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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중왕전 결산 ①] 폭염도 막지 못한 '낭랑 18세' 들의 열정과 투혼…프로 산하 유스팀 강세에 일반 학원팀들도 경쟁력 과시
기사입력 2018-08-03 오전 3:10:00 | 최종수정 2018-08-04 오전 3:10:59

▲경남 창녕군 창원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8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 고등축구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현대 U-18 현대고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연일 계속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 그러나 '낭랑 18세'들의 땀과 열정 등은 왕중왕전 기간 남부지방을 뒤흔든 폭염 마저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타 대회와 달리 매 경기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상징성 속에 생존이라는 일념은 각 팀들의 전투 게이지를 상승시켰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쫄깃쫄깃함도 함께 가미하며 '부곡 극장'의 스릴을 더욱 넘치게 했다. 이를 토대로 예측불허의 스토리가 쏟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지난 7월 20일부터 1일까지 경남 창녕군 일원에서 펼쳐진 '2018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은 현대고(울산 U-18)의 챔피언 등극을 끝으로 약 보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국 각 권역별로 상위 64개팀이 출전한 이번 왕중왕전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과 선수들의 남다른 파이팅 등을 통해 많은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며 명불허전의 무대를 연출해냈다. 실제로 매 경기 순간순간마다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는 등 고교축구의 묘미와 매력 등도 마음껏 분출됐다.

◇지난 대회 준우승 '恨' 해소한 현대고, 왕중왕전 사상 첫 'V3'로 역사창조 - 대건고와 오산고는 상위 입상으로 본전 쟁취

 ▲좌로부터 현대고 박기욱 감독, 대건고 전재호 감독, 오산고 전재호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최근 고교축구 판도에서 절대자로 군림했던 현대고의 이번 왕중왕전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는 속설을 보기좋게 증명했다. 지난 대회 파이널 매탄고(수원 U-18) 전 1-2 패배와 함께 올 시즌 2개 대회 모두 8강 역전패(협회장배 부경고(부산) 1-2 역전패, 전국선수권 현풍고(대구FC U-18) 1-3 역전패)로 쓴맛을 봤지만, 64강 고양고 전 8-0 승, 32강 뉴양동FC U-18(이상 경기) 전 1-0 승, 16강 신평고(충남) 전 7-2 승, 8강 신갈고(경기), 준결승 오산고(FC서울 U-18), 파이널 대건고(인천 U-18) 전 모두 3-2 승리를 줄곧 따내며 녹슬지 않은 클래스를 뽐냈다. 센터백 정찬휘와 멀티플레이어 이기혁 등 일부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를 막강한 '더블 스쿼드'와 공격적인 색채의 강점 등으로 적절히 타개하는 등 임기응변과 집중력 등 역시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2015년 이후 3년만에 전반기, 지난 시즌 후반기에 이어 3번째 왕중왕전 챔피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지난 대회 준우승의 쓰라림도 보기좋게 해소하는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만했다.

에이스 박정인의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빼놓고 현대고의 왕중왕전 'V3'를 얘기하기 어렵다. 이미 연계 학교인 현대중(울산 U-15) 시절부터 촉망받는 유망주로 칭송받은 박정인은 64강 고양고 전 1골, 16강 신평고 전 해트트릭, 8강 신갈고 전 선제골로 득점 예열을 하나둘씩 달궈나갔고, 준결승 오산고, 파이널 대건고 전에서는 연거푸 멀티골을 쓸어담으며 팀의 'V3'와 함께 9골로 득점왕 타이틀까지 손에 쥐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바로 득점의 '가성비'에 있다. 8강 신갈고 전 당시 오른쪽 사타구니 부상을 입었던 박정인은 준결승 오산고, 파이널 대건고 전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오산고 전 후반 6분, 대건고 전 전반 35분)했음에도 승부처에서 놀라운 집중력(오산고 전 1-1 후반 35분, 2-2 후반 45분, 대건고 전 0-1 전반 38분, 2-1 후반 32분)으로 멀티골을 이끌어냈고, 예리한 문전 침투와 월패스에 의한 컷백 움직임 등도 기존 선수들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상대에 큰 쓰나미를 연출했다.

