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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대학 결산] 지방팀 상승세가 도드라진 대학축구..."네임밸류와 결과물 양산은 반비례 입증"
기사입력 2018-08-29 오후 11:02:00 | 최종수정 2018-09-02 오후 11:02:22

▲대회관계자들 조차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낳았다. 제49회 추계 전국대학축구연맹전에서 한양대, 고려대, 중앙대 등 대학축구 명문 팀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정상 등극에 성공한 호남대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연세대와 고려대, 건국대, 경희대, 한양대 등 팀 네임밸류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얘기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2018년 대학축구 고학년 토너먼트 대회의 양상이 딱 그랬다. 공격적인 투자를 등에 업은 지방팀들의 상승 무드는 수도권 명문팀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뽐내며 대학축구의 묘미를 아낌없이 선사했다. 이를 통해 흥미진진한 레이스에 더욱 불을 지피는 등 네임밸류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그대로 증명해냈다.

한국대학축구연맹 주관 고학년 대회인 춘계연맹전과 추계연맹전은 올 시즌 청주대(춘계연맹전)와 호남대(추계연맹전)의 챔피언 등극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973년 청주대는 지난 2월 경남 통영 일원에서 펼쳐진 춘계연맹전 당시 파이널 성균관대 전 승부차기 승리(1-1 4PK3)를 포함, 준결승 가톨릭관동대, 8강 인천대(이상 1-0 승), 16강 광운대 전 2-0 승리 등 강팀들을 줄줄이 셧아웃시키며 창단 45년만에 처음으로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에 올랐고, 호남대 역시 파이널 중앙대 전 5-2 대승을 포함, 준결승 한양대 전 3-0, 8강 상지대 전 2-1, 16강 고려대 전 2-0, 32강 우석대 전 2-1, 40강 명지대 전 승부차기 승리(1-1 4PK2) 등으로 쾌속행진을 거듭하며 1999년 대회 이후 19년만이자 2007년 전국선수권 이후 11년만에 고학년 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2010년대 '춘추전국시대' 양상으로 접어든 대학축구의 흐름에서 최근 춘-추계연맹전 챔피언 팀들의 면면은 여전히 수도권 명문팀들의 잔치다. '신촌독수리' 연세대(2012, 2016년 춘계),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2011, 2014년 춘계, 2015년 추계), '남산코끼리' 동국대(2010~11 추계), '터줏대감' 숭실대(2013년 추계, 지난 시즌 춘계) 등이 2~3회씩 챔피언 타이틀을 품으며 강팀의 진면목을 어김없이 뿜어냈고, '자줏빛 군단' 경희대(2015년 춘계), 단국대(지난 시즌 추계)도 나란히 201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챔피언 갈증을 해갈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위 팀들 모두 상대의 거센 저항을 받는 와중에도 '서바이벌 경쟁'에서 강팀의 'PRIDE' 만큼은 확실하게 유지하면서 수도권의 남다른 시장성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내실이다. 이는 지방팀들의 만만치 않은 경쟁력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광주대(2013년 춘계)와 영남대(2010년 춘계, 2012, 2016년 추계), 선문대(2014년 추계) 등 지방 대표 강자들도 수도권 명문팀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나란히 최근 춘-추계연맹전 챔피언 타이틀을 품에 안으면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표출해냈고, 이외 가톨릭관동대와 상지대, 배재대, 울산대 등 지방 대표 강자들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팀워크와 불굴의 투지 등으로 수도권 명문팀들의 간담을 제대로 서늘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은 수도권 명문팀들보다 다소 부족해도 이를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팀워크와 불굴의 투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등으로 유연하게 타개하는 등 '팀 대 팀'의 대결에서는 수도권 명문팀들과 지방 명문팀들 간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왜 이러한 현상이 빚어졌는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일관성 없는 대학 입시 제도에 있다. 각 학교마다 요강에 판이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모자라 매년 체육특기자 입시 요강에 수정을 감행하면서 많은 고교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학부모 등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들이 아닌 각 학과 교수진들에 체육특기자 선발 전권을 일임하게 되면서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충원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복잡해졌다. 이러한 입시 제도 폐허의 최대 피해자가 바로 수도권 명문팀들이다. 토너먼트 대회 결과 뿐만 아니라 실기, 면접, 학업 성취도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하는 입시 제도로 인해 원하는 '뉴 페이스' 충원은 마치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마냥 어려워졌고, 기존 선수들의 조기 취업이 가속화되는 악재 등까지 한데 겹치면서 코칭스태프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가는 나날만 반복되고 있다.

