신)를 비롯한 유관 단체와 교육 당국의 무능함, 무책임 등은 많은 수험생들의 피와 눈물을 더욱 쓰리게 한다.

'2019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수시 체육특기자 전형 모집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이뤄진다. 각 대학별로 면접과 실기, 학과 성적 등 전형 반영 비율에 상이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14일까지 체육특기자 합격자 발표가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각 고교 및 대학 감독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학부모 역시 원하는 대학 캠퍼스 합격통지서 발부를 오매불망 바라볼 만큼 한국 사회 전체에 확산된 고질적인 '입시 대란'은 일반 학생들 못지 않게 운동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체육특기자 입시 제도 개편의 발단은 어디서부터 이뤄졌을까? 일단, 시계의 추를 2013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 체육특기자 입학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됐던 금품 수수와 온갖 비리 등을 없애기 위해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에서 2014학년도 대입부터 각 대학들에 체육특기자 '사전 스카우트 금지' 조항을 내건 것. 이를 통해 체육특기자 선별 과정에서 대회 성적과 실기, 면접, 학과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하면서 선수들의 진로 선택 폭 확장을 이끌도록 손질을 감행했고, 체육특기자 입학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등도 함께 가져갈 복안이었다. 이는 해외 선진국의 사례들을 모방하면서 선진국형 시스템 등을 구축하기 위한 하나의 포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제도를 도입하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은 엄청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체육특기자라는 단어에 있다. 체육특기자라고 함은 체육 분야에 재능과 소질 등이 뛰어난 자원들을 일컫는 말인데 현행 제도는 체육특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소질 등은 이미 뒷전으로 자리했다. 각 대학별로 체육특기자 선별의 조건으로 전국대회 성적을 우선시하는 폐허로 인해 각 팀들이 매 대회 때마다 입시 가이드라인 충족을 위해 혈안이 되는 모습은 더 이상 예삿일로 들리지 않고 있고, 제 아무리 기량과 가능성 등이 좋아도 팀의 전국대회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 문 노크 자체가 어려운 '블랙 코미디' 정책은 현 한국 학원 스포츠의 서글픈 자화상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매년 입시 제도에 일관성이 없다는 부분은 더 큰 문제다. 각 대학들이 매년 체육특기자 전형에 일정 부분 수정을 감행하면서 선수들의 선택 기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고, 전국대회 8강, 16강 등의 가이드 라인은 수험생들에 무늬만 좋게 만들었다는 비난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전국대회 챔피언, 준우승, 3위, 8강, 16강 등 성적에 따라 차등 점수제를 부여하는 나머지 매년 각 대학 체육특기자 축구 종목의 지원률은 매년 웬만한 일반 학과(경영학과, 행정학과 등) 수준에 버금갈 정도고, 전국대회 성적의 요강을 충족시켜도 모자랄 판국에 면접과 실기, 학업 성취도 등의 낙오로 원하는 대학 캠퍼스 데뷔를 떳떳한 성인 도약의 기틀로 삼으려는 선수들의 야망 마저 짓밟히는 악순환도 늘 반복되고 있다.

2016년 하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한국 사회 전체를 무섭게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를 기억하는가. 최순실이 딸 정유라의 2015년 체육특기자 승마 전형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 특례 등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온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높였다. 이때 매주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을 비롯, 전국 각지 도심가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가 성대하게 펼쳐졌을 정도였고, 그 파급력 또한 대단했다. 공교롭게도 정유라의 입학 시기가 현 제도 채택 시기였다는 점이다. 말로는 실기와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하면서 입시 제도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등을 외쳤지만, 정유라 사태는 오히려 일부 교수진들이 부조리함과 비독덕성 등으로 체육특기자 선별 과정의 비리 주범으로 완전히 국민들에 낙인을 찍히게 했다. 