박정인의 폭발력과 함께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상도 눈에 띄었다. 중앙 미드필더 조동열과 '캡틴' 김대희는 안정된 경기운영과 빌드업 전개, 예리한 패스웍 등으로 팀의 윤활유 역할을 다해냈고, 측면 미드필더 김민준과 김승언, 안재준 등도 영양가 높은 활약상을 펼치며 팀 운영의 유연성을 더해줬다. 무엇보다 저학년 선수들의 발견은 현대고의 'V3' 등극 못지 않은 큰 수확이다. 숭실중(서울)과 사하중(부산) 시절 팀의 에이스로 발군의 역량을 선보였던 윤보람(숭실중)과 김도훈(사하중)은 저돌적인 돌파력과 예리한 문전 침투, 폭넓은 활동량 등으로 박정인에 쏠린 상대 견제를 절묘하게 분산시켰고, 이를 통해 공격 스페이싱 창출과 스피디함 향상 등에도 크게 일조하며 박기욱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이외 문래중(서울) 출신 센터백 박규현이 침착한 경기운영과 안정된 수비 리딩 등으로 기존 선수들과 성공적으로 버무려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공-수 양면에서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상은 현대고가 일부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

2008년 팀 창단 이래 토너먼트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을 기록했던 대건고는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질긴 악순환을 깨지 못했다. 64강 부평고(인천) 전 승부차기 승리(1-1 6PK5), 32강 영문고(경북) 전 1-0, 16강 보인고(서울) 전 2-0, 8강 광문고(경기) 전 3-1, 준결승 영등포공고(서울) 전 3-0 승리로 쾌속행진을 거듭했지만, 파이널에서 현대고의 벽을 넘지 못하며 협회장배 대회 천안제일고(충남) 전 0-2 패배에 이어 또 한 번 준우승에 만족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더군다나 현대고와 파이널은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3골을 얻어맞고 역전패를 당한터라 씁쓸함이 더했다. 하지만, 매 경기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본전 만큼은 확실하게 쟁취했다. 일반 학원팀들의 맹렬한 투지와 견제 속에서도 매 경기 집중력을 잘 유지하며 질긴 생명줄을 자랑했고, 상대 패턴에 맞게 포백에서 '스위퍼 시스템'으로 변환되는 '겜블'도 나름 가능성을 보여주며 '준우승 징크스'의 씁쓸함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팀의 '캡틴'이자 부동의 수문장인 최문수와 센터백 최원창, 하정우, 황정욱 등이 버틴 수비라인의 견고한 방어벽은 매 경기 대건고의 생명 연장에 큰 버팀목이었다. 최문수는 침착한 경기운영과 캐칭 능력 등은 물론, 매 경기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로 실점 위기를 최소화했고, 최원창과 하정우, 황정욱 등은 제공권과 파워, 맨마킹 등에서 상대에 '통곡의 벽'으로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협회장배 대회 득점왕인 이호재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주춤했지만, 에이스 천성훈이 8강 광문고 전 1골, 준결승 영등포공고 전 멀티골로 점차 '키 값'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살림꾼 손재혁과 김현수도 공-수에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전재호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이외 고병범과 박형빈, 김성민, 이준석 등 2선 자원들도 스피드와 공간 침투 등의 강점을 토대로 천성훈의 포스트플레이 위력을 극대화시키는 등 팀 공격 옵션 다변화에 숨통을 트여줬다는 평가다.

대건고와 마찬가지로 오산고 역시 2013년 팀 창단 이래 첫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 등극의 꿈이 멀고도 험했다. 64강 서귀포고(제주) 전에서 6-1 대승을 낚은 오산고는 이후 32강 서해고(경기. 1-1 4PK2), 16강 포철고(포항 U-18. 0-0 3PK1) 전 승부차기 승리의 여운을 몰아 8강 중동고(서울) 전에서도 3-1 역전승을 거두며 쾌속행진을 거듭했지만, 준결승 현대고 전에서 2-3 분패를 당하며 상위 입상을 이룬 것에 만족해야했다. 특히 준결승 현대고 전은 시즌 첫 대회인 대구 문체부장관기 대회 준결승 보인고 전 2-3 역전패의 악몽이 재현됐다는 점에서 더 속이 쓰리다. 공격적인 색채의 강점을 토대로 현대고와 후반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상대 에이스 박정인의 한 방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8개월만에 '리벤지 매치(지난 시즌 후반기 왕중왕전 준결승 0-3 패배)' 복수혈전과 첫 토너먼트 대회 파이널 무대 탑승+챔피언 등극 등의 모토가 허무하게 날아가는 비극을 낳았다.