▲8월 산소도시 강원도 태백시 일원에서 열린 제49회 추계 전국대학축구연맹전 단국대와 부경대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실제로 수도권 명문팀들의 경우 각 대학 감독들이 입시철만 되면 웃고 우는 일은 더 이상 예삿일이 아니다. 입시 요강 자체가 축구선수로서 갖추고 있는 기량과 가능성 등은 이미 뒷전으로 자리하게 된 탓에 합격통지서 발부일까지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 일쑤고, 기존 선수들의 조기 취업 공백 최소화를 '뉴 페이스' 충원으로 채우면서 팀 구색을 맞추려는 부분 역시도 막대한 출혈을 입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대학축구의 '하향 평준화'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오죽하면 합격자 명단을 보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선수들이 합격됐을 때 해당 년도 신입생 농사가 실패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나올 정도로 원하는 '뉴 페이스' 충원은 각 대학 감독들이 기존 선수들의 조기 취업 못지 않게 가장 예의주시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이쯤에서 딱 어울리는 단어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수도권 명문팀들이 기존 선수들의 조기 취업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지방팀들은 이 부분에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 고교시절까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와 함께 일부 팀들의 경우 특기자 전형+일반 전형을 통한 충원 등으로 이래저래 어려움이 가득하지만, 나름대로 가능성 많은 '흙 속의 진주' 들을 캐내면서 팀 구색을 착실히 맞춰가는 모습이 엿보인다. 수도권 팀들과 달리 기존 선수들의 취업 공백에 따른 전력 누수가 적다는 점은 지방팀들의 팀워크와 경기력 등을 극대화하는데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는 평가고, 선수들 역시 고교시절까지 저평가 된 설움을 지방팀에서 제대로 분풀이하려는 욕구가 경기력과 자신감 향상 등으로 직결되면서 팀과 개인의 골격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투자와 지원 등은 두 번째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바로 체육특기자 정원이다. 수도권 명문팀들의 경우 축구 이외 운동부가 워낙 많은 탓에 매년 해당 종목별 체육특기자 정원 증대 여부를 놓고 고심이 가득하고, 이 과정에서 축구 뿐만 아니라 각 종목별 감독들의 구상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어 취업률에 따른 고과 산출 등 역시 체육특기자 정원 증대와 맞닿아있는 요소 중 하나일 만큼 학교 차원에서 투자와 지원 등은 축구 뿐만 아니라 각 운동부들이 오매불망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운동부 예산이 학교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년도 운동부 예산 증액과 감축 등은 해당 시즌 뿐만 아니라 향후 원활한 팀 운영과 운동부 가치 제고 등에도 고스란히 직결된다고 봐도 어색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처럼 학교 차원에서 투자와 지원 등을 따져보면 오히려 수도권보다 지방팀들이 더 낫다. 대학가 구조조정의 후폭풍으로 매년 체육특기자 정원을 감축하는 수도권 명문팀들과 달리 지방팀은 학교 차원에서 안락한 운동 여건 조성과 물질적인 지원 등을 아끼지 않으면서 축구부의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고 있고, 학교 브랜드 가치 제고 수단을 축구부로 삼는 부분 역시 학교와 축구부 간의 유기체 형성에 큰 디딤돌이다. 수도권 명문팀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오히려 투자와 지원 등이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수도권 명문팀들에 큰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지방팀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지원 등을 토대로 축구부의 원활한 운영에 숨통을 트여주는 것만으로도 수도권 명문팀들과 경합에서 뒤지지 않는 토대가 되는 모습이다.