정유라 사태로 큰 홍역을 치른 와중에도 각 대학들의 매년 체육특기자 합격자 명단을 들여다보면 의문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고교시절 각 팀에서 에이스급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입시 요강 충족에도 탈락의 쓰라림을 맛보는 것은 물론, 일부 선수들의 복수 지원에 따른 행선지 등에 의해 진로 선택이 요동칠 만큼 선택의 폭 자체를 너무나 좁게 만들고 있고, 그에 반해 입시 요강 충족과 무관한 선수들이 합격통지서를 발부받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되면서 심리적인 박탈감과 공허함 등도 엄청나다. 이는 축구로서 가지고 있는 기능이 아닌, 축구를 못해도 면접, 실기 등을 잘 치르면 체육특기자로 합격 처리하는 교육 시스템의 대표 부조리 중 하나고, 체육특기자라는 본질 마저 완전히 무색무취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또 하나는 각 포지션 별로 인원 증대에 있다. 예를 들면 몇 가지 들겠다. 각 대학별로 공격 2명, 미드필더 3명, 수비 4명 등을 뽑는다고 가정하자. 해당 년도에 사이드 어택커와 측면 미드필더 등의 증원이 필요한데 정작 입학 명단에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 자원 등만 채우면서 일부 포지션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 포지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고, 매년 기존 선수들의 조기 취업이 가속화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해당 포지션 공백을 '뉴 페이스' 충원으로 채우려는 각 팀 감독들의 구상 역시도 포지션 별 합격자 명단에 의해 엇나가는 부분이 빈번하다. 이와 같은 포지션 별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매년 입학과 취업이 반복되는 대학축구의 현실에서 포지션 교통정리의 어려움을 제대로 가중시키는 요소나 다름없다.

여러 분야 중 현장감이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체육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된다는 말처럼 각 팀 감독들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 운동에 입문해 지도자 생활에 이르기까지 약 2~40여년 동안 해당 종목에 종사할 만큼 해당 종목의 생리와 성향 등을 손바닥 보듯이 꿰고 있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현장감과 경험 등은 팀의 원활한 운영과 체계 확립 등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현실은 교수진들의 고질적인 권력 남용에 이미 밀려났다. 각 팀 감독들은 매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다양한 인재 체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체육특기자 선별 전권이 해당 학과 교수진들에 있는 탓에 입맛에 맞는 인원 충원 자체가 너무나 복잡하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을 지닌 대학가 문화에 운동부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교수진들이 체육특기자 선별에 전권을 쥐다보니 감독들의 현장감 극대화 효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공염불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부모 등이 겪는 육체,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각 고교 및 대학 감독들은 현 제도가 과거 '4강 제도(과거 1990년대에는 전국대회 4강 이상 들면 상급 학교 진학이 가능했다)'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을 외친지 오래고, 특정 학교만을 바라보고 지원서를 제출했다가 합격자 발표일에 탈락 통보를 받는 선수들 역시도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로 전락하는 이들이 비일비재하다. 일부 선수들의 경우 대학 재수와 성인팀 입단 등을 노크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그리 녹록치 않다. 이 또한 각 성인팀의 구상, '무적' 신세 상황에서 부족한 체력과 감각 등에 의해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다반사고, 학부모들 역시도 해당 자녀들의 통지서 탈락과 '낙동강 오리알' 신세 전락 등에 의해 그간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는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눈물을 머금는 이들이 허다하다. 이러한 마음의 상처를 교육 당국과 유관 단체 등이 알리 만무하다.

이러한 입시 제도 폐허의 주범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에 있다. 더 비난의 화살을 쏘게 하는 요인은 바로 운동부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부분이다. 대부분 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데 시간, 공간적인 애로점이 상당한 상황에서 운동선수들을 위한 가이드라인 구축은 전혀 찾아보기 어렵고, 가이드라인 없이 무조건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외치는 독단성은 말의 앞과 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단순한 이해관계에 의해 제도 자체를 복잡하게 만들면서 향후 전국대회 성적 이외 학업 성취도와 면접, 실기 등의 반영 비율을 높인다고 외치는 동문서답은 일반 학생들과 운동부 선수들 간의 벌어진 격차는 안중에도 없다는 증거다.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의 이러한 행위는 교육 집단이 아닌, '프로 겜블러' 집단과 다를 바 없다.

축구선수로서 가지고 있는 기량과 가능성 등이 아닌 전국대회 실적 위주로 대학 캠퍼스 문을 두드려야 되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다. 이 제도 자체가 해외 '토픽' 감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어린 청춘들의 가슴을 새까맣게 멍들게하는 교육 당국과 유관 단체 등의 무능함, 무책임, 부조리함 등은 한국 스포츠의 살을 더욱 썩히게 만드는 주 잣대다. 올 시즌에도 입시 결과에 의해 많은 이들이 일희일비 할 수 밖에 없다. 체육특기자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도 등을 외치는 것은 맞지만, 이 부분도 확실한 가이드라인과 명확한 비전 등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교육 당국과 유관 단체 등에서 알아야 될 필요성은 분명하다. 만약 이 부분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축구,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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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전체 1   아이디 작성일
체육특기생 및 특기자 전형 폐지 ljkpol 2018.09.26
체육특기자 제도 및 전형을 폐지하여 대학축구부를 일반학생 대상의 클럽축구로 전환하고 프로리그를 확대하여 대학에 가지 않고도 학생선수들을 포용할 수 있는 리그 확보만이 올바른 방향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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