그러나 소득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빠른 빌드업을 앞세운 특유의 공격적인 색채는 매 경기 상대의 거센 저항에도 페이스를 침착하게 유지하는 매개체가 됐고, 선수들이 올 시즌 팀에 부임한 명진영 감독의 성향에 점차 스며드는 모습을 보여준 부분도 한 줄기 빛과 같다. 프로팀 이을용 감독대행의 아들이자 U-16 대표인 사이드 어택커 이태석이 준결승 현대고 전 동점골을 비롯, 이번 왕중왕전 기간 고학년 형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며 팀 스쿼드 몸집 증대에 힘을 실어줬고, 권성윤과 정한민 등 저학년 공격 자원들도 예리한 문전 침투와 묵직한 슈팅력 등으로 에이스 이인규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며 팀 공격의 확실한 옵션으로서 면모를 입증했다. 골키퍼 백종범은 32강 서해고, 16강 포철고 전 승부차기 선방쇼를 비롯, 매 경기 안정된 경기운영과 동물적인 감각 등으로 후방을 든든하게 지휘했고, '캡틴' 김주성과 김경민 등 수비라인 선수들도 0점대 방어율로 짠물방어를 과시하며 고군분투함을 잃지 않았다.

◇영등포공고, 일반 학원팀 중 유일의 상위 입상+제99회 전국체전 서울 대표 선발 - 중동고-보인고-신갈고, 프로 산하 유스팀 대항마 입증

▲좌로부터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중동고 김용범 감독, 보인고 심덕보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올 시즌 금강대기 준우승팀인 영등포공고는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특유의 견고한 팀워크와 불굴의 투지 등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며 일반 학원팀 중 유일하게 상위 입상을 달성하는 저력을 뽐냈다. 부동의 센터백 김강연이 U-19 대표팀 미얀마 알파인컵 출전으로 빠졌지만, 사이드 어택커에서 센터백으로 임시보직을 맡은 박준성과 센터백 허준영, 골키퍼 윤동건 등을 축으로 김강연의 그림자를 하나둘씩 걷어냈고, 대회 초반과 달리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김재웅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빠른 빌드업과 강한 압박 등을 앞세운 공격적인 색채는 수비 조직력의 안정과 맞물려 더욱 탄력을 냈다. 금강대기 대회 득점왕인 에이스 오성주가 6골을 쓸어담으며 팀의 에이스 노릇을 다해냈고, 측면 미드필더 이주원과 김정수, 중앙 미드필더 차승현, 김덕진 등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 사격도 오성주의 골 폭풍에 날개를 달아주는 등 선수들 간 콤비네이션 창출 역시 제법 훌륭했다.

64강 동북고(서울) 전 1-0, 32강 강릉문성고(강원) 전 3-1, 16강 부경고(부산) 전 3-2, 8강 영광FC U-18(전남) 전 6-0 승리를 낚은 영등포공고는 준결승 대건고 전에서 후반 집중력 결여로 3골을 얻어맞고 패배의 쓴맛을 봤지만, 대건고의 '스위퍼 시스템'에도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본연의 컨셉을 잘 유지하는 수완을 뽐내며 2016년 후반기 왕중왕전 준우승 이후 2년만에 왕중왕전 상위 입상의 열매를 맺었다. 그동안 전반기 왕중왕전 때는 16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쓰라림을 맛봤었기에 상위 입상의 퀄리티는 더 남다르다는 평가다. 왕중왕전 상위 입상의 대가는 확실했다. 다름아닌 오는 10월 전북 익산에서 펼쳐지는 제99회 전국체전 서울 대표 선발의 영예를 안은 것. 왕중왕전 상위 입상의 메리트를 토대로 1982년 경남 체전 이후 36년만에 전국체전 서울 대표로 출전하게 되면서 고교축구 대표 강자로서 이미지와 인지도 등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파이널 무대 탑승 실패만 제외하면 양과 질 모두 풍족하게 차려진 모습을 잘 보여줬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 중동고의 기세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올 시즌 김용범 감독 체재로 전환된 이래 전반기 서울 남부 리그 챔피언, 금석배 3위 등으로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중동고는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상승 무드를 계속 이어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4강 거제고(경남) 전 5-0 완승으로 워밍업을 확실하게 한 중동고는 32강 광양제철고(전남 U-18) 전에서 견고한 수비 조직력과 불굴의 투지 등으로 2-0 승리를 낚아채며 광양제철고 특유의 '용광로' 축구를 멋지게 잠재웠고, 16강 초지고(경기) 전에서도 집중력 높은 플레이로 3-0 승리를 따내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8강 오산고 전에서 후반 중반 이후 집중력 결여로 3골을 내주면서 1-3 역전패를 맛봤지만, 후반 선제골을 넣고 오산고의 진땀을 제대로 빼게 만드는 등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투지와 강인한 전투력 등 만큼은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증명했다.