어쩌면 청주대와 호남대의 올 시즌 춘-추계연맹전 챔피언도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교내 축구 전용구장이 들어선 청주대는 올 시즌 춘계연맹전 챔피언 등극과 함께 축구 전용구장 내 라커 시설을 완비하면서 선수들의 훈련 능률 향상과 심리적인 편안함 추구 등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고, 호남대는 인조잔디구장, 풋살구장 등 잘 갖춰진 인프라를 토대로 투자와 지원 등이 꾸준하게 이뤄질 만큼 운동 여건 확보와 안락한 분위기 조성 등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만족도 향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청주대와 호남대 모두 춘-추계연맹전 챔피언 등극과 함께 오는 10월 전북 익산에서 펼쳐지는 제99회 전국체전에 충북 대표(청주대), 광주 대표(호남대)로 출전하게 되는 등 공격적인 투자가 곧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스포츠의 진리를 제대로 실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팀의 인지도 제고와 인력 충원 등에서도 향후 큰 플러스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는 부분이다. 청주대와 호남대 이외 나머지 지방팀들 역시 궁핍한 살림에도 학교 차원에서 투자와 지원 등은 나름 짭짤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지방팀의 상승 무드는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8월 산소도시 강원도 태백시 일원에서 열린 제49회 추계 전국대학축구연맹전 건국대와 강동대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세 번째로는 선수들의 적응력에 있다. 개개인의 능력치와 이름값 등은 수도권 명문팀 선수들이 지방팀 선수들을 앞지르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지만, 대학 입학 후 적응력은 수도권과 지방팀 모두 나름대로 온도차를 느끼고 있다. 수도권 명문팀 선수들 중 일부는 고교시절까지 활약상을 토대로 캠퍼스 데뷔의 부푼 꿈을 안고 입학하지만, 대학 입학 후 팀과의 코드 부조화, 대학 무대 부적응 등으로 본연의 능력과 폼 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더러 존재한다. 취업이라는 중대 기로를 맞이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는 팀과 개인에게 모두 마이너스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개개인의 시장 평가 역시도 가치가 저하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교시절 각 포지션 최정상급으로 분류됐던 선수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꾸준하게 성장하는 선수들이 적응력과 팀과 융화 등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는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그렇다면, 지방팀은 어떨까? 일부 선수들의 경우 원하는 대학 진학 실패 등 온갖 사유로 인해 내면의 상처가 깊이 내재된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지방팀 입학을 택하게 되지만, 지방팀 입학을 스스로 낙오자로 각인시키며 무기력증과 박탈감 등을 지우지 못하는 이들도 더러 존재한다. 대부분 수도권 명문팀 입학을 꿈꾸지만, 현실적인 제약 등으로 인한 이상과 현실의 높은 괴리감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고교시절 저평가를 분풀이하려는 노력과 열정 등 만큼은 제법 확실하다. 수도권 명문팀 선수들보다 이름값과 인지도 등은 다소 부족해도 대학 입학 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만개하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업그레이드시키고 있고,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도 강하게 무장되면서 취업 시장 노크에 대한 야심도 숨기지 않는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대학 입학 후 수도권 명문팀들과 지방팀들 간의 경기력이다. 수도권 명문팀 선수들 못지 않게 지방팀 선수들 역시도 대학 입학 후 경기 출전을 통한 성인무대 면역력 증대와 팀 플레이 융화 속도 등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경기력의 차이가 거의 없다. 이름값이 아닌 팀 대 팀으로 매치업을 벌이는 것이기에 매 경기 수도권 명문팀들과 지방팀 들의 매치업은 부상과 경고누적 등 발생에 따른 '플랜B' 마련과 코칭스태프들의 디테일한 준비, 선수들의 정신력 등에 따라 매치업 승부의 추가 가늠되고 있고, 이를 통한 순간적인 집중력과 임기응변 등도 각 팀들에 필수적으로 대두되는 사항들이다. 어느 팀에서 운동을 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운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함께 보여주는 대목이고, 제 아무리 이름값이 화려해도 팀으로서 뭉쳐지는 부분이 미흡하면 화려한 구색도 무용지물이라는 얘기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

매년 수도권 명문팀들과 지방팀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을 통해 '춘추전국시대' 양상이 고착화된 대학축구. 수도권 명문팀들의 관록과 이름값에 공격적인 투자와 선수들의 '헝그리 정신' 등으로 맞대응하는 지방팀들의 만만치 않은 경기력은 이제 이름값이 아닌 팀과 개인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바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축구의 볼거리도 더욱 풍성하다. 대부분 대학들이 구조조정 후폭풍에 몸살을 앓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궁핍한 살림 속에서도 연일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의 땀방울 만큼은 스포츠의 상징성을 제대로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라 향후 어떤 스토리들이 쏟아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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