'스위퍼 시스템'의 정착은 올 시즌 김 감독 체재 하의 큰 수확물이다. 전임 고현호 감독(現 고려대 여자축구부) 시절 포백을 사용하다가 김 감독 부임과 함께 '스위퍼 시스템'으로 전환한 중동고는 전반기 서울 남부 리그와 금석배 대회에 이어 이번 왕중왕전 역시도 골키퍼 김광희와 센터백 김성겸, 박상원, 윤호용 등을 축으로 매 경기 '질식수비'를 선보이며 상대 숨을 턱 밑까지 차오르게 만들었고, 탄탄한 피지컬과 파워, 강인한 전투력 등을 통해 상대와 세컨드볼 경합과 1대1 경합 등에서도 극강의 우위를 잃지 않으며 김 감독 체재 전환의 효과를 다시금 확인했다. 시즌 중반까지 오른쪽 발목인대 파열로 주춤했던 에이스 정민우가 8강 오산고 전 선제골, 16강 초지고 전 선제골, 64강 거제고 전 멀티골 등 4골을 터뜨리며 에이스의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고, 중앙 미드필더 박재현과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종원 등도 영양가 높은 활약으로 팀의 역습을 정밀하게 가다듬으며 방패의 단단함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이외 육진영과 김희건 등 저학년 선수들도 고학년 선수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등 김 감독의 입가에 미소를 절로 번지게 했다.

'프로 산하 유스 스나이퍼'. 매년 각 종 대회때마다 고교축구 대표 '터줏대감' 보인고를 향하는 수식어다. 시즌 첫 대회인 대구 문체부장관기 당시 준결승 오산고, 16강 포철고(포항 U-18) 전 2-1 승리로 일반 학원팀의 저력을 입증했던 보인고는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프로 산하 유스팀의 '스나이퍼'로서 기질을 어김없이 뿜어냈다. 64강 현풍고 전에서 후반 막판 집중력 높은 플레이로 2-1 극장 승리를 이끌어내더니 사실상 '예비 챔프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32강 매탄고 전에서는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빠른 원-투 패스 등의 컨셉 유지를 통해 매탄고의 허를 절묘하게 찌르며 3-1 승리를 낚아채는 저력을 뽐냈다. 특히 매탄고 전에서는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매탄고에 빌드업이 아닌 불필요한 킥을 유도하는 등 임기응변과 전략 등 모든 면에서 압승을 이끌어내며 남다른 내공을 숨기지 않았다. 6강 대건고 전에서 상대 '스위퍼 시스템'에 고전하면서 0-2 패배를 맛본 것은 아쉽지만, 프로 산하 유스팀들과 차례로 맞붙는 와중에도 공격적인 색채를 앞세운 본래 컨셉 만큼은 확실하게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올 시즌 2개 대회에서 모두 16강(춘계연맹전 매탄고 1-3 패배, 무학기 대륜고(대구) 1-2 패배)에 머무르며 강팀의 체면을 구겼던 신갈고는 이번 왕중왕전을 통해 2개 대회 16강 탈락의 쓰라림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64강 용인 TAESUNG FC U-18 전 4-0 승리로 워밍업을 한 신갈고는 32강 통진고(이상 경기) 전에서 2-1 버저비터 승리를 낚으며 급한 불을 껐고, 16강 이리고(전북) 전에서는 5-0 대승을 이뤄내며 녹록치 않은 위용을 증명했다. 팀의 '캡틴'이자 해결사인 서지원은 뛰어난 스크린플레이와 골 결정력 등으로 해결사 노릇을 다해냈고, 에이스 전승민은 예리한 볼 운반과 문전 침투 등으로 서지원과 원-투 펀치를 형성하며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8강 현대고 전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2-3 분패를 맛봤지만, 후반 내내 끈질긴 뒷심과 파이팅 등을 통해 2골을 뽑아내면서 현대고를 곤혹스럽게 한 부분 만큼은 여전히 강팀의 뼈대가 든든하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승부차기의 제왕' 영광FC U-18, 처녀 출전한 왕중왕전 8강으로 '펩사이신' 발포 - 계명고-광문고도 불굴의 투지와 고도의 집중력 등으로 가능성 증명

▲좌로부터 영광FC U-18 이태엽 감독, 광문고 태기창 감독, 계명고 정영훈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올 시즌 고교축구 판도에 강력한 소용돌이를 낳고 있는 영광FC U-18. 지난해 2월 창단해 시즌 첫 대회인 광양 백운기 대회 3위와 전반기 전남-광주 리그 '퍼펙트 챔피언' 등으로 빠르게 클럽축구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영광FC U-18의 '펩사이신'은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맵고 썼다. 특히 '승부차기의 제왕'의 이미지 확립은 영광FC U-18의 '미러클'을 강하게 지탱해줬다. 영광FC U-18은 64강 오상고(경북. 2-2 7PK6), 32강 현풍FC U-18(대구. 1-1 4PK2)에 내리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낳았고, 16강에서는 '거함' 언남고(서울) 마저 승부차기(0-0 4PK1)로 돌려세우며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써내렸다. 시즌 첫 대회인 광양 백운기 16강 삼일공고(경기. 3-3 4PK3) 전 희대의 역전 승부차기 승리를 포함해 승부차기에서만 4전 전승을 써내리는 등 마치 '불사조'의 향수를 절로 피어오르게 했다. 8강 영등포공고 전에서 상대 '창'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대패를 맛봤음에도 베테랑 이태엽 감독의 조련 속에 처녀 출전한 왕중왕전에서 8강에 합류한 자체만으로도 영광FC U-18의 '펩사이신'이 독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바이다.

골키퍼 이상은 영광FC U-18의 '미러클' 행진에 큰 일등공신이다. 세일중(서울) 시절부터 탑클래스 골키퍼 자원으로 맹위를 떨친 이상은 백운기 대회와 전반기 전남-광주 리그에 이어 이번 왕중왕전에서도 안정된 경기운영과 캐칭 능력 등으로 팀의 방어벽을 책임지며 '이태엽 사단'의 확실한 보루로서 임무를 톡톡히 수행했다. 승부차기에서의 연이은 불패 행진은 이상 뿐만 아니라 영광FC U-18 전체에 웃음꽃을 만개해줬다. 이상은 64강 오상고, 32강 현풍FC U-18, 16강 언남고 전 모두 승부차기 때 놀라운 선방쇼를 선보이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고, 32강 현풍FC U-18 전과 16강 언남고 전 때는 마지막 키커로 나와 골로 경기를 매조짓는 등 '슈퍼맨'의 기질도 어김없이 뿜어냈다. 이상 뿐만 아니라 본래 사이드 어택커에서 센터백으로 보직을 옮겼던 김유민과 유진홍, 김영훈, 이진성 등이 내실있는 플레이로 이 감독의 '아빠 미소'를 자아내게 했고, 멀티플레이어 김민규와 김건우 등도 주어진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며 가치를 증명했다.

2015년 재창단해 지난 시즌까지 만년 하위권의 이미지가 짙었던 계명고(경기). 정영훈 감독의 지휘 아래 패배주의 개선 등을 모토로 팀 체질개선을 하나둘씩 이뤄가고 있는 계명고는 처녀 출전한 왕중왕전에서 '신 스틸러'로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올 시즌 전반기 경기 RESPECT 23리그 챔피언에 오른 계명고는 64강에서 전통의 강호 대륜고에 2-1 승리를 낚아채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낳더니 32강에서는 홈팀 창녕고에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상승 무드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가동 인원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불볕더위에도 매 경기 초인적인 활동량과 고도의 집중력 등으로 강팀들의 관록에 전혀 물러섬을 보이지 않았고, 이기는 맛을 터득하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의 내성과 면역력 등이 증대된 부분 또한 이번 왕중왕전 여정을 탄력적으로 이끌었다. 16강 광문고 전 0-3 패배로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지만, 처녀 출전한 왕중왕전 무대에서 기존 팀들의 진땀을 빼게 한 부분 만큼은 계명고의 환골탈태함을 증명하는 바와 같다.

에이스 전성수는 팀의 '소년가장'이자 에이스로서 이중살림을 성공적으로 도맡으며 '정영훈의 황태자'로서 역할을 120% 수행해냈다. 양평중(경기) 출신으로 중학교 시절 은사였던 정 감독과 고교에서 재회한 전성수는 대륜고 전 멀티골, 창녕고 전 해트트릭 등 팀의 5골을 홀로 책임지며 만만치 않은 클래스를 증명했다. 상대 수비가 2~3명씩 샌드위치로 에워싸는 집중견제에도 안기표, 김관수 등 나머지 선수들과 포지션체인지를 성공적으로 가져가며 경기력의 묘를 높였고, 강점인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력 등도 십분 활용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실제로 계명고가 강팀과 매치업에서 마지막까지 접전을 이어가고도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전성수의 역량이 결정적인 매개체였을 정도로 파급력이 남달랐다. 이외 센터백 박성재와 장요셉, 김예일 등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제 역할을 묵묵히 소화하는 등 팀 전체에 큰 '오아시스' 역할을 다해냈다.

매년 각 종 대회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한 광문고의 스토리는 더 극적이다. 64강 대구공고 전 당시 전반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광문고는 후반 막판 동점골로 승부를 '지옥의 룰렛'인 승부차기로 끌고가더니 승부차기에서 역전승(1-1 5PK4)을 이뤄내며 상승 무드를 탔고, 32강 과천고(경기) 전 2-1 버저비터 승리, 16강 계명고 전 3-0 승리를 차례로 이끌어내며 녹록치 않은 위용을 증명했다. 11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가는 팀워크와 함께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투지는 접전 상황 속에서도 본래 페이스 유지에 큰 영향을 미쳤고, 선수들 간의 하고자하는 의욕과 정신력 등도 그라운드에 잘 내포되면서 기존 팀들의 간담을 제대로 서늘케했다. 8강 대건고 전에서 후반 막판 추가골을 내주며 1-3 패한 것은 아쉬워도 전반 추가시간 만회골 이후 오히려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초인적인 활동량 등으로 대건고의 체력 소모를 늘리는 등 상대 패턴에 따른 임기응변과 경기운영 등 만큼은 박수갈채가 아깝지 않았다.

에이스 권성수가 상대 집중견제에 막혀 대회 기간 침묵을 지켰지만, 살림꾼 김경환의 공격 롤 증대는 광문고의 질긴 생명줄을 증명하는 파트였다. 김두루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짝을 이루는 김경환은 32강 과천고 전 당시 선제골로 감춰둔 공격 본능을 마음껏 분출해내며 팀 옵션 다변화를 입혀냈고, 16강 계명고 전에서는 후반 막판 예리한 움직임으로 페널티킥 2개를 이끌어내는 등 팀 공헌도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태기창 감독의 구상에 숨통을 트여줬다. 침착한 커팅 능력과 안정된 경기운영 등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되 동료 선수들과 월패스에 의한 컷백, 묵직한 슈팅력 등으로 상대 수비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어내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함을 보여줬고, 이는 팀 공격 템포 유지와 밸런스 안정 등에도 큰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는 등 팀 플레이의 '혜자' 노릇도 함께했다. 이외 정해창과 남화형, 강기현 등 리저브 선수들도 순도높은 활약상으로 기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고, 센터백 박윤석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등도 든든한 '소금'과도 같았다.


[K스포츠티비ㅣ공동취재 황삼진-허지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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